< -- 289 회: 7권 -- >
"그게 사실인가 윤지 플레이어?"
드라이언의 물음에 윤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믿을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번에는 화이트 드래곤 이리우스를 쳐다보며 물었다.
이리우스의 대답도 윤지와 같았다.
드라이언을 비롯한 드래곤들은 하나같이 입을 쩍 벌리며 놀라워 하고 있었다.
"설마하니 릴리스가 드래곤볼을 모으고 있었을 줄이야…"
"혹시나 싶어 여쭤보는 겁니다만, 혹 릴리스가 드래곤볼을 모아서 소원을 빌게 되면 로드께서 들어주셔야 하는겁니까?"
페이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의 얼굴이 대번에 사색이 되어 버렸다.
지난번에 했던 맹세 때문에 그는 반드시 드래곤볼을 모아오는 사람에게 소원을 이뤄줘야만 하는 입장이다.
일이 이렇게 된이상 릴리스를 잡아 죽이던지, 아니면 드래곤볼을 모으지 못하게 저지하는 수밖에 없다.
릴리스가 그동안 성장하면서 레벨을 TOTAL로 만들어 버린지 오래라쉽게 잡아죽일수 없다.
정신적인 지능이 조금 부족한걸 제외하면 거의 완벽한 존재로 탈바꿈 되었다.
이렇게 된이상 드래곤볼을 모으지 못하게 방해를 해야만 한다.
"그런데 말일세. 이렇게 귀중한 정보는 도대체 어떻게 알아낸건가?"
드라이언의 의문은 당연했다.
인간계 최강의 종족.
그것도 로드의 직책에 있으면서도 릴리스에 대한 정보를 하나도 캐내지 못한 드라이언이다.
그런데 하등한 인간들이 그런 고급정보들을 일일히 제공해 오니 궁금증이 치밀지 않을수 없었다.
윤지가 대답했다.
"이중간첩 작전으로 정보를 빼내오고 있답니다."
"이중간첩?? 이를테면 첩자를 심어두었다는건가?"
"그렇습니다 로드."
"허허 역시 인간들은 참으로 머리가 좋군.
그런 생각까지 했다니 말야. 좌우지간 그 이중간첩을 맡고 있는 플레이어도 고생꽤나 하겠군. 릴리스에게 접근하기조차 힘든데 이런 고급정보도 다캐내오고 말이야. 언제한번 내가좀 보자고 하게나. 마땅히 크나큰 포상이라도 내려야 할듯 싶으니까 말이야."
"그렇게 하겠습니다 로드."
"그나저나 정말 큰일이로군. 마룡 릴리스가 벌써 TOTAL이 되어버렸으니…"
릴리스를 척살하기 위해서 수많은 파견대를 내보내 전투를 치뤘지만, 오딘길드와 마족들이 연합하면서 저항해오는 탓에 결국 물리치지 못했고, 릴리스라는 싹을 잘라내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더군다나 인간계에서 PVP를 가장 잘한다는 레오라는 플레이어마저그들과 동맹을 맺고 말았다.
쉽게 들이친다고 이길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기 때문에 드라이언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면서 놈들에게 틈이 생기기만을 기다렸다.
다행히 릴리스가 성장하면서 오딘에게 점점 반기를 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들어온 정보에 의하면 오딘과의 친밀도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오딘 길드에서 보이는 재물들을 하나같이 릴리스가 거둬가고 있기 때문에 오딘 길드원들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릴리스를 보고 있었다.
지금은 굳이 싸움을 걸어서 전쟁을 치르는것보다 서로 상잔하기를 기다렸다가 나중에 들이치는게 현명하다.
드라이언은 그점을 강조하면서 군대를 뒤로 물리고 드래곤 슬레이어들에 대한 방어에 몰두하면서 힘을 길렀다.
그리고 상잔이 이루어졌을때 한꺼번에 나아가 오딘길드를 물리칠 생각이었다.
"이상태로는 도저히 안됩니다 오딘 마스터! 릴리스를 죽여 없앱시다!"
"그렇습니다 마스터!"
"참을만큼 참았습니다! 더이상은 못참습니다!"
어젯밤 릴리스의 만행으로 수십명에 달하는 오딘 길드원들이 목숨을 잃어버렸다. 릴리스는 길드원들을 죽이고 난 연후, 길드원들이 드랍한 아이템을 모조리 자신의 아공간 속으로 털어넣었다.
한번 아공간 속에 넣으면 아이템을 절대 돌려주지 않는 릴리스 였다.
하지만 길드원들이 드랍한 아이템이 엄청난 고가를 형성하고 있다는것이 문제였다.
어제 릴리스에게 희생당한 길드는 레드 길드원에 속해 있는 레오나라는 여성유저와 그를 따르는 패거리들이었다.
잠재능력을 올리기 위해서 할만한 퀘스트가 없을까 싶어 서재에 들어간것이 화근이 되고 말았다.
릴리스는 서재를 독점하고 있었고, 남들이 서재에 들어오는것을 용납하지 못했다. 눈에 보이는 즉시 죽여버렸다.
서재는 타 지역과는 달리 연맹지역에 위치하고 있었던 터라 비무장을 제외하곤 모든 지역이 PK가 가능하다.
그러다보니 쉽게 죽일수 있었고, 드래곤에게 죽으면 아이템이 100퍼센트 드랍된다는 규정상.
레오나를 비롯해 수십명의 플레이어들이 아이템을 하나 드랍하고 말았다.
더군다나 카오틱 플레이어인 그들이라서 패널티가 더 부여되어 24시간 패널티를 받고 말았다.
넘버원에 있어서 시간은 곧 금이요, 돈이다.
넘버원의 돈 1원이 현실의 돈 1원과 마찬가지라서 그렇다.
아이템을 잃은것도 서러운데 24시간동안 플레이하지 못하게 되니 열이 받는것 물론이거니와, 그렇지 않아도 릴리스를 평소 못마땅하게 생각하던 레드 길드 마스터 유레카는 자신과 뜻이 같은 길드마스터 수십명을 대동하고 오딘을 찾아가 이처럼 선동질을 일삼고 있는 중이었다.
"으으…"
오딘은 골이 아파오는걸 느꼈다.
마룡 릴리스가 처음 나타났을때만 해도 두려울게 없다고 생각했다.
이리우스보다 월등히 뛰어난 능력치를 가지고 있었고, 무엇보다 모든 드래곤들의 기술과 브레스들을 사용할수 있었다.
성장속도도 드래곤들 중에서 가장 빨랐다.
즉 전투에 빨리 투입할수 있다는 소리다.
하지만 릴리스는 마룡이었고, 릴리스의 등장으로 인해서 넘버원 NPC들이 그녀를 죽여버리고자 연합을 맺었다.
그에 대항하기 위해서 파벌을 형성에 맞서 싸웠다.
다행히 레오와 같은 거물들이 대거 가입한 덕분에 드래곤과의 싸움에서 우위를 점쳤고, 이제는 마무리를 가하기만 하면 되는 상황에까지 놓여졌다.
하지만 결국 사단이 나고 말았다.
마룡 릴리스와의 갈등이 터져버린 것이다.
친밀도가 70까지 오르고 난뒤, 갑자기 친밀도가 쭉쭉 떨어졌다.
지금은 고작 30의 친밀도만 지니고 있을 뿐이었다.
키워준 자신보다 오히려 레오와의 친밀도가 더 높으니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마스터. 이 기회에 그냥 릴리스를 없애버리도록 하시지요.
저녀석은 언젠간 마스터를 배신하게 되어 있습니다.
빨리 없애고, 넘버원을 통일 시켜야 합니다."
제이든이 기회는 이때다 하고 마스터 오딘을 충동질 했다.
많은 길드마스터들을 비롯해, 오스카와 제이든까지 앞장서서 나서니 어지간하던 오딘도 큰 고민에 빠지고 말았다.
하지만 너무 아까웠다.
릴리스의 파괴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에인션트급 드래곤을 거의 가지고 놀다시피 한 파괴력에 오딘 길드원들을 비롯해 오딘마저도 입을 쩍 벌리며 놀라워했다.
에인션트 드래곤은 마룡 릴리스가 발사한 헬파이어 한방과 꼬리치기 한방에 싸늘한 시신이 되어 널브러졌고, 오딘은 드래곤 하트 까지 손에 쥐는 엄청난 이득을 맛보았다.
드래곤 하트는 값을 매길수 없을정도로 매우 비싼 아이템이다.
부르는게 값일 정도였다.
이제 릴리스만 있으면 모든 드래곤들을 발치에 눕힐수 있다고 자신만만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릴리스가 전투에 참가하지 않기 시작했고 서재에 틀어박혀 정보조사에만 임하고 있었다.
그것도 레오라는 녀석과 함께 말이다.
'아무래도 좀 불안하군.'
레오를 가입시키긴 했지만 불안한게 사실이다.
저녀석도 릴리스 못지 않게 사악한 인물이라서 더더욱 불안했다.
결국 오딘은 어쌔신을 레오에게 붙혀 놓았다.
하지만 그들은 한가지 사실을 간과하고 말았다.
이미 릴리스와 레오의 친밀도가 100이고, 릴리스가 레오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미행이 붙었어. 숫자는 일곱.]
스캔을 통해 대번에 어쌔신들을 감지한 릴리스가 레오에게 주의를 주었다.
레오가 쓴웃음을 지었다.
어차피 이정도는 사전에 예상했던 일이다.
어느 누구라고 자신을 쉽게 믿어준단 말인가?
그것도 백만명이 넘는 플레이어를 죽인 카오틱 유저를.
"더이상 둘러봐도 정보는 없는것 같아."
꼬박 3주일간 서재를 뒤지면서 드래곤볼에 대한 단서를 찾았지만 역시나 드래곤볼에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
오딘이 미치지 않고서야 그런 고귀한 정보를 서재에 쌓아놓을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