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88 회: 7권 -- >
"………"
"………"
집으로 돌아온 이윤지와 이윤정은 뭔가에 크나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이윤지는 믿을수 없다는듯 연신 고개를 도리질 쳤고, 이윤정 또한 꿈인가 싶어 자신의 볼을 콱! 꼬집어 보았다.
아팠다. 눈물이 찔끔 나올정도로 매우 아팠다.
"후~"
이윤정이 한숨을 내쉬었다.
문득 헨리를 처음 만났을때가 생각났다.
지강혁의 컨트롤은 그야말로 발군이었다.
몬스터들의 덱스가 더 높은데도 불구하고 단 한번도 공격을 허용하지 않고 요리조리 피하면서 어그로를 잘 끌었다.
실로 놀라운 컨트롤이었다.
사냥속도가 배가 되었다.
윤지와 리나는 사냥이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로 아무런 위험없이 사냥에 임했다. 전부 지강혁의 현란한 컨트롤 덕분이었다.
윤지와 리나는 헨리에게 친구를 신청했고, 셋의 인연은 그렇게 맺어졌다.
헨리의 컨트롤 실력은 PVP를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대마왕 루시퍼와의 이벤트전을 비롯해, 엘프와 드워프의 종족 전쟁 이벤트를 치뤘을때도 그는 단 한번도 죽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았다.
새로운 정보를 알아내고, 또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그의 정신을 높히샀고, 한편으로는 새삼 그를 존경하기도 했다.
처음부터 보통은 아닐거라 생각했다.
예상은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둔기로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것 마냥 엄청난 충격이 동반되었지만 말이다.
"언니, 강혁 오빠의말… 사실이겠지?"
"그 상황에서 거짓말을 할거라 생각하니?"
"도저히 믿을수 없는 일이라서 말야."
"하긴… 처음부터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괜시리 미안하네.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고 오빠를 의심하고 욕했잖아…"
"말을 할수 없었던 거지. 막말로 헨리 오빠가 [그놈]이라고 누가 생각하겠어?
헨리 오빠가 휴식을 취하겠다고 선포했을때도 그래.
그때 이리우스가 레오를 한번 죽였다고 했잖아?
헨리오빠가 갑자기 나타난것도 그랬고, 그러면서 ㅤㅂㅞㄺ구를 엄청 혼내기도 한것도 그때였어. 아무래도 강혁 오빠의 말은 사실인것 같아."
"예전에 오엑스 이벤트 할때 도움을 준것도 그것 때문이었나봐."
"이럴게 아니라 넘버원에 접속해서 한번 편지 날려보자.
답변 오면 100퍼센트일거 아냐?"
"그래. 그러는게 좋겠어."
두 여자는 화장도 지우지 않고 곧바로 넘버원에 접속했고, 동시에 레오에게 편지를 날렸다.
마침 레오는 릴리스와의 친밀도 문제로 인해서 일찌감치 넘버원에 접속한 상태였다.
레오는 두 여인에게 편지가 오자 간단하게 답장해주었다.
[길드원들좀 잘 다독여줘]
"후우…"
1년동안 숨겨온 사실들을 말하니 한편으로는 홀가분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게 잘한짓인지 문득 걱정이 되었다.
레오가 누구인가?
넘버원 내에서 악의 대명사로 자리하고 있는 플레이어다.
처음에는 누구도 믿질 않았다.
그저 웃으면서 에이 설마요~ 라고 말했을 뿐이다.
ㅤㅂㅞㄺ구도 그랬고 윤지와 윤정이도 그랬다.
신지는 레오를 잘 몰라서 그저 멀뚱히 있었을 뿐이다.
누구하나 아 그래요??라고 생각하는 이가 없었다.
놀라움 때문에 입을 쩍 벌렸을뿐.
'너무 쉽게 알려준건가?'
1년동안 고이 간직해온(?) 비밀을 섣부르게 알려준건 아닌가 하는 회의감이 들기도 했지만, 막상 생각해보니 그 방법 밖에는 이 일을 타계할 만한 비책이 전무했다.
차라리 믿는 이들에게 정체를 알려주고, 그들을 통해 다른 길드원들을 통솔시키는것이 백번 나아보였다.
레오의 정체를 알려주면 나를 떠나지 않을까?
나를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많은 생각을 했다.
다행히 윤지와 윤정이는 그저 놀라움만 표할뿐 레오의 행동에 대해서 문제 삼지는 않았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내가 레오로 활약했을때는 윤지와 윤정이가 넘버원을 하지 않았었으니까.
그저 소리소문으로 많은 사람들을 죽인 살인마라고 생각을 했을 것이다.
"오빠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곁에 있는 이녀석은 릴리스다.
마룡 릴리스.
1만년전 천지를 뒤흔들면서 인간계를 쑥대밭으로 만든 마룡 페르니에의 하나뿐인 딸이다.
그런 딸이 나에게는 꼬박 꼬박 존칭을 썼고, 이제는 친밀도가 100에 달하고 있어서 마치 나를 주인처럼 따르고 있는 중이다.
친밀도를 올리는건 매우 간단했다.
카오틱 수치의 영향을 받다보니 저절로 친밀도가 올랐고, 릴리스가 요구한 퀘스트를 모두 들어주고, 클리어했더니 어느새 오딘보다더 높아져 버렸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완전히 이리우스가 헨리를 따르는것마냥 릴리스가 나를 따르고 있는중이었다.
물론 릴리스의 주인은 아직까지 오딘이지만 말이다.
"그냥 이런저런 생각했어. 그런데 아직도 서재를 뒤지는거야?"
"후…원하는 정보를 찾으려면 어쩔수 없거든."
"도대체 원하는 정보가 뭐길래 그렇게 감춰?
나한테도 말못하는거야?"
릴리스에게 받은 퀘스트는 매우 간단하다.
서재를 뒤져서 재미있고 신기한 퀘스트 내용이 있으면 그것을 알려주기만하면 저절로 퀘스트가 완료된다.
오딘 길드에 가입하면서 릴리스의 부탁으로 인해 서재를 뒤질수 있게 되었고, 그 덕분에 신기한 퀘스트를 목록으로 접할수 있었다.
인어공주 소환수에 관련된 퀘스트도 있었고, 마왕 발록에 관련된 퀘스트도 있었다. 헨리와 레오로도 접하지 못한 퀘스트도 수십, 수백가지에 달할정도로 그 양이 실로 무척이나 방대했다.
뜻밖에도 릴리스와 친해지면서 새로운 정보들을 습득할수 있었다.
나는 그 정보들을 릴리스에게 내밀었다.
호기심이 많은 종족답게 처음에는 관심을 보였지만,그녀는 고개를 도리질 치며 이게 아니라고 말했다.
원하는 정보가 아니라서 그렇다.
반복퀘스트마냥 다시 퀘스트를 받고 서재를 뒤지기를 수십차례.
릴리스에게 건넨 신규 퀘스트 정보만 해도 수십가지였지만, 릴리스는 그때마다 고개를 내저을뿐 뿐이다.
도대체 무슨 정보를 찾고 있길래 저러는건지 궁금해서 물어봤다.
릴리스는 입을 꾹 다물고 있을뿐 [새로운 정보좀 찾아줘] 라고 말할 뿐이었다.
"너가 말해주면 쉽게 쉽게 구할수 있을거 아니니?
그러니까 원하는 정보를 한번 말해봐. 그럼 그걸 구해볼게."
"흐음…"
릴리스가 망설이고 있었다.
친밀도 100을 찍으면서 고심을 하는것이다.
그 이전까진 새로운 정보좀 찾아줘 라고 말만 했을뿐이었다.
지금 이 반응은 잘만하면 릴리스가 원하는 정보를 알아낼수도 있다는 말과 다름이 없었다.
그녀에게 갖은 아양과 애교를 부리면서 정보를 빼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다행히 미남계(?)가 정통으로 먹혀 들어갔다.
"드래곤볼 퀘스트?……"
"응 오빠. 드래곤볼 모아서 소원을 하나 이룰려고 생각중이야."
놀라웠다.
마룡 릴리스가 설마 드래곤볼을 모으려고 할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
드래곤볼은 넘버원 세상이 만들어지면서 생겨난 구슬로, 총 일곱가지로 나뉘어져 세상이 뿔뿔히 흩어졌는데, 드래곤들은 인간들의 상잔을 목적으로 드래곤볼을 만들고 인간들에게 이렇게 공고했다.
[드래곤볼을 전부 모아오는 인간에게 하나의 소원을 들어주겠다.]
드래곤 로드의 서약까지 이어졌다.
서약을 한 이상 드래곤 로드는 반드시 약속을 이행해야만 한다.
그로인해 많은 인간들이 소원을 이루고자 드래곤볼을 모으려 했고, 현재까지 나온 드래곤볼은 오딘이 가지고 있는 1성구 하나가 전부였다.
이벤트를 통해 나온 드래곤볼이라서 어떤 몬스터가 드래곤볼을 드랍하는지에 대해선 아직까지 깜깜 무소식이다.
레오가 릴리스에게 물어보았다.
"드래곤볼을 모아서 뭐하려고?"
"그건 비밀이야. 절대 말할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