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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284화 (284/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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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는 같이 이동해왔던 일행들을 모조리 이끌고 넘버원 길드의 아지트인라덴 영지로 향했다.

페이는 곧바로 집무실로 걸음을 옮겼다.

정보를 담당하고 있는 페이가 소식을 들고 오자 윤지를 비롯해고위급 간부들이 얼른 페이를 자리에 앉히고 그간의 정황을 캐묻기 시작했다.

페이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되어버렸어."

"그,그러면 소문이 사실이란 말이니?"

"그래. 레오가 오딘에게 붙어버렸어. 정말 큰일이야."

그말에 모든 이들의 얼굴이 벌레씹은것처럼 일그러져 버렸다.

최악의 상황이 펼쳐진탓에 정신을 놓은 간부들도 몇몇 있었다.

이렇게 된 이상 잡화상점에 가서 최소한 안약이라도 사놔야 했다.

그래야지면 레오에게 반격이라도 할수 있는 것이다.

윤지는 시종 하나에게 안약을 사오라고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시종은 윤지의 명령을 수행하지 못했다.

"뭐라구? 잡화상점에 있는 안약이 다 떨어졌다구??"

"그렇습니다 간부님."

소리소문이 퍼지면서 어느정도 예상은 했었는데, 정말로 레오가 오딘의 편에 들고 말았다.

소식은 금세 전해졌고, 소식을 미리 접한 플레이어들은 잡화상점에서 파는 안약들을 거의 거덜내다시피 하면서 안약을 대량으로 사들였다.

개중에는 그것으로 사재기를 하는 이들도 있었다.

물론 대개가 전쟁을 이용해 많은 돈을 벌여들려는 장사꾼들이었다.

상인들은 안약의 가격을 무려 10배나 부풀려 1만원에 팔았다.

기존 시세가 1천원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실로 엄청나게 뛰어버린 것이다.

레오 한사람으로 인해 넘버원이 발칵 뒤집히면서 시세에까지 영향을 미쳐 버리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혼란 그 자체를 초래하고 있었다.

윤지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도대체 오빠는 어딜가신거지?'

전화를 열통이나 넘게 했지만 지강혁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카톡도 수십통 보냈다. 역시나 묵묵부답이었다.

하루도 아니고 주말내내 연락이 두절되니 답답하고 미칠노릇이었다.

'대단해 정말 대단해.'

pvp에 특화되어 있다고 해서 말로만 그렇겠거니 했다.

사실 소문이라는게 과장이 되고 말이 덧붙혀 지는게 많아서 믿질 않았다.

하지만 오딘 길드원들은 더는 레오의 Pvp 실력을 소문으로만 생각하지 않았다.

레오는 신기에 가까운 컨트롤을 구사하면서 최전방에 있는 10여명의 플레이어들을 단 한명에 잠재워 버렸다.

그리고 레벨 550이 넘는 플레이어들에게 실명화살을 쏘아붙히면서 빈사상태에 빠뜨렸고, 혼란에 빠진틈을 이용해 오딘 길드원들이 칼을 가슴팍에 꽂아 넣었다. 그 공격으로 인해 레벨 550이 넘는 플레이어십여명이 단 10초만에 무력화 되어버리고 말았다.

설마하니 레오가 진출했을줄은 꿈에도 몰랐던터라 안약을 들고 오지 않은것이 화근이었다.

그들은 곧 한두개의 아이템을 드랍하고는 모습을 감춰버렸다.

아마도 12시간 죽음 패널티를 받고 모습을 감추는 것이리라.

짝짝짝짝!

등뒤에서 박수소리가 흘러나오자 레오가 시선을 뒤로 돌렸다.

거기에는 오스카를 비롯해 오딘길드의 실세들이 줄을 지어 서있었다.

박수를 친것은 다름아닌 오딘이었다.

"정말 대단해. 상상이상으로 말일세! 핫핫핫!!"

눈앞에서 20여명의 적군을 단 1분도 안되서 몰살시켰으니 오딘이 놀라워 하는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레오가 공손히 허리를 숙이며 오딘에게 말했다.

"이런 벌레들 말고 좀더 강한놈을 상대하고 싶습니다.

이참에 아주 드래곤들을 박살내 버리도록 하지요."

"하하 자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되네만 일에는 순서가 있는법일세.

지금은 인간들을 죽이면서 워밍업이나 단단히 해두게나."

"알겠습니다 마스터."

"자 이걸 받게나."

오딘이 레오에게 무언가를 내밀었다.

서류였다.

오딘이 말했다.

"일주일정도 지난후 본격적으로 드래곤들을 사냥할걸세.

거기에 적힌것은 드래곤들의 공격패턴과 더불어 구사하는 기술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네. 옛말에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 하지 않았나?

다른 길드원들과는 달리 자네는 드래곤과의 전투가 처음이니이 정보들을 숙지하고 합공을 취하도록 하게나.

이를테면 합격진을 익히라는 것이지. 내말 무슨말인지 알아들었나?"

"예 마스터."

"허허 좋군. 이해가 빨라서 무척 좋아. 그럼 나는 이만 가보겠네.

일주일일세. 일주일."

오딘은 제 할말만 하고는 모든 이들을 이끌고 그 자리에서 사라져 버렸다.

졸지에 혼자 남은 레오는 오딘이 건네준 보고서를 훑어보았다.

오딘이 말한대로 드래곤들의 정보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녀석들 이런 고급정보들을 어떻게 만들어낸거지?'

솔직히 말하면 조금 놀라웠다.

드래곤들에 대해서 아는것이 별로 없을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적힌 내용을 보아하니 한두번 전투를 치뤄본게 아니다.

적어도 수십, 수백번은 전투를 치뤄보고 보고서를 작성한걸로 보였다.

'좌우지간. 일주일동안 시간은 벌었군.

일단 1단계는 성공했으니 그 다음 작전을 진행해야겠어'

1단계 작전.

길드 가입에 성공하고 힘을 보여준것. 바로 그것이다.

다행히 오딘은 흡족한 미소를 지었고 신뢰하는 눈초리를 보냈다.

이제는 2단계 작전을 시행할 차례였다.

'그나저나 릴리스 이년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거지?'

정보에 따르면 카오틱 플레이어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들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지금쯤 모습을 떡하니 드러내야 정상이다.

그런데 길드에 가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릴리스가 나타나지 않는것이다.

오딘에게 물어볼까 생각해 봤지만, 괜한 의심을 살수 있다고 생각해서 경거망동 하지 않고 기다렸다.

하지만 이틀이 지났는데도 보이지 않으니 조바심이 일어나고 말았다.

결국 레오는 곁에 있던 400 짜리 어쌔신 첩보요원에게 물음을 던졌다.

명성이 자자한 레오가 말을 걸어오자 감격한 첩보요원이 입을 파르르 떨기 시작했다.

"리,릴리스님은 지금한창 서재에서 저,정보조사에 임하고 계십니다."

"서재에서??"

"그,그렇습니다."

오딘이 만든 서재에는 수많은 고급정보들이 책으로 진열되어 있다.

거기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그 정보를 토대로 돈을 벌기도 했고, 여러가지 정보를 길드원에게 공유하면서 도움을 주기도 했다.

npc들과는 달리 인간들이 자주 들락날락 하는 곳이라서 레오는 릴리스가 서재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믿을수가 없었다.

하지만 정보요원이 자신에게 거짓말을 할리도 없었다.

조금 의아했다.

'이상하군. 드래곤들은 넘버원 세상에 태어나면 많은 정보들을 머릿속에 새겨놓고 태어나던데 왜 서재에 들어간거지??'

화이트 드래곤 이리우스를 탄생시켰을때도 녀석은 많은 정보들을 알고 있었다.

드래곤의 인공지능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넘버원 측에서도 몇가지 정보들을 주입시켰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릴리스는 이리우스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호기심이 돈 레오는 릴리스를 한번 만나볼 요량으로 오딘 길드의 영토로 이동했다. 오딘 길드에 가입하면서 오딘이 건네준 귀환주문서를 열장 받아서 이동하는데 애로사항은 없었다.

그시각 릴리스는 첩보요원의 말대로 서재를 뒤적거리면서 무언가의 정보를 찾고 있는 중이었다.

이틀간 아무것도 먹지않고 정보를 찾는데 매달렸지만, 그녀는 뜻한바를 이루지 못해서 신경질을 막 부리고 있는 중이었다.

"정보들을 많이 기록해 두었다고 해서 기대하고 왔건만 형펀 없는곳이군!"

곁에 있던 수하 하나가 쩔쩔매며 말을 받았다.

"소,송구합니다 릴리스님. 저,저기 그런데"

"뭐지?"

"찾으시는 정보가 도대체 무엇인지요?"

서재에 있을만한 정보는 다 있다.

그런데 릴리스가 원하는 정보를 찾지 못하고 징징대고 있는것이다.

그 꼴을 보다 못한 수하가 나서게 되었다.

척.

릴리스가 수하 앞에 서더니 그를 빤히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동자에서 활화산의 열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수하는 순간적으로 찔끔하고 말았다.

릴리스가 손을 들어 수하의 이마를 꾹꾹 찍어 눌렀다.

"야! 니가 알아서 뭣하려고!?"

"하,하하하 그,그게 말입니다. 제가 릴리스님에게 도움을 드리고자…"

"너 따위가 나한테 도움을 준다구?? … 흥!! 지나가던 개가 웃겠다. 멍충아!"

릴리스는 고개를 팩 돌리곤 서재를 빠져나갔다.

곁에 있던 수하가 다급히 소리 쳤다.

"리,릴리스님! 어,어디를 가시는겁니까!?"

"배고파서 밥이나 먹으려고 식당간다! 왜 ? 불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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