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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277화 (277/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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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면서 11월 13일, 수능날짜가 다가왔다.

1년에 한번, 아니 평생에 한번 본다는 수능시험.

내가 직접 수능시험을 보는건 아니지만, 내가 사랑하는 한 여인이 시험을 보기 때문에 응원을 해주려고 간단하게 밥을 차려먹고, S여고로 걸음을 옮겼다.

집에서 지척이라 금방 도착했다.

저멀리 사랑스러운 나의 비너스, 여진이가 보였다.

가족들과 함께 단란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다.

"어? 페이가 왜 여진이랑 같이 있지?"

'후, 드디어 수능이구나.'

교문앞에 들어선 강여진이 깊은 숨을 몰아쉬었다.

마침내 다가온 수능날이다.

수능 성적으로 말미암아 S대에 갈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그녀가 가고자 하는 학과는 S대의 유아교육과.

다른과와는 달리 수능성적을 보기 때문에 반드시 수능을 잘쳐야만 한다.

강여진은 뒤를 돌아보았다.

거기에는 가족들을 비롯해, 공부하는데 도움을 준 오빠도 함께 손을 흔들고 있었다.

"여진아 시험 잘봐라!!"

물론 강승일의 말은 강여진에게 전해지지 못했다.

그를 둘러싼 여성팬들이 사방에서 벌떼마냥 몰려들어 사인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강여진은 친오빠 옆에 있는 한남자를 지그시 쳐다보다가 생긋 웃었다.

"시험 잘봐!! 너무 부담감 가지지 말고!!"

"네 오빠!!"

'이런..설마하니 여진이의 오빠가 페이였을줄이야…'

수능시험을 본다길래 여진이를 응원해주고자 S여고를 찾았다.

그런데 페이녀석이 이곳에 와있는게 아닌가?

신기해서 물어보았다. 너 여기 왜왔냐고.

그랬더니 하는말이 가관이다.

"여동생 여진이 응원하려고 왔어요."

설마해서 물어보았다.

내가 알고 있는 강여진이 페이의 여동생이란다.

페이는 그제서야 나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

"왜 진즉에 말안했어?"

"여진이가 말하지 말랬거든요."

"그래도 말을 해줘야지 임마!!"

"헐~ 지금 저에게 화내시는건가요? 그런거에요 형??"

사랑하는 여인의 오빠인점을 이용.

저 악날한 시키가 협박(?)을 일삼으니 도저히 때릴수가 없었다.

그래서 조용히 입을 다물곤 미련없이 집으로 향했다.

넘버원을 하면서 수능시험이 끝날때를 기다렸다.

1시간이 지나고, 두시간이 지나고, 세시간이 지나면서 점심시간이 찾아왔고, 그 이후 6시간이 훌쩍 지나면서 11월 13일에 펼쳐졌던 수능시험이 완전히 종료되었다.

수능이 끝난직후, 여진이에게 전화가 왔다.

[오빠아!!]

[여진아 시험 잘봤어!?]

[히히 가채점 해봤는데 생각보다 잘본거 같아요.]

[S대는 올수있는거야?]

[한 80퍼센트 정도? 우히히!]

웃는걸 보니 정말 기분이 좋아보였다.

지금 당장 만나고 싶어서 여진이에게 장소를 물었다.

[아잉~ 아쉽다.]

[왜그래?]

[오늘은 가족 식사를 함께 하기로 했거든요. 아니면 오빠도 올래요??

내가 말하면 올수있는데.]

[하하 그건좀..]

아무리 낯을 안가리고 말을 잘한다고는 하지만 차마 생전 처음보는 여진이의 부모님과 같이 식사하기에는 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오빠 내일부터는 놀자판이니까 우리 내일부터 찐하게 데이트 하구놀아요! 알았죠!?]

[그러자 여진아. 그럼 푹쉬구 있어. 내일 연락하구.]

[넹! 그럼 오빠도 푹쉬어요! 게임 적당히 하구요! 알았죠??]

[응.]

뚜뚜뚜.

여진이랑 데이트를 하려고 했지만 가족모임 때문에 어쩔수가 없다.

그냥 간단하게 라밥으로 한끼를 떼우곤 넘버원에 접속했다.

현실에서도 할일이 많지만, 넘버원 내에서의 할일도 무시못할 수준이라서 하루라도 게임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동안 넘버원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제일먼저 파벌이 형성된 점이다.

3주전.

릴리스가 태어나기 전만 하더라도 넘버원은 평화로운 나날이 지속되었다.

하지만 릴리스가 태어나면서 부터 오딘과 인간들 사이에 파벌이 만들어졌고, 크게 제국패와,오딘패로 갈라져 버렸다.

제국패는 NPC들을 비롯해 드래곤과 천상계 인물, 그리고 베르니카 3세를 추종하는 세력이며, 오딘패는 드래곤과 천상계의 인물들을 적대시하고 마족을 추종하는 세력이다.

마룡 릴리스를 품으면서 마계 NPC들과의 친밀도가 비약적으로 높아져 버려서 생겨난 현상이었다.

3주동안 양 세력은 크나큰 전투를 두어차례 치르면서 서로의 힘을 과시했다.

선제공격을 취한것은 드래곤 일족이었다.

마룡 릴리스가 성장하면 넘버원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성장을 덜했을때 잡아 죽여야만 했다.

그러다보니 적극적으로 공세를 취할수밖에 없었다.

많은 인간들이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을 따라 총공격에 임했고, 오딘은 자신을 추종하는 세력들을 끌어모아 반격을 가했다.

마왕과 동맹을 맺은터라 마계의 인물들도 적극적으로 오딘 길드를 도왔다.

대마왕 루시퍼가 봉인구에 잠들어 있다곤 하나, 그를 따르는 수하들은 천상계 인물들과 적대관계에 있기 때문에 오딘의 편에 드는것이 여러모로 크게 작용했다.

그래서 오딘을 도와 천상계 인물들을 견제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천상계 인물들은 마계의 인물들에게 발목을 잡혀전쟁에 참전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겨나고 말았다.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이 진두지휘하면서 전쟁을 이끌어 나갔지만, 현재 잠에서 깨어난 드래곤이 고작 10여마리에 불과한터라 그들만 가지고는 오딘길드를 없앨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잠재능력이 개방되고, 그것이 스탯으로 전환되면서 인간들이 비약적으로 강해져버렸다. 그래서 예전만큼 인간들을 쉽게 쓰러뜨릴수가 없었다.

드라이언은 결국 제국의 용사 헨리와 그를 따르는 무리.

그리고 엘프족과 드워프족등 넘버원에 있는 모든 세력을 총 동원해서 대전쟁을 일으켰다.

하지만 승부는 쉽사리 나지 않았다.

게다가 점점더 성장하고 있는 릴리스가 조금씩 조금씩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마계의 고위급 인물들이 릴리스 수하로 들어가는 일까지 비일비재하게 나타나고 말았다.

오딘으로써는 한결 전쟁을 수월하게 이끌어나갈수 있게 되었다.

집무실로 들어선 헨리는 제일먼저 영지에 있는 넘버원 간부들을 소집한뒤정황을 물어보았다.

어쌔신 단장을 맡고 있는 페이가 잠시 미접속 상태라서 아영이 보고를 올리기 시작했다.

보고서를 훑어보던 헨리의 표정이 급격히 일그러졌다.

"마룡 릴리스가 레벨이 벌써 500이나 되었다고?

그럼 성장을 많이 했다는 아냐?"

"그런셈이야 강혁아."

"말도 안돼, 어떻게 3주만에 레벨을 500이나 찍을수 있는거지?

ㅤㅂㅞㄺ구도 몇달이나 걸렸는데?"

드래곤을 키워본 헨리이기 때문에 드래곤의 성장이 얼마나 더딘지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고작 3주만에 500 레벨을 찍어버린 것이다.

헨리는 다시금 보고서를 읽어내려갔다.

보고서에는 황당한 내용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무엇보다 놀란건 레벨 500의 릴리스가 본체로 화했을때 무려 25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에인션트 드래곤으로 변모한다는 점이다.

"응? 이건또 뭐야?

오딘의 명령에 잘 따르지 않고 멋대로 행동하기 시작한다고?

아영아 이거좀 자세히 설명해줄래?"

"네가 본 그대로야. 마룡 릴리스의 레벨이 높아지면서 오딘의 명령을 조금씩 무시하고 있어.

며칠전에는 오딘 길드원 몇명을 죽여버리기도 했지."

"흠. 그래?"

보고서의 내용은 A4 용지 분량으로 고작 2장에 달했다.

정보자체가 얼마 없는 것이다.

오딘이 릴리스를 감추고 있었던 까닭에 쉽사리 정보를 유출하기가 힘들어서 더이상의 정보조사는 무리했다.

조금더 접근할경우 릴리스의 이목에 닿여 죽고 말기 때문이다.

릴리스도 엄연히 드래곤 일족이기 때문에 스캔을 사용할수 있다.

그녀가 구사하는 범위는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이 구사하는 것보다 훨씬더 넓고 길었다.

"또다른 정보는 없어?"

"너도 알다시피 현재 마족들이 릴리스를 전적으로 보호하고 있어.

게다가 카오틱 플레이어들 또한 그들과 한패가 되어버렸지."

"응? 그건 또 무슨소리야?"

"아? 페이가 말 안했나 보구나? 사실 릴리스가 마족들을 현혹하는 과정에서 마족들이 카오틱 플레이어와 친밀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정보가 들어왔어.

즉 마족들과 릴리스는 카오틱 플레이어에게 관심을 보인다. 이런 말이지.

더 놀라운건 마족들과 릴리스가 카오틱 플레이어를 마치 친구대하듯대한다는 점이야. 오딘에게 반발하는건 그의 카오틱 수치가 제로라서 그런듯 싶어."

"그러니까 카오틱 플레이어가 아니라서 오딘에게 반발을 한다??"

"확실히는 몰라. 다만 정황을 봐선 그럴것 같다는 추측이지.

현재 넘버원 사이트에도 그와 비슷한 정보들이 고급정보란에 게시되어 있어.

한번 봐두는것도 나쁘진 않을듯해."

"카오틱 플레이어에게 릴리스가 관심을 보인다라…"

곁에 있던 윤지가 헨리를 쳐다보며 말했다.

"마룡 릴리스는 절대적인 악[惡]이에요. 어떻게 보면 카오틱 플레이어도 절대적인 악[惡]이기 때문에 동질감을 느끼는게 아닐까요??"

"흐음. 일리는 있는것 같은데?"

만약 이 말이 사실이라고 하면 헨리로써는 정보를 얻을수 있는 기회였다.

그에게는 절대 악이라고 칭하는 또다른 세컨 캐릭터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헨리를 비워두고 마음대로 레오를 할수도 없는 입장이다.

언제 어느때 드라이언의 파병요청이 올지 모른다.

지금은 일단 상황을 좀더 두고 본 연후, 시간이 좀 지나고, 릴리스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그때 레오로 정보조사에 임할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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