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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276화 (276/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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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가 물었다.

"오딘이 무슨 수작을 부리는것 같지 않아?"

"장담은 못하겠지만, 오딘이 길드원을 끌어모으는데에는 이유가 있는거 같아."

"이유? 그게 뭔데?"

"십중팔구는 마룡 릴리스 때문이겠지."

"릴리스?? 릴리스를 보호하는데 오딘이 왜 길드원들을 끌어모으고 파벌을 만드는거지?"

"간단해. 릴리스를 보호하려면 지금의 인원가지고는 드래곤과 베르니카 3세의 군대를 감당할수 없기 때문이지. 그래서 오딘은 오딘 나름대로 머리를 굴린거야. 군대를 막고 드래곤을 막으려면 사람이 필요한 법이니까."

페이가 끼어들며 말했다.

"정보조사를 한 결과, 오딘이 길드원들에게 사냥터와 던전.

그리고 보스레이드까지 전부 허락했다는 보고에요."

"저도 얼핏 들었는데 드래곤 슬레이어 군단을 만들어 곧 드라이언을 칠거라는 좀 과장된 소문도 들었어요 오빠"

아영이 코웃음 치며 말했다.

"명분이지 명분."

"명분이라니?"

"잠재시스템이 나오고, 잠재능력까지 개방된 상태에서 이제는 레벨업에 치중하기 보단 사람들이 퀘스트에 치중하면서 잠재능력을 끌어 올리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어. 덕분에 레벨에 비해 월등히 강해져 버렸지.

강혁이 너를 비롯해 우리 모두도 마찬가지야.

평소에 잡던 몬스터들이 약하게 보이니 좀더 고레벨 몬스터를 잡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보스레이드와 사냥터를 양보해 주면서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인거지. 길드에 속하게 되면 적어도 릴리스를 보호해주고 자신을 적대하진 않을테니까."

"그렇다면 전부 릴리스를 보호하기 위해서 오딘이 짱구를 굴렸다는거네?"

"솔직히 말해서 그전부터 드래곤 슬레이어가 되기 위해 몇몇 플레이어들이 드래곤을 치려고 한적도 있었어. 하지만 대마왕 루시퍼를 죽여없애 버림으로써드래곤과의 친밀도가 의도치 않게 높아져 버렸고, 인간과 드래곤들 사이의 전쟁이 끝나버렸지. 때문에 카오틱 플레이어를 제외하곤 왠만해선 드래곤과 인간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어.

베르니카 3세의 엄명도 있었고, 많은 길드가 드래곤과의 화합을 주장했기 때문이지. 하지만 오딘이 릴리스를 얻으면서 상황이 완전히 돌변한거야.

넘버원 1인자가 갑자기 드래곤과 싸움을 하게 되니까 사람들도 혼란스러운거지. 마침 잠재능력도 개방시켰겠다. 레벨도 높아졌겠다.

몬스터들도 약해 보이겠다.

그들의 눈에 들어오는건 단 하나의 종족뿐이겠지."

"그 종족은 설마 드래곤?"

"공교롭게도 드래곤을 잡으려는 고레벨 플레이어와 오딘의 이해관계가 딱 맞아떨어진거야. 지금 바로 이시점에서 말이지.

그러다보니 오딘과 사이가 나빴던 몇몇 플레이어들도 드래곤과 천상계 인물들을 레이드 하기 위해서 오딘의 편에 붙어버렸고 말야.

그사람들에게는 어차피 넘버원은 게임이자 돈을 버는 수단에 불과해.

드라이언과의 의리니, 천상 선녀들과의 의리니 전부 개풀 뜯어먹는 소리다.

뭐 이런말이지. 차라리 드래곤 한마리 잡고 수십, 수백개의 아이템을 먹으면 훨씬 이익이야. 죽어봤자 아이템 하나밖에 드랍하지 않으니까.

쉽게 말하면 오딘패에 붙은 사람들은 그저 돈을 벌려고 개수작을 떨고 있다 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해."

"그런데 그사람들도 좀 의아한게, 굳이 천상선녀들과 드래곤에게 칼을 겨눠야 할 이유가 있나? 차라리 드라이언과 친밀도를 유지하고 마계의 보스를 잡으면 엄청난 이득일텐데??"

헨리가 의문점을 갖는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대마왕 루시퍼나, 마왕 케루빔을 잡으면 드래곤만큼의 엄청난 숫자의 아이템을 드랍한다. 그런데 유독 마계던전에는 가지 않고 드래곤과 천상선녀들만 노리고 있는 것이다. 헨리는 그점이 무척이나 궁금했다.

아영이 잠시 뭔가를 망설이다가 이내 마음을 정한듯 헨리와 넘버원 길드원들을 두루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이건 오딘길드원들만 알고 있는 특급 정보인데, 너희들에게도 알려줄게."

"특급정보?"

그말에 모든 이들의 귀가 솔깃해졌다.

"대마왕 루시퍼 이벤트가 펼쳐지면서 마왕 케루빔도 나타났어.

그리고 우리들은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많은 아이템을 획득했지."

"그런데 그게 왜?"

"오딘 길드원들은 보스레이드를 매일같이 수행하면서 그것으로 엄청난 돈을 끌어모으지. 용족과 천상계 보스들은 그간 친밀도가 높아서 잡지 못했지만 그들을 제외하고 많은 보스들을 잡았지.

물론 마계 몬스터들도 잡았어. 하지만 이벤트를 하고 난뒤부터 마족의 보스들.

즉, 대마왕 루시퍼와 마왕 발록, 케루빔등이 젠이되지 않게 되었지."

"엥? 보스가 젠이 안된다고? 어째서?"

"확실히는 몰라. 하지만 마족의 특성상 인간계에서 마계로 강제송환되면 수십, 아니 수백,수천시간동안 봉인된 구슬에서 힘을 끌어 모으고, 힘이 완충되면 그때 다시 보스로 재등장하는것 같아.

넘버원 고위정보요원들이 그러한 사실을 파악했지.

설마 싶어 한달내내 마족 던전에서 대기를 했지만, 역시나 놈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어. 그 사실은 오딘 길드뿐만 아니라, 보스레이드를 전문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여러 고위급 길드원들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

강혁이 너같이 퀘스트를 하고 친밀도를 다지는 플레이어들은 전혀 모르는 사실이기도 해."

"그랬군. 그래서 고레벨 플레이어들이 마계던전에 가지 않고 드래곤과 천상선녀들을 타겟으로 잡은거였어."

"맞아. 그 때문에 지금 오딘길드에 서로 가입하겠다고 난리 부르스를 피우고 있는 상태지."

"하지만 그렇게 되면 통솔하기가 쉽진 않을텐데?"

"그건 제깟놈들이 알아서 할일이니 신경쓸 필요 없을것 같아. 지금 우리가 할일은 어떻게 오딘길드원들을 견제하고, 마룡 릴리스를 제거하느냐야.

확신하건데 마룡 릴리스가 성장하면 반드시 우리들에게도 화가 미칠거야.

특히나 오딘은 너를 단단히 벼르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성장만 하게되면 너부터 죽이려고 들겠지. 강혁이 너는 어떻게 해서든 릴리스를 사전에 죽여없애야해. 물론 이 기회에 오딘길드도 끝장을 내버려야 하고 말야"

잠자코 아영이의 말을 듣고 있던 윤지가 걱정스레 말했다.

"하지만 우리가 과연 오딘길드원과 릴리스를 막을수 있을까요?"

"내가 생각하기엔 전력은 50대 50이야.

물론 오딘을 지지하는 플레이어들이 무척 많지만, 강혁이를 지지하는 인물들은 고위급 NPC로 구성되어 있으니, 전투는 할만하다고 생각해."

"그말인즉 NPC들과 힘을 합쳐서 오딘을 박살내야한다 이거네?"

"아까도 말했지만 잠재능력이 개방되고, 스탯이 분포됨에 따라서 사람들이 강력해졌고, 또 고위 몬스터를 잡기 위해서 혈안이 되어 있는 상태야 예전과 달리 그들의 눈에는 드래곤이 무서운 용족으로 보이는게 아니라, 훌륭한 먹잇감으로 보이는 셈이지. 게다가 오딘과 동맹을 맺고 그의 밑으로 들어가기까지 했어.

강혁이 너의 경우는 이리우스 때문에 용족에 서야 하니 오딘길드와는 도저히 함께 할수 없는 입장이야.

그러니 너의 편을 끌어모아야해. 그렇게 해서 용족을 지키고, 마룡 릴리스를 제거하기만 한다면 너의 시대를 만들수 있어."

"나의 시대라…"

딱히 넘버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처음부터 돈을 벌려고 게임을 했지만, 입에 풀칠만 하면 거기에 만족했다.

물론 한동안은 돈을 벌려고 미친듯 사람들을 죽여 없애긴 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서로 공존하는 방법은 없겠지?"

헨리의 말에 아영이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상대는 널 죽여 없애고, 완전히 매장시키려고 발악을 하는데 넌 공존하는 방법을 찾고 있니? 황당하네 정말."

"하긴……상대가 오딘이니까 나한테 쌓인것도 많겠군."

"너무 착하면 병신소리 듣는게 이 세상. 이 바닥이야.

그러니 마음 독하게 먹고 오딘을 죽이고 넘버원에서 내모는데 총력을 기울이도록 해."

"그래 조언해줘서 정말 고맙다."

"하여튼 너무 착해서 문제야 너는. 때론좀 독해져봐라! 넘버원의 레오처럼!"

아영이 갑자기 레오를 들먹이자 헨리는 순간적으로 뜨끔했다.

헨리 본인이 바로 레오였기 때문이었다.

'그래. 레오를 하던 그 시절로 돌아가서 오딘을 죽여없애자.

지금은 그 방법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오딘이 보스레이드니 뭐니해서 넘버원을 독점하고 있는 마당이다. 만약 마룡 릴리스까지 성장하게 된다면 넘버원은 그야말로 오딘의 수중에 떨어지고 말것이다.

그것만큼은 어떻게 해서든 막아야만 한다.

그래야 내일이 있고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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