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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를 간단하게 마치고 집에 돌아와 다시 넘버원에 접속했다.
'응? 왠 편지가 이렇게 많이 왔지?'
자세히보니 드라이언이 보내온 편지들이었다.
헨리가 들어서자 ㅤㅂㅞㄺ구가 부리나케 집무실로 뛰어들어왔다.
"헉헉! 어,어디갔었었나 주인!?"
"밥먹고 왔어 임마. 그런데 왜이렇게 호들갑이야?"
"큰일났다 주인. 오딘이 기어코 사고를 내고 말았다!"
"사고? 사고라니? 침착하게 말해봐 임마"
"그러니까 오딘이! 오딘이 드라이언님에게 반발을 일으켰다 주인!"
"뭐라고!?"
"지금 이럴때가 아니다. 드라이언님이 급히 주인을 찾고 있다.
자 얼른 라이올라로 떠나자!"
ㅤㅂㅞㄺ구가 저렇게 호들갑을 떠는걸 보니 심상치 않은 일이 터진듯 싶었다.
헨리는 급히 ㅤㅂㅞㄺ구의 등뒤에 올라탄뒤 라이올라로 향했다.
수시간만에 도착한 헨리는 재빨리 드라이언의 레어로 이동했다.
드라이언은 이미 잠에서 깨어있는 드래곤들을 전부 소집하며 대책회의를 열고 있는 중이었다.
"오오 자네 왔는가!"
드라이언이 반갑게 헨리를 맞이했다.
"이리우스에게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오딘이 반발을 일으켰다면서요?"
그말에 드라이언이 쓴웃음을 지었다.
"릴리스를 내어줄수 없다면서 완강하게 거절을 하더군.
이젠 드래곤 종족과도 연을 끊겠다고 소리까지 쳤다네.
그로인해 친밀도는 마이너스가 되어버린지 오래지."
"그랬군요."
"아마도 천상계에도 이 소식이 곧 당도할걸세.
이제 오딘은 우리 드래곤 일족과 천상계 인물들의 표적이 되었네."
"릴리스는 어쩌실 요량입니까?"
"성장하기 전에 죽여 없앨 요량이라네."
"죽인다고 해도 되살아나지 않겠습니까?"
"릴리스의 몸속에 천상계 인물의 피가 흐르고 있다네.
천상계 인물들은 죽으면 절대 살아날수 없는 존재들이지.
신지또한 천계의 피가 섞여 있는 반신반요가 아니던가?
우리들과는 근본부터가 다른 존재들이야."
"천계의 피가 섞여있으면 무조건 되살아나지 못하는것입니까?"
"바로 그렇다네. 나도 얼마전에 이 사실을 알게 되었지.
자네도 참고하고 있게나."
릴리스의 어머니 페르니에가 천상계의 인물을 흡수하면서 천계의 피를 섞게 되었고, 릴리스도 천계의 피를 이어받으면서 세상에 태어났다. 그래서 신지와 마찬가지로 한번 죽으면 두번다시 살아나지 못하게끔 설정되었다.
간혹 패치에 씌어있지 않은 비밀정보들이 플레이어들에 의해서 간간히 드러나곤 한다. 넘버원 측에서는 깜짝 정보라면서 플레이어들에게 깜짝정보를 파헤쳐볼것을 요구했다.
넘버원 자체가 워낙 규모가 큰 게임이다보니 파헤쳐야할 정보가 산덤처럼 많아서 쉽게 깜짝정보들을 파헤칠순 없는 노릇이었다.
헨리같은 경우는 운이 좋게도 드라이언과의 친밀도가 워낙 높은 까닭에 드라이언이 깜짝 정보를 알려준 케이스다.
"녀석이 성장하면 골치 아파진다네. 그래서 우리는 대대적으로 마룡 릴리스를 죽이기 위해서 앞장서기로 했지.
자네의 도움이 꼭 필요하네. 그러니 부디 나를 도와주게나"
"여부가 있겠습니까? 당연히 도와드려야지요."
"그렇다면 먼저 베르니카 3세에게 도움을 요청해보게나.
자네의 말이라면 베르니카 3세도 잘 들어줄것이야."
"그렇게 하겠습니다."
헨리는 그길로 ㅤㅂㅞㄺ구와 함께 아레아제국으로 향했다.
수시간에 걸쳐 아레아 제국에 도착한 헨리는 급히 황궁 내부로 달렸다.
경비병들이 헨리에게 거수경례를 하며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친밀도가 높아서 그렇다.
헨리는 인사를 하는둥 마는둥 급히 황제를 알현하기 위해황궁쪽으로 뛰어 들어갔다.
'응? 저녀석은??'
아레아 제국 황궁으로 들어서던 찰나.
문득 눈앞에서 사람 하나가 천천히 걸어나오고 있었다.
놀랍게도 오딘길드원 이었다.
닉네임은 오스카.
가만히 있던 ㅤㅂㅞㄺ구가 헨리에게 넌지시 말했다.
[레벨이 610이다. 주인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610이라고? 고작 길드원인데!?]
[그렇다 주인.]
저정도의 고레벨이라면 길드장을 맡거나 길드의 주요 간부가 되어야 정상이다.
그런데 녀석은 아무런 직책도 맡지 않은 평범한 길드원에 불과했다.
표식이 없다는것은 평범한 길드원이라는것을 말해준다.
다시한번 살펴봤지만 닉네임 옆에 표식이 없었다.
[일단 들어가보자.]
상대는 이미 용무를 마치고 그곳을 빠져나가는 상황이다.
굳이 오딘길드놈들에게 신경쓸 이유가 없었다.
헨리가 황궁으로 들어서자 조용히 걸어가던 오스카가 등뒤를 바라보았다.
'벌써 소식이 전해진건가?'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황급히 뛰어갈 이유가 없다.
'돌아가서 보고를 올리도록 해야겠군.'
"헨리가 베르니카 3세를 찾아갔다고? 그게 정말이냐 오스카?"
"예 형님."
곁에 있던 제이든이 끼어들었다.
"드라이언이 손을 쓴게 틀림없습니다. 이렇게 된이상 베르니카 3세만이라도 오딘 마스터께서 우군으로 만드셔야 합니다."
"하지만 그게 대관절 가능하겠습니까?
이미 드라이언에게 릴리스를 보내지 않겠다고 말한 마당입니다.
더군다나 베르니카 3세는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과의 친밀도 유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인간세상을 지키기 위해서 그러는것이죠.
그런 그가 드라이언을 버리고 우리의 우군이 된다는것은 상상도 할수 없습니다."
오스카의 말에 총수 제이든이 입을 다물었다.
오스카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베르니카 3세에게 간 일은 어쩌되었느냐?"
"마룡에 대한 첩보를 베르니카 3세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호의적인 반응은 아니었습니다.
애시당초 마룡을 지켜달라는것 자체가 무리한 부탁이었죠.
지금쯤 헨리와 함께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겁니다."
"이렇게 된 이상 우리들만의 힘으로 릴리스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로군?"
"그렇다고 볼수 있겠지요."
"길드원들중 레벨 400이하 길드원들과 정보요원들을 제외하곤모조리 할란드 마을로 집결하라고 일러라.
오늘부터 릴리스와 나를 보호하는것이 주된 임무다.
릴리스가 성장할때까지 이 방침대로 나갈것이니모두에게 그리 전하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마스터."
"예 형님."
릴리스가 죽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반드시 지켜내야 하는것이 오딘의 입장이었다.
오딘은 자신의 마법배낭속에서 곤히 자고 있는 릴리스를 사랑스럽게 쳐다보았다.
"릴리스야. 내가 반드시 너를 지켜주고 성장시켜줄것이다.
그러니 나만 믿거라"
오딘이 릴리스를 보호하면서 드래곤들과의 관계가 틀어졌다는 소식은 넘버원 플레이어들, 나아가 모든 NPC들 사이에서도 모르는 이가 없을정도로 파다하게 전해졌다. 오딘과 드래곤의 싸움이 형성되면서 플레이어들 사이에서도 두개의 파벌이 만들어졌다.
하나는 드래곤과 제국의 용사를 따르는 파벌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오딘을 지지하는 파벌이었다. 플레이어들 사이에서도 제국파와 오딘파로 나뉘어져 버리고 만 것이다.
"오딘이 적극적으로 길드원들을 소집하고 있다고?"
라이올라섬에서 드라이언과 회의를 거듭한 끝에 일단 대기하라는 명령을 부여받은 헨리는 먼저 오딘과의 전쟁에 앞서 오딘 길드에 대한 정보조사를 임명하며 여러 어쌔신들을 파견했다.
어쌔신들이 여러가지 정보들을 물어왔다.
제일 먼저 페이가 앞장서서 보고를 올렸다.
놀랍게도 오딘이 길드원들을 대거 소집하고 있다는 정보였다.
헨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오딘이라면 능력이 뛰어나거나, 한가지 특출난 재능이 있어야지만 길드원으로 삼는 버릇이 있다.
그런데 개나소나 마구잡이식으로 길드원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이다.
"흐음. 조금 의외군"
헨리가 옆에 있던 아영을 쳐다보았다.
그녀에게 한가닥 기대하는 눈초리였다.
사실 헨리가 오딘에 대한 정보를 조금 알고 있다곤 하나 아영에 비하면 알고 있는 정보가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
1년 넘게 오딘길드에서 활동한만큼 누구보다 오딘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 공산이 매우 컸다.
헨리를 비롯한 넘버원 간부들의 시선이 절로 아영에게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