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70 회: 7권 -- >
헨리가 물었다.
"생전 처음 접해보는 퀘스트라서 아무것도 모르겠군요.
어떻게 도와드려야 합니까?"
"간단하게 설명해 드리면 먼저 묘목을 구해서 땅에 심는것이 가장좋겠다고 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전에 먼저 타버린 숲과, 폐허가 된 땅을 다시 개척해서 전쟁이 일어나기전의 토지로 돌려놔야합니다.
그럴려면 [초신수]로 땅을 되살리는것이 순서겠죠."
"[초신수]??"
"초신수에 대해서 잘 모르고 계시는군요.
초신수란 쉽게 말씀드리면 죽은 땅을 다시 되살리는 역할을 합니다.
죽어있는 땅에 새로운 생명수를 공급해 땅을 살리는 의도로 만들어진 아이템이지요. 천상계의 선녀들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헨리님이라면 쉽게 얻을수 있을것입니다.
제가 헨리님을 찾아온 이유가 그때문이기도 하고요."
묘목을 심으려고 해도 죽은땅에는 심어봤자 묘목까지 죽을 뿐이다.
그래서 먼저 땅을 살리고 묘목을 심자는 의견이 나왔고, 엘프 수호성자는 천상계 인물들과 헨리의 친밀도를 이용해서 초신수를 구할 생각이었다.
그래서 이곳에 일렌시아를 파견한 것이다.
그나마 헨리와의 친밀도가 제일 높은 엘프가 바로 일렌시아였다.
일렌시아의 부탁이라면 제국의 용사도 거절하진 않을것이다.
다행히 수호성자의 예측대로 일이 흘러가기 시작했다.
제국의 용사 헨리는 직접 천상계에 가지 않고 ㅤㅂㅞㄺ구를 시켜 루시엘라와 카이오를 만나보게 한뒤 자초지종을 설명하게 했다.
다행히 루시엘라와 카이오는 헨리의 요구를 흔쾌히 허락하면서 초신수를 건네주었다.
"이정도의 양이라면 충분히 죽어있는 땅을 되살릴수 있을것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헨리님."
띵!<고위엘프 일렌시아와의 친밀도가 50 상승합니다!>
띵!<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엘프족과의 모든 친밀도가 50 상승합니다!
축하합니다!!>
예전같았으면 환호하면서 좋아했겠지만, 이젠 친밀도가 오르는 안내창이 두려울 정도였다.
무슨일을 의뢰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자 이제는 엘프의 숲으로 가서 땅을 되살리고, 묘목을 심는일만 남았습니다."
"그럼 엘프의 숲으로 이동하도록 하죠."
헨리는 간부들에게 영지일을 맡기고 반신반요 신지를 수호천사로 삼아영지를 돌보게 했다.
그리곤 비서일을 보고 있는 윤지와 ㅤㅂㅞㄺ구만 대동한채 이리우스의 등에 올라탔다
"저,저보고 이리우스님의 등에 올라타라구요?"
"그렇습니다. 그래야 빨리 도착할수 있거든요."
"하,하지만, 어떻게 감히.."
일렌시아는 엘프고, ㅤㅂㅞㄺ구는 고귀한 화이트 드래곤이다.
상식대로라면 절대 있을수 없는 일이나, 헨리가 주먹을 불끈쥐고 ㅤㅂㅞㄺ구에게 내밀자 ㅤㅂㅞㄺ구도 어쩔수 없이 날개 한편을 쓸어내린뒤 일렌시아를 태우고 말았다. 지은죄 때문이었다.
[쳇. 감히 위대한 종족이 엘프따위를 등에 업을줄이야!!]
[한번만 주둥아리 놀리면 진짜 봉인구에 봉인해 버린다?]
[나를 봉인하면 많은 정적들이 주인을 죽이려 할것이다!
그런데도 날 봉인할건가!?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닐텐데!? 흥!!]
[어차피 넘버원으로 이룰건 다 이뤘어 새꺄!!
오딘도 내앞에서 찍소리 못하는데, 이쉐끼가 감히 주인인 나를 협박해?
진짜 봉인시켜줘? 앙!?]
서슬 퍼런 헨리의 기세에 ㅤㅂㅞㄺ구는 입을 다물수 밖에 없었다.
5천년만에 세상에 나왔는데 다시 봉인될수는 없는 노릇이다.
ㅤㅂㅞㄺ구가 주둥이를 쭉 내밀며 고개를 팩 돌렸다.
삐져도 단단히 삐진듯 했다.
[삐진척 하지 말고 얼른가 새꺄!!]
[쳇!]
ㅤㅂㅞㄺ구의 이동속도가 매우 빠른덕분에 엘프들의 숲에는 단 3시간만에 당도할수 있게 되었다. 헨리는 ㅤㅂㅞㄺ구의 등에서 내린뒤 얼른 수호성자를 만나보았다. 수호성자는 버선발로 헨리를 마중나왔다.
"이야기는 다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여기 초신수를 가져왔으니 얼른 이것을 뿌리고 묘목을 심도록 하십시오."
초신수만 구해주면 퀘스트가 전부 끝날줄 알았다.
그래서 다시 ㅤㅂㅞㄺ구의 등에 올라타고 이동하려 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예!? 묘목을 심어야 한다구요!?"
"그,그렇습니다 용사님."
"묘목정도는 엘프들이 직접 심을수 있지 않습니까!?"
"그게, 말씀드리긴 좀 송구하오나, 저희 엘프들은 나무들을 직접 꺾지도 못하는 존재들입니다. 태어날때부터 그렇게 교육을 받아왔고 엘프족의 규칙이기도 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묘목을 꺾는것은 저희가 하질 못합니다"
"그렇다면 묘목을 사들여서 심으면 되질 않습니까?"
직접 꺾지 못하면 사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 방법도 무용지물이었다.
"엘프족은 화폐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타 종족과의 거래는 불가한지라.."
인간들은 금화를 화폐로 사용하고, 오크족은 고기를 화폐처럼 사용하며 나가족은 물에 있는 갖가지 수자원을 화폐로 사용한다.
하지만 엘프족은 다른 종족과는 달리 화폐를 사용하지 않았다.
배고프면 숲에 달린 열매를 먹고, 숲에 있는 나무들을 보존하면서 죽을때까지 터전을 지킨다.
태어났을때부터 그렇게 교육 받아왔고, 창조의신 벨제부로에게도 그렇게명을 받았기 때문에 굳이 화폐를 개혁한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나무들을 직접 사들일수도 없었다.
묘목을 꺾지도 못하고 묘목을 사지도 못한다고 하니 헨리로서는 기가막힐 노릇이었다.
"그래서 말인데, 제국의 용사님께서 묘목 5만개 정도만 어떻게 구해주실수있겠습니까?"
"5,5,5만개나요!?"
묘목 한개의 무게가 1이라고 쳐도 5만개면 무게가 5만이다.
마법 배낭에 그만한 양의 물건을 채워넣을수 있을지도 걱정이었다.
"어렵다는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의 터전을 다시금 개척하고 만들려면 묘목을 어떻게 해서든 구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그러니 제발 저의 부탁을 들어주십시오.
만에하나 제 부탁을 들어주신다면 헨리님이 부를때 언제든 한번 꼭도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난번 네크로맨서 퇴치때의 정을 봐서라도 제발."
네크로맨서 이야기가 나오자 마음약한 헨리가 급격히 흔들렸다.
따지고보면 그때 엘프족을 부르지만 않았어도 일이 이지경까지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전적으로 헨리 본인의 잘못이 7할을 넘게 차지한만큼엘프의 숲 복원에는 성심을 다해서 도와야 할것 같았다.
그것이 인간된 도리였고, 엘프족에 대한 예의인것 같아서였다.
"알겠습니다. 까짓것 한번 해보지요 뭐."
"오오오!!"
엘프족의 수호성자가 두 눈을 치켜뜨며 고마움을 표시해왔다.
그순간 넘버원 내부에서 여러가지 알림창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띵!! 엘프족의 수호성자가 헨리님의 결정에 감격했습니다!
엘프족의 수호성자와의 친밀도가 300 상승합니다!!
모든 엘프족과의 친밀도가 20 상승합니다!!
띵!! 엘프족과의 친밀도가 극에 달했습니다!
엘프족의 모든 인물들이 헨리님을 존경하고 우러러 보고 있습니다!
엘프족의 수호성자와 막연한 사이가 되셨습니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엘프족은 헨리님의 편이 되며,
헨리님 또한 엘프족의 일원이 되시는데 성공하였습니다!
띵!! 엘프족의 수호성자에게 [수호자] 칭호를 받으셨습니다!!
[수호자] 칭호를 들고 있으면 수호성자에게 갖가지 기술들과
마법, 특성들을 전수 받을수 있습니다.
잠재 능력과 잠재 스탯에 대한 고급정보도 습득 가능해 집니다!
띵!! 엘프족에게 [수호자] 칭호를 받으면서 새로운 능력
<속삭임>을 전수 받았습니다!
<속삭임> 스킬은 나무와 대화를 할수 있는 고급스킬입니다.
단 하루에 한번, 총 1분에 걸쳐서만 대화를 나눌수 있습니다!
'어 뭐지 이건? 새로운 능력이라고? 그리고 기술!? 속삭임!?'
뜻밖의 수확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이런걸 바라고 한건 아니었다.
그저 네크로맨서 사건 때문에 미안해서 엘프족의 일을 완전히 해결해주고 쉴생각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엄청난 능력을 전수받았고, 새로운 칭호까지도 얻어냈다.
실로 운이 좋았다고 할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