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50 회: 7권 -- >
헨리가 모습을 드러내자 천사 가드리안이 반갑게 그를 맞이했다.
가드리안의 시선이 등뒤에 있던 카이오에게 닿았다.
"서,설마!?"
"오랜만이구나 가드리안."
"카,카이오님!!"
가드리안이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대천사로 변모한 카이오를 보면서 건네는 일종의 예의였다.
"어,어떻게 각성을 하신겁니까?"
"헨리 덕분에 각성을 하여 대천사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일단 이야기는 나중이다. 루시엘라를 보고 싶은데 안에 있느냐?"
"마,마침 천계를 순찰하러 가셔서 조금 뒤에 오십니다.
대충 30분정도 기다리면 오실테니 일단 안으로 드시지요."
"알겠다."
헨리와 이리우스. 그리고 카이오는 가드리안의 안내를 받아 성전 안으로 들어갔고, 루시엘라가 오기만을 목이 빠져라 기다렸다.
"너에게 물어볼것이 있다."
가만히 있던 카이오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헨리가 카이오를 쳐다보았다.
"뭔가요?"
"네녀석이 나를 각성시켜 준것이 믿기지가 않는다.
도대체 왜냐? 왜 나를 각성시키고 나를 도와준것이냐?"
"여태 그 생각을 한겁니까??"
"네녀석이 마음만 먹었다면 나를 이용해 여러가지 기술들을 익힐수 있었을 것이다. 내 능력이 비천하다곤 하지만 나는 창조의 천사이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들을 연마하고 익히게 할수 있지.
게다가 이리우스처럼 너와 일행이 된 몸이었다.
너는 그 좋은 조건을 모조리 마다하고 나를 천상계로 올려보냈고 일행 관계를 청산했다.
도대체 무슨 이유냐? 왜 이토록 좋은기회를 마다하고 나를 천상계로 돌려보내 주는것이냐?"
카이오가 의문을 가지는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지난 한달간 인간들을 지켜보면서 인간들의 욕심이 끝이 없다는것을 알았다.
헨리가 자신을 이용해 여러가지 기술들을 익히려 할것이고, 잠재능력을 개방하려고 온갖 사술을 부리면서 설득에 설득을 거듭할것이라판단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이었다.
처음에는 계속 졸라댄것이 사실이었다.
헨리는 최대한 카이오의 편의를 봐주었고, 해달라는것을 모조리 들어주었다.
밥셔틀 일도 마다하지 않았고, 던전도 탐방시켜 주었으며 생전 처음보는 드워프 종족을 구경시켜 주기도 했다.
사실 영주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으면서 밥을 해다 바치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더욱이 던전 탐방은 다른 인사를 붙혀서 시켜줄 수도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헨리는 본인이 직접 나서서 카이오를 애스코트했다.
그때당시 헨리가 카이오에게 이런말을 한적이 있었다.
"예전에 신지가 격살 당할뻔한 적이 있어요.
카이오 할배는 나랑 일행이 된 몸이니까 당연히 내가 애스코트해야죠."
처음에는 이자식이 잠재능력을 개방시키려고 수작을 부리는줄 알고 내심 헛웃음을 지었던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으로 봐서는 그것이 수작이 아니라 호의였다는것을 깨닫게 되었다. 더군다나 눈앞에 있는 인간은 자신의 수명을 늘려주었을 뿐만 아니라 대천사 반열에 오를수 있도록 각성까지 시켜주었다.
그렇게 해서 비약적으로 힘이 늘어나버렸고 젊음까지 쟁취했다.
더군다나 일행관계를 모조리 청산해 버렸다.
그말인즉 이제는 헨리와 떨어질수밖에 없다는 말이었다.
새로운 기술을 익힐수 없고, 카이오 본인에게 잠재능력을 하사받을수도 없다는 소리다. 궁금했다.
이녀석이 도대체 무슨 꿍꿍이를 가지고 있는지 그것이 너무나 궁금했다.
"사랑하는 여인이 있잖아요? 나같은 놈이랑 같이 다니는것보다야 사랑하는 여인이랑 알콩달콩 행복하게 사는게 낫지 않아요?
"그,그말은?"
"이런말 하면 건방져 보일지 모르겠지만, 그냥 딱해 보였어요.
혼인하기전에 신마대전이 발발했고, 5천년 동안 갇혀 살았는데, 수명까지 100년밖에 남지 않았어요.
사랑하는 여인이 소환령을 내렸지만 정적들의 먹잇감이 될까 두려워 올라가지 못하는 당신이 너무나 딱해보였어요.
그래서 루시엘라와의 사랑을 이뤄주고, 정적들로부터 루시엘라를 지켜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물론 잠재능력을 개방시키려고 퀘스트를 한건 맞아요.
루시엘라가 당신의 수명을 늘려주면 잠재능력을 개방시켜 준다고 했었으니까"
"역시 인간은 간사하군."
"뭐, 부정은 안할게요. 난 적어도 거짓말은 하지 않으니까."
한창 카이오와 헨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무렵이었다.
순찰을 마치고 돌아온 루시엘라가 성전안에 모습을 드러냈다.
가드리안이 나서서 카이오와 헨리가 와있다는 전갈을 넣었고, 루시엘라는 황급히 걸음을 옮겼다.
"오오!!"
"루,루시엘라!!"
카이오와 루시엘라는 누구랄것도 없이 서로를 얼싸안으며 눈물을 주륵주륵흘렸다.
루시엘라와 카이오는 5천년전 그 모습 그대로였다.
서로 대천사 반열에 올라 젊음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헨리와 이리우스는 흐뭇하게 둘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잠시후 루시엘라가 헨리에게 다가왔다.
"저,정말 감사드립니다.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띵!!
<대천사 루시엘라의 부탁> 퀘스트가 종료됩니다!
대천사 루시엘라의 부탁대로 라일강의 정기를 수집한후 카이오에게 젊음을 하사했습니다. 카이오가 대천사로 각성하여 천계로 돌아왔고 이제 천상계의 인물로 완벽히 빙의하였습니다!>
<대천사 루시엘라>와의 친밀도가 500 상승합니다!!
<대천사 카이오>와의 친밀도가 1000 상승합니다!!
<천사 가드리안>과의 친밀도가 100 상승합니다!!
대천사 루시엘라는 약속대로 헨리의 잠재능력을 끌어주었다.
루시엘라가 끌어준 잠재능력은 100이었다.
헨리는 100의 잠재능력을 모조리 DEX에 투자했다.
"이,이게 끝인가요?"
"제가 끌어낼수 있는 잠재능력은 100의 수치가 한계랍니다.
나머지 수치는 다른 퀘스트를 통해서 끌어내셔야 할것 같군요."
대천사 반열에 오른 인물이라서 한껏 기대했는데 결국 100밖에 끌어내질 못했다. 헨리의 얼굴에 아쉬움이 가득했다.
그때 가만히 헨리를 지켜보고 있던 카이오가 앞으로 나섰다.
"생각을 해봤는데 말이다."
"??"
"봉인을 풀어준것도 네녀석이었고, 나와 루시엘라를 다시금 이어준것도 네녀석이었다. 나의 각성을 도와준것도 네녀석이었으며, 나의 수명을 비약적으로 늘려준것도 너였다. 그래서 난 너에게 많은것을 하사할 생각이다."
말뿐만이 아니었다.
퀘스트가 종료됨에 따라 루시엘라와는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카이오와는 계속 대화가 진행되었다.
카이노는 헨리를 데리고 성전 중심부로 향했다.
그리곤 헨리를 앉힌뒤 잠재능력을 개방시켜 주었다.
대략 3시간이 흘렀을 무렵이었다.
넘버원 내부에서 반가운 메세지가 전해져왔다.
띵!
대천사 카이오가 플레이어 헨리님의 잠재능력을 모조리 끌어내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잠재능력에 내정되어 있던 890의 수치가 모조리 스탯으로 전환됩니다!!
"이,이건!?"
"후우 드디어 끝이 난건가?"
장작 3시간동안 술법을 펼친끝에 헨리의 잠재능력이 모조리 스탯으로 전환되어 버렸다.
각성한 카이오가 실로 엄청난 보상을 전해준 것이다.
헨리가 카이오를 보면서 연신 고개를 꾸벅 숙여댔다.
"가,감사합니다 카이오님!!"
"네가 나에게 해준것에 비하면 새발의 피에 불과하지.
잠시만 여기서 기다리고 있거라. 내가 너에게 줄 또다른 선물 하나가 있으니 말이다."
헨리는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카이오를 기다렸다어느새 1시간이 훌쩍 지나갔고, 카이오가 그제서야 성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카이오의 얼굴은 검게 그을려져 있었다.
헨리의 시선이 카이오가 들고 있는 장검으로 향했다.
아무래도 대장간에 가서 장검을 만드느라 시간을 지체한듯 싶었다.
카이오가 뚜벅뚜벅 걸어오면서 헨리에게 자신이 만든 장검을 건넸다.
"아쉽게도 손기술이 썩 좋지 않아 유니크급의 아이템이 만들어졌다.
레전드리급을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조금 아쉽게 되었구나."
"별말씀을요"
"이걸로 인해 우리의 관계는 여기서 끝이다.
일행이 되지 못한게 아쉽지만, 네녀석이 나를 천상계로 올려보내 주었으니 나는 천상계에서 여생을 마칠까 한다.
마지막으로 너에게 한마디를 전하고 싶다."
카이오가 조금 쑥쓰러운듯 고개를 살짝 비틀며 어렵사리 한마디를 내뱉었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