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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241화 (241/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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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받아주시오 루시엘라!!"

"일 없어요!!"

루시엘라는 단호했다. 단호하게 남성의 구애를 묵살해버렸고 자신의 의사를 확실하게 표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은 포기하지 않고 그녀를 졸졸졸 따라다녔다.

남성은 천상계에서 무력이 제일 강하기로 소문난 카이오라는 천사였다.

잠재능력도 뛰어나고 신비한 기술을 여럿 익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무력까지 강해서 대천사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을 정도였다.

그에 반해 천사 루시엘라는 평범한 천상계의 인물이었다.

카이오와 비교한다면 여러모로 능력이 뒤떨어졌다.

하지만 한가지는 확실하게 카이오를 능가하고 있었다.

바로 지능의 수치였다.

카이오의 지능이 50이라면 루시엘라의 지능은 200이었다.

그만큼 차이가 컸다.

루시엘라는 카이오가 부담스러웠다.

첫눈에 반한 카이오는 루시엘라의 뒷꽁무니를 졸졸졸 따라다니기 일쑤였고, 루시엘라는 그런 카이오를 뿌리치기 위해 단호하게 대처하면서 구애를 거절해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이오는 집요하게 그녀를 따라다녔다.

사실 루시엘라는 매우 착한 천상계의 인물이었다.

카이오를 뿌리치기 위해서 모질게 그를 대한 것뿐이다.

그런 그녀가 조용히 카이오를 불러내서 부탁을 해왔다.

"저는 당신의 사랑을 받아줄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제발 저를 잊어주세요."

"나는 당신과 반드시 혼인할 것이오.

설사 대천사님께서 우리를 훼방놓으려 하시더라도 말이오!"

"……"

루시엘라는 평범한 천상계의 인물이다.

그에 반해 카이오는 엘리트였다.

엘리트에게 시집을 간다면 루시엘라의 팔자도 펼수 있고 승진도 따놓은 당상이었다. 하지만 루시엘라는 그런 승진을 원치 않았다.

무엇보다 자신이 사랑하는 한 남성과 혼인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부담감 없이 살고 싶었다.

1등 신랑감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부담이 되었다.

그래서 모진 말을 통해 정나미가 떨어지게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모든것이 허사로 돌아가 버렸다.

카이오는 매일마다 루시엘라의 집앞으로 찾아왔다.

그리고 잠을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계속 그녀의 곁에 붙어 다녔다.

자그마치 3년의 세월동안 한시도 빠짐없이 루시엘라를 쫓아 다닌것이다.

남성 천사들조차 카이오의 집념에 두손 두발을 다 들고 말았다.

얼마나 좋아하면 3년동안 졸졸졸 따라다니면서 그녀에게 성의를 보인단말인가?

사실 카이오에게 추파를 던져오는 여성 천사들도 매우 많았다.

자고로 강한 수컷에게 끌리는것이 여성의 본능이다.

카이오는 매우 강한 천사였다.

비무대회에서도 우승을 세번이나 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드높혔고, 대천사에게 무술의 달인이라는 칭호를 받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여성 천사들이 절로 카이오에게 관심을 가져왔다.

개중에는 침상으로 들이닥치는 용기있는 여성 천사들도 있었다.

카이오는 그녀들에게 단호히 말했다.

"나는 루시엘라를 사랑하오. 다른 여자와는 절대로 혼인하지 않겠소!!"

그말에 어지간하던 루시엘라도 마음이 조금씩 흔들리고 말았다.

그러던 어느날.

3년간 꼬박꼬박 출석하던 카이오가 왠일인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계속 보이던 남자가 보이지 않자 루시엘라는 마음한편으로 걱정이 되었다.

이사람이 딴 여자에게 관심을 가졌나 싶은것이다.

처음과는 달리 조금씩 카이오를 바라보았고, 그를 사랑하는 마음이 커졌다.

그래서 이번에 고백을 하면 들어줄 생각으로 그에게 살갑게 대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그 남자가 보이질 않는것이다.

"호호호 고마워요 카이오님!"

"아니오. 나를 도와줬으니 의당 보은하는것이 도리이지"

"……'

3년간 쫓아다닐때는 언제고 이제는 다른 여성 천사에게 추파를 던지고 있었다.

루시엘라는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게다가 하필이면 사랑의 천사와 함께 희희낙락 하는 모습이었다.

루시엘라는 아무런 말없이 조용히 그 자리를 떠버렸다.

출근도 하지 않고 조용히 집안에만 처박혀 있었다.

그정도로 그녀는 엄청난 충격에 휩쌓이고 말았다.

어느덧 밤이 되었다.

막 자리에 누워 잠을 청하려던 찰나였다.

"루시엘라!! 루시엘라!!"

낯익은 목소리.

바로 카이오의 목소리였다.

"당신을 만날 생각이 없습니다. 그러니 돌아가주세요."

"……"

그말에 당황한건 카이오였다.

어제, 아니 한달전까지만 해도 마음의 문을 열고 호호 거리며 웃어주었던 그녀가 아니던가?

그런데 갑자기 3년전의 루시엘라로 돌아가 버리고 만것이다.

이유를 몰랐기에 카이오는 답답하기만 했다.

카이오는 그녀에게 자초지종을 캐물었지만,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는 모르겠으나, 오늘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오.

정말 미안하오. 아침부터 마중을 나왔어야 했는데 내가 내할일에 흠뻑 취해서 오지 못했…."

"돌아가 달라고 말했어요!!"

화가난 루시엘라가 뾰족한 일갈을 내뱉자 어지간하던 카이오도 그만 입을 다물고 말았다.

아무래도 화가 나도 단단히 난듯 싶었다.

"오늘 그대의 심사가 편치 않은듯 하니 물러 가리다.

하지만 이건 놔두고 가겠소. 그리고 내일 아침 다시 찾아오겠소."

카이오는 자신이 들고 있던 무언가를 루시엘라의 전서함에 넣어두고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버렸다.

'놔두고 간다라구? 뭐를?'

루시엘라는 문득 궁금증이 일었다.

척보기에도 카이오가 뭔가를 두고간 흔적이 있었다.

루시엘라는 자리에서 일어나 전서함에 손을 뻗어 보았다.

'이,이건?'

놀랍게도 반지였다.

금으로 만든 반지였는데, 그 모양새가 매우 형편없었다.

세공술을 처음 접했고, 만드는 과정에서 최하급 금반지가 만들어지고만 것이다. 카이오는 금반지를 만들고 루시엘라에게 청혼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생전 처음해보는 세공술이다보니 뭘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계속 지나가게 되었고, 결국 사랑의 천사에게 도움을 받아 우여곡절끝에 반지의 형태를 갖추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나름대로 장식을 거듭해서 금반지를 하급반지로 만든느데 성공하고 그녀에게 부리나케 달려갔다.

밤 11시에 이르는 늦은 시각이었지만, 금반지를 본다면 웃어줄줄 알았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사랑의천사와 같이 있는걸 목격해버렸고 그 과정에서 루시엘라가 단단히 오해를 하고 말았다.

'서,설마 이 반지를 만드려고 그랬던거야?'

사랑의천사는 세공술에 조예가 깊다.

카이오가 반지를 만들고, 사랑의천사에게 조언을 듣고자 그녀를 만나본듯싶었다.

자신이 오해를 해도 단단히 했다는것을 알아차린 루시엘라는 얼른 옷을 받쳐입고 카이오의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카이오!! 카이오!!"

낯익은 음성.

사랑하는 여인의 음성이었다.

카이오는 자다말고 버선발로 뛰쳐나와 루시엘라의 이름을 불렀다.

"루,루시엘라!!"

루시엘라는 카이오를 발견하자마자 그의 품으로 달려들었다.

그리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죄를 빌기 시작했다.

"흑흑.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카이오. 내가 어리석었어요.흑흑"

루시엘라의 손가락에는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카이오는 그제서야 모든 정황을 파악했다.

그가 루시엘라를 꼬옥 안아주었다.

"말을 하면 들킬까봐 일부러 말을 하지 않고 세공에 몰두했다오.

정말 미안하오. 다음부터는 반드시 그대에게 알린연후 행동하도록 하겠소."

"아니에요. 내가 너무너무 미안해요."

카이오는 눈물로 범벅이 된 루시엘라의 얼굴을 살며시 닦아주었다.

그리곤 갑작스레 무릎을 꿇더니 그녀를 보며 당당하게 소리쳤다.

"그대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인으로 만들어주겠소.

나와 혼인을 해주시오!"

루시엘라는 하염없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눈물만 펑펑 흘릴뿐이었다.

3년만에 이루어지는 사랑의 결실이었다.

카이오는 하늘을 날아갈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카이오는 루시엘라를 번쩍 안아 들었다.

이 행복을 죽을때까지 간직하고 또 간직하면서 그녀를 정말로 행복한 여인으로 만들어줄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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