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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238화 (238/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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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엘라님이 전쟁을 치르시는중이라고요?"

"그렇다 리엔. 그런데 이곳엔 어인일이냐?"

대천사를 수호하는 황혼의 천사 가드리안이 리엔을 보며 물었다.

직급상 가드리안의 직책이 한단계 위라 그녀는 거침없이 하대를 하고 있었다.

리엔이 대답했다.

"루시엘라님에게 보고드릴게 있어서 찾아왔어요."

"지금은 천계로 귀환중이시라는 첩보가 들어왔다. 보고서를 놔두고 가거라.

내가 전해드리겠다."

"알겠어요."

리엔이 자리를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루시엘라가 군대를 이끌고 당당하게 천계에 모습을 드러냈다.

위풍당당 그 자체였다.

인명피해가 조금 있었지만 많은 마족들을 섬멸한 까닭에 이제는 마족의 침공에 걱정할 일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한판의 짜릿한 승리를 거둔터라 천계 천사들의 사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가드리안은 루시엘라를 따라 집무청으로 걸음을 옮겼다.

"오늘은 일처리를 하고 싶지 않구나. 조금 쉬고 내일부터 일을 처리할테니밀린 보고서가 있다면 책상위에 올려두려무나"

"그렇게 하겠습니다 루시엘라님."

막 전쟁을 치르고 돌아온터라 몹시 피로했다.

기력을 회복하고 수면을 취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아참."

막 집무청을 빠져나가려 할때였다.

무언가가 생각난듯 가드리안이 다시금 루시엘라 쪽으로 다가갔다.

루시엘라가 살짝 짜증이 난 표정을 지었다.

"또 무슨일이지?"

"인간계에 있던 리엔이 1시간전에 와서 이것을 루시엘라님에게 전해달라고 직접 부탁을 했습니다."

보고서를 받아든 루시엘라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리엔이라면 분명히 동부지구 미카일의 수하로 있는 천사다.

얼굴을 알고는 있지만 여지껏 두번정도 본게 전부였다.

서부지구에 속한 자신과는 친목도 없었다.

그런데 낯선 천사가 자신에게 보고서를 건네니 당혹스러운게 사실이었다.

"너는 물러가거라"

"예 대천사님."

가드리안이 물러가자 루시엘라는 보고서의 겉봉을 뜯고 글에 적힌 내용들을 하나하나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보고서를 훑어보는 순간. 루시엘라의 표정이 급격히 경직되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그녀는 사시나무 떨듯 덜덜덜 떨기 시작했고 급기야 눈물까지 주르륵 흘리며 오열하고 말았다.

"아잉 자기이~~ 아 해봐여~~"

"사람많은데 부끄럽게~"

"얼른 아~해봐여~"

"아아~~"

여성유저가 남성유저에게 치킨 한조각을 내밀었고 남성유저가 맛있게 받아 먹었다.

척 보기에도 둘은 연인처럼 보였다.

"허허 좋을때군 좋을때야!!"

"꺄악!"

한창 애정표현을 일삼는 중이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등장한 노친네 하나가 얼굴을 불쑥 내밀더니 치킨 한조각을 냅다 입속에 털어넣는것이 아닌가?

스릉!

남성유저가 칼을 빼어들고 노인에게 겨누었다.

노인이 헛웃음을 지었다.

"치킨 한조각이 그리 아까운겐가?"

"이놈! 감히 우리들의 데이트를 방해하다니! 내 칼이 너를 용서치 않겠…"

남성 플레이어의 말은 채 이어지질 못했다.

어느순간 다가온 한 남자를 보고 나서의 일이었다.

놀랍게도 남자의 정체는 바로 한창 넘버원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제국의 용사 헨리였다.

헨리는 남성 플레이어에게 다가가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죄를 청했다.

"죄,죄송합니다. 할아버지가 생전 처음 게임을 하시다보니 아무것도 모르시는 상태입니다. 너그러이 용서해 주십시오.

그리고 이건…"

헨리는 남성의 옆구리를 쿡쿡 쑤시며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헨리가 내민돈은 자그마치 10만원이었다.

남성 플레이어는 헨리의 명성을 익히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10만원을 못이기는척 받아들곤 여자친구와 함께 얼른 그 자리를 물러나버렸다.

물론 여자친구 앞이라서 가오를 단단히 잡는것도 잊지 않았다.

"이번에는 여자친구의 얼굴을 봐서 참아주겠습니다.

다음에는 할아버지 관리를 잘하도록 하십시오 용사님.

아시겠습니까?"

"하하 이를말이겠습니까? 살펴 가십시오."

"에헴! 이쁜아 가자!"

"웅 오빠!"

"오빠 멋있었지?"

"우웅!!"

"허허 요즘 젊은것들은 스킨쉽이 참 빠르고 찐하구먼!

우리 때는 뽀뽀는 커녕 손을 만지는데만 해도 1년이 넘게 걸렸는데 말이야!"

카이오가 곁에 있던 헨리를 스윽 쳐다보며 물어왔다.

"헨리야 너는 여자친구가 있느냐??"

"여자친구가 있었다면 하루종일 게임만 하면서 할아버지를 졸졸졸 따라 다녔겠습니까?"

"헐헐헐. 생긴건 멀쩡하게 생긴녀석이 여자친구도 없었군.

인물이 아까워 인물이."

"할아버지도 미혼이시라면서요!"

"예끼 이놈아! 나는 일부러 결혼을 안한거야 일부러!"

"누구나가 그런 핑계를 대곤 하는법이죠. 훗!"

"이눔아! 내가 네놈 나이였을땐 천사들이 나랑 사귀려고 줄을 섰다니까? 뿐인줄 알어?

천사들이 내 얼굴을 보려고 아침일찍 내 저택 앞에서 기다리고 앉았어!"

"훗. 행여나요!"

"이눔시끼가 노친네 말을 좀처럼 안믿는구먼!"

"도저히 그렇게 생각되진 않지만 한번은 믿어드리도록 하죠. 뭐!

그나저나 자꾸 커플들 사이를 훼방좀 놓지 마요!

벌써 열번째라구요. 뒷감당 하기 얼마나 벅찬지 아세요!?"

망할놈의 노친네가 자꾸만 마을로 기어들어가더니 데이트중인 플레이어에게 다가가 훼방을 놓기 일쑤였다.

그로인해 헨리는 뒷감당을 하느라 자그마치 100만원이나 써버린 상태였다.

"인간사 구경하는게 그리 큰 죄냐 이눔아!?"

"인간사 구경하는게 아니고 인간 커플 훼방 놓는거잖습니까??"

"이눔시끼야! 인간사 구경이라고 했잖아?"

"아무튼 이제 경매장에 갈테니까 따라오세요.

경매하는거 구경하고 싶으시다면서요?"

"오호호? 무엇을 사려고 그러느냐?"

"검이요."

카이오의 봉인을 풀기 위해서 마검 카이오를 직접 부셔버렸다.

그러다보니 헨리의 무기가 없어져 버렸다.

사냥을 하려면 무기가 있어야 하는법이다.

헨리는 인간사에 관심이 많은 카이오를 직접 데리고 경매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헨리는 경매장에 놓여진 물품중 검색기능을 통해 장검의 레벨대와 가격대를 입력했다.

입력한 장검의 레벨은 500. 가격대는 2억안팎이었다.

레전드리 아이템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고, 제법 괜찮은 무기들이 헨리의 눈에 들어왔다.

"할아버지 이검 어때요?"

헨리가 고른 장검은 중독기능이 가미되어 있는 마법검이었다.

마검 카이오를 사용하면서 중독기능이 얼마나 많은 효과를 내는지 잘 알수 있었다. 그로인해 사냥도 훨씬 빨라졌다.

그러다보니 데미지를 중시하는 검보다는 중독 데미지로 지속적인 데미지를 전해줄수 있는 검을 선호하게 되었다.

헨리의 물음에도 카이오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헨리는 뒤를 돌아보았다.

카이오는 어디로 갔는지 감쪽같이 사라진 상태였다.

헨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1만살이나 먹었다면서 하는짓은 천방지축 초등학생이 따로 없었다.

'그녀는 지금 뭘하고 있을까?'

호숫가에 앉아서 돌덩이를 하나하나 던지며 카이오는 추억에 잠겨 있었다.

정확히 5천년전. 신마대전이 일어나기 직전이었다.

사랑하던 한 여인과 백년가약을 맺기로 하고 그녀와 행복한 나날을 보내며 혼인할 날만을 기다려왔다.

매우 아름다고, 어여뻤다. 성격도 착하고 무엇보다 자상했다.

행복했다. 이 여자를 평생의 반려자도 삼는다면 모든 행복을 다 가질수있을것만 같았다.

하지만 고대하던 혼인식날 결국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신마대전이 발발해 버리고 만것이다.

한창 강력한 천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던 터라 카이오는 전위대에 서서 마족들을 대거 척살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밀고 들어오는 마족들을 결국 막아내지 못하고 마왕 발록에게 생포 당해버리고 말았다.

몇몇 천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발록에게 실험체로 씌이며 고통스럽게 죽어갔고 카이오 또한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듯 싶었다.

발록은 카이오를 생체 실험물로 쓰진 않았다.

사로잡은 천계의 인물중 카이오의 무력이 가장 강력했기 때문에 그 무력을 이용해서 그를 타락시켜 마왕으로 삼으려고 했다.

하지만 신성력이 워낙 막강한터라 발록 혼자의 힘만으로는 카이오를 굴복시킬수가 없었다.

카이오 또한 완강하게 마기를 뿌리쳤다.

그만큼 카이오의 무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뛰어났다.

결국 마왕 발록은 카이오의 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데 초점을 두고 마검 카이오를 만들어냈다.

빈검을 구해 천사 카이오를 그속에 봉인시킨뒤 힘을 끌어냈고, 카이오의 힘 덕분에 마검 카이오의 능력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아이템으로 재탄생되었다.

능력치는 가히 최상이었고, 더욱이 레전드리급에 달했다.

그렇게 마왕 발록은 엄청난 힘을 구사하면서 마계를 거의 주름잡는데 성공하게 된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가진 못했다.

대마왕 루시퍼가 마계로 강제 송환 당하면서 인간들의 마계침공이 잦아졌고 마왕 발록마저 그들의 손에 죽고 말았다.

그때 마왕 발록이 마검 카이오를 드랍하고 말았다.

그것이 바로 오딘 길드가 마검 카이오를 손에쥐게 된 배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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