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넘버원-233화 (233/378)

< -- 233 회: 7권 -- >

'이상하다? 왜지? 왜 마이너스야?'

마이너스 수치는 극상성을 띄고 있는 존재들에게만 나타나는 수치다.

그말인즉 스피노와 헨리가 극상성이라는 말과 다름없었다.

헨리는 스피노를 요목조목 살펴보았다.

아무리봐도 인간이 틀림없었는데, 인간보다는 조금 작달만한 체격을 가지고 있었다. 곁에 있던 영지민 하나가 혀를 끌끌차며 헨리에게 주의를 주었다.

"쯧쯧쯧. 스피노 저 영감이 또 발작을 시작한것입니다 영주님.

미치광이 노친네이니 너무 신경쓰지 마시지요"

"미치광이 노인이라고요?"

"그렇습니다 영주님"

미치광이 노인일지라도, 퀘스트 요청서를 보낸것은 스피노였다.

일단 스피노와 대화를 해봐야 할듯 싶었다.

헨리가 다가가자 스피노가 대경실색하며 뒷걸음질 쳤다.

뿐만 아니라 흙을 집어다가 헨리의 얼굴에 던지기까지 했다.

다행히 몸놀림이 빨라서 쉽게 피하긴 했지만 기분이 나쁜건 어쩔수가 없었다.

"스피노 저 영감은 반인 반 드워프입니다. 드워프 일때는 성격이 지랄맞지만 인간일때는 온화해지니 시간이 되면 다시금 찾아오십시오.

지금은 그 방법밖에 없습니다."

반인 반드워프.

어머니는 인간이었지만, 아버지가 드워프였기에 신지처럼 돌연변이로 태어난것이다. 스피노는 랜덤하게 자아가 변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

영지민들과의 신뢰도가 높아서 영지민들이 거리낌없이 고급정보를 일러주었다.

막 헨리가 발걸음을 돌리려던 찰나였다.

넘버원 내에서 알림말이 흘러나왔다.

띵!

<반인 반드워프 스피노가 헨리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피노의 자아가 30분후에 변경됩니다.

30분뒤 인간 스피노를 다시금 만나보십시오>

문득 궁금증이 일었다.

어째서 스피노가 퀘스트를 요청했는지, 그리고 자아가 변하는 능력을 어떻게 해서 지니게 되었는지, 모든게 궁금한것 투성이었다.

30분뒤 헨리는 스피노를 다시한번 찾아갔다.

다행히 아까와는 달리 공손하게 헨리를 맞이하는 스피노였다.

스피노는 직접 차를 대접하면서 헨리와 윤지를 집안으로 맞아들였다.

"주위 사람에게 들으니 드워프 스피노가 용사님께 실례를 범했다고 들었습니다. 정말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용사님."

헨리는 스피노와의 신뢰도를 확인해 보았다.

아까와는 달리 놀랍게도 +90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한 인간의 몸에 두개의 자아가 있을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의뢰를 요청한 이유가 뭔지 궁금하군요.

그 의뢰 내용을 들어보려고 하는데 말씀해 주실수 있으십니까?"

"간단합니다. 영주님께서 마검을 들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에 대해 퀘스트를 한가지 의뢰하고자 영주님에게 요청서를 전달한것이지요."

"마검에 대한 퀘스트입니까?"

"이를테면 영주님만이 할수 있는 퀘스트지요."

영주만이 할수 있는 퀘스트!

그말인즉 고위 퀘스트라는것을 의미한다.

넘버원 특성상 고위 퀘스트를 클리어하면 좋은 아이템을 보상으로 주거나 고유 스탯을 올려주는 보상시약을 종종 주곤 한다.

지금은 아이템보다는 고유 스탯을 영구적으로 올려주는 시약이 매우 절실했다.

고유 스탯을 올리기 위해서 잠재성향을 파헤치려고 하는 헨리가 아니던가?

헨리의 눈동자가 빛나기 시작했다.

헨리는 귀를 기울이곤 스피노의 말을 경청했다.

"영주님께서는 마검을 지니고 계십니다. 그렇지 않으십니까?"

"그렇지요."

"게다가 영주님께서는 엘프의 수호성자를 비롯. 엘프족과의 친밀도가 매우 높습니다. 저의 몸속에 있는 또다른 자아를 가진 스피노는 드워프의 피가 흐르고 있는 드워프 종족이지요.

옛부터 드워프와 엘프는 사이가 좋지 못했습니다.

그 때문에 드워프들은 엘프와 사이가 좋은 인간들도 싫어하게 되었지요.

아무래도 용사님께서 가지고 계신 마검과 엘프들과의 친밀도 때문에 드워프 스피노가 용사님에게 욕설을 내뱉은듯 합니다."

"그렇다면 저를 부르신 연유가?"

"용사님께 부탁할것은 단 한가지입니다. 영혼을 봉인시킬수 있는 빈검을 하나 구해다 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빈검에 드워프 스피노를 봉인시킬 생각입니다. 그렇게 한다면 용사님의 심기를 거스를 일이 없어지고 저 또한 하나의 인격체로 완전한 삶을 누릴수 있기 때문이지요.

다행히 세공술을 전하면서 마법사들과 두루 친하게 지냈고, 영혼 이식 마법을 배운상태라 빈검만 있다면 자아를 떼어놓는것이 가능합니다.

문제는 빈검을 구하는것이 매우 힘들다는 것이죠"

말인즉 빈검만 가져와라.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하겠다.

이소리였다.

"그런데 그 빈검을 어디서 구하는겁니까?

헨리의 물음에 스피노는 오히려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이었다.

"빈검의 출처를 정녕 모르신단 말씀입니까?"

"그야 당연하지요. 저는 빈검이라는 말도 오늘 처음 들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그 마검에 봉인된 자는 용사님께서 봉인시킨 인물이 아니라는 소리군요?"

"엥? 마검에 봉인되어 있는 자라고요?"

용사 헨리가 마검을 지니고 있었고, 마검에 영혼이 봉인되어 있는 상태였다.

그 때문에 헨리가 빈검의 출처를 알고 있는줄 알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모른다고 하는것이다.

마검을 선물 받았거나, 마검을 주웠거나, 혹 마검을 돈을 주고 샀다면 빈검의 출처를 알 까닭이 없었다.

인간 스피노가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용사님께선 마검의 진면모를 알아차리지 못하셨군요.

그러니까 당연히 잠재능력을 해방시키지 못하셨겠지요."

잠재능력이라는 소리에 헨리의 두귀가 번쩍 틔였다.

벌써 일주일째 잠재능력을 파헤치기 위해 밤잠까지 설친 그가 아니던가!?

그런데 스피노의 입에서 잠재능력이 튀어 나온것이다.

"혹 잠재능력에 대해서 아는것이 있으십니까!?"

"거기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 전해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흐음."

"용사님.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여쭙겠습니다.

빈검의 출처를 정말 모르십니까?"

"아쉽게도 정말 모릅니다. 제가 여기서 거짓말을 할 까닭이 없지 않습니까?"

"후우… 이렇게 되면 또다시 두개의 인격체로 살아 나가야겠군요.

정말 한입니다. 드디어 영혼을 분리시킬줄 알았는데……

또다시 이렇게 살아야 하다니 하아…"

사정이 딱한건 어쩔수 없지만 빈검의 출처는 정말로 몰랐기에 헨리로서도 어쩔수 없는 노릇이었다.

오히려 급해진건 헨리쪽이었다.

스피노가 말하는걸 보니 잠재능력에 대해 조금은 아는 눈초리였다.

헨리는 스피노의 일을 잠시 뒤로 미뤄두고 잠재 능력에 대한 내용을 스피노에게 캐묻기 시작했다.

"저기. 외람된 말씀이오나 잠재능력에 대해 알고 싶은게 많습니다.

부디 저에게 잠재능력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실수 있겠습니까?"

"……"

스피노는 공허한 눈빛으로 하늘만 바라볼뿐 헨리의 물음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 헨리가 재차 스피노에게 물음을 던졌지만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이제는 아주 대놓고 헨리의 말을 우그적 우그적씹어대고 있었다.

"스피노님??"

"……"

"저기요??"

"……"

"야?"

"……"

"야 임마!?"

"……"

"새꺄!!!"

"……"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빈검을 찾아보겠다고요?? 그게 정말이에요 오빠?"

"잠재능력에 대해서 알려면 어쩔수 없잖아?"

"그렇다고 인간 스피노가 잠재능력에 대해서 안다고 확답을 한것도 아니잖아요?"

"그래도 그냥 한번 질러봐야겠어. 가만히 있는것보다는 그게 백배 천배나을것 같아."

잠재능력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상황이다.

어떻게 해서든 실마리를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아무런 단서도 없이 움직이겠다고요? 그렇게 하면 시간적 손실이 많이 발생하고 말아요. 오빠는 영지의 영주시니까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영지민을 돌보셔야…"

헨리가 조용히 윤지의 말을 자르며 대꾸했다.

"단서는 몇개 있어."

"…… 단서가 있다구요?"

"확실한 단서가 될지 안될지는 모르지만, 제이든이 마검을 건네주었을때발록을 잡았다고 했었어. 아마도 마계의 발록을 만나보면 어느정도 윤곽이 드러날거야."

"하,하지만 발록은 엄청 강하잖아요?"

"아무리 강해도 드래곤의 상대는 되지 않지.

이리우스를 데리고 간다면 충분히 잡을수 있어.

더욱이 오딘도 보스레이드를 양보했으니 잡는데 문제 될건 없지."

"그,그래도"

"네가 무슨 걱정하는지 다 알고 있어.

그래도 멍청히 있는것보다는 저질러 보는게 좋지 않겠어?

때론 무모하게 굴러도 보고, 이리저리 휘둘러도 보고 말야.

난 원래 스타일이 이러니까 이번 한번만 봐주라 윤지야. 알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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