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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213화 (213/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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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지야!?"

아침 잘먹고 넘버원에 접속했더니 신지가 치명상을 입고 여관에 누워있었다.

헨리는 기겁을 하고 신지에게 다가갔다.

"걱정마라 치명상만 입었을뿐이지 생명에는 지장 없으니까."

헨리의 시선이 소리가 난쪽으로 향했다.

엘프만한 키에 지상 선녀를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여인이었는데 생전 처음보는 인물이었다.

헨리는 그녀의 머리를 살펴보았다.

NPC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머리위에는 리엔 이라는 이름만 있을뿐이었다.

의당 NPC라면 노란색을 빛을 띄어야 하고 적대 상대라면 빨간색 빛을 띄어야한다. 그런데 아무런 빛이 없었고 오로지 하얀색 빛만 띄고 있었다.

생전 처음보는 표식이라서 헨리는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다,당신은 누구지?"

여인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저 신기하다는 눈초리로 헨리와 반신반요 신지만 요리조리 살피고 있을 뿐이었다.

헨리가 막 접속하고 30분뒤 윤아영도 넘버원 캐릭터 아영으로 접속을 마쳤다.

임무가 끝났으니 이제는 오딘길드에 돌아갈 일만 남았다.

집무실에 들어서니 마스터 오딘과 총수 제이든이 마침 집무실 안에서 여러고위 간부들과 회의를 나누고 있는 중이었다.

제이든이 아영에게 자리를 권했다.

'뭐야? 분위기 왜이래?'

반신반요 신지가 죽었기 때문에 제국의 용사에게 치명타를 먹인 셈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오딘의 표정은 커녕 모든 간부들의 표정이 벌레 씹은 표정들이었다.

"임무는 실패로 돌아갔다 아영아."

"예에?"

갑작스러운 제이든의 말에 아영이 믿을수 없다는듯 고개를 도리질 쳤다.

각성의 비약을 소지한 500레벨의 전사들과 어쌔신, 그리고 프리스트로 구성된 특공대다. 지강혁을 유인해 접속을 못하게 만들었고 신지를 보호하는 이리우스 또한 라이올라 대마왕 루시퍼로 인해 발이 묶여서 드라이언과 휴이라트에 있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임무에 실패를 했다니?

"정체불명의 인사가 개입하는 바람에 일이 틀어지고 말았다."

"마,말도 안돼! 도대체 누가 개입을 했…서,설마 신드라가?"

신지의 어머니 신드라라면 의당 그만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제이든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그렇다면?"

"말했잖느냐? 정체불명의 인사가 개입했다고 말이다."

"……"

어젯밤 저녁 10시경.

지강혁을 유인해 내는데 성공한 윤아영은 곧바로 작전부에 연락을 취했고, 연락을 받은 특공대원 50인이 신지를 습격해 그녀를 죽음직전까지 모는데 성공했다. 신지가 철저하게 저항으로 일관했으나 레벨 500. 더욱이 각성의 비약을 가지고 있는 특공대원 50명을 상대로는 버티기가 어려운게 사실이었다.

막 반신반요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하려던 찰나였다.

생전 처음보는 여인이 전장으로 뛰어 들어와 전투를 중지시켰다.

그녀는 한번더 공격을 시도하면 전투에 참여하겠다고 엄포를 놓았고, 결국 특공대원이 공격을 시작하자 각성체로 변신해 50명의 대원들을 모조리도륙시켜 버렸다. 놀랍게도 그녀의 모습은 천사를 형상화 하고 있었다.

죽은 특공대원이 천사의 모습을 보고나서 보고를 그렇게 올린 것이다.

천사라면 천상계의 인물이 틀림없다.

그런데 왜 인간계에 관여하지 않는 천사들이 하필이면 그타이밍에 나타나서자신의 일을 훼방 놓는단 말인가?

더욱이 천사에게 죽으면서 아이템을 하나씩 드랍하는 바람에 또다시 50여개에 달하는 템을 드랍했고, 각성의 비약까지 합쳐 거진 20억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하고 말았다. 오딘 입장에서는 정말 되는게 없는 하루였다.

"처,천사라고요?"

"천사의 이름은 리엔. 엘프와 모습이 비슷해서 처음에는 엘프인줄 알았다.

하지만 각성체로 변신한 천사의 모습이더군. "

"좌우지간 아영이 너는 다시 제국의 용사를 감시하면서 보고를 올려다오."

"아,알겠어요."

이번 임무가 마지막이라는걸 짐작하고 지강혁에게 몸까지 주려고 했던 그녀였다. 지강혁의 도움으로 레벨을 무려 5나 올렸고, 많은 정보도 캐치해낼수 있었다. 그리고 어제 술을 먹으면서 자신을 위로해준 답례로 한번 몸을 대줄 생각에 술에 취한척 연기까지 했다.

그런데 멍청하게도 지강혁은 자신을 순순히 보내주었다.

윤아영은 지강혁을 병신으로 생각할뿐 남자로는 생각하지 않았다.

사람이 착해도 유분수지 그정도면 또라이나 마찬가지다.

'친구 삭제를 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야.'

만약 친구 삭제를 했다면 100퍼센트 정체가 탄로났을 것이다.

친구 삭제를 하지 않은게 천만다행이었다.

"그,그러니까 저 천사분이 너를 도와주었다는 거야?"

"응 오빠."

정신을 차린 신지로부터 자초지종을 전해들은 헨리는 그제서야 리엔의 정체를 파악할수 있었다. 헨리가 고개를 꾸벅 숙이며 고마움을 전해왔다.

리엔이 별거 아니라는듯 손사래를 치며 침대에 누웠다.

힘을 너무 많이 써서 휴식이 절실했기 때문에 마나와 기력을 회복해야만 한다.

그래서 이곳에 머물며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천상계의 인물이 왜 반신반요 신지를 도와준걸까?'

문득 그게 궁금해졌다.

아무런 이유없이 반신반요를 도와줄 까닭이 없었다.

필시 이유가 있을터였다.

"내가 왜 신지를 도왔냐고? 간단해. 신드라가 내 친구이기 때문이야."

"그,그러세요?"

천상계에서 지루함과 싸우고 있을무렵.

5천년전부터 우정을 다져온 친구 신드라가 정말 오랜만에 천상계에 발을 들여 놓았다.

신드라가 천상계를 찾아온 이유는 간단했다. 대마왕 루시퍼로 인해 인간계가 위험에 닥쳤으니 도움을 달라고 구원요청을 하기 위해서였다.

천계의 인물들은 별반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굳이 인간계의 질서에 관여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다른 천인들도 마찬가지였다.

유독 인간계에 관심을 보이는 천사는 신드라의 친구 리엔이 전부였다.

리엔은 천상계의 대천사 미카엘의 허락을 받아 이곳 인간계에 모습을 드러냈고 우연찮게 마기와 천기가 뒤섞인 신지를 발견해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다.

놀랍게도 반신반요에게 느껴지는 천기가 신드라의 그것과 매우 흡사했다.

그녀는 신지가 신드라의 딸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신지를 구하기에 이른 것이다.

"아,아무튼 정말 감사합니다 리엔님."

"그나저나 인간들이 무지막지하게 강하더군. 예전과는 달리 인간들이 많은 수련을 통해서 힘을 축척시킨것 같아."

5천년전 인간들은 손가락 하나만 튕겨도 죽일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500 레벨에 달하는 인간들은 달랐다.

몇몇 인간들은 두배의 힘을 뿜어내면서 리엔에게 공격을 감행해왔고, 그로인해 리엔도 전력을 다해야만 했다.

"힘을 너무 많이 써서 힘들군.

나는 좀 쉬고 있을테니까 신지나 보살피고 있으라구.

기력이 회복되면 휴이라트 왕국으로 바로 이동할테니까"

그녀가 인간계에 강림한 목적은 단 하나.

신드라를 도와 대마왕 루시퍼를 퇴치하는 것이다.

헨리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신지에게 활력과 치유 스킬을 퍼붓기 시작했다.

헨리는 기력을 회복한 리엔, 신지와 함께 휴이라트 왕국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신지를 놔두고 올 생각이었지만, 한번 습격을 당한터라 불안한게 사실이었다. 그래서 결국 신지까지 대동한채 라이올라로 향하고 말았다.

왕국으로 향하면서 헨리는 생각에 잠겨 있었다.

무엇보다 신지를 공격한 패거리들의 정체가 매우 궁금했다.

'설마 또 오딘길드가??'

각성의 비약을 사용했다고 들었다. 게다가 전투에 참여한 50명의 인원이 전부 레벨 500이 넘는 고레벨 유저라는게 마음에 걸렸다.

넘버원이 1년 반동안 유지되면서 고렙들이 상당수 늘어났다곤 하나 500레벨이 넘는 유저는 그렇게 많지 않다.

무엇보다 50명을 대동할만큼 전력이 튼튼한 길드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오딘 길드가 가장 유력해 보여서 헨리는 오딘이 또다시 암계를 꾸몄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놈들이 어떻게 알고 신지를 습격한거지?'

마치 화이트 드래곤이 없다는걸 미연에 알아차리기라도 한듯습격하는 시기가 너무나 절묘했다. 그리고 헨리 본인이 없는 타이밍도 완벽하게 계산에 들어가 있었다. 그말인즉 모든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는 말과 다름이 없었다. 예전에 한번 실패를 경험한만큼 신지를 죽이려면 오딘 길드도 심사숙고를 해야만 한다.

ㅤㅂㅞㄺ구에게 당한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에 정면대결은 애시당초 무리였다.

'설마 내 주위를 미행하고 있는 첩자가 있나?'

지금으로서는 가장 확률이 높은 방법이다.

스캔을 펼치는 ㅤㅂㅞㄺ구가 없었고, 무엇보다 사냥에 임하다 보니 주위에 플레이어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

대놓고 길드명을 바꾸고 첩자노릇을 한다면 위치파악은 금세 되고 만다.

'저기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금세 휴이라트 왕국에 도착했다.

헨리는 신지와 리엔을 이끌고 ㅤㅂㅞㄺ구가 있는 왕성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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