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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211화 (211/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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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아!?"

"호호 오랜만이야 강혁아."

거진 일주일만이었다. 일주일동안 코빼기도 보이지 않아서 헨리는 호기심이 돌아 그녀에게 이것저것 캐물어 보았다.

"아, 어머님이 돌아가셔서 상을 치르고 왔어."

"어,어머님이?"

"……"

"……"

일행들의 표정도 절로 숙연해졌다.

어머님이 돌아가셨는데 저토록 태연하게 행동하는 아영이가 새삼 놀라웠기 때문이었다. 헨리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는 괜시리 미안한 감정이 들어서 아영에게 사과를 건넸다.

"바보야 왜 나한테 사과를해?"

"아,아니…"

"병원에서 들은 소리가 있어서 어머니가 오래 살지 못한다는건 진즉에 알고 있었어. 돌아가시기전에 이야기도 많이 했고."

"그,그래?"

"응. 그러니까 이젠 괜찮아."

본인은 괜찮다고 하지만 헨리와 일행들이 안괜찮았다.

무엇보다 표정관리 하는게 참 힘들었다.

분위기가 절로 숙연해지자 아영이 재빨리 화제를 전환했다.

"그런데 너희들 여태 뭐하고 있었던 거야?"

헨리와 일행들은 마족들이 점령한 라이올라 섬에서 마족들을 퇴치하기 위해휴이라트 국경에서 대대적인 준비를 하고 있었다.

마족 이벤트로 인해서 라이올라 섬이 함락당한 까닭에 이제는 이벤트 개념이 아닌 마족 던전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던전에서 루시퍼를 죽여야지만 라이올라 섬에 평화가 찾아오고 드래곤들의 거처도 되찾을수 있다.

인간들과 드래곤들은 대마왕 루시퍼를 척살하기 위해서 원정대를 꾸려 라이올라로 진격했다. 벌써 3일째였다.

하지만 대마왕 루시퍼가 너무나 강력해서 합동공격을 펼쳐도 쉬이 무찌를 수가 없었다.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은 섣불리 공격하는것 보다 작전을 구사해서 공격하는게 낫다는 판단하에 잠시 공격을 중지한 상태다.

그로인해 잠정적인 휴전이 펼쳐졌다.

드래곤 로드도 없애지 못한 대마왕 루시퍼를 고작 헨리따위가 죽일순 없었다.

헨리는 일행들을 이끌고 휴이라트 국경지대로 데려간뒤 거기서 사냥을 하기 시작했다. 놀고 먹어봤자 돌아오는건 아무것도 없기에 잠시간의 잠정 휴전을 기회삼아 레벨업하면서 성장을 하려는것이 그의 속셈이었다.

"어? 그런데 이리우스는 어디간거야?"

항상 헨리곁에 붙어있던 이리우스가 보이지 않아서 던진 질문이었다.

페이가 별생각없이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과 동행하고 있다고 짤막히 대꾸해주었다.

그말에 아영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지만, 그것을 눈치챈 일행은 단 한명도 없었다.

"자자 얼른 사냥이나 시작하자"

"흐흐흐 정말이지 타이밍 한번 기가 막히는구만."

오딘은 길드 집무실에서 보고서 한장을 훑어보고 있었다.

오딘의 곁에는 총수 제이든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보고서의 적힌 내용을 보고 난 후의 일이었다.

보고서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반신반요 신지는 이제야말로 생에 종지부를 찍어야 할때였다.

"아영이가 보낸 보고서가 틀림없겠지 제이든?"

"흐흐 그렇습니다 마스터. 게다가 어쌔신 첩자로부터 보고가 당도했는데 보고서를 훑어보니 아영이와 함께 휴이라트에서 암나이트를 잡으며 사냥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곁에는 이리우스가 없는 상태이지요."

"암나이트라고 했나?"

"그렇습니다 마스터."

"호오? 그녀석들의 레벨이 벌써 510을 넘은건가?"

암나이트는 레벨 510에 달하는 고레벨로, 뛰어난 방어력을 가지고 있는 고생물학 몬스터였다.

특기:견고를 발동하면 레벨이 낮은 플레이어는 절대로 암나이트에게 피해를 줄수 없다. 그말인즉 레벨이 암나이트보다 높아야지만 몬스터에게 피해를 줄수 있다는 말이었다.

레벨이 510이라면 헨리의 성장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볼수 있었다.

"더이상 녀석을 활개치게 할순 없지. 특공대는 준비되어 있나?"

"레벨이 전부 500이 넘는 특공대입니다. 총 50명으로 구성되었으니 충분히 신지를 격살할수 있을것입니다."

"하지만 헨리 그놈을 떼어놓지 않고서는 신지를 척살하는게 그리 쉽지만은 않을텐데, 그건 어찌할 생각이지?"

"걱정 붙들어 매십시오. 신지는 플레이어(동료) 개념이기 때문에 헨리가 없을때도 넘버원 세상에 돌아다닙니다. 아영이가 보고를 올렸기 때문에 정확하다고 보셔도 무방하지요. 특공대원들은 헨리가 없는 시점에서 신지를 노릴 생각입니다."

"헨리가 없는 시점?"

"놈도 인간이기 때문에 잠을 자야하지 않습니까?"

"그말인즉 녀석이 넘버원에 빠져나가고 신지가 혼자일때를 노린다는 건가?"

"바로 그렇습니다. 제 아무리 강력한 반신반요라고 하나 50명에 달하는 레벨 500 전사, 어쌔신들을 혼자서 막아낼순 없을 겁니다."

"흐음. 그렇군. 좌우지간 제이든 자네만 믿겠네. 이번에는 반드시 임무를 완수해 주게나."

"염려 붙들어 매십시오. 이리우스와 헨리만 없다면 신지는 죽은목숨입니다!"

한가지 걱정되는것은 각성의 비약이었지만, 제이든은 쉽게 생각하기로 했다.

"후우 정말로 골치가 아프군."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은 휴이라트 국왕 펜데로프 3세가 마련해준 거처에서 휴식을 취하며 라이올라 수복작전을 펼치고 있었다.

그의 곁에는 수십마리의 드래곤들과 각 종족원을 대표하는 장로.

더불어 엘프의 수호성자와 신녀 신드라도 함께 있었는데, 그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했다.

대마왕 루시퍼의 힘이 저토록 강할줄은 꿈에도 몰랐다.

마기가 더욱 짙어졌고, 지니고 있는 마력이 드라이언보다 훨씬 높다보니 제 아무리 위대한 드래곤 종족이라곤 하나 루시퍼를 쉬이 상대할수 없었다.

그러다보니 드라이언의 고민은 날로 깊어져만 갈뿐이었고, 각 종족원을 대표하는 장로들도 아무런 말없이 드라이언의 눈치만 살필뿐이었다.

"좋은 계책이 있다면 말씀들을 한번 해보시오."

좌중은 침묵만이 감돌았다.

드라이언이 한가닥 기대하는 눈빛으로 신녀 신드라를 쳐다보았다.

신드라도 뾰족한 방책이 없었다.

마족들의 단점을 여러 종족원들에게 숙지시킨뒤 제 3차공격까지 퍼부었지만 놈들은 무리없이 공격을 막아냈다.

신성력을 퍼부어도 안되니 딱히 방도가 없는게 사실이었다.

"이렇게 된 이상 천상계에 도움을 요청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천상계 말이오?"

"창조주이신 벨제부로님을 받드는 만큼 천상계 인물들은 가공할만한 힘과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들이 나서 준다면 대마왕 루시퍼의 침공도 쉬이 막을수 있을거라 판단됩니다."

"하지만 천상계 인물들은 인간계에 절대로 관여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지 않았소?"

5천년전 마인들과 드래곤의 종족전쟁 당시에도 천상계 인물들은 인간계에 일절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 증거로 그들은 전쟁을 지켜보기만 했을뿐이었다.

"뾰족한 방도가 없습니다. 제가 직접 천상계에 올라가 천상계의 천사들을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달리 뾰족한 방책이 없었기에 드라이언은 마지못해 신드라의 요구를 허락해주었다. 솔직히 말해서 달갑지 않은게 사실이긴 했다.

인간계 최강의 종족인 드래곤 일족이 자존심을 굽혀 가면서 천상계 인물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것은 아무나 하지 못하는 일이다.

신드라가 사라지고 몇몇 드래곤들이 반발을 가해왔지만 드라이언의 한마디로 인해 입을 다물고 말았다.

'인간들과의 상잔에서 너무나 많은 힘을 잃고 말았다.

그게 최악의 수가 되어버렸어.'

힘과 힘으로 맞서싸웠다면 틀림없이 대마왕 루시퍼를 무찌를수 있었을 것이다.

5천년전에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인간들과의 상잔으로 인해 엄청난 심력을 소모했고, 마침 그 타이밍에 대마왕이 강림을 해버렸다. 그러다보니 대마왕의 상대가 될수 없었던 것이다.

부랴부랴 인간들과 화합을 가지고 대마왕의 군대에 맞서 싸우긴 했지만 마력이 너무나도 모자라 결국 패퇴를 하고 말았다.

지금은 천상계의 선녀들에게 의지하는수밖에 없다.

그래야지만 라이올라를 되찾고 대마왕 루시퍼를 몰아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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