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7 회: 7권 -- >
'네크로맨서? 저것들은 네크로맨서잖아?'
마르셀루 왕국의 국왕 마르코 3세로부터 아르웬 왕녀 찾기 퀘스트를 수행중인헨리는 장장 3일에 걸쳐서 사냥은 커녕 퀘스트를 수행하는데 시간을 할애하고 있었다. 윤아영은 3일동안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고, 카톡을 해도 무시하기 일쑤였으며, 윤정이와 윤지, 그리고 페이도 개개인의 사정으로 인해 3일동안 많이 접속을 하지 못했다. 그 덕분에 퀘스트를 수행하는데 별다른 애로사항이 없었고. 차근차근 진행하게 되었다.
단서 3과 확증1을 통해 퀘스트 중반부 지점을 돌파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확증1을 찾고 나서부터 네크로맨서가 개입되었다는 사실이었다.
단서 2와3 그리고 확증 1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네크로맨서들이 대마왕을 인간계로 소환하기 위해서 제물로 바칠 인간들을 하나하나 납치했다는 것이다.
필요한 제물의 개체수는 대략 1천명이었다.
3일동안 뻘짓만 한것은 아니었다. 단서를 찾느라 마계던전 곳곳을 누비게 되었고, 확증1 타이틀을 얻으면서 마계던전 10층까지 전부 수색을 해보았고 길을 외울수 있었다. ㅤㅂㅞㄺ구의 특징상 망각이라는 기능이 철저하게 결여되어 있다보니 한번 외운 길은 절대로 잊지 않는다.
처음 구상했던것처럼 마계던전을 완벽히 수색할수 있게 되었고, 또한 마계던전의 특징과 장단점을 손쉽게 파악할수 있었다.
전적으로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얻어낸 고급정보들이었다.
"음. 이제 어떻게 하면 좋지?"
확증1 <네크로맨서들이 대마왕을 소환하려고 인간들을 제물로 삼고 있다!>
확증을 토대로 네트로맨서들을 죽이고 인간들을 탈출.
아르웬 왕녀를 무사히 구출해 국왕 마르코 3세에게 데려다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C+ 퀘스트답게 퀘스트 자체가 배배 꼬아져 있다보니 쉽게 클리어하기가 힘이 들었다.
일단 NPC로 구성된 네크로맨서들을 죽일수 없게끔 설정되어 있었다.
그러다보니 애시당초 공격은 무리였고, 그렇다고 네크로맨서에게 발각당하면 저절로 지하동굴로 강제추방되니 이게 또 지랄이었다.
한번 해보고 두번 해보았지만 역시나였다.
네크로맨서들의 눈에 띄면 지하동굴1로 강제 추방 되었다.
헨리는 팔짱을 껸채 생각에 잠겼다.
ㅤㅂㅞㄺ구와 신지도 뾰족한 수가 없었는지 그저 침묵만으로 일관하고 있을뿐이었다도대체 어떻게 하면 네크로맨서들을 따돌리고 지하감옥에 갇혀 있는 아르웬 왕녀를 구할수 있을까?
"동굴 자체를 무너뜨려서 네크로맨서들을 죽여버리는게 어떤가 주인?
그리고 아르웬 왕녀를 구출하는거지!"
"그러다가 아르웬 왕녀가 죽으면 니가 책임질래 새꺄?"
장장 3일동안 마계 곳곳을 누비면서 수행한 고급퀘스트다.
만약 아르웬 왕녀가 죽기라도 한다면 최악의 경우 마르셀루 국왕이 헨리에게 척살령을 내릴수도 있다.
"네크로맨서들을 죽이지 못하게 설정되어 있는걸 보니 다른 방법으로 놈들에게 접근을 하라는것 같아. 난 반신반요니까 내가 가서 네크로맨서들과 접촉을 해볼게 오빠.
헨리도 그수밖에는 없다고 생각했는지 신지를 네크로맨서들이 있는곳으로 투입시켰다. NPC이다보니 신지를 공격할리 없다.
신지가 죽지는 않을 것이다.
헨리와 ㅤㅂㅞㄺ구가 고개를 배꼼 내밀면서 신지를 주시했다.
네크로맨서에게 말을 거나 싶었지만, 네크로맨서의 눈에 띄자마자 지하동굴 1층으로 강제 귀환되는 신지였다.
헨리는 맥이 탁 풀렸다.
어떤 방법을 써도 네크로맨서들의 이목을 벗어날수 없었기에 퀘스트를 수행의지가 한풀 꺾이고 말았고, ㅤㅂㅞㄺ구와 신지는 그냥 퀘스트를 포기하자고 말을 건네오기도 했다.
장장 3일이다.
3일동안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마계몬스터 몇마리 잡은게 전부였다.
물론 마계던전을 이리뛰고 저리뛰느라 많은 정보를 캐치해 낼순 있었지만 그게 전부였다.
게다가 퀘스트를 포기하자니 국왕 마르코 3세와의 마이너스 친밀도가 또걱정이었다. 퀘스트를 클리어 해주면 많은 친밀도가 올라가지만 반대로 퀘스트를 하다가 포기하게 되면 많은 친밀도가 하락되고 만다.
역시 찾기 퀘스트는 퇴치 퀘스트와는 다르게 머리를 많이 써야하므로 좀 지랄맞다는 단점이 있었다.
괜히 했다는 생각이 물밀듯이 몰려왔지만, 칼을 뽑았으니 무라도 썰어야 하지 않겠는가?
저녁시간을 맞이해 지강혁은 자그마한 카페에 들려 강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야기의 내용은 별거 없었다. 그저 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이제부터 공부 준비 착실히 하고, S대에 오라고 말한게 전부였다.
강여진은 지강혁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표정이 좀처럼 좋지 않았다. 이유를 물어보니 넘버원 퀘스트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는 것이다.
강여진은 어릴때부터 수수께기를 풀고, 탐정만화를 즐겨보는 취미를 가지고 있었다. 괜시리 호기심이 돌아서 퀘스트의 내용을 전부 말해달라고 부탁했고, 지강혁은 강여진의 명석한 두뇌를 믿고 자초지종을 전부 말해주었다.
예전에 한번 엘프 수호성자 퀘스트를 완료하고 행방불명 사건을 해결해준적이 있었기에 지강혁은 은근히 기대하는 눈빛으로 강여진을 쳐다보고 있는 중이었다. 강여진이 뭔가를 깨달은듯 배시시 웃으면서 혀를 빼꼼 내밀었다.
"바아보오~~"
"응? 뭐가?"
"이렇게 간단한걸로 머리를 꽁꽁 싸매고 있다뇨??오빠 실망이에요~"
"가,간단하다고? 이게?"
장장 3일동안 머리를 쥐어짜냈는데 강여진은 이야기를 듣자마자 수수께끼를 푼 것이다. 지강혁이 매달리는 어조로 강여진에게 해답을 요구해왔다.
강여진은 아무런 말없이 자신의 볼을 살짝 내밀었다.
"바보야 사람많은데 어떻게 뽀뽀를 해? 그리고 우리 아직 사귀는 사이도 아니잖아."
"싫으면 마세요. 나도 안알려줘야징~~"
지금 급한쪽은 지강혁이다. 퀘스트 수행기간이 단 이틀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강여진이 칼자루를 쥐고 있는 입장이었다. 결국 지강혁은 강여진이 원하는대로 볼에 살짝 입맞춤을 해주곤 원하는 답을 얻어낼수 있었다.
집에 돌아와 넘버원에 접속했다.
헨리가 모습을 드러내자 ㅤㅂㅞㄺ구와 신지가 반갑게 맞았다.
헨리는 신지와 ㅤㅂㅞㄺ구의 인사는 무시한채 재빨리 마법배낭을 뒤적거렸다.
척보기에도 무언가를 다급히 찾는 모습이었다.
"뭘 그리 찾나 주인?"
"우하하하!! 있다! 있다고!!"
신지와 ㅤㅂㅞㄺ구가 헨리가 꺼내든 물건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마법사들이 입는 로브와 모자, 슈즈등 총 네가지에 달하는 아이템이었는데 공교롭게도 능력치가 전부 결여되어 있는 이상한 아이템이었다.
ㅤㅂㅞㄺ구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스캔을 통해 아이템의 능력치를 한번 확인해보았다.
-쟈딘의 로브 (일반아이템)
타입:방어구
거래가능/교환가능
쟈딘에게 빼앗은 로브입니다.
쟈딘이 드랍한것이 아니라 쟈딘에게 빼앗은 물품이기 때문에 능력치는 전부 상실됩니다. 다만 쟈딘이 사용한것처럼 옷을 착용하실수는 있습니다.
옷을 입고 친구들을 한번 놀래켜 보세요~로브뿐만이 아니였다. 신발도 장화도, 그리고 지팡이도.
모조리 능력치가 상실되어 있는 아이템이었다.
"아 그러고보니!?"
그제서야 뭔가를 깨달은듯 ㅤㅂㅞㄺ구가 아는척을 해왔다.
반면 신지는 쟈딘세트를 보고도 이게 뭔가 하는 표정이었다.
"내가 왜 진작 이생각을 하지 못했던거지??주인 정말 똑똑하군! "
"후후후. 이제 네크로맨서를 만나는 일만 남은건가!?"
예전에 쟈딘 세트를 주워 담았을때 ㅤㅂㅞㄺ구가 쓰레기 아이템을 뭣하러 주워담냐고 윽박을 지른적이 있었다. 그때 당시는 설마 싶었다.
혹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고 챙긴것이다.
그런데 정말로 도움이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물론 쟈딘세트를 착용하고 네크로맨서로 변장한다고 해도 네크로맨서들이 속아 넘어갈지는 미지수다.
그래도 한가지 방안은 생긴셈이라서 헨리는 방어구를 모조리 벗어 던지고 쟈딘 세트 아이템을 착용했다.
헨리가 4개의 세트 아이템을 착용하자 쟈딘이 형상화 되면서 헨리의 모습이 조금씩 변해갔다. 이윽고 1분이 지나자 완연한 네크로맨서의 모습으로 탈바꿈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