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6 회: 7권 -- >
국왕 마르코 3세가 단도직입적으로 헨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내가 가장 아끼는 왕녀 아르웬이 실종된지 3일째라오.
그 아이가 없다면 나는 살아도 산것 같지가 않소.
간절하게 부탁하니 제발 내 딸아이 아르웬을 구해주시오!"
처음부터 퀘스트를 수락할 생각으로 온거였다.
헨리가 고개를 끄덕이자 넘버원 내부에서 반가운 메세지가 흘러나왔다.
<<띵! 마르셀루 왕국의 국왕 마르코 3세와의 친밀도가 10 상승합니다!!>>
퀘스트를 수락함과 동시에 인벤창에 퀘스트 단서들이 나열되었다.
"오오 고맙소! 정말 고맙소! 그대가 퀘스트를 수락해 주었으니 몇가지 단서를 알려드리겠소. 이 단서를 토대로 아르웬 왕녀를 찾아주시오.
이렇게 머리숙여 부탁하오."
"굳이 퀘스트를 하는 이유가 뭔가 주인?"
"맞아요 오빠. 어차피 별 도움도 안되는 퀘스트잖아요?"
가만히 헨리가 하는 양을 지켜보고 있던 ㅤㅂㅞㄺ구와 신지가 왕궁을 빠져나오는 헨리를 보며 의문을 가졌다.
헨리의 성격상 아무런 이득없이 퀘스트를 하는 인사가 절대 아니다.
무엇이든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이 되면 그제서야 움직이고, 실이 되는 일은 일절 하지 않았다.
"너희들은 이게 아무런 도움이 안되는 퀘스트라고 생각하냐??"
헨리가 묻자 ㅤㅂㅞㄺ구가 당연하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연계퀘스트도 아니고, 넘버원의 고유 퀘스트도 아니다.
그저 한낱 변방 왕국의 국왕이 의뢰한 퀘스트일 뿐이다.
적어도 ㅤㅂㅞㄺ구와 신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나도 처음에는 너희들처럼 쓸데없는 퀘스트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더라."
"무슨 말이지?"
"생각해봐라. 우리가 마계에 대해 아는 정보가 있냐?"
현재 일행들은 윤아영의 정보만 곧이 곧대로 믿고 그녀의 오더하에 사냥에 임하고 있었다.
레오를 했을 당시에도 마계에 한두번 와본게 전부였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으니 마계도 상당한 변화를 맞이했을 것이다.
반면 윤아영은 경험이 많다.
경험이 많기 때문에 마계에서 사냥하려면 그녀의 말에 따라야만 했다.
그래야 사냥이 좀더 편해지기 때문이다.
지금 헨리가 수행하고 있는 퀘스트는 아르웬 왕녀 찾기다.
단서목록을 쭉보니 마족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왕궁을 급습했고 왕녀를 납치해 갔다고 들었다.
그말인즉슨 마족던전에서 그녀를 찾아야 한다는 말이 된다.
헨리는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다.
이참에 마족 던전을 두루 살펴보면서 퀘스트에 임한다면 윤아영의 정보를 바탕으로 더 많은 정보를 간추리고 유추해낼수 있을것이다.
게다가 아르웬 왕녀마저 찾아낸다면 1석 2조의 효과를 누릴수 있다.
국왕의 퀘스트를 수행하고 그 퀘스트를 클리어 하게 된다면 친밀도는 물론이거니와 엄청난 보상아이템을 받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때? 이제 내말이 좀 와닿지??"
"이토록 치밀하게 구상을 해놓다니? 역시 주인은 간사하면서도 대단하다!"
"오빠 생각 많이 했네요?"
"후후. 내가 머리가 좀 좋긴 하지. 좌우지간 얼른 마계던전 1층으로 가보자!"
"알겠다 주인!"
띵! <아르웬 왕녀 찾기 퀘스트를 진행중이십니다! 퀘스트 난이도 : C+급 >
단서1 :
마르셀루 기사단이 아르웬 왕녀를 되찾기 위해서 필사의 추격을 감행했지만 아쉽게도 마계던전 1층에서 마족들을 놓쳐 버리고 말았습니다.
마계 던전 1층에 아르웬 왕녀의 발자취가 남겨져 있을수 있으니 수색을 하며 그녀의 흔적을 찾으십시오.
수색 퀘스트라고 해서 걱정이 좀 앞섰는데 다행히 단서가 붙으면서 어느정도 유추 가능한 범위내에서 퀘스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헨리는 먼저 ㅤㅂㅞㄺ구와 신지에게 마계던전 1층을 수색하라고 명령했다.
헨리 본인도 마계던전 1층을 샅샅히 수색하고 있는 중이었다.
대략 5분정도 지나자 무언가를 발견한 ㅤㅂㅞㄺ구가 다급히 헨리와 신지를 불렀다.
"주인 이것을 찾아냈다!"
"이,이건?"
<띵!! 플레이어 헨리님의 소환수 화이트 드래곤 이리우스가 아르웬 왕녀의 유리구두를 발견하였습니다!>
<아르웬 왕녀의 유리구두가 떨어진 곳을 잘 살펴보십시오.>
"오빠 이쪽 바위틈에 조그마한 공간이 있어요!"
"어 정말이네??"
옛날 전래동화에서 나왔던 열려라 참깨를 연상케 하는 바위가 떡하니 자리를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퀘스트와 관련되어 만들어진 바위동굴 같아 보였다.
헨리는 백상아리 장검을 치켜들곤 바위를 파괴하기 위해서 검격을 내질렀다.
하지만 기기긱 소리만 들려올뿐 바위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보다 못한 신지와 ㅤㅂㅞㄺ구가 바위를 밀쳐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역시나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설마 계속 공격해서 바위를 깨부수라는 건가??"
예전에 라이올라 사원에서 신지를 신드라에게 데려다 주는 퀘스트를 했을때석상을 파괴했더니 지하던전이 나왔다.
그때의 경험으로 말미암아 헨리는 다시 백상아리 장검을 치켜들고 공격을 감행했다. 신지와 ㅤㅂㅞㄺ구도 헨리를 따라 온갖 마법들을 마구 잡이로 난사하면서 바위동굴에게 공격을 감행했다.
잠시후, 후두둑 소리와 함께 바위가 금이 가기 시작했다.
헨리의 예상이 그대로 적중한 것이다.
<띵! 마계던전의 미지의 바위를 파괴하는데 성공하셨습니다!>
<마계던전의 미지의 바위를 파괴하면서 퀘스트가 갱신됩니다!
아르웬의 유리구두를 가지고 바위속으로 들어가십시오!>
"흐음."
오딘은 잠시 막간을 이용해 윤아영이 올린 보고서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중이었다.
곁에 있던 총수 제이든이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뭐라고 씌여있습니까 마스터?"
보고서의 내용은 간단했다. 지강혁과 친구를 맺게 되었고, 자신을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있으니 조만간 고급정보를 빼돌려서 보고를 다시 올리겠다는 짤막한 내용이었다.
제이든의 안색이 환해졌다. 성격이 괴팍하고 제멋대로라서 일이 틀어지면 어쩌나 노심초사 했던 그가 아니던가? 다행히 지강혁과 친해지는데는 성공한듯 싶어보였다. 이제는 고급정보를 빼내기만 하면 만사가 오케이였다.
제이든과는 달리 오딘의 표정은 썩 밝지 못했다.
제국의 용사가 마계던전에서 주구장창 사냥만 하고 있다는 정보 때문이었다.
그말인즉 제국의 용사가 레벨업에 치중하고 있다는 소리와 다름이 없었다.
곁에는 화이트 드래곤과 반신반요가 있기 때문에 레벌업하는 속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것이다. 지금 당장 그의 레벨업을 저지해야 넘버원 자리를 계속 유지할수 있다.
오딘에게 있어 지강혁이 가지고 있는 고급정보도 중요하지만 레벨을 추월당하지 않는 일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만큼 그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 놔야만 하는 입장이었다.
"그나저나 아영이는 무얼하고 있나? 왜 지금까지 접속을 하지 않는거야?"
첩자역할을 하고 있다지만 엄연히 오딘 사무국에 소속된 사원이다.
아침 9시까지 출근하는게 정상이고, 지켜야 할 규율이었다.
그런데 아침 10시가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코빼기도 보이질 않는 것이다.
"저기 그게… 아영이 어머님의 병세가 악화되어 급히 병원으로 갔다는 소식입니다.
제가 깜빡하고 말씀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마스터."
"아영이 어머님이 또 쓰러졌단 말인가?"
"그렇습니다. 병세가 호전되나 싶었는데 다시 쓰러지셨다고 합니다."
오딘이 모질고 엄하기는 하지만 그 또한 사람이었다.
어머님이 쓰러졌다는데 윤아영을 질책할수는 없었다.
오딘도 그날 한번만은 윤아영의 결근을 눈감아 주었다.
"어떤가요 선생님? 우리 엄마 나을수 있는건가요?"
윤아영의 물음에도 불구하고 원장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윤아영의 어머니 송나연은 폐암환자다.
병원에서 투병생활을 하느니 평소대로 행동하면서, 평범하게 지내다가 하늘나라로 가고 싶었다. 그녀는 본인의 병을 잘안다.
수술해봤자 살아날 가능성이 단 1할. 아니 1푼도 없다는 사실을.
병원은 싫었다. 투병생활도 싫었고, 한편으로는 무서워서 그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세월이 흐르기를 기다렸다가 편안하게 눈을 감고 싶었다. 그래서 병원에 가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쓰러져 버리고 말았다.
폐에 극심한 통증이 전해져와서 기절했고, 그녀를 발견한 딸아이가 급히 병원으로 데리고 왔다.
원장은 아무런 말이 없다가 어렵사리 윤아영에게 한마디를 전했다.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해두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