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넘버원-204화 (204/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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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후아~~"

아침일찍 일어난 지강혁은 한창 운동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예전과는 달리 벌써 2주째 운동을 하다보니 체력이 조금 좋아진다는 느낌도 받았고, 자고 일어나면 아침 자체가 상쾌하고 개운했다.

거울을 볼때도 이제야 사람새끼 같아 보였고, 무엇보다 운동을 하고 나니건강하다는 느낌이 물씬 들었다.

"후후 진작에 했었어야 했는걸 너무 늦게 시작했군!"

넘버원을 하면서 돈을 벌랴. 신지 지키랴. ㅤㅂㅞㄺ구 키우랴.

여지껏 녀석들 뒷바라지만 해댄탓에 제대로된 일상생활을 접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레벨도 500 이 넘어갔고, 무엇보다 곁에 있는 ㅤㅂㅞㄺ구와 신지가 장성했고 다 자랐다. 레벨이 TOTAL인게 바로 그 증거였다.

하루에 마음먹고 돈을 번다면 최소 2-3천만원을 벌 자신도 있었다.

물론 약간의 운이 따라 줘야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하겠지만 그만큼 헨리는 돈걱정으로부터 자유의 몸이 되었다.

이제 돈걱정은 없어졌고, 자기 자신. 즉 지강혁 본인의 몸을 최정상으로 유지하면서 체력적인 부분에 투자를 해야만 했다.

아직 나이가 23살인 만큼 한창 젊을 때가 아닌가?

맨날 집구석에 처박혀 게임만 할순 없는 노릇이었고 젊음을 마음껏 만끽하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 그러기 위해선 체력적인 요소가 상당히 중요한 법이다.

"이모 안녕하세요~"

"어이구 강혁학생 어서와!"

이제 이모님과는 거의 엄마 아들 사이가 되어 있었다.

매번 지강혁이 식당을 찾아 영양식을 꼬박꼬박 챙겨 먹어서다.

지강혁이 앉자 이모님이 영양식을 내밀었고 지강혁은 개걸스럽게 영양식을 퍼먹어댔다. 운동을 하고 나서인지 입맛이 급 당긴 탓이다.

한창 지강혁이 밥을 먹고 있을때였다.

왠 여자 하나가 츄리닝 차림으로 다가오더니 지강혁의 앞자리에 턱하니 영양식 그릇을 놓아두곤 자리에 스윽 앉았다.

지강혁의 시선이 절로 그녀에게 닿았다.

"어?"

분명히 어디서 본 얼굴이다.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자세하게 떠오르지는 않았다.

눈앞에 있는 처자는 그저 멀뚱멀뚱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볼일없다는듯영양식을 입게 가져갔고, 지강혁만 멍청하게 그녀를 쳐다보고 있는 중이었다.

"뭘 그렇게 빤히 보세요??"

"아, 아뇨. 그런데 많고 많은 자리중에 왜 제 앞에서 식사를 하시는지..?"

"혼자 먹으면 좀 뻘쭘해서 그래요.

보아하니 그쪽도 운동을 꽤나 좋아하시는것 같은데 근처 공원에서 운동하나봐요?"

"네 그렇습니다다만?"

"호호 저도 거기서 하거든요. 그리고 여기 아침을 챙겨먹곤 하죠."

"그렇군요."

지강혁은 말을 하면서도 계속 그녀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누군가와 너무나도 흡사하게 생겨서였다.

'와! 진짜 세상 엄청 좁네??'

지강혁은 샤워를 하면서 놀란가슴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설마해서 그녀의 이름을 한번 물어보았다. 혹시 아영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 않느냐고 넌지시 캐물은 것이다. 지강혁의 물음에 그녀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어보였고, 어떻게 자신의 이름을 알았냐면서 되물어 왔다.

지강혁은 넘버원을 하냐고 두번째 물음을 던졌다. 그녀는 더더욱 놀란 표정을 지어보이곤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지강혁의 앞을 내다 보는 능력에 너무나 놀라서 그런 행동을 보이는 것이다.

게다가 나이까지 지강혁 본인과 동갑이었다.

마침 지강혁이 살고 있는 원룸 근처에 살기까지 한다.

어떻게 이런일이 있을수가 있단 말인가!?

마치 군대에서 10년지기 친구를 만나는 그런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정말 세상 좁다. 그치 강혁아?"

"그러게 아영아."

넘버원에 접속한 두 남녀는 이미 말까지 놓은 상태였다.

나이가 23살이라서 먼저 아영이 말을 놓자고 제안했고 지강혁도 그런 그녀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여서 생겨난 일이었다.

눈앞에 있는 아영은 정보조사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지강혁이 모르는 정보도 속속들이 알고 있었고, 무엇보다 마계던전을 많이 와본듯 마계의 정보를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였다. 드랍하는 아이템이 뭔지, 또 몬스터들의 약점은 뭐고, 장점은 뭔지, 언제 어디에서 사냥을 해야 경험치를 많이 받을수 있는지 모조리 알고 있는 것이다.

아영은 지강혁에게 만큼은 정보를 아끼지 않고 공유해 주었다.

무엇보다 그에게 소환수 ㅤㅂㅞㄺ구와 더불어 반신반요 신지가 있었기 때문에 의도치 않게 쩔을 받게 되었고, 그에 보답하는 생각으로 정보를 공유한 것이었다. 자고로 오는게 있으면 가는게 있는법이라고 했다.

지강혁도 눈앞에 있는 아영이 도움이 되면 도움이 되었지 실이 되진 않을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컨트롤도 뛰어나기 때문에 어그로를 끄는데 최적화 되어있다. 가지고 있는 템도 무척이나 좋았고, 살아생전 23살 동갑내기 이성친구를 처음 만들어 보는터라 내심 신기한 점도 없지 않아 있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친구로 맞아들인 것이다.

지강혁은 넘버원에 미리 접속해 있는 일행들에게 아영이를 정식으로 소개시켜 주었다. 다른 이들과는 달리 윤지와 윤정이의 얼굴이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어제만 해도 그녀와 친구추가를 맺은 아영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는데 하필이면 아영이 지강혁이 살고 있는 바로 옆동네에 살고 있다는게 아니던가?

더욱더 짜증이 나는것은 자신보다 나이가 위라는 점이었다.

지강혁과는 동갑이니 언니가 되는 입장이었지만, 굳이 언니라고 말하고 싶진 않았다. 이윤정도 마찬가지였다. 페이가 그녀에게 계속 관심을 보이는게 못마땅했고 괜시리 열불이 났다.

페이는 리나의 속도 모르고 마냥 웃으면서 아영이 누나~ 아영이 누나라고 애교만 떨어댈뿐이었다.

아영도 페이의 정체를 알게 되자 짐짓 놀란 표정을 지었고 급기야 싸인까지 요청해왔다. 페이는 정성스럽게 사인 한장을 건네주기까지 했다.

윤정이의 얼굴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굳어져 가고만 있었다.

"뭐어!? 그게 정말이야??"

여동생에게 말을 할까 말까 망설였지만 그래도 말을 해주는게 나을듯 싶어서 아영의 존재를 말해주었다. 그러자 예상했던대로 여동생이 격한 반응을 보였다. 막말로 좋아하는 남자에게 다른 여자가 꼬였다고 하는데 기분이 좋을 여자가 어디있겠나?

"너무 격하게 반응하진 마라. 그저 친구처럼 지내는것 같으니까.

너의 존재도 알고 있는 마당인데 설마 강혁이 형이 첫사랑 버리고 아영이 누나 한테 가겠냐??"

오빠가 좋은말로 위로를 해주었지만 강여진은 깊게 한숨만 내쉴뿐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이윤지 때문에 한창 골머리를 썩고 있는 찰나에, 갑작스럽게 제 3자라 끼어들었으니 고민이 안될수가 없었다. 이럴게 아니라 지강혁을 만나서 대화라도 좀 해보는게 나을듯 싶어 그녀는 얼른 휴대전화를 꺼내들곤 카톡에 메세지를 남겨놓았다.

"오빠 오늘은 그만하시게요??"

아직 오후 5시밖에 되지 않았는데 사냥을 마무리 하는 지강혁을 보면서 일행들이 알수 없다는 눈길로 물어왔다. 곁에 있던 아영도 마찬가지였다.

정보조사에 따르면 하루 12시간 이상은 기본으로 게임을 한다고 했다.

그런데 고작 6시간정도만 플레이하고 나가겠다는 것이다.

"강혁이 너 벌써 나가게??"

"저녁 약속이 있어서 그래. 그러니까 너희들끼지 마저 사냥하고 있어.

아마 오늘은 못들어 올것 같으니까 그렇게 알고 있고."

뭐가 그리 급한지 지강혁은 서둘러 넘버원을 빠져나가 버렸다.

지강혁이 향한곳은 강여진이 다니고 있는 SS여고였다.

저 멀리 남자친구의(?) 모습이 보이자 강여진이 폴짝 뛰면서 지강혁을 맞이했다.

그 모습이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었다.

지강혁은 미소를 지으면서 강여진의 볼을 살며시 매만지며 물었다.

"음. 우리 여진이가 삽겹살을 먹고 싶다고 했었나??

"오늘은 제가 사줄게요. 그러니까 먹고 싶은거 말해봐요."

"욘석아. 네가 무슨돈이 있다고 그래??"

"우잉~? 오빠 지금 저 무시하는거에요? 저 이번에 학기말 고사에서 1등해서 상금도 많이 탔다구요~ 그러니까 얼른 말해봐요~!"

저번에 두번 연속으로 얻어먹은게 미안해서 그렇게 둘러댄것이다.

사실 상금은 ㅤㄸㅒㅇ전한푼 받질 못했다.

지강혁은 강여진을 한번 놀려줄겸 해서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지으며 먹고 싶은걸 말했다.

"흠 그럼 초밥이나 먹으러 가볼까!? 참치회는 어때?"

참치회와 초밥은 상당히 비싼 메뉴였다. 예상대로 강여진의 표정에 난감함이 서렸다. 가지고 있는 돈이 고작 3만원인데, 참치회를 먹게 되면 돈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강여진이 난감함을 표시하자 지강혁이 호탕하게 웃으며 강여진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었다.

"너 방학 끝나면 다시 공부에 열중해야 되잖아?

참치가 머리를 좋게 해준다던데 우리 참치회나 먹으러 가자."

"하,하지만."

지강혁은 조용히 강여진의 입술을 검지손가락으로 막고선 나지막히 속삭였다.

"지금 중요한건 네가 S대에 오는거야. 그러니까 S대 오면 그때 맛있는거 사줘.

지금은 오빠가 사줄테니까 알겠지?"

"그,그래도 계속 얻어 먹으면 좀 죄송한데."

"음. 오빠말 안들을거야??"

"아,아녜요. 들을게요."

지강혁이 웃으면서 허리에 손을 올리며 공간을 만들어주자 강여진이 냉큼 팔짱을 끼면서 지강혁을 따라나섰다. 두 남녀가 향한곳은 서울에서 제법 유명한 참치회 판매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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