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97 회: 7권 -- >
"헛둘셋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크윽. 아이고오오 어깨야!"
아침시간을 이용해 지강혁은 근처 공원에서 한창 스트레칭을 하며 운동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맨날 넘버원만 하면서 캡슐안에 틀어박혀 있다 보니 체력이 말도 안되게 떨어져 버렸고, 무엇보다 급 늙어 간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씻지도 않고 폐인생활을 했으며, 나아가 인스턴트 음식만 섭취한 탓에 거울을 볼때마다 이게 사람새끼인지 언데드새끼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 타락(?)하고 만 것이다. 캡슐을 빠져나올땐 오로지 화장실을 갈때 뿐이었다.
나머지 시간은 무조건 넘버원에 할애했다.
윤지와 윤정이, 그리고 페이는 하루에 많게는 8시간. 적게는 6시간 밖에 하지 않는다. 그에 반해 지강혁은 최소 14시간은 넘버원에 투자를 하면서 게임만했다. 그러다보니 저절로 몸이 허약해져 버리고 말았다.
결국 지강혁은 고심끝에 결단을 내렸다.
아침부터 운동을 하고, 근처 식당에서 판매하는 밸런스 영양식 이용권 한달치를 끊은뒤 아침에 꼬박꼬박 일어나기로 정한 것이다.
오늘은 밸런스 영양식을 처음 먹어보는 날이었다.
원체 맛이 좋았지만, 아침부터 운동을 하면서 먹은 밥이라 그런지 더욱 꿀맛이었다.
"자 이제 슬슬 접속해 볼까!?"
생각을 정리하고 넘버원에 몸을 실었다. 캡슐이 가동되자 우웅 하는 기계음과 눈앞에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바로 넘버원 세상이었다.
헨리는 현재 리프레 숲에서 레벨업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일주일동안 ㅤㅂㅞㄺ구와 신지의 도움을 받아 어느덧 레벨은 500이 되어 있었다.
레벨 500이라면 엄청난 고레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헨리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못했다. 레벨 500부터 경험치의 양이 기존보다 5배나 많아진 까닭이었다.
1년전 레오를 플레이 했을 당시에도 500까지는 좀 수월하게 올렸었다.
하지만 500이 되고 나서부터 급격하게 늘어난 경험치 덕분에 레벨업이 늦어졌고, 사람들을 많이 죽여도 경험치가 얼마 오르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몬스터 한마리에게 받는 경험치의 양은 고작해야
0.0014%에 불과했고, 그것도 레벨 400짜리 몬스터를 죽였는데도 저꼴이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레오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때는 소환수도 없었고, 도와주는 동료도 없었지만, 지금은 소환수 ㅤㅂㅞㄺ구가 있었고 신지도 함께 있다. 더욱이 자신을 도와주는 일행들이 있기에 더 강력한 몬스터를 상대할수 있게 되었다. 레오때보다는 레벨업이 훨씬더 용이하고 빠를 것이다.
3일이 흐르고 넘버원 사이트에 다시금 업데이트 내용이 올라왔다.
지강혁은 업데이트 창을 한번 클릭해 보았다.
<넘버원(NO.1)을 사랑해주시는 플레이어 여러분 안녕하세요. GM넘버 입니다.
8월 14일 부터 이루어지는 패치 내용을 플레이어 여러분들께 미리 알려드리고자 이렇게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게임내 패치 정보 관련>
1. 넘버원 세상에 <오크-엘프 격전지>가 새롭게 추가 됩니다.
넘버원 세상에 <오크-엘프 격전지>가 추가 되었습니다.
<오크-엘프 격전지>는 리프레 숲/ 라이아가라 숲 / 가이아 숲을
통해 이동하실수 있습니다.
<넘버원 이벤트 정보 관련>
1.<오크-엘프 격전지> 이벤트가 진행됩니다.
1천년전부터 종족전쟁을 치뤄온 오크와 엘프들이 인간들의 도움을 간절하게
바라고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오크 진영과 엘프진영 중 하나를 선택해 종족의 구성원으로
활동 하실수 있게 되며, 이벤트가 펼쳐지는 시간대에서 전쟁에 승리하게
되면 상품을 얻으실수 있습니다.
한번 선택한 종족은 쉽게 바꿀수 없으니 이점 숙지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오크 종족 선택시 = <투지> 스킬이 사용 가능해 집니다.
<투지>는 플레이어의 HP를 2배가량 상승시킬수 있습니다.
HP가 50퍼센트 이하가 되면 공격력이 2배로 강해집니다.
<마법(INT)도 포함됩니다>
엘프 종족 선택시 = <수호> 스킬이 사용 가능해 집니다
<수호>는 플레이어가 사망시 한번 되살려 주는 역할을 합니다.
단 수호스킬 발동시 HP/MP가 50퍼센트 유지되면서 되살아납니다.
<되살아날때 2천의 바리어(역장)이 생성됩니다.>
<넘버원 게임상점(캐시) 정보 관련>
1. 신규 게임상점 아이템 <종족 변경 주문서>가 등장합니다.
<종족 변경 주문서>의 가격은 200만원에 판매 예정중입니다.
이상으로 GM넘버였습니다! NO.1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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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는 소환수 ㅤㅂㅞㄺ구와 신지를 데리고 리프레 숲에 위치하고 있는 엘프-오크격전지로 향했다. 5천년전 드래곤들이 마족들과 함께 대전쟁을 일으켰다면, 천년전에는 오크들과 엘프들이 대전쟁을 일으켰었다. 지금도 그 때문에 오크종족과 엘프종족들은 사이가 매우 좋지 못하다.
틈만나면 서로의 영토를 침범했고, 무엇보다 오크들이 리프레숲에 불을 싸지른까닭에 엘프들은 그만 터전을 잃고 말았다. 이를 응징하기 위해서 수호성자는 엘프들에게 오크 척살령을 내렸고, 지금도 오크와 엘프들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는 중이었다.
헨리는 당연히 엘프들의 편을 들어 싸웠다. 수호성자와의 친밀도를 감안한다면 오크의 편을 들어 전쟁에 임할수는 없었다.
게다가 <투지> 스킬보다는 <수호> 스킬이 좀더 나은것 같아보였다.
오크-엘프 격전지에 도착한 헨리는 먼저 주변을 한번 살펴 보았다.
이벤트 시간이 아닐때는 <오크-엘프 격전지>가 던전 역할을 한다.
때문에 이곳에서도 사냥이 가능했다.
엘프 NPC와 오크 NPC가 치열한 공방을 펼치면서 전투에 임하고 있었다.
엘프들의 레벨은 거진 250-300대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오크들 또한 엘프들과 비슷한 수준의 레벨들이었다. 현재 헨리의 레벨은 자그마치 500에 달한다.
성인이 애들 싸움에 낄수 없듯 헨리는 미련없이 오크-엘프 격전지 1층을 벗어나 상위층으로 향했다. 막 5층에 달했을 무렵이었다. 제법 강인해 보이는 오크무리들이 대거 등장했다. 오크용사들이 바로 그들이었다. 레벨을 확인해보니 무려 520에 달했다. 이정도 몬스터라면 충분히 사냥할만 하다 싶었는지 헨리가 백상아리 장검을 꺼내들고 오크용사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오크 용사는 너무나도 수월하게 헨리의 공격을 차단했다. 뿐만 아니라 백상아리 장검이 갑옷을 후려쳤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아무런 데미지조차 주지 못했을뿐더러 백상아리장검의 내구력이 급격하게 떨어져 버렸다.
'뭐지 이거?'
사냥을 하는데 별다른 애로사항은 없었다. 전적으로 ㅤㅂㅞㄺ구와 신지가 도맡아서 사냥했고 헨리는 어그로만 끌었을 뿐이다. 그런데 백상아리 장검의 내구도가 너무나 쉽게 닳는게 마음에 걸렸다. 헨리는 장장 3시간동안 사냥을 하다가 궁금증을 풀기 위해 넘버원을 잠시 빠져나온뒤 사이트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정보가 고급정보란에 있어서 돈을 주고 구입해야 했다. 헨리는 다시 넘버원에 들어온뒤 수호성자에게 가서 오크족의 특성을 하나하나 물어보았다. 그동안 수호성자와의 친밀도를 많이 높혀놔서 인지 수호성자는 아무런 요구없이 오크들의 약점과 특징들을 헨리에게 세세히 알려주었다.
[오크용사들은 <금강>이 새겨진 방어구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레벨이 낮은 플레이어가 공격할시 검의 내구도가 급격히 하락합니다.]
[리프레숲 오크족은 벨제부로님에게 [투지]를 선물받은 종족입니다.
HP가 30퍼센트 이하가 되면 공격력이 두배나 강해지지요.]
[오크들의 약점은 비교적 마법에 약하다는 것입니다. 마법을 사용해서 공격한다면 수월하게 퇴치할수 있습니다.]
막 수호성자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있던 찰나였다.
띵!
<오크 - 엘프 격전지에서 이벤트가 발발 합니다! 플레이어 분들은 숲에 위치하고 있는 각 종족의 NPC들을 통해 이벤트 전장으로 와주십시오!
전쟁에서 이긴다면 막대한 양의 자금과 보상품을 손에 넣을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