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93 회: 7권 -- >
"오오 어서 오시오 신녀."
한창 드래곤 일족과 회의를 하고 있던 드라이언이 신녀 신드라를 황급히 안으로 맞아들였다. 드라이언이 신녀를 부른 까닭은 이리우스가 전해준 이야기 때문이었다. 신녀는 마족에 대해 많은 정보를 알고 있었다.
그녀의 정보를 드래곤들에게 공유만 할수 있다면 전쟁을 치르는데 있어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다크 미스틱은 마왕 케루빔이 만들어낸 마인으로, 형체가 없는 괴물이지요.
모든 것이 마기로 이루어진 유기체인만큼 절대로 죽일수 없는 괴물이 바로 다크 미스틱입니다."
"그렇다면 불사신이라고 봐도 무방하겠구려?"
"한가지 방도가 있긴 있습니다."
"그게 무엇이오 신녀?"
"마기를 힘의 원천으로 사용하니, 마기 자체를 완전히 소멸시켜 버리면 다크 미스틱도 더이상은 마인으로 남아있을수 없습니다."
"하지만 다크 포탈에서 나오는 마기를 무슨수로 막는단 말이오?
지난날에도 다크 포탈의 마기를 없애기 위해 동분서주했으나 결국 없애지 못하고 말았지 않소?"
그말에 신드라도 꿀먹은 벙어리가 되고 말았다.
어찌된 영문인지 다크 포탈은 드래곤의 물리공격과 마법공격을 전부 튕겨내버렸다. 그래서 지금까지 방치해둔 것이다.
"일단 에레니아와 블루드래곤 워러를 다크 포탈이 있는곳으로 파견 보냈소.
조금 있으면 소식이 들려올 것이니 그때 다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십시다."
"알겠습니다 로드."
한편 그시각 이리우스는 친척뻘인 에레니아와 블루드래곤 워러를 데리고 수호성자를 만나보고 있는중이었다.
헨리 일행이 다크 포탈쪽으로 이동했다는 소식에 세마리의 드래곤들은 하늘을 날아서 다크 포탈로 이동했다.
"응?"
이리우스의 눈이 살짝 커졌다. 생전 처음보는 커다란 자ㅤㅈㅜㅊ빗 구체가 앞길을 떡하니 막고 있어서였다. 헨리 일행은 구체 밑에서 한창 검질을 하면서 구체를 파괴시키고 있는 중이었다. 엘프들과 신지는 마법을 연달아 퍼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체는 멀쩡하기만 했다.
"주인!"
공중에서 들려오는 낯익은 음성에 헨리를 비롯한 엘프들의 시선이 위쪽으로 향했다. 놀랍게도 거대한 드래곤 세마리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 구체가 진로를 방해하고 있다고 했나?"
"그렇다니까?"
"그런데 이게 언제 생긴거지? 어제까지만 해도 분명히 존재하지 않은 구체였는데?"
"아무튼 다크포탈에서 무언가가 벌어지고 있는것 같아. 마인의 등장도 그렇고 구체의 생성도 그렇고."
"다크 포탈로 가려면 이 구체를 깨야한다는 말이로군.
좋다 주인. 나도 가세하겠다."
"어쩔 요량이십니까 에레니아님?"
블루 드래곤의 얼굴에는 불만이 한가득이었다. 사실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의명을 받들어 이곳까지 오긴 했지만 인간과 화이트드래곤 이리우스를 돕는게 썩 내키지만은 않았다. 더욱이 마족의 피까지 섞여있는 마인도 함께 있질 않은가? 마음 같아선 드라이언의 명을 거역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면 드래곤 종족원의 규율이 깨지고 만다. 결국 블루 드래곤 워러는 어쩔수 없이 이곳에 오게 되어 버렸다. 에레니아 또한 마찬가지였다. 워러와는 달리 이리우스와 같은 화이트 종족이라 그런지 불만이 덜하긴 했지만, 마족 여인을 도와서 일을 수행하는게 썩 내지키만은 않았다. 더욱이 인간인 헨리의 존재도 껄끄러운게 사실이었다.
"로드께서 정보를 원하고 계시니 어쩔수 없는 노릇이지.
먼저 구체를 파괴해서 다크 포탈로 진입을 해보자"
작전 명령권은 엄연히 에레니아가 쥐고 있었기 때문에 에레니아가 하자고하면 따라야만 했다. 결국 블루 드래곤 워러는 인간과 엘프들을 도와서 구체에 맹공을 퍼붓기 시작했다. 3마리의 달하는 드래곤과 인간, 그리고 엘프들의 공격이 쉴새없이 지속되었다. 하지만 구체는 깨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벌써 5시간째였다. 미친듯이 공격을 감행했지만 마치 보이지 않는 벽에다가 마법만 퍼붓는것 같은 느낌이었다.
'무슨 구체가 이토록 강력한거지?'
처음에는 쉽게 깨질줄 알았던 구체였다. 그저 인간들의 무능함과 엘프들의 나약함을 비웃었다. 하지만 막상 공격을 해보니 그게 전혀 아니었다.
구체는 매우 단단했고, 또한 마법 저항력이 무척이나 뛰어났다.
"뭐라고? 5시간동안이나 맹공을 퍼부었는데도 불구하고 구체 하나 깨지질 못했다고?"
"그렇습니다 로드. 결계가 생각보다 매우 단단해서 쉬이 깨치기 어려울듯 합니다."
"허허."
수정구슬을 통해 마법보고를 전해들은 드래곤들은 하나같이 놀라움을 표시했다. 에인션트급에 다달은 3마리의 드래곤이 맹공을 퍼부었는데 결계하나파괴하지 못하다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신드라가 확신하는 표정으로 드라이언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마인이 마기를 이용해서 결계를 친것 같아 보입니다."
"결계를 깨려면 어떻게 하는게 좋겠소?"
"마인은 성스러운 빛에 매우 취약한 모습을 보입니다먼저 그들에게 성속성의 마법을 구사해서 결계에 공격을 감행하라고 명령을 내리십시오. 한곳을 집중적으로 공격한다면 효과는 배가 될 것입니다."
신녀답게 마족의 약점을 정확히 꿰뚫어 보고 있는 그녀였다.
드라이언은 수정구슬을 통해 에레니아에게 신녀의 말을 그대로 전해주었다.
"용사님 드디어 구체에 금이가기 시작했습니다!"
흥분한 일렌시아가 헨리를 보며 소리를 질렀다.
일렌시아의 말대로 성속성 마법을 집중적으로 발사했더니 1시간만에 구체에 금이 생겨났다. 드래곤들과 더불어 엘프들은 금이 난곳을 시발점으로 구체에 다시금 맹공을 퍼부었고, 장장 2시간만에 구체 일면을 파괴할수 있었다.
"으하하!! 드디어 성공이다! 다크포탈이 완벽히 재가동을 펼치고 있다!!"
번쩍거리는 검은 빛무리들과 함께 별모양의 도형이 떠오르면서 포탈이 반짝 반짝 거리기 시작했다. 포탈이 작동해서 일어나는 현상들이었다.
잠시후, 포탈을 통해 마족 구성체들이 하나하나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자신의 머리통을 옆구리에 끼고 있는 흉칙한 몬스터 듀라한을 비롯해, 드물게 지성을 보유하고 있는 데스나이트. 그리고 좀비와 구울, 다크쉐도우.
리치등 그 종류만 해도 수십가지에 달했다.
얼마 되지 않아 포탈주변에는 마족 구성체들로 꽉 들어차게 되었다.
그 수만해도 무려 5천에 달하고 있었다.
"이게 뭐지?"
다크포탈로 이동중이었다. 윤지가 제일먼저 보라빛 형체의 물질을 발견하고 호기심을 가졌다. 보라빛 형체의 정체는 바로 크립이었다.
크립이란 마계에서 생성되는 물질인데, 마족의 능력을 극대화 시켜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에 반해 인간계 생명체들이 크립위에 올라서게 되면 허약효과가 5퍼센트 발동하는 패널티를 받게 된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이윤지는 그저 신기한 물질이거니 하면서 그냥그 자리를 떠나버렸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드래곤들을 비롯해 엘프 여인들도 그저 다크포탈 쪽으로 이동하기에만 급급할 뿐이었다.
"응?이,이건?"
막 포탈쪽으로 다달았을 무렵이었다. ㅤㅂㅞㄺ구가 갑자기 움직임을 멈추었다.
헨리가 알수 없다는 눈길로 물어왔다.
"왜그래?"
"주,주인 이상하다."
"뭐가?"
"전방 3km 지점에 엄청난 숫자의 마족들이 득시글 거리고 있다.
숫자는 대략 1만정도다."
갑작스러운 ㅤㅂㅞㄺ구의 보고에 헨리가 말도 안된다는듯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눈앞에 1만에 달하는 마족 언데드가 눈깜짝할새에 나타났다는게 믿기지가 않아서였다.
에레니아와 워러는 급히 공중으로 떠오른뒤 재빨리 다크 포탈쪽으로 날아가 보았다. 정말로 마족들이 득시글 거리고 있었다.
더욱 놀라운건 다크 포탈이 가동을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저,저놈은!?"
"서,설마 마왕 케루빔!?"
다크 포탈 중심부에서 한 인영을 발견한 에레니아와 워러가 대경실색했다.
눈앞에 있는 존재는 마계에서도 서열 3위에 해당하는 마왕 케루빔.
지난날 그와 한번 겨뤄본적이 있었기에 그들은 마왕의 힘을 잘 알고 있었다.
아무래도 마왕 케루빔이 이곳에 와서 다크 포탈을 작동시키고, 마계의 마물들을 소환해 낸듯 싶었다.
"후후 드래곤들인가?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벌써 대마왕 루시퍼님께서도마계던전에서 강림을 하셨으니 말이다. 핫핫핫!"
다크 포탈은 리프레 숲에만 있는게 아니다. 레벨 500던전인 마계던전에도 위치하고 있었다. 곧 있으면 대대적인 침공이 이루어질 것이다.
수호성자의 말대로 대마왕 루시퍼는 인간계를 정복할 야망으로 인간계에 눈을 주시하고 있었다. 때마침 인간과 드래곤이 종족전쟁을 일으켰고, 서로의 세력이 조금씩 약화되고 있었다. 루시퍼는 이때를 노리고 마족의 구성원들을 전부 인간계로 소환시킨후 인간계 정벌이라는 목적을 이루고자 대전쟁을 일으킨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