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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170화 (170/378)

< -- 170 회: 넘버원 -- >

보아하니 함정에 빠져도 단단히 빠진듯 싶었다.

기다리던 크라켄은 보이지 않고 정체불명의 어쌔신 집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반질반질한 아대와 표창을 꺼내들면서 전투태세를 취하고 있었다.

어쌔신들의 닉네임은 이미 보라색으로 변한지 오래.

넘버원 특성상 PK를 시전할때 닉네임이 보라색으로 물들고 플레이어를 죽였을 땐 빨간색으로 바뀐다.

그말인즉 저들이 지금 헨리 일행들에게 PK를 시전하고 공격명령을 기다리고 있다는 소리였다.

헨리가 이를 갈며 스피드 길드 마스터 버라드에게 소리 질렀다.

"처음부터 이럴속셈이었나?"

"생각보다 무척이나 순진무구한 작자로군. 이토록 간단한 계략에 넘어갈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말이야."

상대는 방금전과는 달리 대놓고 이죽거리고 있었다.

"원하는게 뭐냐? 도대체 뭣땜에 이런 짓거리를 일삼는거야?"

"원하는건 단 하나. 바로 네뒤에 있는 마족 여인이다.

그년을 순순히 넘겨준다면 너희들을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하겠다."

마족여인.

즉 신지를 넘기라는 소리였다.

헨리일행은 그제서야 놈들의 정체를 파악할수 있었다.

"오딘을 따르는 개새끼들이었군."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도통 모르겠군."

"네놈들이 오딘의 수하라는건 다 알고 있다! 그러니 시치미 떼지 마라!!"

"뭐,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지.

우리의 임무는 마족여인을 척살하는 것.

순순히 목을 늘인다면 고통없이 보내주겠다."

"개소리도 정도껏 해라 이 망할 자식아!!"

헨리는 평소답지 않게 잔뜩 흥분을 머금고 있는 상태였다.

"주인 너무 흥분하지 마라. 어차피 450레벨의 졸개 어쌔신들이니 내가 나선다면 충분히 해결될 문제다."

"그래 부탁한다 이리우스"

ㅤㅂㅞㄺ구는 화이트 드래곤으로 변모하기 앞서 대장으로 보이는 샤크인을 쳐다보며 말을 건네왔다. 싸우기 보다는 먼저 말로 해결해 보려는 속셈이었다.

"그대가 대장인것 같군."

"……"

"싸우기 앞서 그대들에게 할말이 있다."

드래곤의 말에 호기심을 느낀 샤크인이 대꾸했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것이오?"

"보아하니 신지가 죽으면 되살아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이 일을 꾸민것 같구나. 하지만 말이다. 신지와는 달리 나는 죽어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되살아날수 있는 존재다.

만약 네놈들이 우리들에게 공격을 가한다면…"

이리우스는 잠시 대화를 끊고 자신이 구사할수 있는 최고 마법인 헬파이어를 5번 재배열해서 공중에 띄어 놓았다. 족히 10여미터에 달하는 엄청난 크기로 자라나자 어지간하던 샤크인도 입을 쩍 벌리며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었다.

역시 에인션트급 드래곤은 뭐가 달라도 달랐다.

"너희들이 넘버원을 그만두는 그날까지 괴롭혀 줄것을 약속하마"

드래곤의 선전포고에 어쌔신들은 어찌할바를 몰라했다.

드래곤의 복수.

방금전 드래곤이 지껄인대로 신지는 죽으면 더이상 부활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화이트 드래곤은 다시 살아날수 있다.

게다가 드래곤은 한다면 하는 종족이고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더욱이 넘버원의 특성상

[드래곤에게 죽으면 아이템을 100퍼센트] 드랍한다는 패널티가 부여되어있다.

이건 귀속을 했을 때도 드랍이 된다는 장점(?)이 있었다.

설마 드래곤에게 협박당할줄은 꿈에도 몰랐던 터라 샤크인을 비롯한 플레이어들은 갈등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

'젠장 어쩌면 좋지?'

상부의 명령이니 신지에게 공격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드래곤을 공격하자니 후환이 너무 두려웠다. 샤크인이 그럴진데 나머지 수하 어쌔신들이야 오죽하겠는가?

50명이 전부 각성의 비약을 먹으면 신지를 죽일순 있을것이다.

하지만 드래곤이 자신들을 가만히 놔둘리가 없다.

최악의 경우 인간의 편을 들었던 화이트 드래곤이 드래곤 종족으로 돌아가 오딘 길드, 아니 자신의 길드인 어쌔신 길드를 족칠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당황한건 스피드 길드 마스터 버라드도 마찬가지였다.

설마하니 드래곤이 저렇게 세게 나올줄은 꿈에도 몰랐기에 그는 어찌할바를 모르고 있었다.

인공지능이 높다고 들었지만 저토록 높을줄이야…

"어,어쩔까요 샤크인님?"

작전권은 엄연히 샤크인이 쥐고 있었기 때문에 버라드가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버라드의 물음에도 불구하고 샤크인은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 있었다.

그만큼 드래곤의 협박이 무서운 것이리라.

막말로 넘버원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 마당인데 자금줄을 드래곤이 끊어버리겠다고 협박하니 어떻게 해야할지 도통 감이 잡히질 않았다.

"자,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결국 해법을 찾지 못한 샤크인이 버라드에게 되례 질문을 해왔다.

"이,이런말씀 드리긴 뭣하지만, 드래곤은 한다면 하는 종족이지 않습니까?

차라리…"

"그렇다고 임무를 수행해 보지도 못하고 그냥 돌아간다면 질책을 면치못할텐데 이점은 또 어찌하는가?"

이래도 지랄이고 저래도 지랄이었다. 결국 샤크인은 마음을 다잡았다.

지금은 소속되어 있는 길드의 이익이 최우선이다.

드래곤의 보복건은 오딘에게 보고를 올린다면 그가 해결해 줄 것이다.

설마하니 마스터 오딘이 길드 사람들을 버리진 않을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샤크인은 어쌔신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명령에 죽고 명령에 산다! 마인 신지를 척살하라!!"

명령이 떨어짐과 동시에 어쌔신들이 죄다 각성의 비약을 복용했다.

450 레벨이 전부 900으로 변모하자 화이트 드래곤 이리우스도 놀란 표정을 지어보였다. 설마하니 각성의 비약까지 챙겨올줄은 꿈에도 모른터라그는 재빨리 본체로 변신했다.

쿠웅!!

빠른 시간안에 변신을 끝마친 이리우스가 바리어를 생성해냄과 동시에 주인인 헨리에게 말했다.

[녀석들이 각성의 비약을 복용해서 레벨이 2배나 상승되었다.

뿐만 아니라 스탯 양도 2배나 상승되어 있으니 조심해라 주인!]

"녀석들! 각성의 비약은 저들만 있는줄 아나보군!"

예전의 퀘스트를 하면서 모아둔 각성의 비약이 6개가 남아 있는 상태였다.

헨리는 일행들에게 각성의 비약을 건네면서 복용하라 지시했고, 신지, 그리고 ㅤㅂㅞㄺ구에게도 각성의 비약을 내밀었다.

예전 같았으면 자존심이니 뭐니 해서 각성의 비약을 먹지 않았겠지만지금은 이것저것 따질 재간이 없었다.

이리우스는 재빨리 각성의 비약을 복용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화이트 드래곤의 몸집이 무려 2배나 커져 버린것이다.

드래곤의 힘은 몸집에 의해 가려지기 때문에 스탯이 상승되는 효과로 인해서 몸집이 불어난듯 싶었다.

화이트 드래곤의 바리어가 한층 단단해 졌고, 신지를 비롯해 모든 인원들이 바리어 속에 숨어서 5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

"마,말도 안된다! 드래곤에게도 각성의 비약이 통하다니!!?"

오로지 인간들에게만 통할줄 알았던 비약의 효능이 드래곤에게도 통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마인 신지에게도 그 효과가 미치고 있는 상황.

신지의 마나량을 측정해보던 스피드 길드원 하나가 측정기를 툭 떨어뜨리고 말았다. 너무나 놀라서 말까지 더듬거리고 있었다.

"5,5만입니다! 마나량이 무려 5만에 달하고 있습니다!"

프리스트의 레벨은 450.

마나량은 기껏해야 1만에 불과했다. 그런데 상대 마인은 무려 5만에 달하는 마나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900 어쌔신 50여명이 온갖 기술들을 사용하면서 드래곤의 바리어를 뚫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하지만 장벽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단단해 지고만 있을뿐 깨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결국 5분이라는 시간이 금세 지나갔고, 어쌔신들은 다시금 450레벨로 돌아가 버리고 말았다.

여기서 나타난점은, 레벨이 높으면 높을수록 각성의 비약이 더 뛰어난효능을 보인다는 점이었다.

무엇보다 놈들에게 각성의 비약이 있을줄은 꿈에도 몰랐던 터라 샤크인의 놀라움은 한층더 하고 있었다.

수하들의 각성효과가 풀리고 드래곤과 신지의 대대적인 공세가 이어졌다.

어쌔신들이 신지를 죽이려고 달려 들었지만, 헨리를 비롯해 일행들이 죄다플라이 상태에 돌입해서 공중에 떠있었다. 그러다보니 접근전 자체가 성립이 되질 않았다.

게다가 드래곤이 적극적으로 공세를 취해오고 있는터라 방어하기에 급급할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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