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68 회: 넘버원 -- >
난파선의 몬스터는 생각보다 강력했다.
HP도 높았고, 무엇보다 공격력이 무척 막강해서 한방 맞으면 헨리의 HP가 1500이 넘게 빠져 나갔다.
현재 헨리의 HP는 12000에 육박한 상황.
다구리를 맞게 된다면 그도 쉽사리 누을수밖에 없다.
헨리가 너무 어렵게 난파선 몬스터를 상대하자 보다 못한 신지와 ㅤㅂㅞㄺ구가 앞으로 나섰다. ㅤㅂㅞㄺ구는 아이스 미사일로 몬스터의 발을 묶은뒤 이동속도를 현저하게 저하 시켰다.
그사이 신지가 마법을 가해 HP를 빼놓으면 나머지 일행들이 마무리 하는 식이었다. 그러다보니 레벨업이 너무나 쉽게 되었고, 몬스터들은 젠이 되자마자 죽어 버리고 말았다.
난파선에서 사냥을 하고 있던 플레이어들은 신지와 ㅤㅂㅞㄺ구의 모습에 입을 쩍 벌리면서 놀라워했다.
저렇게만 한다면 제국의 용사 헨리가 넘버원의 자리를 차지하는것도시간문제일성 싶었다.
"블리쟈드!!"
ㅤㅂㅞㄺ구가 쏘아낸 전체 마법 한방에 대략 50마리의 몬스터들이 일거에 쓰러져버렸다. 헨리와 일행들은 몬스터들이 떨어뜨린 골드와 드랍된 아이템을 줍기에 바빴다.
경험치가 그렇게 많이 들어오진 않았지만, 젠이 되는 족족 몬스터가 쓰러지다보니까 생각보다 레벨업 속도가 매우 빨랐다.
게다가 헨리와 ㅤㅂㅞㄺ구의 경험치 분포율은 9대1.
ㅤㅂㅞㄺ구야 어차피 레벨이 TOTAL이니 더이상 경험치가 필요없었다.
마음같아선 10:0으로 설정하고 싶었지만 최대치가 9이기 때문에 헨리는 9:1로 지정하면서 쩔을 받아 나갔다.
한동안 지루한 사냥이 지속되었다.
모든것을 거의 ㅤㅂㅞㄺ구와 신지가 도맡아서 했고, 나머지 일행등은 그저 동전줍기나 하면서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중이었다.
경험치가 제법 쏠쏠하게 들어왔기 때문에 할만은 했지만, 계속 허리를 굽히면서 동전만 주으려니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결국 보다 못한 헨리가 난파선 던전 몬스터에게 달려들어 싸움을 걸었다.
'소환수에게 쩔을 받는것도 좋지만, 내가 스스로 성장해 나가야한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머뭇거림없이 공격을 감행했다.
하지만 난파선 몬스터들은 너무나도 쉽게 헨리의 공격을 차단했고 반격을 가해왔다.
퍼억!
난파선 망령의 검질 한방에 무려 2천의 HP가 빠져나갔다.
ㅤㅂㅞㄺ구가 짜증을 내며 헨리에게 소리를 꽥 질렀다.
"주인은 가만히 있어라!"
누가 주인이고 누가 소환수인지 모를정도로 힘의 격차가 심각했다.
지금은 ㅤㅂㅞㄺ구의 말을 듣는게 나을성 싶어 보였다.
'그나저나 이상하군? 분명히 내가 사냥하기 좋은 던전이라고 했는데 이녀석들 왜이렇게 강한거야? 그리고 왜 레벨이 전부 500레벨 대인거지?'
헨리는 기존과 달리 제국의 용사라는 칭호를 적극 활용해서 플레이어들에게 정보를 받아냈다. 제법 고레벨로 보이는 플레이어가 분명 레벨 400의 던전이라고 말했고, 그렇게 강한 몬스터가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예상외로 난파선 몬스터의 레벨은 무려 500에 달했다.
Hp도 높고 엄청 강하다.
ㅤㅂㅞㄺ구와 신지덕분에 사냥을 하고 있긴 했지만, 일행들만 있었다면 진즉에 이곳을 빠져 나갔을 것이다.
'뭐 어찌되었건 나쁜 상황은 아니야.'
레벨이 높은 몬스터를 죽이면 경험치가 많이 들어온다이건 어떠한 게임이라도 마찬가지였다.
헨리는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다.
덕분에 레벨업이 아주 잘되고 있었으니까.
ㅤㅂㅞㄺ구와 신지의 활약으로 헨리의 레벨은 어느덧 400에 육박했다.
메세지가 뜨면서 스탯이 생성되었고, 운이 좋게 물속성저항력도 1 올랐다.
전적으로 ㅤㅂㅞㄺ구와 신지 덕분이었다.
레벨업이 너무나 쉽게 되어서 이게 게임을 하는건지, 아니면 에디터를 사용하고 있는건지 분간이 안될 정도였다.
'소환수를 이용해서 사냥을 하고 있는 거니까 나쁜짓을 하는건 아냐.
게다가 오딘이 곧 공격을 해올테니 나로써는 어떠한 수를 써서라도 레벨을 많이 올려둬야만 해.'
지금은 이것저것 따질 여력이 못된다.
무조건 강해져야만 하는것이다.
헨리가 한창 쩔을 받고 있을 무렵이었다.
한동안 헨리를 주시하면서 옆에서 사냥하고 있던 한떼의 패거리가 헨리에게 다가왔다.
헨리의 시선이 그들에게 향했다.
전부 5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하나하나가 스피드 길드에 소속되어 있는 플레이어들이었다. 레오를 하면서도 스피드 길드는 보지 못했다.
아마도 신생길드인듯 싶었다.
'신생길드 치곤 레벨이 엄청 높군.'
놈들의 레벨은 전부 450이상.
마법사도 있었고 프리스트도 있었으며 STR기사의 존재도 확인됐다.
그런 그들이 무슨이유로 자신을 찾아온 것일까?
우두머리로 보이는 sTR 기사 버라드가 공손하게 헨리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네왔다. 헨리도 예의를 갖추고 인사했다.
"제국의 용사를 이렇게 보게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별말씀을요. 그런데 저에게 하실 말씀이라도?"
"다름이 아니옵고 제국의 용사님과 거래를 하고자 잠시 찾아뵈었습니다."
"거래라고요?"
버라드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사실 저희는 퀘스트를 받고 난파선 몬스터들을 쓰러뜨리고 있는 중이었습니다다행히 몬스터들을 모조리 퇴치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아쉽게도 보스 몬스터 크라켄은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지요.
넘버원의 퀘스트 특성상 퇴치퀘스트의 종착지는 바로 보스몬스터를 퇴치하는 것입니다. 저희 5명 모두 다른 퀘스트는 클리어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크라켄은 잡지 못한 상황이지요.
여기서 제국의 용사 헨리님의 도움이 필요해서 염치불문하고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저에게 크라켄을 잡아 달라는 말씀이십니까?"
"바로 그렇습니다."
헨리가 쓴웃음을 지으며 대꾸했다.
"저는 여러분보다 레벨도 낮고 강하지도 않습니다.
그런 제가 어찌하여 크라켄을 잡을수 있단 말입니까?"
str기사 버라드의 시선이 헨리의 뒤에 있는 신지와 ㅤㅂㅞㄺ구에게 닿았다.
헨리는 그제서야 놈의 의중을 알아차릴수 있었다.
"드래곤과 마인의 도움을 받는다면 충분히 쓰러뜨릴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도움을 주시면 이 은혜는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물론 드래곤과 마인의 힘을 사용한다면 크라켄 따위야 잡고도 남을 것이다.
하지만 헨리에게는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지금 중요한건 보스를 잡는게 아니라 몬스터를 잡아서 레벨업을 하는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헨리는 거절의사를 확실하게 밝혔다.
"제가 크라켄의 젠시간을 알고 있습니다.
그시간에 맞춰서 한번만 도와주시면 안되겠습니까?
크라켄에게서 드란된 아이템은 모조리 제국의 용사님에게 건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건 스피드 길드, 아니 제 명예를 걸고 약속할수 있습니다."
"흐음."
생각보다 무척이나 좋은 조건이었다.
무엇보다 젠시간을 알고 있다면 사냥을 하고 있다가 크라켄을 잡아주기만하면 된다. 아이템을 독차지 할수 있을 뿐더러, 크라켄을 잡고 나서 다시금 사냥에 열중하면 된다.
더욱이 크라켄은 희귀아이템을 제법 많이 드랍한다고 소문이 자자했다.
오히려 고나심을 보인것은 일행들이었다.
계속 쩔만 받느라 지루했다.
크라켄을 만나 보고도 싶었고, 무엇보다 녀석의 강함이 어느정도인지가 매우 궁금했다.
"형 한번 해볼래요?"
"오빠 우리 한번 해봐요. 그렇게 나쁜조건은 아닌거 같아요."
헨리의 시선이 윤지에게 향했다.
두명과는 달리 윤지는 심사숙고 하고 있었다.
윤지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생각해보니까 스피드 길드원의 사정이 딱해 보이네요.
한번 도와주는것도 그렇게 나쁘진 않을것 같아요."
일행들 모두가 도와주자는데 혼자서 싫다고 하기엔 조금 그랬다.
결국 헨리는 버라드의 요청을 수락했고, 버라드는 감사 하다면서 연신헨리에게 고개를 꾸벅 숙여왔다.
"사냥하고 있을테니 젠시간이 되면 연락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용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