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62 회: 넘버원 -- >
"녀석 결국 일을 저지르고야 말았군."
북방의 에레니아 레어에서 사라졌다고 하길래 설마했는데, 역시나 인간을 살리기 위해서 레어를 비운 모양이었다.
일라익과 프시케의 보고로 드라이언은 심기가 매우 불편한 모습이었다.
일라익과 프시케는 할말없이 그저 고개를 묵묵히 숙이고 있었다.
제 아무리 이리우스의 군대가 강력했다곤 하나 두마리의 드래곤이 참전한 대전투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무려 7만에 달하는 몬스터를 잃고 쫓겨오고 말았다. 이건 명백한 패전이었다. 핑계고 뭐고 없었다. 졌으니까 아무런 말없이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다.
"그래. 이리우스의 만류 덕분에 인간들이 추격해오지 않았다고?"
"그,그렇습니다 로드."
일라익이 더듬더듬 대꾸했다.
드라이언이 그건 좀 의외라는듯 소리쳤다.
"그래도 그녀석 드래곤 종족원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는 아는놈이었군."
"이후에는 어떻게 하실 요량이십니까?"
"뭐를 말인가?"
"이리우스는 제국의 용사 헨리라는 인간과 동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의 곁에는 마족 여인도 하나 끼어 있지요.
지금 이상태로 내버려 둔다면 필시 로드께 화근이 될 인물들입니다.
차라리 지금 당장 싹을 잘라버려야…"
"자넨 드래곤의 규율에 대해서 뭘 잘 모르고 있는것 같군?"
"그,그것이 아니오라…"
"드래곤은 어떠한 상황이 닥쳐도 절대로 동족을 죽일수 없네.
혹 자네가 제2의 시글렛이 되려고 하는건 아니겠지?"
시글렛은 대마왕 루시퍼의 인해 생포되었다가 본드래곤이 된 불행한 레드드래곤 일족원중 한명이었다. 본 드래곤이 된 그는 자아 없이 오로지 대마왕 루시퍼에게 충성을 바쳤으며 드래곤들을 대상으로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
그에게 죽은 드래곤의 개체수만 해도 무려 다섯에 달했으며, 결국은 마인들의 손에 무참히 살해되고 그 운명을 달리한 본드래곤이었다.
"제,제가 감히 그럴리야 있겠습니까?"
"이리우스는 드래곤을 적대시 하지 않았네 일단은 상황을 조금 지켜보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로드."
"그럼 좀 쉬고 있겠나. 제법 상처가 많이 벌어진것 같으니 말이야."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은 휘적휘적 자신의 레어안으로 걸음을 옮겼고, 프시케와 일라익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 당분간 레어에 머물며 요양을 할 생각이었다.
지금은 상처를 치유하는게 급선무다. 전투는 그 다음이었다.
한편 그시각 헨리는 브루시아의 국왕을 알현하고 있었다.
브루시아 국왕은 대대적으로 큰 잔치를 벌였다.
헨리로 인해 드래곤의 공격을 막아냈고, 또한 영지를 지켜냈다.
국왕과 헨리의 친밀도는 이미 500을 찍은지 오래였고, 헨리는 그 덕분에 국왕에게 엄청난 사례금과 더불어 보물상자를 3개나받을수 있게 되었다.
물론 보물상자에서 나온 아이템은 별로였지만 말이다.
"정말 감사하오. 내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한단 말이오?"
"저에게 감사하실것은 없습니다. 다 이리우스의 공적이지요."
국왕의 시선이 백발의 청년에게 닿았고, 국왕은 백발의 청년에게 고개를 숙이면서 감사를 표시해왔다.
"뭐 그쯤이야. 나에겐 쉬운일이었지."
백발의 청년은 건방지게도 국왕에게 반말을 찍찍 내뱉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왕은 전혀 그를 탓하지 않았다.
눈앞에 있는 백발의 청년이 누구던가?
이 세상에서 제일 위대한 드래곤 종족원의 일원이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위대한 존재시여…"
"인사를 받는것도 조금 그래. 드래곤의 침공을 드래곤이 막아준거니까."
"그래도 감사한것은 감사한것이지요. 그럼 당분간 브루시아에 머물면서 유희를 즐기시길. 여봐라!"
국왕의 부름에 시녀 두명이 낑낑 거리며 무언가를 들고 나왔다.
띵!
[브루시아 국왕이 이리우스님에게 금화 10,000,000골드를 진상하였습니다!]
금화 1천만 골드는 헨리님에게 귀속됩니다!
헨리님의 수중에 1천만 골드가 들어갔습니다!]
헨리의 입을 두귀에 걸려 있었다.
제 2차 드래곤 공방전에서 이리우스의 아이스 군단이 죽인 적의 개체수는 무려 1만3천에 달했고, 신지가 죽인 개체수는 4천마리. 그리고 헨리 본인이 죽인 개체수가 무려 450마리였다. 총 1만 8천에 달하는 몬스터를 죽인것이다.
사실 이리우스의 아이스 군단의 역할이 매우 컸다.
그로인해 헨리는 거의 5천만 골드에 육박하는 엄청난 자금을 쓸어 담을수있었고, 또 브루시아 국왕으로 부터 500만 골드와 이리우스가 하사받은 1천만 골드로 총 6500만 골드를 한 하루만에 벌어들이게 되었다.
이게 돈인지, 아니면 그저 하늘에서 떨어지는 동전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정도였다.
너무나 쉽게 벌어들인 금화가 자신의 것이 되었다는게 믿겨지지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벌어들인 금화를 세고 또 세어보았다.
정말로 자신의 돈이 되어 있었다.
'이거 돈벌기가 너무 쉬운걸?'
전적으로 이리우스가 돌아보면서 벌어들인 뜻밖의 수확이었다.
게다가 놈은 완전체로 각성을 한 상태!
레벨도 TOTAL이었고, 강하디 강한 신지는 애초에 ㅤㅂㅞㄺ구의 상대도 되지 못하고 있었다. 실로 엄청난 존재 두명이 자신과 함께 하게 된것이다.
이제 돈버는건 식은죽 먹기가 되어버렸고, 레벨업만 하면서 자신이 성장하는 일만 남았다.
헨리는 브루시아에 머물면서 ㅤㅂㅞㄺ구와 신지, 그리고 윤지와 함께 사냥터를 돌았다. 방어전에 성공했기 때문에 당분간은 드래곤이 침공해오지 않을터.
이럴때 레벨을 올려둬야 제 3차 방어전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울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ㅤㅂㅞㄺ구와 헨리는 다시금 친해졌다.
처음에는 좀 어색해 했지만, 옆에서 신지와 윤지가 계속 둘에게 말을 이어졌고 그로인해 어색함이 점점 해소가 된것이다.
지금도 둘은 서로에게 으르렁 거리면서 옛날의 모습을 구현화 하고 있었다.
"주인 너무 약해졌군! 이래서야 내가 주인을 주인으로 모실수 있겠나?"
"뭐라고 이자식이!?"
"흥! 내가 발가락 하나만 까딱해도 주인을 이길수 있다!"
솔직히 말하면 사실이었기에 헨리는 무어라 말을 할수가 없었다.
그저 주먹을 들어 녀석의 머리통을 한대 쥐어박을 뿐이었다.
ㅤㅂㅞㄺ구가 인상을 팍쓰며 성질을 부렸다.
"쳇! 나도 이제 엄연히 에인션트 반열에 들어선 드래곤인데 머리를 때리다니!"
"맞아요 오빠! 우리 ㅤㅂㅞㄺ구오빠 때리지 마요!!"
"어쭈 이것들이?"
신지의 행동은 판이하게 달라져있었다.
ㅤㅂㅞㄺ구가 오기전까지만 해도 자신을 옹호하면서 마치 여자친구 대하듯 하던 녀석이 ㅤㅂㅞㄺ구가 돌아오자마자 놈에게 찰싹 달라붙어 아양을 떠는것이다.
마족의 특징상 강한 남자가 있으면 그 사람에게 호감을 표시하게끔 되어있었기에, 신지가 ㅤㅂㅞㄺ구에게 저토록 아양을 떠는것 같았다.
헨리는 쓴웃음을 지었다.
'녀석들 이제는 내가 뛰어넘을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강해졌어.'
태생적인 한계 때문에 인간은 절대 마족을 뛰어넘을수 없었고, 또한 드래곤의 존재또한 이길수 없었다.
이건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헨리는 좋게 생각하기로 하곤 던전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파티는 윤지와 헨리만 했다. ㅤㅂㅞㄺ구와 신지는 그저 헨리의 성장을 도와주면서 몬스터들에게 디버프 효과를 걸어주고 HP를 조금씩 빼줄 뿐이었다.
마치 헨리 자신이 저녀석들에게 육성당하는 이상한 느낌마저 들었지만, 사냥이 한결 편해졌기에 군소리 없이 쩔을(?) 받고 있는 헨리와 윤지였다.
"우와 정말이야!? 정말 ㅤㅂㅞㄺ구가 돌아왔어?"
"응. 그것도 완전체로 각성까지 끝마친 상태였고, 에인션트급에 도달한 드래곤으로 변모했어.
이윤정이 놀란빛을 띄며 여동생에게 다시금 물었다.
그정도로 그녀는 큰 충격에 휩쌓이고 말았다.
설마하니 드래곤을 소환수로 삼아 에인션트급 드래곤을 수하로 부리게 될줄이야.
이건 엄청난 사건과도 같았다.
돈을 버는건 일단 해결이 된 문제였고, 드래곤에게 쩔을 받아 미친듯이 광렙을 할수 있는 발판까지 마련했다.
무엇보다 헨리는 자신의 길드에 소속되어 있는 길드원이 아니던가?
이럴게 아니라 헨리에게 직접 물어본뒤에 헨리에게 도움을 좀 요청할 생각이었다.
드래곤만 있으면 드래곤 방어전을 쉽게 치를수 있다.
그렇게 되면 엄청난 양의 골드를 챙길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