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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158화 (158/378)

< -- 158 회: 넘버원 -- >

"저년이 마인인가?"

한참동안 전투를 지켜보고 있던 레드드래곤 일라익이 프시케를 보면서 물어왔다. 프시케가 살며시 고개를 끄덕이며 이를 갈았다.

"저년으로 인해 프루나 공방전에서 3천에 가까운 몬스터가 죽었어요.

지금 당장 손을 쓰지 않는다면 또다시 엄청난 희생이 발생나고 말거에요."

"그렇군. 그렇다면 내가 직접 저년을 상대하지. 프시케 너는 몬스터들을 통솔하도록 해라."

"일라익님만 믿겠어요."

"체인 라이트닝!!"

"익스플로젼!!"

"파이어볼!!"

반신반요라는것을 입증이라도 하듯 신지의 마나는 드래곤과 버금갈 정도로 꽉꽉 차있는 상태였다. 고위급 마법을 연거푸 쏘아붙혀도 마나 재생력이 높아 금세 마나가 찼고, 마나가 찰때마다 그녀는 몬스터들에게 쏘아붙혔다.

그녀의 활약속에 벌써 1300마리의 몬스터가 죽어버리고 말았다.

'좋아 이대로만 간다면 다시 방어전을 성공할수 있겠어.'

중앙에 밀집해 있는 몬스터들이 많았지만, 어렵지 않게 상대할수 있었다무엇보다 그녀는 공중에서 마법을 쏘아붙히고 있는 상황.

오크나 오우거, 그리고 트롤따위의 지상몬스터들은 그녀에게 데미지를 줄수가 없었다. 그녀의 위협이 될만한 상대는 고작해야 리치나 와이번 정도 뿐이었다. 리치 하나를 소멸시킨 신지가 다시한번 마법을 재배열했다.

이번에는 얼음 원소로 만든 아이스 볼트 다발이었다.

신지는 아이스 볼트를 인정사정없이 몬스터들에게 쏘아붙혔다.

아이스볼트에 격중당한 몬스터들은 이동속도 패널티와 더불어 엄청난 한기에 휩쓸려 그만 얼어죽고 말았다.

뒤이어 몰려든 몬스터들은 미끄러운 냉기로 인해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다.

신지의 아이스볼트 공격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녀석 정말로 강해졌구나."

헨리는 나가족 전사 한마리를 처리하곤 뿌듯한 표정으로 신지를 쳐다보고 있었다. 예전에 울면서 질질짜던 어린아이는 온데간데 없었고, 이제는 마법사의 조종이라고 불리는 드래곤과 맞먹을 정도의 강인함을 지니고 있는 요조숙녀로 다시 태어났다. 신지가 죽인 몬스터의 숫자는 벌써 2천을 육박했다.

예전 프루나 공방전 보다 더 빠른 속도였다.

"응!?"

신지를 쳐다보고 있던 헨리의 눈동자가 급격히 커졌다.

인간의 형체를 한 빨간머리의 남자가 신지에게 접근을 한 까닭이었다.

잠자코 사내를 지켜보고 있던 헨리가 별안간 괴성을 내질렀다.

"이,일라익!? 저,저놈이 여길 어떻게!!?"

예전에 ㅤㅂㅞㄺ구를 떡실신으로 만들고, 자신까지 죽인 에인션트급 레드 드래곤이 바로 저놈이었다. 제 아무리 신지가 강하다곤 하나 지금의 상태에서 에인션트급 드래곤과 맞대결을 펼칠순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신지를 퇴각시켜야 한다.

자신과 달리 신지는 한번 죽으면 절대로 되살아날수 없는몸이었다.

"신지야!!!!"

사자후가 깃든 목소리로 인해서 신지는 헨리의 목소리를 뚜렸하게 들을수있었다. 신지의 고개가 헨리에게 돌아갔다.

"퇴각해!!!"

"퇴각을 하라고?"

신지의 얼굴에 의아함이 감돌았다. 처리한 몬스터는 2천마리에 육박하고 있었다. 지금도 눈앞에 있는 인간의 탈을 쓴 몬스터를 죽여버릴 생각에 파이어볼 하나를 생성해 낸 그녀가 아니던가?

그런데 느닷없이 퇴각을 하라고 소리치는 것이다.

"오빠의 명령이니까 어쩔수 없지. 하지만 말이야…"

신지는 눈앞에 있는 정체불명의 남자에게 죽일듯 쏘아보았다.

아까부터 자꾸 신경 긁는 소리만 해대는 남자였다.

"오늘로 너의 삶은 끝이다. 잘 가거라 마인이여."

"너 너무 건방져!!"

신지의 파이어볼이 사내에게 날아갔다.

사내의 손에 생성된 파이어볼도 신지에게 향하고 있는중이었다.

파이어볼은 공중에서 서로 맞부딪혔다.

신지는 자신의 파이어볼이 이길거라고 단단히 확신하고 있었다.

리치가 쏘아붙힌 마법도 튕겨냈고, 와이번을 한방에 무력화 시킨 엄청난파괴력이 깃든 파이어볼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사내가 쏜 파이어볼의 크기가 점점 커지 더니, 자신이 던진 파이어볼을 집어 삼키는 것이 아니던가?

더욱더 놀라운것은 그 파이어볼이 신지를 향해서 날아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깜짝 놀란 신지가 파이어볼을 급히 피하려 했지만, 지척에서 쏘아진 파이어볼이라 피할수가 없었다.

"꺄아악!!"

결국 파이어볼에 격중당한 신지가 뾰족한 비명과 함께 하늘에서 떨어져내렸다. 처음부터 끝까지 대결을 지켜보고 있던 헨리가 재빨리 신지의 몸체를 낚아챘다. 신지는 파이어볼에 격중당해 치명상은 입은 상황이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아직까지 숨이 붙어있다는 거였다.

헨리는 전투고 뭐고 일단 신지를 살리기 위해서 전장을 이탈해 버렸다.

"오빠 같이가요!!"

신지를 살리기 위해 윤지도 헨리를 따라 이동했다.

둘이 향한곳은 전장에서 조금 떨어진 성 외곽 지역이었다.

헨리와 윤지는 신지를 살리기 위해 부랴부랴 마법을 캐스팅 했다.

윤지가 힐을 캐스팅 했음에도 불구하고 생명력이 늘어나기는 커녕 오히려 줄어들고만 있었다.

파이어볼은 생명력을 지속적으롤 깍아 내리른 패시브 효과가 있다.

일종의 점화 상태를 일컫는데, 아무래도 드래곤의 파이어볼 데미지가 증가되어 힐의 양이 점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것 같았다.

"살아야해! 살아야해 신지야!!"

윤지와 헨리는 계속해서 활력과 치유스킬을 그녀에게 퍼부었다.

하지만 생명력은 아까와 마찬가지로 계속 줄어들기만 할뿐이었다.

이제 남은 체력은 고작해야 1천에 불과했다.

신지는 그때 까지도 기절한 상태였다.

신지의 생명력은 0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사두었던 물약은 5시간 이어진 전투로 인해 모조리 헨리가 복용한 상태였다.

지금 당장 물약을 사러 간다고 해도 신지가 버텨줄지가 걱정이었다.

헨리는 윤지에게 물약이 있냐고 물어봤지만 윤지 또한 마나 물약만 있을뿐체력 물약은 이미 오래전에 전부 사용하고 말았다.

다섯시간동안 몬스터와 전투를 펼치다 보니 체력물약이 금세 동이 나 버린 것이다.

'크,큰일이야 이일을 어쩌면 좋지?'

신지의 체력게이지는 고작해야 500을 가리키고 있을뿐앞으로 20-30초후면 죽고 말 것이다.

'마,맞아!! 그게 있었어!'

헨리가 무언가를 깨달은듯 마법 배낭속에서 캡슐 하나를 꺼내들었다.

거기에는 조그마한 땅콩 하나가 들어 있었다.

바로 선두였다.

예전에 라이델 자작에게 받은 보물상자에서 나왔던 신비한 콩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또 발생하고 말았다.

기절한 상태라서 신지가 이걸 먹을수 있을지가 걱정이었다.

물약이었다면 그냥 들이붓기만 하면 된다.

액체니까 금방 삼킬수 있다. 하지만 콩은 씹어서 밀어 넣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헨리는 결국 선두를 자신의 입에 넣은뒤 그것을 씹어서 얇게 만든후 신지의 입술에 밀어 넣었다.

신지를 살리기 위해선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

윤지는 차마 그걸 보지 못하고 고개를 팩 돌리고 말았다.

"크으…"

가벼운 신음소리와 함께 신지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토해져 나왔다.

"시,신지야!!"

다행히 신지가 선두를 삼킨 모양이었다.

헨리와 윤지는 신지의 체력을 가늠해 보았다. 놀랍게도 체력 게이지 바가 99퍼센트가 되어 있었다. 선두를 먹고 금세 체력이 회복된 것이다.

깍인 1퍼센트의 데미지는 아마 파이어볼 패시브 효과 때문에 깍인듯 싶었다.

전투는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었다.

벌써 아침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드래곤은 잠시 병력을 뒤로 물렸다.

인간들의 저항이 생각보다 무척 거셌기에 잠시간의 휴식을 취하고 다시 침공할 생각이었다. 드래곤들은 몬스터들에게 성을 포위하라고 지시했다.

방어전에서 승리를 거뒀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전투가 끝나지 않았다.

아무래도 드래곤이 퇴각을 하지 않는 이상 방어전 승리라는 요소가 적용되지 않는듯 싶었다.

"젠장 이일을 어쩌면 좋지!?"

헨리의 얼굴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레벨 500짜리 소드마스터 제르는 레드 드래곤 일라익의 헬파이어에 격중당해이미 세상을 뜬지 오래다. 곁에 있는 병력을 가늠해 보니 채 3만도 되지 않았다. 그에 반해 몬스터들의 숫자는 아직도 10만에 달했다.

남은 병력은 3만대 10만.

더욱 문제인건 믿었던 소드마스터가 죽었다는 사실과 더불어 원군이 더이상브루시아에 당도하지 못한다는 거였다.

성을 겹겹히 포위하고 있는 상태라 인간들의 출입이 한정적일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결사항전에 임하면서 전투를 치뤄야 한다.

브루시아의 국왕은 민간인들까지 전투에 가담시켰다.

어차피 죽을거면 민간인들까지 투입하고 마지막 저항을 보여줄 생각이었다.

브루시아의 인구는 100만명.

제 아무리 드래곤이 강력하다곤 하나 100만이 넘는 민간인을 투입한다면 조금은 도움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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