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넘버원-155화 (155/378)

< -- 155 회: 넘버원 -- >

"생각보다 대비가 매우 철저하군. 아무래도 정보가 샌 모양이야"

그렇지 않고서야 저토록 많은 인간들이 철통경계에 임할 까닭이 없었다.

포위망을 촘촘이 구성했는데 완벽히 인간들을 죽이진 못한 모양이다.

정보가 샌 덕분에 인간들은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고, 스캔을 통해 확인해본 결과 500에 달하는 고위급 소드 마스터들도 무려 세명이나 존재하고 있었다.

제 아무리 강력한 드래곤이라곤 하나 소드마스터의 오러블레이드에 격중 당한다면 드래곤도 결코 무사할수 없다.

그것이 에인션트급에 달한 드래곤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그래봤자 하등한 존재들이에요. 일라익님과 제가 힘을 합치면 반드시 함락시킬수 있어요."

레드 드래곤 프시케는 이를 갈았다. 프루나 왕국 대전에서 상처를 입고, 패퇴까지 한 마당이라 인간들에 대한 증오가 한결 깊어진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눈앞에 있는 인간들을 보니 꼭지가 돌 지경이었다.

에인션트급에 다달은 레드 드래곤 일라익이 서두르는 프시케를 말리고 나섰다.

"인간들의 수효가 제법 많다. 먼저 로드에게 보고를 올리고 난 연후공격하기로 하자."

"하,하지만,"

"또 데이고 싶은 것이냐? 정녕 그런것이야?"

패배는 한번으로 족하다. 인간들에게 또다시 패퇴하고 싶진 않았다결국 프시케는 고개를 끄덕일수밖에 없었다.

'흠. 10만에 달하는 병력이라…'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은 레드 드래곤 일라익과 한창 수정구슬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중이었다.

보고를 들어보니 인간들의 수효가 제법 많은 모양이었다.

[무엇보다 브루시아 왕국 너머에 마기가 진하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전에 프시케가 마족에 관련해서 보고를 올린적이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일라익까지 마족을 걸고 넘어지는 것이다.

두마리의 드래곤이 마족을 거론한걸 보니 마족이 있긴 있는 모양이었다.

[일라익 자네와 프시케가 이끌고 있는 군단은 얼마나 되는가?]

[리치군단과 여러 오크종족원, 그리고 나가족의 협력으로 끌어모은 대군은 대략 15만입니다.]

15만.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나가족과 오크족이 선봉에 서고 있었다.

투지를 불사르는 오크족과 전투에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나가족은 엄청난전력이 된다. 드워프족은 가공할 만한 실력으로 그들에게 무기를 제공해주었다. 이처럼 조화가 이루어져 인간계를 정벌한 군단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인간들의 수효가 만만치 않았다.

무엇보다 10만에 달하는 대군이 있었고 500레벨에 달하는 소드마스터가 셋이 있다.

소드마스터만 상대한다면 일라익 혼자서도 가볍게 상대할수 있지만 문제는 인간마법사였다. 마법사들은 자신의 마법을 방해할수 있다.

드래곤 종족원이라곤 하나 여러명의 마법사가 마나 배열을 방해한다면 드래곤도 마법을 구사하는데 있어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해야 한다.

그것이 레벨 500이 넘은 마법사라면 더욱더 그러했다.

만약 오딘이 있었다면 일라익도 섣불리 달려들지 못했을 것이리라.

스캔을 해본 결과 레벨 400의 마법사가 전부였다.

500의 대마법사는 존재하지 않았다.

나가족의 마법사들과 오크 마법사들이 힘을 합친다면 충분히 제압할수 있다.

[일단 공격을 보류하는것이 좋겠군. 잠시 여유를 가지고 그들을 살펴보게나]

방어에 임하는 적을 간단히 섬멸할수는 없는 노릇.

더군다나 인간들은 공성전 대비를 철저하게 하고 있었다.

무릇 공성전을 펼치는 상대를 상대하려면 족히 다섯배에 달하는 병력이 필요하다. 그래야지만 수월하게 성을 점령할수 있다.

하지만 인간들의 수효에 비해 일라익이 이끌고 온 몬스터들의 숫자는 고작 15만에 불과했다. 성을 쉽게 함락하려면 최소 50만의 병력이 필요하다.

결국 일라익은 2보 전진을 위해 1보 후퇴하는 강수를 두었다.

프시케가 말도 되지 않는다며 성질을 냈지만, 작전권은 엄현이 일라익이 쥐고 있었다.

어느덧 5일이 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래곤의 공습은 커녕 몬스터 한마리도 눈에 뵈질 않았다.

처음과는 달리 경계는 많이 느슨해졌다.

고용되었던 1만의 용병들은 지참금을 지급해 달라고 왕국에 요청서를 보낸 상태였다. 하지만 브루시아 국왕은 일정량의 지참금만 지급할뿐 용병들에게 전액을 지불하진 않았다.

계약 조항중 드래곤과의 전투에 임했을때 계약이 유효하다는 조항이 있어서였다. 국왕은 5일간의 식량을 비롯해 여지껏 경계에 임해준 용병들의 보수만 지급했을 뿐이었다.

그로인해 용병길드와 브루시아 왕국의 갈등이 고조되기에 이르렀다.

용병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용병길드의 길드 마스터 케일락은 당장에 용병들을 뒤로 물려세웠다.

인건비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더이상 왕국의 요청을 들어줄 까닭이 없다는 명분을 내세운 것이다.

그로인해 당황한것은 브루시아 국왕이었다.

드래곤이 언제 쳐들어올지도 모르는 판국에 용병 1만에 브루시아를 떠난다는말에 소스라치게 놀란 것이다.

사실 이건 용병길드의 치졸한 계략이었다.

급한건 브루시아의 국왕이지 본인들이 아니다.

용병 1만이라면 몬스터 2만을 해치울수 있는 고급전력이다.

레벨도 250전후도 구성되어 있는만큼 전투가 펼쳐진다면 몬스터들두마리쯤은 거뜬하게 해치울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드래곤의 공습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로인해 용병길드는 막대한 시간적 손실을 입어야만 했다.

그 시간동안 다른 청탁을 받아들였다면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을 것이다.

계약을 할때부터 시간조항을 넣지 않은게 실수였다.

길드마스터는 드래곤이 곧바로 쳐들어 올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드래곤들은 쳐들어 오지 않았고 그로인해 5일이라는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다.

5일동안 1만의 용병이 놀고 먹기만 하는 이상한 사태가 벌어지고 만 것이다.

브루시아의 국왕은 그저 식량지참금과, 경계지참금만 내놓았을 뿐이었다.

용병 한명에 책정된 가격은 드래곤과의 전투가 끝나면 지급하겠다고 선포했다.

그때문에 케일락은 5일동안의 인건비를 받아내기 위해 계략을 꾸몄고, 지금처럼 떠나겠다고 강수를 둔 상태였다.

다행히 케일락의 계략은 제법 잘 먹혀들어가고 있었다.

드래곤을 상대할 전력이 1만이나 빠져나간다고 하니 국왕은 초조함을 이기지 못했다. 제 아무리 백성이 많고,레벨이 500에 달하는 소드마스터셋을 섭외했다곤 하나 상대는 드래곤이다.

만약 이 전투에서 패하게 된다면 살아남지 못하게 된다.

사람인 이상 목숨에 대한 애착이 없을수 없는법.

결국 그는 브루시아 왕국을 지키기 위해서 어쩔수 없이 용병들을 달래고 지참금을 20퍼센트 올려주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드래곤들은 공격을 해오지 않고 있었다.

"다른 왕국에서 나를 찾고 있소. 여긴 드래곤이 습격하지 않으니 가보리다."

"나도 떠나겠소. 열흘동안 이곳에만 처박혀 있었더니 좀이 쑤시는구려."

열흘동안 드래곤들이 습격해오지 않자 500레벨 소드마스터 두명을 비롯해수천, 수만에 달하는 플레이어들이 성을 떠났다.

그들의 공통점은 드래곤 방어전을 성공해본 사람들이었다.

드래곤 방어전을 통해 몬스터들을 죽이고, 그로인해 막대한 자금을 벌어들일 심산으로 이곳에 왔다.

예전과는 달리 드래곤 방어전을 이벤트라고 단단히 인식을 한 것이다.

방어전에 성공만 하면 엄청난 자금과 더불어 희귀한 아이템까지 손에 넣을수 있다.

물론 실패하면 랜덤하게 아이템 하나가 드랍되지만, 그에 반해손에 넣는 자금의 양이 너무나 엄청나 그정도는 감수할수 있었다.

그래서 500 레벨 소드마스터들이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브루시아 국왕의 요구를 받아 들였던게 아니던가?

하지만 열흘이 지나도록 드래곤의 공습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뜻하지 않게 시간적 손해만 엄청나게 발생하고 만 것이다.

아마 열흘동안 사냥만 했더라도 엄청난 돈을 벌여 들였을터.

의도치 않게 열흘간 놀고 먹기만 해서 손실된 시간이 이만저만이 아니게 되었고, 더이상은 이곳에 머물 까닭이 없어졌다.

그래서 사람들이 유유히 이곳을 떠난 것이다.

물론 보충되는 인원들도 제법 많았다.

이곳이 교역도시라는 장점 때문에 상인들이 끊임없이 브루시아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래 어찌되었나?"

일라익의 물음에 프시케가 생긋 웃으며 대꾸했다.

"일라익님의 작전대로 인간들은 해이해질대로 해이해져 있어요.

더군다나 500 레벨의 소드마스터도 고작 한명만이 남은 상태고, 400레벨의 마법사도 브루시아를 떠났죠.

병력도 고작해야 3만 정도? 용병들도 다른 왕국으로 떠난 상태에요.

한가지 걸리는점은 마인이 아직 브루시아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죠."

"그건 신경쓸것 없다. 이번 전투로 인해 마인은 내손에 죽을 테니까"

일라익은 마인을 단단히 손봐줄 생각이었다.

제 아무리 위대한 종족이라곤 하나 마인이 성장하면 골치 아파진다.

최악의 경우 마인이 자신을 적대해 공격을 감행할수도 있다.

마인의 레벨은 고작해야 290에 불과했다.

예전과는 달리 10레벨이 올랐지만, TOTAL 레벨인 자신이 쓰러뜨리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위험천만한 마인들은 성장하기 전에 싹을 잘라내야한다.

지금 당장 몬스터들을 소집하도록 하라. 오늘 밤에 대대적인 공습을 취할것이다!"

"네 일라익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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