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53 회: 넘버원 -- >
"무어라!? 프루나 왕국을 공격했던 프시케가 인간들에게 패퇴를 했다고!?"
라이올라 섬에서 보고를 전해들은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이 말도 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프루나 왕국은 신생왕국이다.
더불어 영지민들의 숫자도 채 수십만이 되지 않는 작은 나라다.
프시케는 10만의 몬스터들을 이끌고 성을 공격했다. 당연히 프시케가 이길줄알았던 드라이언으로써는 믿지 못할 소식이었다.
"그게, 국왕 로이드 3세가 제법 힘있는 인간길드에게 의뢰를 하여, 고위급인간들을 다수 끌어들인 모양입니다. 그 때문에 프시케님이 발목이 잡혀 버렸고 몬스터들의 희생이 상당히 커졌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뭔가?"
고블린 장로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프시케님에게 급보가 전해져 왔는데, 아무래도 마족이 싸움에 개입한것 같다고 합니다"
마족이라는 말에 드라이언의 눈에 놀라움이 스쳐 지나갔다.
제 아무리 드래곤종족이 강하다고는 하나 마족도 그에 못지 않게 엄청난힘을 발휘하는 생명체다. 마족이 개입했다면 프시케가 패퇴한것도 어느정도 이해가 되었다.
"마,마족이라고? 그게 정말인가!?"
"그렇습니다. 프시케님이 마기를 분명히 느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놈으로 인해 몬스터들이 거진 3천마리 가량 전멸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한놈에게 3천마리의 몬스터가 죽었다고!?"
드라이언의 놀라움이 한층 더했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3마리의 몬스터도 감당하기 힘들다.
그런데 3천마리가 한명에게 죽었다는 소식이었다.
"정말로 마족이 준동한 모양이군. 그나저나 마족이 왜 프루나 왕국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지?"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프시케님이 로드에게 보고를 전하라통신을 보내왔기에…"
"알겠다. 그만 나가보아라."
고블린 장로는 황송하다는듯 고개를 숙이고 뒤로 물러났다.
드라이언은 상념에 빠진채 멍하니 앞만을 쳐다보고 있을뿐이었다.
"와하하! 드래곤들도 별거 아니로군! 괜히 긴장하면서 쫄았어 하하하!"
"레드 드래곤이 도망치는 꼴을 보았나? 정말 최강의 종족답지 않은 폼새였다니까? 우헤ㅤㅎㅔㅎ!!"
한번의 승리로 말미암아 인간들은 승리에 도취되어 술을 진탕 퍼마시고 있는 중이었다.
드래곤의 공습을 막아내면서 막대한 양의 골드를 손에 쥐었으니 그 돈으로 희노애락을 즐기는 것이다.
레드 길드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생전 처음 드래곤 공습 이벤트를 해본터라, 뭐가 뭔지 잘 몰랐지만, 퇴치후에 나눠준 엄청난 양의 골드 때문에 유레카는 만면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자! 한잔 받으십시오 용사님."
"아예."
헨리는 유레카와 함께 술을 퍼마시고 있는 중이었다.
기력을 돋우는데는 술이 최고였다.
"다행히 1차공습은 무사히 막아냈습니다. 하지만 2차 공습은 다를것입니다.
그에 대한 방비를 서둘러야 합니다."
레오를 하면서 드래곤들을 많이 겪어보았고, 또한 드래곤들의 심리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유레카는 전혀 걱정하는 눈초리가 아니었다.
"좀전에 보아하니 프시케라는 드래드래곤은 웜급에 갓 이른 드래곤이 틀림없어 보였습니다. 지금 있는 전력만으로도 충분히 상대가 가능하지요.
게다가 대략 7만에 달하는 몬스터를 궤멸시키지 않았습니까?
드래곤이 지상 최강의 생명체라곤 하나 몬스터가 동반되지 않으면 한낱 허수아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녀석이 다른 드래곤과 함께 협공을 취할수도 있는 노릇입니다.
그러니 그에 대비해서 전략전술을 짜고, 미리 방어에 임해야…"
유레카가 헨리의 말을 자르며 호탕하게 웃었다.
"크하하! 드래곤들이 다른 드래곤과 협공을 취한다고요? 푸하하!!"
"왜 웃으시는겁니까?"
"제국의 용사님께서 아직 레벨이 얼마되지 않아 잘 모르시는 모양이신데, 드래곤들은 개체가 여러가지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또한 성격 자체가 혼자 있는것을 매우 좋아하지요.
게다가 자존심은 또 어찌나 센지, 다른 드래곤들의 힘을 빌릴지언정차라리 죽음을 선택하고 말겁니다. 드래곤들이 협공이라고요?
절대 있을수 없는 일입니다."
유레카의 말에도 일리는 있었다.
드래곤들은 자존심이 매우 강하고,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협공은 말도 되지 않는 소리였다.
하지만 헨리는 그말을 곧이곧대로 듣지 않았다.
예전에 한번 화이트드래곤 에레니아와, 레드 드래곤 일라익을 상대해본 경험이 있지 않았던가? 전투에 나선것은 일라익이었지만, 지휘를 한건엄연히 에레니아였다. 그말인즉 드래곤들도 서로의 이득관계에 따라힘을 단합할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좀 괜찮아?"
헨리는 여관에 누워서 골골 거리고 있는 신지를 따스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그도 그럴것이 지나치게 마나를 소비하여 탈진상태에 이른 신지가 너무안쓰러워 보였기 때문이었다.
자신을 살리고, 몬스터들을 토벌하기 위해서 마나를 사용한 신지가 아니던가?
헨리는 치유 스킬과 활력 스킬을 연달아 신지에게 퍼부었다.
어느정도 기력이 돌아왔는지 신지가 자리에서 살며시 일어나 침대에 허리를 기댔다.
"헤헤 미안해 오빠. 내가 짐이ㅤㄷㅚㅆ지?"
"짐은 무슨… 아무튼 정말 고맙다. 네 덕분에 전투에서 쉽게 이길수 있었어."
헨리의 말대로 신지가 격멸한 적의 숫자는 대략 3천에 달했다.
실로 어마어마한 수치였다.
공적 1위는 헨리가 차지했고, 보상금 또한 헨리가 18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토탈로 따지자면 레드 길드원들이 가장 많이 챙기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따져봤을때는 헨리의 보상금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이다.
전적으로 신지의 힘으로 이뤄낸 쾌거였다.
"움직일수 있겠어?"
"응 이제는 걱정없어."
"그러면 빨리 프루나를 벗어나자. 이곳에 있다간 너와 나 둘다 죽고 말거야."
"응? 우리가 죽는다고?"
프시케가 패퇴한 이상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이 가만히 있을리가 없다.
반드시 복수전을 하기 위해서 다시 쳐들어 올것이다.
제 2차 방어를 하기 위해 유레카를 설득하고 또 설득했지만 유레카는 자만심에 빠져 헨리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놈들은 반드시 재정비를 하고 여러마리의 드래곤들을 투입할 것이다.
유레카가 내말을 듣지 않는이상 이곳을 빠져나가야만 한다.
그래야 신지를 살릴수 있다.'
왕국이 너무 작다보니 사람들의 개체수가 현저히 적었다.
이곳에서 여러 마리의 드래곤을 맞아 싸우기는 무리였다.
그렇게 생각한 헨리는 미련없이 프루나를 벗어나 버렸다.
헨리가 떠난다는 소식에 국왕 로이드 3세가 아쉬움을 전했다.
유레카 또한 마찬가지였다. 제국의 용사와 그를 따르는 미녀 한명이 공적 1위를 차지했기 때문에 2차 방어전에서 힘을 실어준다면 많은 도움이 될것이다. 그런데 제국의 용사가 떠난다고 하질 않은가?
로이드 3세가 좀더 머물라고 간청을 했지만, 헨리는 기어이 거절을 하고선프루나 왕국을 떠났다. 그가 향한곳은 프루나 왕국에서 제법 떨어진 브루시아 왕국이었다.
브루시아 왕국은 트룬하운트처럼 산악지역에 위치한 신생왕국이었다.
산악지역인데도 불구하고 교통이 비약적으로 발달해 있어서 교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상인들이 꼭 거쳐가는 왕국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사람이 무척이나 많이 있었다.
브루시아에 도착한 헨리는 먼저 정보조사에 임하기 위해 중앙광장을 찾았다.
[지금 프루나 왕국이 드래곤들에게 공격을 받고 있다더군.
레드 드래곤 프시케라고 하던가? 아무튼 자네도 조심하게나.
언제 드래곤들이 공습을 가해올지 아무도 몰라!]
[드래곤에게 공격을 받고 있는 왕국은 제국을 비롯해 총 20여군데에 달한다네. 하루에 한번씩 20군데에서 이벤트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지!]
[방어전에 성공한다면 몬스터를 퇴치한 순서대로 공적치가 쌓이고, 그 공적치로 골드를 수급할수 있다고 들었네.
만약 방어전이 시작된다면 몬스터들을 많이 잡도록 하게나.
단 방어전에 성공했을때 골드를 주는거라네. 방어전에 실패하면 골드 수급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어!]
[브루시아는 교역왕국이라네. 그만큼 이곳은 중요한 요충지와 다름이 없지.
드래곤들이 곧 공격을 해오겠지만,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충분히 막을수있다고 생각하네.]
[레드 드래곤들이 호전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곤 하나 전투력이 무척뛰어나다더군.]
[전투에서 제일 약한 드래곤이 그린드래곤이라고 하더군.
다음에는 그린드래곤을 상대로 싸워보고 싶어]
[교역도시인 만큼 교역 퀘스트가 무척 많다네.
NPC들과 친해진다면 교역 퀘스트를 받을수 있을것일세.
교역을 성공시키면 신기한 아이템을 습득할수 있으니 잘해보게나]
[기술상점에 새로운 아이템들이 많이 들어왔더군. 한번 가보는게 어떻겠나?]
[드래곤들은 플라이 마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하늘에 둥실 떠오를수 있어.
그 조그마한 날개로 어떻게 그 큰몸을 지탱하는지 알수가 없군.]
[드래곤이 소환한 몬스터들을 상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흐음.소환수들을 적극 활용하는게 좋을걸세. 소환수들이 죽인 몬스터들도 공적치에 반영되기 때문에 한결 수월하게 방어를 할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