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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150화 (150/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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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야~ 제법 굉장한 도시인걸?"

3일만에 프루나에 도착한 헨리는 프루나의 수도 크란시아를 보면서 입을 쩍벌리고 있었다. 외진 도시답지 않게 그 화려함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섬세하고 멋드러진 배경하며, 휘황찬란하게 늘여 세워진 왕국의 깃발과 성의 윤곽에 신지 또한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헨리는 성에 도착하자마자 제일먼저 제국의용사 칭호를 벗겨내 버렸다.

칭호를 달고 다니면 소속되어 있는 경비병과 더불어, 영지민들이 지나친 관심을 보여오기 때문에 여행을 하려면 칭호를 잠시 벗어두고 여행을 하는것이 나았다.

헨리는 제일먼저 기술상점에 들려 새로 나온 기술서를 각기 하나씩 사들였다.

보조 기술서도 많았고, 마법서도 많았지만, 헨리의 관심을 끄는 기술은 뭐니뭐니 해도 공격 기술서였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주력 기술은 데스 블레이드와 파워 슬래쉬등의 한정적인 기술들 뿐이었다. 더욱 강하고, 몬스터에게 피해를 많이 입힐수 있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 헨리는 기술서를 뚫어져라 살펴보더니 [스턴 크래쉬] 라는 기술서를 집어들었다.

스턴 크래쉬: 1초간 상대에게 스턴공격을 가하며, 물리피해를 200퍼센트입히는 공격기술이다. 전사와 도적계열이 사용가능하며, 쿨타임이 5초로 5초에 한번꼴로 스턴을 걸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물론 드래곤과 각종 보스들에게는 스턴을 걸수 없지만, 필드 몬스터에게는 100퍼센트 스턴이 적용되기 때문에 사냥할때 문제될게 없었다.

하지만 역시나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이럴때는 제국의 용사 칭호를 슬그머니꺼내드는게 현명한 방법이다.

"아니!? 당신이 그 유명한 제국의 용사셨습니까!?"

기술상점 NPC 크랑크랑이 깜짝 놀라며 물어왔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분명히 칭호가 없었는데 갑작스레 생긴 칭호 때문에 놀란 것이리라.

"칭호를 달고 거리를 거닐면 사람들이 계속 따라다녀서 말이죠."

헨리의 말을 이해한다는듯 크랑크랑이 대꾸했다.

"하긴 그렇기도 하겠군요. 용사님은 엄청나게 유명하신분이시니까요"

띵! [NPC 크랑크랑이 헨리님의 진가를 알아보았습니다.

크랑크랑과의 친밀도가 50 올랐습니다!]

"제국의 용사님께서 저희 물건을 사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특별히 20퍼센트 DC를 해드리도록 하지요."

"하하 감사합니다 크랑크랑님."

싸게 해줄까 싶어서 일부러 칭호를 달아본건데 노림수가 제법 잘 먹혀들어갔다헨리는 20퍼센트 싼값에 스턴 크래쉬 기술서를 산뒤 기술상점에서 빠져나왔다.

이어서 그는 마법상점을 둘러보았다. 새로나온 신규 마법서가 많았지만, 그동안 신지가 배운 마법들이 꽤나 많아서 중복되는 마법이 대다수였다.

'일단 플라이를 좀 배워둬야겠어'

신지가 플라이를 익히고 있었다면 삼일동안 고생하지 않고, 단 하루면 이곳프루나 왕국까지 왔을것이다. 교통의 편리성을 새삼 깨달은 헨리는 신지를 위해 플라이 마법서도 함께 구매하면서 의도적으로 제국의 용사 칭호를 NPC에게 가리키고 있었다.

다행히 마법상점 NPC도 헨리의 진가를(?) 알아보고 크랑크랑과 마찬가지로 헨리에게 20퍼센트 DC를 해주었고, 헨리는 생각보다 싸게 플라이 마법서를 구매할수 있게 되었다.

"마법서 찢어서 플라이를 익히도록 해."

"응 알았어 오빠."

신지는 두말하지 않고 헨리가 건네는 플라이 마법서를 받고 찢었다.

찬란한 빛무리가 신지의 몸속으로 빨려들어가더니 이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띵! 플레이어 신지님이 마법 [플라이]를 익히셨습니다!]

기술서도 많이 샀고, 스턴 크래쉬도 익힌상태.

그리고 신지에게 플라이를 전수했다.

이제는 중앙광장으로 가서 정보조사에 임할 차례 였다.

무릇 정보란 게임에서나 사회생활에서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무턱대로 던전을 찾아가 사냥만 하는건 하수들이나 하는짓이다.

일단 NPC들을 만나고 NPC들이 처한 상황과 정보들을 분류해서 프루나 왕국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수 있다.

그 때문에 헨리는 신지를 잠시 여관에서 쉬게 한뒤 혼자서 중앙광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까와는 달리 헨리는 제국의 용사 칭호를 떡하니 착용하고 보무도 당당하게 걸음을 옮기는 중이었다.

칭호를 달고 있으면 제법 많은 NPC들이 저절로 접근해 온다.

그들에게 정보를 물어보면 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그런것이다.

헨리가 중앙광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많은 NPC들과 플레이어들이 그를 알아보고 아는체를 해왔다. 개중에는 헨리가 아는 인사도 몇몇 끼어 있었다.

'어? 저녀석은 유레카 잖아?'

유레카. 레드 길드의 길드장으로, 예전에 헨리가 그의 길드원 레오나에게 대호산맥에서 격살 당한적이 있었다.

그때의 빡침으로 인해 그는 레오로 분풀이를 했고, 레드 길드의 마스터 유레카에게 보상금을 받아 잠정적으로 휴전협정을 맺었었다.

만약 레오로 플레이 했다면 유레카가 이를 갈았을 것이다.

자신으로 인해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되었고, 드래곤 사냥에도 실패를 하고 말았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레오가 아닌 헨리로 플레이 하고 있었던터라, 유레카는 헨리가 레오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헨리에게 다가오더니 공손히 인사를 하면서 말을 걸어왔다.

"제국의 용사님을 이 외진곳에서 뵙게될줄은 몰랐습니다."

헨리는 유레카를 다시한번 쳐다보았다. 예전과는 달리 닉네임이 하얀색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그말인즉 카오 상태를 풀었다는 말과 다름이 없었다.

사실 유레카가 이끄는 레드 길드는 거진 90퍼센트가 카오 플레이어들이었다.

레오가 한창 악명을 떨칠당시, 그들도 초보들의 등골을 빼 먹으면서 플레이어사냥에 임했다. 하지만 귀속시스템이 나오자 더이상 플레이어를 격살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기가 힘들어졌다.

요즘에는 기본적으로 아이템을 귀속시키고 다니기 때문에 죽여도 더이상아이템을 드랍하지 않는다.

유레카는 대대적으로 카오해제 작전에 돌입하였고, 마계에서 두달간을 사냥하면서 길드원과 카오를 풀었다. 카오를 푼것도 며칠전의 일들이었다.

'일단 녀석에게 정보좀 빼내야겠군.'

자신에게 아는척을 한걸 보니 뭔가 꿍꿍이가 있는듯 싶었다.

헨리는 유레카가 무슨말을 하기도 전에 선수를 쳤다.

"레드 길드는 넘버원에서 제법 유명하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변방에는 어쩐 일이십니까?"

자신의 길드를 높게 봐주는 용사의 말에 유레카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기분이 좋은 것이다.

설마하니 레드 길드를 알아봐줄줄은 꿈에도 몰랐다.

"용사님께서 여쭤보시니 대답해 드리지요.

저희는 드래곤의 공격을 막기 위해서 이곳에 왔습니다."

"드래곤의 공격?"

"그렇습니다. 용사님께선 레벨이 얼마 되지 않으셔서 잘 모르시겠지만 넘버원은 NPC들이 고위급 플레이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도움기능이 있습니다. 즉 NPC들의 요청 때문에 저희가 이곳에 온 것이지요."

NPC의 요청을 수락한다면 그 마을의 귀환주문서를 받을수 있다.

때문에 레드 길드원 대다수들은 NPC에게 귀환주문서를 받았고, 그로 인해서 빠르게 프루나 왕국에 도착할수 있었다.

"그렇다면 설마?"

"프루나의 국왕 로이덴 3세가 저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래서 이곳에 파견나오게 된것이지요."

그말에 헨리는 쓴웃음을 지었다.

유레카의 레벨은 고작해야 400이다.

물론 400이 낮다는건 결코 아니다.

하지만 다른 랭커들에 비해선 레벨이 턱없이 부족한게 사실이다.

역시 외진 변방이라 그런지 고위급 랭커는 섭외하지 못한듯 싶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외진곳에도 드래곤이 공격해 옵니까?"

"프루나 왕국과 인접해 있는 덴페롯 왕국이 레드 드래곤 프시케에게 점령 당했습니다. 그로인해 왕국은 멸망하고 말았지요.

프시케는 어제 로이드 2세에게 선전포고령을 내린 상태입니다.

그래서 저와 저희 길드원들이 이곳에 당도하게 된 것이죠.

아마도 내일쯤이면 프시케의 공격이 이어질겁니다."

말인즉 프시케의 공격을 막기 위해서 파견을 나왔다는 소리였다.

설마하니 덴페롯 왕국이 멸망당할줄은 꿈에도 몰랐다.

'원군을 그렇게나 많이 보냈는데 결국 프시케에게 당하고 말았다는건가?'

라이델 자작과 함께 힘을 합쳐서 산적들을 흡수합병 시키고 대략 2백에 달하는 원군을 덴페롯에 보냈다. 그리고 각지에서도 원병이 쏟아져나왔고, 2만에 달하는 파병군이 덴페롯을 지키기 위해 출전했다.

2만이면 엄청난 전력이기에 웜급에 이른 프시케 쯤이야 어찌어찌 막을것이라생각했다. 그런데 예상외로 프시케가 승리를 거두고 프루나 왕국까지 짓쳐 들어오고 있는 실정이었다.

"좌우지간 내일중으로 프시케가 침공을 해올테니 용사님께서도 급히 피신을 하도록 하십시오. 그 레벨로는 드래곤과 맞서 싸울수 없습니다."

나름대로 헨리를 걱정해서 해주는 말이었다.

헨리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인정하긴 싫었지만 지금 상황에서 드래곤과 맞서 싸울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예전에도 한번 레드 드래곤 일라익에게 소멸당한 헨리가 아니었던가?

그때는 운이 좋아 아이템을 드랍하지 않았지만, 프시케와 싸우다가 죽기라도 한다면 제 아무리 귀속아이템이라고 한들 드랍당할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몸을 사려야만 한다.

더욱이 헨리의 곁에는 반신반요 신지가 있지 않은가?

마족의 기운을 감지한다면 프시케는 당장에 신지를 죽여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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