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넘버원-148화 (148/378)

< -- 148 회: 넘버원 -- >

어느덧 6월 중순이 다가왔다.

대학생들은 기말고사 준비에 한창 혈안이 되어 있었고, 우리의 주인공인 지강혁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한창 기말고사 공부에 몰두하고 있는 중이었다.

성적이 좋으면 넘버원 게임사에 취직 할수도 있고, 나아가 넘버원기자단으로 활동하면서 넘버원도 공짜로 하고, 게임비도 벌수 있는 1석 2조의 효과를 누릴수 있다.

때문에 성적을 높혀 넘버원 회사에 취직하려는 학생들이 태반이었다.

그들은 놀지 않고 공부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넘버원 학과는 우수 장학생 3명을 뽑아 1년동안 넘버원을 무료로 플레이 할수 있는 정액권을 포상으로 내걸었다.

한달에 50만원이나 하는만큼, 3등 안에만 들면 총 600만원의 거금을 아낄수 있는 것이다.

시험성적에서 최우수 장학생으로 뽑힌이는 이윤지였다.

원래부터 공부를 잘했고, 머리까지 명석했기 때문에 쉽게 다른 학생들을 제치고 1위자리를 꿰찰수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600만원에 달하는 1년치 정액권을 포상을 받았고, 1위라는 명목하에 학비도 전액 면제를 받았다.

학생들의 얼굴에 아쉬움이 가득 배어 나왔다.

이론 시험이라고 해서 한껏 기대했는데,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한 것이다.

사실 교수들은 지강혁에게 많은 기대를 했다.

그는 제국의 용사 칭호를 가지고 있었고, 무엇보다 드래곤을 소환수로 가지고 있는 유일무이한 인재(?)였다.

시험문제는 전적으로 넘버원에 관련된 이론문제로 출제되었다.

아는것이 많은 만큼 지강혁이 1위를 할 공산이 매우 컸던 것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윤지가 1위를 하고 말았다.

지강혁은 성적 차등에서 2위를 기록했다.

그에게 주어진 포상은 1년 정액권과 더불어, 반학기 장학금이었다.

시험이 끝나고 찾아온 것은 방학이었다.

대학교는 6월 중순부터 8월말. 많게는 9월 초까지 방학이 이어지곤 한다.

방학을 맞이해 지강혁은 넘버원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1년전 레오를 했을때처럼 폐인짓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키웠던 ㅤㅂㅞㄺ구는 아직까지 깜깜 무소식이었고, 신지는 헨리가 없는 사이에도 혼자 수련에 몰두해가면서 레벨업을 하고 있었다. 신지의 레벨은 어언 250이 되었다. 예전보다 훨씬 강력해진 모습이었다.

신지는 스스로 호위무사가 되어 헨리의 호위를 자청했다.

여자가 호위를 하고 남자가 이동하는 조금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펼쳐졌지만 헨리는 그러려니 하며 신지의 호위를 달갑게 받아들였다.

'이제는 내가 성장을 할차례다.'

처음 헨리를 생성했을때만 해도 육성보다는 즐기자 라는 마인드로 넘버원에 접속했다.

하지만 게임을 즐기고 여러곳을 탐방하기 위해선 일단 레벨이 뒷받침 되어야한다. 레벨 500던전을 레벨 240짜리가 마구잡이로 휘저을순 없지 않은가?

모험을 하더라도 일단 레벨이 되고 강해져야지만 쉽게 할수 있는거다.

그렇게 생각한 헨리는 본격적으로 자가육성을 시작했다.

방학이고 하니 이제는 거칠것이 없어졌다.

게다가 며칠전 라이델 자작의 퀘스트를 받고, 산적단원들을 영지민들로 개편 시키는 퀘스트까지 모조리 끝낸 상태다.

산적들을 흡수합병 시키고, 파병까지 이뤄낸 라이델 자작은 헨리를 윗사람대하듯 성심성의껏 대하면서 퀘스트를 의뢰했고, 헨리는 라이델 자작의 퀘스트를 모조리 이행하면서 레벨업을 했다.

하지만 이제 그것도 끝이었다.

본래 목적이었던 신지 육성은 어느정도 끝이난 상태였고, 무엇보다 더이상발데스 마을에서 이득을 취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상 아이템도 썩 좋진 않았다.

일주일전에 받았던 발데스 마을의 보물상자 3개중 그나마 돈이 될만한 아이템은 선두 하나였고, 나머지는 거의 쓰레기 취급을 받는 아이템이었다.

아무래도 레벨 200대의 영지이다보니 더이상의 고가아이템은 나오지 않은듯싶어서 헨리는 미련없이 라이델 자작가를 떠나버렸다.

영지민들과 라이델 자작은 헨리에게 다가와 허리를 숙이면서 배웅을 해주었다. 그간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그토록 열과 성의를 다하는 것이다

대학교와는 달리 고등학교는 7월에 시험을 본다.

고등학교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강여진이 다니고 있는 학교는 7월 초에 기말시험을 치른다.

때문에 그녀는 오늘도 학교에 남아 야간 자율학습에 임하면서 공부에 몰두하고 있는 중이었다.

시험 날짜는 정확히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수능보다 더 중요한것이 바로 중간,기말 시험이라서 그녀는 코피를 쏟는 투혼을 불사르며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그녀가 가고자 하는 대학교는 서울에서 유명한 S대였다.

S대는 학과마다 차이가 있지만 수능 시험보다는 학교의 내신을 많이 보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어떤학과는 수능성적을 아예 보지 않고 내신과 면접만 보는 학과도 존재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넘버원 학과였다.

하지만 강여진은 넘버원 학과에 지원할 생각이 없었다.

어릴때부터 게임을 별로 안좋아했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그녀가 가고자 하는 과는 유아교육과.

유치원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유아교육과는 내신성적 50퍼센트, 수능성적 30퍼센트, 면접 20퍼센트로 반영이 된다. 그말인즉 내신이 제일 중요하다는 소리였다.

사실 유아교육과가 S대만 있는건 아니다.

왠만한 대학교라면 거의가 존재하는 학과다.

그래서 굳이 S대에 지원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그녀는 S대에 반드시 진학할 생각이었다.

첫사랑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첫사랑은 넘버원 학과 1학년 생이다.

마음같아선 넘버원 학부에 지원하고 싶었지만 워낙에 게임을 싫어하다 보니 넘버원 학과에 가고싶진 않았다.

'그래도 오빠를 보려면 반드시 S대에 가야해'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법.

반대로 몸이 가까우면 마음도 가까워지는 법이다.

게임은 싫지만 첫사랑은 아직까지도 마음속 깊히 자리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첫사랑도 보고, 자기 자신만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불철주야 노력하고 또 노력하고 있는 중이었다.

[오빠 어디야?]

야자가 끝나고 어느덧 밤 11시가 되었다.

강여진은 오빠인 강승일에게 전화를 걸었다.

강승일. 현재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아이돌 페이의 본명이었다.

[학교 후문이다. 넌?]

[응 알았어 후문으로 갈게]

고2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불량스러운 아이들과 어울려 놀고 먹기를 좋아하는 한낱 날라리게 불과했다. 하지만 고3이 되고나서 정신을 번쩍 차렸다.

첫사랑을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불량스러운 마음을 일순간 정화시켜 버린까닭이었다. 그녀를 지지하던 아이들은 하나씩 멀어져 갔고, 그로인해 그녀는 혼자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외톨이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상심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을 기회삼아 공부에 몰두할수 있어서 전화위복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페이는 그런 여동생이 걱정이 되었다.

혹여 여자아이들이 나쁜마음을 품고 여동생을 왕따시키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던 그가 아니던가?

다행히도 지금은 아이들과 잘 지내는것 같아 보였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밤늦게까지 공부를 하다보니 혼자 집으로 오는 시간이 비약적으로 많아졌다.

그래서 그는 시간이 날때마다 여동생을 배웅하러 학교까지 걸음을 옮겼다지금도 그 때문에 야심한 시각에 후문에 와있는 것이었다.

"오빠!"

저 멀리 오빠가 보이자 강여진이 부리나케 달려갔다.

제 아무리 당차고 기가센 그녀라 할지라도 어둠은 무서움을 유발시키는 요소중 하나여서 겁이 나는게 사실이었다. 게다가 그녀는 여리딘 여린 여자가 아니던가? 하지만 오빠를 만난순간 그같은 공포감이 일시에 사라져 버렸다.

예전과는 달리 남매의 사이가 돈독해졌다.

강여진이 정신을 차리고 공부에 임한 까닭에 집안에도 화목함이 가득 했다.

더욱이 중간고사에서 강여진이 전교 5등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거두질 않았던가 고2때까지만 해도 바닥을 치던 성적이 급상승하자 그녀의 부모는 하늘을 날아갈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오빠인 강승일 또한 매한가지였다.

"너무 무리하는거 아냐? 몸생각도 좀 해야지?"

예전에는 공부좀 하라고 닦달하던 오빠가, 이제는 무리하지 말라면서 적당히 하라고 하는게 아닌가?

"괜찮아 내가 알아서 할게 오빠."

"뭐 그렇게 말하면 더는 할말없고,"

둘은 한동안 침묵을 지키면서 뚜벅뚜벅 걸어갔다.

강여진이야 원래 말을 먼저 걸지 않는 스타일이었고, 페이 또한 여동생에게 무슨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말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생겨난 어색함이었다.

페이는 여동생을 힐끔 쳐다보았다.

묵묵히 걸음을 옮기면서도 손에서 책을 떼어놓질 않았다.

'젠장 이일을 어쩌면 좋지?'

며칠전 이윤정에게 연락이 왔었다.

강혁 오빠에게 소개시켜줄 여자를 찾았다면서 매우 좋아라 하는 모습이었다.

예전에 페이가 말을 해줬기 때문에 여동생인 여진이는 지강혁의 존재를 알고 있는 상태였다. S대에 다니는것부터, 넘버원 학과에서 학교생활을 한다는것까지 모두 말이다. 그에 비해 지강혁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여자를 한번 만나보겠다고 아이들에게 선전포고를(?) 하지 않았던가? 아마도 강여진의 존재를 알게 된다면 그 말을 철회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하지만 그것을 쉽게 발설하기도 좀 애매한게 사실이었다.

여동생에게 알리자니 공부가 걱정이었고, 지강혁에게 알리자니 대뜸 여동생을 만나러 올것 같아서 불안했다.

페이는 한없이 난감한 표정을 짓고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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