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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147화 (147/378)

< -- 147 회: 넘버원 -- >

졸개 한놈이 다급히 산채로 향했고, 나머지 졸개 두명은 다시금 철통경계에 임하면서 두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헨리와 신지는 그들과는 달리 멀찌기 떨어져 있으면서 졸개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만히 있던 신지가 불쑥 헨리에게 물음을 던졌다.

"그런데 말야. 졸개들에게까지 뭣하러 뇌물을 줘 오빠?"

이해가 되지 않은게 사실이다.

고위급 간부도 아니고, 한낱 이름없는 졸개들에게 뇌물을 주는 헨리가 아니던가? 헨리가 피식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옛말에 성을 함락시키기에 앞서 주변을 둘러보고 주위를 먼저 살피라는 말이 있어. 그말인즉 목적을 이루기 위해선 주변사람을 먼저 돌보라는 거지 방금전 졸개 한놈이 짝귀 형님이라고 했잖아?

그말인즉 놈은 짝귀와 제법 가까운 사이일수도 있다는 말이야.

그래서 환심을 사기 위해 뇌물을 좀 쓴거지.

게다가 한창 산적들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 마당이잖아?

선심이나 쓸겸해서 베푼거야. 이제 알겠어?"

"오, 거기까지 생각했던거야? 대단한걸?"

헨리의 뛰어난 관찰력에 신지가 놀라움을 표시했다.

이토록 관찰력이 뛰어날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헨리의 예상대로 헨리에게 뇌물을 받아먹은 스루피 NPC는 짝귀와 오래전부터 형님 동생 하는 사이였다.

그날따라 오랜만에 보초를 서면서 경계를 펼치고 있었는데, 마침 제국의 용사가 그가 경계를 서고 있는 초소에 찾아온 것이다.

스루피는 짝귀가 묵고 있는 집무실로 급히 찾아가 그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리곤 반드시 제국의 용사를 만나보라면서 그를 설득하기 까지 했다.

뇌물이 직통으로 먹혀든 것이다.

'제국의 용사까지 나를 찾아오다니, 라이델 자작의 결심은 사실이란 말인가?'

짝귀의 얼굴에는 당최 믿을수 없다는 표정이 역력하게 배어 나오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간계로만 알았던 라이델 자작의 요구조건이 현실로 다가와서였다. 사신의 요청을 묵살하면서까지 짝귀는 권고요청을 거부해왔다.

예전에 한번 크게 데인적이 있었던지라 귀족을 믿을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혀 생각치도 못한 제 3자가 끼어들었다.

그것도 평범한 인간이 아닌, 인간계의 구세주이자, 제국의 용사 칭호를 가지고 있는 희대의 용사가 자신을 찾아온 것이다.

그는 만남을 요청하고 있었다.

제국의 용사가 손수 찾아왔는데 만남을 거절하는것도 예의가 아니라서 짝귀는 헨리를 이곳으로 데려오라고 스루피에게 명령을 내렸다.

스루피는 산채 초입지역으로 돌아가 헨리와 신지를 짝귀의 집무실 안으로 데리고 왔다. 헨리는 스루피에게 감사 인사를 한번 건넨뒤 보무도 당당하게 짝귀 NPC에게 다가갔다.

짝귀는 제국의 용사를 집무실 안으로 맞아들였다.

먼저 말문은 연건 다름아닌 짝귀였다.

"제국의 용사를 뵙게 된것을 평생의 영광으로 생각하오."

[띵! 파우스산의 두령 짝귀NPC가 플레이어 [헨리]님을 알아보았습니다.]

[짝귀NPC와의 친밀도가 50 상승합니다!]

넘버원에서 안내멘트가 흘러나오고, 그와 동시에 짝귀가 다시금 물음을 던져왔다.

"그나저나 제국의 용사께서 이 누추한곳까지 어찌하여 걸음을 하시게 된 것이오?"

이곳에 찾아온 이유를 잘 알고 있었지만 짝귀는 짐짓 시치미를 떼면서 그렇게 물어보았다.

헨리는 편지에 적힌 내용을 그대로 읊어 나갔다.

권고요청에 협조해 주면 산채의 식구들에게 1년간 식량과 집을 마련해 줌과 동시에, 발데스 마을의 백성으로 받아주겠다고 말이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짝귀NPC는 세명의 사신을 대했을때와는 달리 제국의 용사헨리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제국의용사가 거짓말을 할거라는 생각은 애시당초 하질 못했다.

그도 그럴것이 인간계의 구세주라는 작자가 설마하니 자신에게 거짓말을 할 연유가 없었던 까닭이었다.

어지간한 짝귀NPC도 헨리가 설득하자 마음이 기우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산전수전 다겪은 노장답게 짝귀는 헨리에게 다짐을 받아놓는걸 잊지 않았다.

"한가지만 맹세해 주시오. 그렇게만 해준다면 나는 산채의 식구들을 이끌고 발데스 마을로 가서 라이델 자작에게 항복하겠소."

"무슨 맹세를 원하십니까?"

"나에게 건넨말이 한치의 거짓도 없음을 맹세해 주시오.

간부들이 모두 모여 있는 이 자리에서 말이오."

집무실에 모인 간부들은 헨리를 쳐다보았다.

맹세를 하지 않으면 절대 항복을 하지 않겠다는 결여한 눈빛이 담겨 있었다.

헨리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있게 소리쳤다.

"나 제국의 용사 헨리는, 파우스 산의 여러분들에게 맹세합니다.

이 조약은 한치의 거짓도 없음은 물론이거니와, 반드시 지켜질 것입니다!"

헨리가 맹세하자 산적들은 그제서야 헨리의 요구를 들어주었다.

짝귀는 헨리의 손을 덥석 잡으며 고마움을 표시해왔다.

띵! [NPC 짝귀로 부터 항복을 받아내셨습니다!]

NPC 짝귀의 항복문서가 생성됩니다.

[퀘스트가 완료되었습니다. 항복문서를 라이델 자작에게 전해주세요]

발데스 마을에 도착한 헨리는 곧장 라이델 자작의 집무실로 향했다.

그리곤 라이델 자작에게 짝귀가 손수 써준 항복문서를 내밀었다.

라이델 자작은 크게 기뻐하며 헨리의 공적을 치하했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제국의 용사님!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한단 말입니까!?"

"아주 쉬운일이었습니다. 그렇게 띄워주지 마십시오 하하"

솔직히 말하면 그냥 왔다갔다 한것밖에 없었다뇌물로 준 골드도 고작해야 3만골드였고, 그저 라이델 자작이 시키는대로 권고요청만 하고, 항복문서를 받아서 그에게 전해준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라이델 자작과 발데스 마을의 영지민들은 헨리의 이름을 연호하면서 눈물을 주르륵 흘리고 있는게 아닌가?

개중에는 절까지는 하는 영지민들도 몇몇 있었다.

헨리는 순간적으로 난감했지만, 저렇게 기뻐하는 영지민들을 보니 마음 한편이 뿌듯해져 퀘스트를 수락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봐라. 얼른 그것들을 가지고 오너라!"

라이델 자작이 종자들에게 명령을 내리자 종자들이 큼지막한 상자 세개를 가지고 들어왔다.

헨리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어왔다.

"이건 뭡니까?"

"자! 받으십시오. 라이델 영지에서 발굴한 보물상자입니다."

"보물상자?"

"그렇습니다. 이 상자를 개봉하시면 용사님에게 도움이 될만한 아이템들이 나올것입니다. 물론 어떤 아이템이 나올지는 모르지요.

전적으로 운에 맡겨야 하지만 높은 확률로 좋은 아이템이 나올것입니다."

띵!

[ 발데스 마을의 영주 라이델 자작으로부터 발데스 마을의 보물상자 3개를 받으셨습니다! ]

상자를 개봉하시면 아이템이 랜덤하게 생성됩니다.

최대 레전드리급의 아이템이 나올수 있으며, 운이 나쁠시에는 레어급의 아이템이 나오니, 이점 유의하십시오.

상자는 플레이어에게 되팔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퀘스트를 완료해서 보상으로 주는듯 싶었다.

헨리는 거절하지 않고 보물상자 3개를 받은뒤 집무실을 빠져나왔다.

이제는 라이델 자작이 알아서 일처리를 할것이다.

큰일을 한번 치르다 보니 몸이 절로 노곤해졌다.

지금은 휴식이 절실했기에, 그는 발데스 마을에 위치하고 있는 여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여관에 들어서자 기력 회복속도가 2배나 빨라졌다.

기력을 다 회복 시킨 헨리는 그제서야 상자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헨리가 3개의 보물상자를 꺼내자 신지도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빨리 열어보라고 재촉하고 있었다.

헨리의 시선이 신지에게 향했다.

"왜 그렇게 쳐다봐??"

"너 잠깐만 나가있어."

"잉? 왜!?"

헨리가 축객령을 내리자 신지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도 그럴것이 보물상자에서 뭐가 나올지 한껏 기대하고 있었던 그녀가 아니던가? 그런데 헨리가 나가라고 하는 것이다.

사실 헨리에게는 징크스가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강화를 할때나, 상자를 개봉할때 누군가가 곁에 있으면 꼭 안좋은일이 벌어진다는 거였다.

ㅤㅂㅞㄺ구를 소환수로 데리고 다니던 시절에도 참 신기하게 ㅤㅂㅞㄺ구가 지켜보면 이상한 아이템이 나타났고, ㅤㅂㅞㄺ구 몰래 개봉하거나 ㅤㅂㅞㄺ구를 배낭속에 처박아둔뒤 개봉하면 꼭 좋은 아이템이 나타났다.

"오빠 애야?"

애도 아니고 그런걸로 신경을 쓰고 있으니 참으로 황당한 신지였다.

"얼른 나가지 못해!?"

헨리가 화를 버럭 내자 신지도 괜시리 심술이 났다.

결국 그녀는 마법을 사용한뒤 헨리에게 소리를 빽 질러버렸다.

"멍충아 첫번째 상자에는 [선두] 아이템이다! 메에롱!!"

쾅!!

문을 거세게 닫고 황급히 도망가는 신지.

설마 싶어 첫번째 상자를 개봉해보니 정말로 [선두]라는 아이템이 나왔다.

선두:죽기 일보직전의 플레이어를 살릴수 있는 신비한 콩입니다.

<소환수나 동료에게도 사용하실수 있으며, 플레이어에게 판매 가능합니다>

<선두>를 복용시 상태이상 , 내성 상승 효과가 발생하며, 물약 쿨타임 없이 사용 가능합니다. <효과 지속시간 1시간>

<물약>기능과는 달리 체력과 마나, 그리고 기력을 전부 복구시켜 주며 복용시 스탯이 전부 + 10 상승합니다.

신지의 말대로 정말로 선두라는 아이템이 나왔다.

다른건 둘째치고 스탯이 전부 10씩 상승되는 엄청나게 좋은 아이템이었다.

그런데 녀석이 어떻게 이 사실을 안 것일까?

잠시후 뭔가를 깨달은듯 헨리가 손뼉을 치며 말했다.

"아 그러고보니 녀석에게 투시 능력이 있었지!?"

신지를 육성하고, 퀘스트에 치여 살다보니 그 사실을 깜빡 잊고 있었던 헨리였다.

그나저나 저 망할 녀석이 스포질을 할줄이야!

저걸 그냥 확!

괜시리 열이 뻗치는 헨리였다.

영화를 보기 앞서 영화내용을 전부 스포질 하는 그런 느낌이랄까?

'일단 상자 두개를 먼저 개봉해 보자.'

신지에게 잔소리를 하는건 나중일이다.

지금은 보물상자를 개봉하는 일이 더욱 시급한 헨리였다.

============================ 작품 후기 ============================

신지: 스포는 내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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