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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142화 (142/378)

< -- 142 회: 넘버원 -- >

'생각보다 엄청 레벨업을 했잖아?'

신지의 성장은 기대 이상이었다.

그녀의 레벨은 벌써 200이 넘어서고 있었다.

이틀전 첩자활동을 펼치면서 무려 60-70이나 레벨업을 한 것이다.

플레이어다보니 혼자 라바나 영지를 돌고, 혼자 레벨업이 가능했다.

헨리가 지정한대로만 한다면 일종의 매크로 형식으로 성장이 가능했던터라엄청난 폭업을 해버렸다.

전적으로 헨리가 지원을 아끼지 않은 덕분이기도 했다.

만약 헨리가 수천만원을 투자해서 신지를 키우지 않았더라면 이처럼 빨리레벨업을 할수 없을 것이다.

일종의 온라인 게임과 마찬가지로, 어느정도 아이템이 뒷받침된다면 폭업이 가능하다.

넘버원도 게임이나 보니 그 범주를 벗어나진 못하고 있었다.

헨리는 쓴 웃음을 지었다.

자신의 레벨과 거진 비슷해진 그녀를 보니, 여태껏 헛고생 하면서 레벨업을 했다는 생각마저 허무하게 들어왔다.

'하긴 여긴 사람이 드문 발데스 마을이니까.'

처음부터 마음을 먹고 레오에 있는 돈으로 헨리를 키웠다면 대략 400레벨은 찍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일단 레오로 인해 독공 유저들이 늘어남과 동시에 PK를 일삼는 무리가 무척이나 많아졌다.

좋은 아이템을 끼고 있다가 그들 눈밖에 난다면 철저하게 pk 대상이 될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pk를 전담하는 카오 길드가 여럿 있다보니 좋은 아이템을 착용했다간그들의 먹이가 될 공산이 매우 높았다. 예전에 레드 길드원 에게 된통 당해한번 죽음을 경험해본 헨리가 아니던가?

다행히 지금은 귀속 아이템 패치로 인해 그같은 사례가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도 서민층은 pk길드 때문에 골머리를 썩혀야 할 정도였다.

그나마 다행인건 이곳 발데스 마을의 인적이 매우 드물다는 것이다.

때문에 신지가 사냥을 한다고 하더라도 충분하게 감당할수 있었고, 또한 인공지능이 높은 까닭에 위험이 도사리면 저절로 몸을 사리게끔 인공지능이 부여되어 있었다.

'그러고보니 모습도 좀 변했는걸?'

레벨 200이 되면서 신지의 모습이 조금 변했다.

얼굴이 좀더 성숙해졌고, 몸매와 더불어 풍만한 젖가슴이 돋보이는 섹시한 몸매로 변해 있었다. 게다가 머리에는 악세사리 마냥 자그마한 두개의 뿔이 모습을 드러냈다. 헨리는 문득 호기심이 생겨 그녀의 뿔을 만지작 거려보았다.

그러자 신지가 대뜸 신경질을 내며 헨리의 손을 팩 쳐냈다.

"만지지마!"

뾰족한 일갈과 함께 신지의 고운 아미가 살짝 일그러졌다.

불쾌한 것이다.

제 아무리 자신을 거둬준 인간이라곤 하나, 2차각성을 맞이해 한창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졌다. 그래서 불쾌함을 표출해 낸것이다.

'뭐,뭐야 이거?'

설마하니 이틀동안 이렇게 변할줄은 상상도 못했던 터라 헨리의 얼굴에는 놀라움만이 스쳐 지나고 있었다.

발데스 마을. 라이델 자작의 집무실 안.

라이델 자작은 수하 기사들과 책사들을 두루 앉혀놓고 대책회의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회의의 주된 내용은 산적단 토벌과 더불어, 덴페롯에서 보내온 구원 요청에 관련된 내용들이었다.

수하 기사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어떤이는 산적단 토벌 때문에 병사를 파견할수 없다고 주장했고, 또 어떤이들은 국왕 전하의 명을 받들어 덴페롯에 원군을 파병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실 발데스 마을의 징집병은 고작해야 500명에 불과한 수준이다.

기사들을 포함 한다고 해도 거진 520여명에 불과했다.

그런상황에서 원군을 파병하기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만약 덴페롯에 원군을 보낸다고 하면 산적단의 공습이 이루어질겁니다.

3천의 병력을 어찌 감당하실 요량이십니까?"

발데스 마을에도 산적단이 파견한 첩자가 있을터.

만약 징집병들을 대거 이끌고 원군으로 나섰다가는 산적단들이 물밀듯이 밀고 들어올 공산이 매우 컸다.

그 때문에 대부분의 기사들은 원군 요청을 정중히 거절하고 영지를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히고 있었다.

"하지만 국왕전하의 명이 아닙니까?"

국왕 로이드3세는 다시금 전령을 보내왔다.

이웃왕국 덴페롯이 무너지면 다음은 프루나 왕국의 차례가 될수 있기 때문에 전장을 확대시키지 말고, 덴페롯에서 드래곤과 사생결단을 내자는것이 로이드 3세의 생각이었다.

그 때문에 로이드 3세는 각 영지에 파발을 띄어 최소 1백 이상의 병력지원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일단은 상황을 좀더 지켜보시는게 나을것 같습니다."

"야, 야야!! 자,잠깐!"

"시끄러워요 오빠!"

신지의 파상공세에 헨리는 기겁을 하며 뒤로 주춤주춤 물러났다.

하지만 신지의 DEX가 너무나 높았던터라 금세 따라잡히고 만 헨리였다.

신지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목검을 휘둘러왔다.

헨리는 막기에 급급할뿐 제대로된 반격조차 하지 못하고 쩔쩔매고 있었다.

'이,이게 아닌데?'

2차각성을 마친 신지의 모습을 보고 헨리는 문득 그녀가 섹시하다기 보단귀엽다고 느꼈다. 앙증맞게 솟아 오른 두개의 뿔을 매만지며 연신 신기해 했다.

하지만 그녀는 대뜸 성질을 부리며 헨리의 손을 거칠게 밀쳤다.

말투까지도 거칠었다.

어지간한 헨리도 괜시리 화가나기 시작했다.

여지껏 먹여주고 재워주고 길러준 은혜도 모르고 대뜸 건방지게 행동을 하니 빡이 오른 것이다.

헨리는 신지에게 교육을 단단히 시킬 필요성을 느끼고 대련을 신청했다.

처음에는 신지가 사과를 할줄 알았다.

하지만 사과는 커녕, 오히려 비웃음을 날리면서

"오빠가 제 상대가 되겠어요?"

라고 말하지 않은가?

기분이 더러운건 둘째치고, 녀석의 자만심을 조금 억누를 필요성을 느낀헨리는 대뜸 목검 하나를 그녀에게 내밀고 자신도 연무장에 있는 목검을 꺼내 그녀를 겨누었다.

"건방진 녀석. 너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주지!"

"흥! 오빠의 실력으론 무리일걸요?"

"이녀석이!?"

레벨 200이 되면서 2차 각성을 마쳤다고는 하나 녀석은 여자였고 실전 경험이 전무했다.

몬스터를 잘 잡는건 인정한다. 헨리 본인보다도 마법을 잘 구사하고 범위마법을 많이 배우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PK 과 몬스터 사냥은 엄연히 다른 싸움이다.

몬스터들은 인공지능이 낮은게 태반이라 그냥 쥐어패기만 하면 눕기 마련이다하지만 pk는 상대와의 심리싸움과 더불어 실전경험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레오를 하면서 그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여왔던 헨리가 아니던가?

그 덕분에 컨트롤은 이미 신의경지에 오른 그였다.

목검으로도 충분히 컨트롤 하면서 신지를 제압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하게 흘러가지 않았다.

신지의 덱스와 힘. 그리고 모든 능력치들이 생각보다 높게 형성된 까닭이었다.

제 아무리 실전경험이 많다곤 하나, 스탯 능력치가 상대보다 낮으면 커버하기가 어려운게 사실이었다.

"이얍!!"

우렁찬 기합소리와 함께 신지가 일도양단의 수법으로 헨리의 머리를 노렸다.

헨리는 양손으로 목검을 움켜쥔뒤 방어자세에 임했다.

어찌어찌 막아내는데는 성공했지만, 두 손이 저려왔다.

동시에 몸이 일시적으로 마비가 되고 말았다.

신지의 힘이 생각보다 강해서 생겨난 현상이었다.

헨리는 놀라운 표정으로 신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정말이지 이건 상상 이상이었다.

헨리 본인의 레벨은 233이다.

그에비해 상대는 고작 200에 달하는 숙녀가 아니던가?

더욱 놀라운건 녀석의 주 스탯은 INT. [마법]이라는 거다.

즉 헨리는 마법사를 상대로 목검 대련을 펼치고 있는중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는것이다.

괜시리 자존심이 상하긴 했지만, 녀석은 애시당초 인간이 아닌 반신반요였다.

레벨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획득하는 스탯의 양 자체가 인간보다 월등히 많기 때문에 헨리가 신지를 감당하지 못하는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오빠 또가요!"

"자,잠깐!!"

마비가 풀리기도 전에 신지가 다시금 달려들었다.

잘못했다가는 목검에 맞아서 죽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헨리는 재빨리 목검을 놓아 버렸다.

말인즉 항복을 선언한 것이다.

하지만 이미 공격 자세를 취하면서 그녀가 돌진을 해오고 있는 상황!

놀란건 신지도 마찬가지였다.

설마하니 오빠가 목검을 내던지고 두눈을 질끈 감을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이,이런!'

점프를 하면서 온힘을 목검에 실은 상태였다.

헨리가 피하지 않는다면 충돌이 불가피했다.

신지는 헨리가 피하기를 바랬지만, 마비 효과가 5초간 지속되는 통에 헨리는 움직일수가 없었다.

결국, 신지와 헨리는 볼썽사납게 부딪혀 버리고 말았다.

콰당!

잠시후.

헨리가 나지막히 신음성을 토해내며 눈을 살며시 치켜떴다.

그런데 뭔가가 이상했다.

손에서 부드럽고 뭉클뭉클한 이상한 감촉이 느껴진 것이다.

헨리의 시선이 손쪽으로 향했다.

손은 정확히 신지의 봉긋한 젖가슴에 닿아 있었다.

넘어지는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방어를 취했는데 하필이면 그녀의 젖가슴을 주물럭 하고 만 것이다.

헨리가 살짝 미소 지으며 억지로 말을 이어 나갔다.

"고,고의가 아냐 신지야. 아,알지?"

"으으.."

신지는 아무런 말없이 몸을 부들부들 떨기만 하고 있었다.

기분이 묘하기도 했지만, 더러운것도 사실이었다.

잠시후 신지가 두눈을 번쩍 치켜뜨며 잡아먹을듯 헨리를 노려보았다.

그녀의 두 눈동자에 쌍심지가 돋아난 것이다.

인기척이 느껴진것은 그때였다.

드르륵 소리가 함께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헨리와 신지의 시선이 연무장 입구쪽으로 향했다.

거기에는 낯익은 인영 하나가 자리를 하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바로 라이델 자작이었다.

도출된 결론이 없어서 산적단과 원군 파병문제로 제국의 용사 헨리와 상의를 하기 위해서 연무장을 찾은 그였다.

그런데 이게 왠걸!?

혈기왕성한 두 남녀가 서로를 끌어안은채 은밀한 행위를 하고 있는게 아니던가?

라이델 자작의 얼굴이 급격하게 빨개졌다.

혈기왕성한 두 남녀의 모습을 보니 익히 짐작이 갔다.

서로 사랑을 하지 않고서는 못하는 행동!

그것은 바로 스.퀸.십!

작금의 상황을 봐도 쉽사리 이해가 되는 장면이었다여자는 남자의 위에 올라타 한창 신음성을 토해내고 있었고, 남자는 여자를 위에 올려세워 봉긋한 젖가슴을 두손으로 쓸어 내리고 있었다.

바보가 아니라면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눈다는 것쯤은 충분히 알수 있는 대목이었다.

라이델 자작은 급히 연무장 문을 닫아 버렸다.

물론 연인(?)들에게 한마디를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제국의 용사님."

"자,잠깐!!"

헨리의 말은 미처 라이델 자작에게 전달되지 못했다.

그가 황급히 문을 닫고 나가버린 까닭이었다.

그순간. 뾰족한 비명소리와 함께 가녀린 신지의 손바닥이 대뜸 헨리의 얼굴쪽으로 날아들고 있었다.

찰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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