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41 회: 넘버원 -- >
'제법 군기가 바짝 들린 녀석들이로군.'
헨리에게 기습공격을 허용해 쓰러진 세명의 산적단원들이 다른 산적단원들에게 발각된 이후 철통경계령이 떨어져버렸다.
산적단의 두령 짝귀NPC는 혹시나 모를 군대의 공격에 대비하여 만반의 채비를 갖추라고 단단히 불호령을 내린상태다.
서쪽 경계에서 경계를 서고 있던 단원들중 한놈의 옷이 벗겨졌다.
그일로 인해 짝귀와 그의 수하들은 첩자가 나타나 자신의 산채를 둘러보고 있다고 잠정적으로 결론을 지어 버렸다.
그들은 잠적한 첩자를 찾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암구어를 물어보면서 동료들에게 물어보기도 했고 특유의 산채어를 사용하면서 의심이 될만한 산적단원들을 물색해 내기도 했지만, 3천명의 산적단원들중 첩자를 잡아내기란 백사장에서 바늘찾기와도 다름이 없었다.
결국 하루간의 첩자수색 작전이 펼쳐졌지만 첩자는 잡지 못했고, 헨리는 한숨을 돌릴수 있게 되었다.
"하여튼 짝귀형님도 참 답답한 양반이야. 이 많은 단원들중에 어떻게 첩자를 가려 뽑아낼수 있겠냐고. 안그래?"
"그러게 말이야. 아침부터 벼래별 소동을 다 떠는 마당에 괜히 여편네들만 동요하고 있으니 원."
산채에 설치된 주막에서 산적단원 두명이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을 비롯해 제법 많은 산적들이 근무를 마치고 주막을 찾았다.
산간지역에 위치한 산채라서 추위가 극심하다.
추위를 달래고 어르기 위해선 쓰라린 홍주가 제격이라 주막에서 홍주를 구하기 위해 몰려든 산적 패거리들이었다.
제공하는 홍주는 모두 무료였다.
발데스 마을과는 달리 산적들에겐 돈에 대한 개념이 없다.
일단 마을을 약탈한뒤, 거기에서 들여오는 노획물을 산채 사람들이 나눠가지는 것이다. 그 때문에 주막에선 홍주를 무료로 배급했고, 산적들은 근무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홍주 한병씩을 받아들고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어이구 나이도 어린것이 벌써부터 근무를 서는구나. 옛다 여기 홍주!
가서 따듯하게 몸을 녹이도록해. 알겠지?"
주막 NPC로 있는 아낙이 젊은 청년 산적에게 빙그레 웃으며 홍주 한병을 건네주었다. 청년은 허리를 90도로 꺽으며 그녀에게 고마움을 전한뒤그곳을 빨리 빠져나왔다.
산적치고는 제법 곱상하게 생긴 남자였다.
그는 이례적으로 마을이 위치한 남쪽 방면으로 걸음을 옮기지 않고 병영이 있는 서쪽방면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싸가지고 온 홍주를 벌컥벌컥 마시면서 추위에 떠는 몸을 보호한뒤무언가를 꺼내들었다.
청년이 꺼내든것은 다름아닌 기록지침서였다.
거기에는 여지껏 청년이 조사한 내용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산적들이 가지고 있는 군량미며, 병기, 그리고 산적들의 개체수와, 산채의 개체수. 아이와 어른은 몇명이고, 또 장정은 몇명인지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산적이 산적단의 정보를 캐치하는 이상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다.
청년은 정체는 다름아닌 헨리였다.
라이델 자작으로부터 산채를 정찰해달라는 위험천만한 부탁을 거리낌 없이 수락하고, 산채를 돌보고 있는 중인 것이다.
다행히 임무는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무엇보다, 그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한몫 단단히 했다.
헨리는 추호도 겁내지 않고 산적들을 마치 형님 대하듯 서글서글하게 대했다 그리고 가지고 있는 금화를 뇌물로 활용해 그들을 구워 삶기도 하면서 정보들을 하나씩 캐치해 냈다.
"산적이 된 이유가 무에 있겠나? 다 썩어빠질 영주새끼들 때문이지!"
"수확물의 80퍼센트를 세금으로 내고 나면 우리는 또 먹을 군량거리로 걱정을 하게 되지. 나는 그게 늘 불만이었어.
어차피 이래저래 죽을 위기에 처하느니 산적이 되어 배터지게 먹어보고 싶었지. 지금 산적이 된걸 후회하지 않아.
귀족 새끼들 눈치 보지 않아도 되니까 말야.
아니 오히려 더 낫다고 해야할까?"
"예전에 귀족 한명을 때려죽인일도 있었지. 정말로 통쾌했다고."
"귀족의 여식과 뜨거운 하룻밤도 보내봤었지. 물론 강간을 하긴 했지만 말야.
그래도 난 산적이 된걸 후회하지 않아. 지금의 삶이 그때보다 더 나으니까"
산적들 일부분은 산적이 된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극소수의, 그러니까 직위가 높은 산적들이 내뱉는 말들이었다.
홍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군량미를 받아 먹고 사는 하급 산적들은 예나 지금이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헨리는 장장 이틀동안 첩자역할을 수행하면서 갖은 정보를 가지고 발데스마을로 돌아갔다. 더이상 조사할게 없었기 때문이었다.
헨리가 돌아가자 발데스 마을의 영주 라이델 자작이 황급히 헨리를 맞아들였다.
헨리는 라이델 자작에게 기록지침서를 내밀었다.
그러자 넘버원 내부에서 안내멘트가 흘러나왔다.
[띵! 라이델 자작에게 산적단의 기록지침서를 건네주었습니다!]
[명성치가 50 상승합니다!]
[첩보경험치로 10만의 경험치를 얻으셨습니다!]
라이델 자작은 보상을 주기는 커녕 일단 헨리가 건넨 기록지침서를 하나하나읽어보면서 자료를 분석해 나갔다.
잠시후, 읽기를 마친 라이델 자작이 그제서야 헨리에게 무언가를 내밀며 보상품 하나를 건네주었다.
[띵! 라이델 자작으로부터 퀘스트 경험치 5만을 받으셨습니다!]
[라이델 자작으로부터 변신의 비약을 받으셨습니다!]
변신의 비약은 원하는 생물체로 30분간 변신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고급비약입니다. 타 플레이어들에게 파실수도 있고, 직접 사용을 할수 있는 신비한 비약인만큼, 정말로 중요할때 사용하도록 하세요.
생전 처음 보는 아이템이라서 헨리는 신기한 눈빛으로 변신의비약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때 라이델 자작이 헨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주신 기록지침서를 보니 산적들의 형편이 말이 아닌것 같습니다.
군량미가 없으니 곧 공격을 해오겠지요. 덕분에 놈들의 정보를 알게 되었으니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모르겠군요."
"전쟁을 하실 요량이십니까?"
헨리의 물음에 라이델 자작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으로선 방어에 몰두하면서 산적들을 격퇴할 생각입니다.
기록지침서를 보아하니 산적단의 규모는 정확히 3200여명으로 집계되어 있더군요. 하지만 절반이상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 양민병으로 생각되니충분히 격퇴할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3200명중 반은 전쟁을 치뤄봤고, 반은 양민으로 이루어진 오합지졸들이다.
숫자가 적긴 했지만, 라이델 자작이 이끌고 있는 정예병은 5백에 달한다.
영지민까지 합하면 최대 3만명을 수용할수도 있는것이다.
그때문에 라이델 자작은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할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응?"
헨리의 시선이 라이델 자작 뒤편으로 향했다.
전서구로 보이는 편지 한통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전서구에는 프루나 왕국의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궁금증을 참지 못한 헨리가 물었다.
"보아하니 왕국에서 보내온 서신 같군요?"
"아, 이것 말입니까?"
라이델 자작이 쓴웃음을 지었다.
보아하니 무언가 사연이 있는듯 싶었다.
"사실 어제 급서가 날아왔습니다.
국왕전하께서 원병을 보내달라고 파병요청을 띄운 것이지요.
아마도 저의 영지가 아닌, 다른 영지에도 급서를 보낸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급서는 왕국에서 급한일이 생길때 보내오는 문서다.
이처럼 외진 프루나 왕국에 급서가 당도할 일이 무에 있단 말인가?
헨리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눈치빠른 라이델 자작이 다시금 말을 이었다.
"프루나 왕국 동쪽방면에 덴페롯 왕국이 자리를 하고 있습니다.
덴페롯과 우리 프루나 왕국은 형제의 왕국이라 칭하며 사이가 매우 좋은측에 속합니다.
이 서신은 덴페롯 왕국에서 우리 프루나 왕국으로 보내온 서신의 일종으로써,"
"덴페롯에서 왜 원병을 요청한단 말입니까?"
"자세한 것은 저도 잘 모르나, 아마도 덴페롯이 드래곤들의 공격을 받고 있는 모양입니다."
드래곤이라는 소리에 헨리의 눈동자가 급격히 커졌다.
드래곤.
지상 최강의 생명체이자, 인간계 최고의 생물체로 군림하고 있는 존재가 바로 드래곤 종족이었다.
덴페롯 왕국 근처에는 5천년동안 잠을자고 있던 레드 드래곤 프시케가 살아가고 있었다.
덴페롯은 1천년전에 만들어진 신생 왕국이다.
드래곤의 레어가 있다는 사실을 애시당초 몰랐고, 이번 종족전쟁이 터지고 나서야 부랴부랴 드래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처음 그들은 프시케의 난입에도 불구하고 공손하게 드래곤을 대했다.
드래곤의 성정상 보물을 탐하고, 자신의 비위에 거슬리지만 않게 행동한다면 위해를 가하지 않기 때문에 좋은말로 그녀를 달래려고 한 것이다.
하지만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의 명령 한마디로 인해, 프시케는 왕국 한복판에서 자신의 가디언을 대거 뿌려놓으며 왕국의 주요 인사들을 닥치는대로 살해했다. 그로인해 덴페롯은 엄청난 타격을 입어야만 했다.
다행히 국왕은 기사들의 호위아래 피신을 한 상태.
하지만 드래곤의 공격 때문에 많은 전상자를 내어 왕국을 운영하는데 엄청난 애로사항을 겪어야만 했다.
덴페롯은 결국 형제의 나라 프루나에게 원병을 요청했다.
지금도 국무회의를 통해서 한창 원병을 파병해야 할지, 아니면 말아야할지를 결정하고 있는중이었다.
"드래곤이 개입했다면 보통일이 아니군요"
게다가 상대는 하필이면 제일 성질 더럽다는 레드일족이었다.
지난번 ㅤㅂㅞㄺ구와 함께 레드드래곤 일라익을 상대해 보면서 레드종족이 얼마나호전적이고 거친지 알수 있었던 헨리가 아니던가?
"그나저나 제 여동생은 어디에 있습니까?"
헨리의 물음에 라이델 자작이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지금 한창 연무장에서 수련중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성장속도가 매우빠르시더군요. 역시 제국용사님의 여동생 다운 능력이었습니다.
일단 연무장에서 여동생과 함께 쉬고 계시지요.
산적 소탕작전은 추후에 문의를 드리겠습니다."
헨리는 고개를 끄덕인뒤 연무장으로 묵묵히 걸음을 옮겼다.
도대체 얼마나 성장 했기에 라이델 자작이 저렇게 놀라움을 표시한단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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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또렉 미치겠네요 ㅠㅠㅠㅠㅠㅠ걍 월욜날 A.s 불러야겠슴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