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넘버원-135화 (135/378)

< -- 135 회: 넘버원 -- >

"흠. 이것도 사고, 저것고 사자."

오랜만에 맞이한 주말을 이용해 지강혁은 한창 마트에 들려 장을 보고 있었다.

집안에 식량이 다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가 고른 품목은 대개가 1회용 식품들이었다.

3분카레. 3분 짜장. 야채참치. 햄. 비엔나. 1인용 스파게티 등등등.

거의 모두 인스턴트들이었다.

계산대에 있던 아줌마 하나가 걱정스러운 어조로 지강혁에게 말을 걸어왔다.

"어이구 학생 또 이런것만 먹어?"

지강혁이 대수롭지 않게 받아쳤다.

"뭐 편하니까 어쩔수 없죠"

본인이 편하다고 하는데 무어라 대꾸를 하겠는가?

아줌마는 지강혁의 물건을 모조리 계산해 주고 건강조심하라며 걱정어린 한마디를 남겨주었다.

지강혁은 예의상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를 한뒤 집으로 돌아왔다.

사실 지강혁은 집 근처에 있는 뷔페 식권을 몇장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사람이 원체 많아서 앉을 자리가 없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요리나 할겸 마트에 들린것이다.

"흠 어디보자"

사 가지고 온 재료들을 둘러보던 지강혁이 김치와 통원참치캔 두개를 꺼내들었다.

오늘의 요리는 참치찌개였다.

한창 요리를 하던 지강혁이 씨익 웃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정말 넘버원은 대단하단 말야? 어떻게 음식을 도입하는 기술을 만들어냈을까?"

넘버원에서도 참치찌개를 만들수 있다.

참치 통조림을 사고, 김치를 사들인뒤 통에 끓여 넣기만 하면 완성되는 것이다. 하지만 물의 양과, 참치와 김치의 양이 비효율적이면 맛이 판이하게 달라진다. 그말인즉 비율을 현실 그대로 반영해야만 S급 요리가 탄생된다는 말이었다.

이 때문에 많은 넘버원 직장인들이 절로 요리를 할수 있게 되었다넘버원에서 만든 요리 그대로를 현실에서 써먹으면 바로 요리가 탄생되니게임도 하면서 먹을거리도 구하고, 현실에서 먹거리를 만들수도 있고,

1석2조가 되는 셈이었다

식사를 마친 지강혁은 캡슐에 몸을 실었다.

캡슐에 들어서자 넘버원 세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강혁은 접속하자마자 한창 수련에 몰두하고 있는 신지를 찾기 위해연무장을 찾아갔다.

"이얍! 이야압!!"

연무장에서 허수아비를 때리며 수련에 매진하고 있는 신지의 모습이 보였다.

헨리는 신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어느덧 레벨이 꽤나 많이 올라서 50을 형성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스킬들을 살펴보던 헨리의 표정이 급격하게 일그러졌다.

레벨 50이나 되면서 스킬을 하나도 배우지 못한 까닭이었다.

헨리가 툴툴거리며 신지에게 물어보았다.

"야 신지야. 너는 도대체 스킬을 언제 배우는거야?"

"어 오빠 왔어요?"

천천히 다가온 헨리를 보며 신지가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그도 그럴것이 자신의 밥셔틀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역시나 신지는 헨리를 보자마자 일단 밥을 달라고 졸라대기 시작했다.

결국 헨리는 신지에게 밥을 해주고 나서야 자신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들을수 있었다.

"저도 잘 몰라요."

"켁 뭐라고?"

"말씀 드렸잖아요? 저도 모른다니까요? 저같이 어린아이가 뭘 알겠어요안그래요?"

신지의 당당한 대꾸에 헨리는 말문이 턱 막히는것을 느꼈다.

막말로 10살짜리 꼬맹이 따위가 스킬에 대해서 뭘 알겠는가?

"흐음"

헨리는 턱을 괴며 생각에 잠겼다.

사실 ㅤㅂㅞㄺ구도 스킬을 좀 늦게 배운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레벨 30이 되고 나서부터는 거진 모든 스킬을 다 배웠다.

그 때문에 신지의 레벨이 30만 되면 다 배울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신지는 어찌된 영문인지 레벨 50을 찍고도 그간 익혀두었던 투시 능력 하나만 쓸수 있을 뿐이었다.

'큰일이군. 아무리 검술에 능하다고 한들 사용할수 있는 스킬이 없으면 드래곤을 상대할수 없는데.. 하물며 놈의 가디언들 또한 쓰러뜨리지 못할테고'

헨리가 스킬에 집착하는 이유는 단 하나.

드래곤들 때문이었다.

드래곤은 흔히 마법을 사용하는 종족이다.

그런 그에게 접근전은 애시당초 말도 되지 않는다.

접근하기도 전에 파이어볼에 맞고 숨질 것이다.

헨리 또한 일라익에게 접근하다가 단 한방에 격살당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원거리 투척마법이 매우 절실한 그였다.

신지라면 반신반요이기 때문에 생각치도 못한 스킬을 배울수 있을 것이다뿐만 아니라 마계에서 사용하는 기술들도 습득 가능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헨리는 무작정 신지의 레벨을 높히는데 주력했다.

자신과 신지의 경험치 분포율을 10:90으로 선정해 준것만 보더라도 헨리는 신지에게 모든것을 퍼주었다는걸 간접적을 말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도 말짱 도루묵이 되고 말았다.

레벨 50을 찍었음에도 아무런 스킬도 배우지 못했으니까 말이다.

'근데 신지의 레벨업이 왜이렇게 빠르지?'

ㅤㅂㅞㄺ구를 키웠을땐 경험피 분포율을 조절해도 이렇게 빠르게 오르지 않았다하지만 신지를 키울때는 ㅤㅂㅞㄺ구보다 레벨업이 무척 빨랐다게이지를 50:50으로 조절해도 ㅤㅂㅞㄺ구보다 5배는 빠른 수치였다.

'뭐 그렇다고 해서 나쁠건 없지. 레벨이 높으면 좋은거니까'

게임에서 레벨이 전부가 아니라곤 하지만 레벨이 낮은것 보단 좋은법이다.

일단 스탯량이 상승되고 그에 걸맞게 신지 본인이 강해지니까 말이다.

'레벨이 50인데 아무런 스킬도 배우지 못했다는건 말이 안돼.

아니면 혹시..?'

인간들은 스킬을 배우기 앞서 레벨을 먼저 달성한후 그에 걸맞게 마법서를 사들여 스킬을 배우곤 한다.

ㅤㅂㅞㄺ구와는 달리 신지는 소환수 개념이 아닌 플레이어 개념이다.

그렇다는 말은 신지 또한 마법서를 이용해 스킬을 배울수도 있다는 말이된다.

헨리는 혹시나 싶어 시장으로 걸음을 옮긴뒤 신지를 데려갔다.

"사람한번 엄청나게 많군."

시장은 온통 인간들 천지였다.

상인들이 거진 대다수였으며, 그를 호위하는 호위기사들의 모습도 많이 보였다.

드래곤들과의 전쟁으로 말미암아, 호위기사들이 이제는 시장통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봐 그소리 들었어? 해양왕국 트란티아가 블루드래곤 워러에게 공격당해서 크나큰 몸살을 앓고 있다더군!"

"포경선이 모조리 침몰해 버려 포경하던 어부들이 생계를 전부 잃었다더군.

게다가 희생자도 어마어마하다지!?"

"뿐만 아니라 해양 몬스터들이 해양왕국 트란티아를 공격하고 있다는 소문이야 아마도 블루드래곤 워러의 정신마법에 세뇌당한듯 싶어"

"정말 큰일이로군."

"다행인건 아직 트룬하운트에는 드래곤들이 쳐들어오지 않았다는 거지 자네도 몸조심해. 드래곤에게 죽으면 아이템 드랍율이 1.5배나 높아지니까말야."

"그래 알겠네!"

사람들 두셋만 모이면 전부 드래곤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벌써 트란티아가 공격받고 있는건가?'

트란티아라면 헨리가 잘 알고 있는 곳이다.

용궁퀘스트를 받은 장소가 트란티아가 아니던가?

게다가 트란티아를 대상으로 견문을 많이 넓힌탓에 거기에 속한 NPC들도 대부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트란티아가 벌써 공격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ㅤㅂㅞㄺ구가 돌아올때까진 몸을 숨겨야 하는데 말야..'

ㅤㅂㅞㄺ구가 떠나기전 녀석이 신신당부를 했었다.

반드시 3차각성을 마치고 돌아오겠다고 말이다.

처음에는 말리고 싶었지만, 놈이 힘을 되찾고 싶다는 말에 뭉클해녀석을 보내주고 말았다.

이제는 소환수 개념이 아닌, 화이트드래곤으로 독립을 한 것이다.

사실 녀석이 언제 돌아올진 아무도 모른다.

짧게는 한달. 많게는 수십년이 걸릴수도 있는 것이다.

'녀석은 반드시 돌아온다고 했어. 드래곤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법이지'

드래곤과의 전쟁은 나중문제다.

일단은 신지에게 마법서가 통하는지 통하지 않는지를 확인해 봐야한다.

헨리는 먼저 마법상점에 들렸다.

마법상점 NPC 하이든이 반갑게 헨리를 맞이해주었다.

"어이구 제국의 용사님께서 저희 마법상점을 다 찾아주시고! 감사합니다!"

"하하 안녕하십니까."

"근데 제국의 용사님이 무슨 용무로 저희 마법상점에 오신건지?"

헨리는 전사계열과 도적계열이 반반 섞인 제국의용사다.

마법서를 사는것 보단 기술서를 사서 기술을 연마해야 하는 직업군인 것이다.

그런그가 마법상점에 왔으니 의문점이 드는건 어찌보면 당연했다

"그냥 선물용으로 몇개의 마법서를 좀 사려고 왔습니다."

"하하 그렇군요. 그럼 제가 선물용 마법서를 추천해 드리도록 하지요."

하이든은 제법 고가의 마법서들을 소개해 주었다.

제국의 용사이니 돈이 많을거라 판단해서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헨리는 마법서에 많은 투자를 하지 않았다그는 5만원에 판매하고 있는 가장 값싼 마법서를 골랐다.

헤이스트였다.

헤이스트는 순간적으로 이동속도를 늘려주는 마법으로 마법사들이 자주애용하는 마법이다.

몬스터들도 헤이스트 마법서를 잘 드랍해서 값은 비교적 싼편이었다.

"헤이스트 마법서적은 5만골드입니다. 용사님"

헨리는 헤이스트 마법서적을 사자마자 곁에 있던 신지에게 내밀었다.

하이든이 껄껄 거리며 웃어댔다.

"하하하 여자친구에게 선물을 주시려고 산것이군요."

신지의 나이는 고작 10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가 무려 170이 넘어가는 장신이다몸매또한 인간들보다 월등히 뛰어난 몸매를 가지고 있다.

얼굴이 좀 앳된감이 없잖아 있지만, 170 에 달하는 키 덕분에 간혹 여자친구라고 오해를 사기도 했다.

"여자친구가 아니라 여동생이죠 여동생. 아무튼 저는 가보겠습니다.

많이 파시길!"

"하하 감사합니데 용사님!"

헨리는 마법상점을 빠져나오자마자 신지에게 헤이스트 마법서를 내밀었다눈치빠른 신지는 곧장 헤이스트 마법스크롤을 찢어버렸다.

새하얀 빛무리들이 스크롤에서 뿜어져 나오더니 이내 신지의 몸속으로 잠식해 들어갔다.

헨리의 예상이 그대로 적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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