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29 회: 넘버원 -- >
이른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트룬하운트 광장은 무척이나 소란스러웠다.
상업지역이라서 그런지 물건을 사고파는 상인들이 많아발디딜틈이 없을 정도였다.
물약을 파는 사람, 각종 주문서를 파는 사람, 장비 아이템을 파는 사람등등 팔고 있는 물품의 종류또한 매우 다양했다.
"자자 모든 상태이상을 완벽하게 해제시켜주는 만병통치약 팝니다!
가격은 단 10만 골드! 날이면 날마다 오는 가격이 아니에요!!"
"마법방어력이 무척 뛰어난 대마법갑옷 팝니다! 마방이 무려 + 20 이나 하지요! 가격은 고작 2000만 골드입니다!
"정령의 방패 팝니다! 마법저항력 +5 붙어 있습니다!"
[아직 8시밖에 되지 않았는데 사람이 무척이나 많다 주인]
넘버원으로 인해 많은 게임단이 생겨났다.
그들도 여타의 회사들처럼 아침 9시까지 출근을 한다.
패치 전까지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대개가 9시 이후에 접속을 하면서 하루를 시작하곤 했다. 그런데 패치가 진행되고 나서부터는 접속시간대가 사뭇 달라진 것이다.
이유인즉 최강의 생명체라고 일컬어진 드래곤들 때문이었다.
드래곤은 정해진 시간대에 전쟁을 일으키는것이 아니다.
인공지능이 뛰어난 최강의 종족답게 기습도 할줄 알고, 인간의 뒤통수를 후려칠 줄도 안다. 그 때문에 바빠진것은 성을 점령하고 있던 고위급 길드 마스터들이었다.
드래곤이 언제 성을 공격할지 아무도 몰랐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을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정해진 시간을 제외하곤 잠을 자지 않고 하루종일 성을 지키고 있었다.
여타의 PC게임과 마찬가지로 넘버원 또한 성을 점령하게 되면 거기에서 추출되는 세금의 양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특히 사람들이 가장 많이 있는 아레아제국을 비롯해, 상업도시인 트룬하운트의 세금은 여타의 성들보다 가장 많았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아레아 제국성을 차지하고 있는 오딘을 비롯해, 트룬하운트의 성주 또한 드래곤의 공격에 대비하면서 성을 지키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이른 아침부터 플레이어들이 많이 보이는 것이다.
"그나저나 전쟁은 도대체 언제 일어나는거야?"
헨리가 툴툴거리며 말했다.
그도그럴것이 업데이트가 이루어진지 어느덧 일주일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전쟁은 커녕 그 흔한 버서커 모드도 발동하지 않았다.
일주일동안 성안에 처박혀 정보수집만 한탓에 헨리의 레벨은 아직까지도 200을 형성하고 있었다.
아마도 일주일간 빡세게 사냥을 했다면 최소 220은 찍었을 것이리라.
저벅저벅. 저벅저벅
제법 곱상하게 생긴 청년 하나가 성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경비병 하나가 재빨리 길을 막아서며 물었다.
통행증을 발부하려는 것이다.
"트룬하운트에 처음이십니까?"
트룬하운트에서는 통행자격증 없이는 절대로 시내를 활보할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 하나하나에게 통행자격증을 건네주어야만 했다.
청년이 새빨간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넘기며 경비병을 흘겨 보았다.
청년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않고 다시금 성안쪽으로 걸어갔다.
자신을 무시하는 태도에 경비병이 청년의 어깨를 살며시 쥐며 말을 이었다.
"이보십시오.이곳이 처음이냐고 묻질 않습니까?"
청년의 얼굴이 팍 일그러졌다.
그의 손에는 어느새 검붉은 화염구 하나가 생성되어 있었다.
"이 가증스러운…"
[그만해라 일라익]
일라익이라고 불려진 사내가 고개를 뒤쪽으로 돌렸다.
거기에는 백발의 아름다운 여인 하나가 자리를 하고 있었다.
백발의 여인이 말을 이었다.
[지금 중요한건 정보를 조사하는것이다. 쓸데없이 싸움을 일으키지 말아라]
그들의 정체는 바로 화이트드래곤 에레니아와 레드 드래곤 일라익이었다.
에레니아가 말리자 일라익은 어쩔수 없다는듯 생성된 검붉은 화염구를 거두어들였다.
그리곤 경비병이 내미는 통행증을 잡아채고는 더이상 볼일없다는듯 성 안쪽으로 휘적휘적 걸어가 버렸다.
"그냥 공격하면 되지 왜 정보조사를 하면서 놈들의 동태를 파악해야 하는겁니까?"
뒤따라오는 에레니아를 보며 일라익이 툴툴 거렸다.
에레니아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 했다.
쓸데없이 피해를 늘릴 필요가 무에 있단 말이냐?"
"그래봤자 휘하에는 스톤골렘들 밖에 없지 않습니까?
스톤골렘들이야 마정석으로 다시 살려내면 그만입니다."
"일라익 너는 인간들을 무척이나 얕잡아 보고 있구나. 인간들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종족이 아니다. 더욱이 이곳은 인간들의 왕래가 잦은 트룬하운트다.
무턱대고 공격을 가했다간 우리들도 위험에 처할수가 있다.
그러니 신중하게 행동해야만 한다"
성질 급한 레드 일족답게 일라익은 앞뒤 가리지 않고 오로지 공격만 할 생각이었다. 그와는 달리 화이트드래곤은 매우 영리하고 생각이 깊은 종족이었다.
"쳇."
마음같아선 각성체로 변신한뒤 트룬하운트를 뒤집어 놓고 싶었다.
하지만 에레니아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먼저 인간들의 전력을 분석한뒤 공격을 하고자 하는것이 그녀의 생각이었다.
작전 구사권은 엄연히 에레니아가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일라익은 어쩔수 없이 그녀의 말을 따라야만 했다.
트룬하운트에서 정보조사를 한지 어언 2시간이 지나갔다그동안 에레니아와 일라익은 많은 정보들을 수집할수가 있었다.
"인간들의 숫자가 너무 많다. 스톤골렘 300기로는 어림도 없겠어."
"흐음."
에레니아의 말을 듣고 있던 일라익도 아까와는 달리 수긍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도그럴것이 인간들의 개체수가 무려 100만을 넘어서고 있었던 까닭이었다.
제 아무리 드래곤 종족이 강력하다고 하나 100만의 인간을 상대하기에는 아무래도 무리가 있었다.
더욱이 성주로 있는 인간의 레벨이 자그마치 540에 달한다.
그것도 오러블레이드를 구사할수 있는 전사계열의 마스터였다.
드래곤의 비늘이 강철보다 단단하다고는 하지만 마스터의 오러블레이드까지 감당해내진 못했다.
"일단 이곳을 먼저 벗어나고 로드께 보고를 올리도록 하자"
아무리 생각해도 두마리의 드래곤과 300기의 스톤골렘으로는 공격을 한다고 해도 성을 함락시킬수 없을것 같아서 그런 결정을 내렸다.
일라익이 성의 서쪽 방향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아까부터 드래곤의 기운이 느껴지던데 혹, 에레니아님이 말씀하신드래곤의 기운이 저것이었습니까?"
에레니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호기심 강한 종족답게 일라익이 곧장 반응을 보였다.
"흠. 생전 처음 느껴보는 기운이군요. 한번 만나볼까요?"
에레니아는 일락이의 물음에 대꾸도 하지않고 훌쩍 몸을 날렸다.
일라익은 재빨리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그시각 헨리와 ㅤㅂㅞㄺ구는 트룬하운트 서쪽 지역을 탐방하면서 여러 정보들을 수집하고 있는 중이었다.
[드래곤들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네.
어떤 드래곤은 매우 호전적이지만 또 어떤 드래곤들은 매우 영리하고 평화를 사랑하지.]
[드래곤들의 성격말인가?
나도 드래곤들을 만나보진 못해서 무어라 말해주긴 어렵네만 도감에선 레드드래곤이 제일 흉폭하다고 알려져 있다네.
나머지는 고만고만 하달까?
제일 순한 드래곤은 골드와 화이트로 알고 있네.]
[어떤 이들은 드래곤을 매우 두려워하네만, 또 어떤 이들은 전문적으로 드래곤을 사냥하기도 하지. 왜그런줄 아는가? 드래곤들을 죽이면 엄청난 보물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네.]
[드래곤 하트를 복용한다면 WIS의 양이 드래곤이 가지고 있던 마나량의 10퍼센트 만큼 증가한다고 들었네. 뿐만 아니라 드래곤을 죽이면 레어에 쌓여있는 진귀한 보물들을 모두 독차지 할수 있지.]
[이번 업데이트에는 숨겨진 정보들이 몇개 있다네 그중 한가지를 알려주자면 옛날과는 달리 드래곤의 레어안에서 싸울때 목숨을 잃게 되면 아이템을 전부 드랍하는 설정이 생겨났다네. 그렇기 때문에 싸우더라도 드래곤의 레어 안에서 싸우진 말게나.
자칫 잘못하다간 쫄딱 망하는수가 있다네]
띵![NPC 토토로 부터 새로운 정보를 알아내는데 성공하셨습니다!]
드래곤의 레어 안에서 드래곤과 전투를 펼치다가 사망하게 되면
귀속된 아이템이라고 할지라도 아이템을 전부 드랍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