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24 회: 넘버원 -- >
사악한 네트로맨서를 퇴치하자 그들을 가두어두었던 죽음의 안개가 걷혔고 사람들의 모습도 원래대로 돌아왔다.
하이든 마을에 평화가 찾아온 것이다.
(레벨 180짜리가 어떻게 레벨 300짜리 네크로맨서를 처치한거지?)네크로맨서를 퇴치하면서 헨리의 레벨은 180. 그리고 ㅤㅂㅞㄺ구의 레벨은 어느덧 43이 되어 있었다.
켈론 NPC는 자신을 찾아온 헨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사실 그는 헨리를 네크로맨서의 제물로 바칠 생각이었다.
그래서 미지의동굴에 관련된 지도를 순순히 넘겨주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눈앞에 있는 초보자(?)가 마을의 어려움을 완전히 해소시켜 준 것이다.
그로인해 마을에는 다시 평화가 찾아왔고, 모든 사람들은 눈앞에 있는 헨리에게 다가가 고맙다면서 인사를 건네고 있는 중이었다.
(큰일이로군. 마을의 보물을 준다고 약속까지 한 마당인데…)네크로맨서의 증표를 이미 건네받았다.
모험가는 두손을 싹싹 비비면서 보물을 원하고 있는 눈빛이었다.
보물은 원래부터 없었다.
단지 초보자를 꾀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 것이다.
그런데 놈이 정말로 네크로맨서를 퇴치하고 돌아올 줄이야…
"마을 사람들과 함께 마련한 거라네. 이걸 받게나."
띵! 하이든마을의 NPC 켈론으로부터 자유상점 이용권 2장을 받으셨습니다!
자유상점 이용권은 하이든 마을에서만 사용하실수 있습니다!
헨리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설마하니 자유상점 이용권 2장을 줄줄은 꿈에도 몰랐다.
보물이 있다며!? 아니 그 보물을 준다며!!?
그런데 자유상점 이용권 2장이라고!? 아아악!!
힘들게 퀘스트를 수행한 의미가 전부 사라져 버렸다.
마음같아선 NPC를 잡고 이게 보상이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NPC에게 화를 낼순 없었다.
하이든 마을은 소수의 개척민들이 모여서 만든 신규마을이다.
그런만큼 커다란 보상을 바라기도 좀 애매모호한 그런 상황이었다.
결국 헨리는 켈론을 이해하기로 했다.
차마 벼룩의 간을 빼먹을순 없지 않은가?
"개척마을에서 많은걸 바랄순 없죠.
그러니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용권을 받겠습니다."
헨리는 그렇게 말하고 켈론 NPC에게 자유이용권 하나를 내민뒤제일 비싼 물약들을 마구잡이로 사들였다.
이제 남아있는 자유이용권은 단 한장이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더이상 살만한 물품이 없었다.
물약도 다 채운상태고, 무기와 방어구의 수리는 수리공구를 통해 100퍼센트가 된지 오래였다.
남아 있는 한장을 쓰려고 해도 마땅히 쓸데가 없었다.
결국 헨리는 그 한장의 티켓을 마법배낭 속에 집어넣고 마을을 떠나려했다.
그순간 뭔가가 떠오른듯 헨리가 다시금 촌장 켈론을 쳐다보았다.
"마을 사람들의 목숨도 중요하지만, 플레이어의 목숨도 중요한법입니다.
다음부터는 그런 간사한 계책을 베풀지 마십시오."
헨리의 말에 켈론은 적이 놀란듯 입을 쩍 벌렸다.
설마하니 자신의 계략을 눈치채고 있을줄이야…
"아,알고 있었는가?"
"마을의 사정이 너무도 딱해서 퀘스트를 수행해 드린겁니다.
다행히 다시 마을의 평화가 찾아온듯 싶으니 마을을 잘 통솔해 주십시오"
"오오!!"
헨리의 말에 감동한듯 켈론이 눈물을 주륵주륵 흘렸다.
띵! 켈론 NPC가 당신에게 감동하였습니다!
특수스탯 매력이 생성됩니다!
매력스탯이 1 올랐습니다!
켈론 NPC와의 친밀도가 100 올랐습니다!
(어라? 이게 왠 떡이지!?)
생각치도 못한 수확이었다.
새로운 스탯인 매력이 생성된 것이다.
솔직히 의도하고 지껄인 말은 아니었다.
단지 켈론의 사정이 딱해서 마음속에 있던 말을 전해준게 전부였다.
"좌우지간 정말 고맙네! 자네는 우리 마을의 구세주일세!"
헨리가 떠나자 마을사람들은 하나같이 헨리를 배웅했다.
개중에는 헨리더러 마을에 다시한번 들려달라고 소리를 꽥꽥 지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헨리는 속으로 콧방귀를 뀌었다.
(이런 허접마을에 내가 왜오냐 이것들아? 에라이! 아까운 시간만 낭비했네!)퀘스트를 수행하면서 네크로맨서의 옷가지들과 자유상점 이용권1개를 얻은게 고작이었다.
그에 반해 무려 하루의 시간을 소요시켰고, 사용한 물약만도 700개에 달했다.
따지고 보면 엄청난 적자를 본셈이었다.
* * *
넘버원 빌딩. 314호 실 안이었다.
이곳은 넘버원 개발삼팀이 사용하고 있는 사무실이다.
지강혁의 친구인 강진영이 일하는곳이기도 했다.
부장을 비롯해 모든 사원들이 모여서 한창 회의를 하며 넘버원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야기의 주된 내용은 드래곤들의 수면기에 관련된 내용들이었다곧 있으면 드래곤들이 수면기에서 빠져 나오고 인간들과의 전쟁이 치뤄진다.
스토리텔링대로 이루어지는 사건이자 이벤트와도 같은 시스템이었다.
넘버원 프롤로그를 보면 알다시피, 전쟁을 일으키는 쪽은 드래곤의 징벌이 가해진다고 씌어있었다.
고대의 인간들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세 종족에게 싸움을 걸었다. 먼저 침공을 당한쪽은 엘프족이었다.
이어서 나가족과 드워프족이 인간들에게 침공당한 것이다.
전쟁은 쉬이 끝나지 않고 천년의 세월동안 이어졌다.
천년의 세월동안 많은것이 바뀌었다.
먼저 전쟁이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는 거였다.
더욱이 한 인간의 활약으로 말미암아 엘프와 인간들이 화합을 맺은게 커다란사건이 되었다. 이로써 인간들의 적은 나가족과 드워프족으로 압축되었다.
인간들은 드래곤들의 징벌을 피하기 위해 드워프족과 나가족에게도 손을 뻗었다.
나머지 종족들과 화합을 맺을수만 있다면 드래곤들이 개입할 명분을 없앨수가 있기 때문에 그들은 필사적이었다.
하지만 호전적인 드워프족과 나가족은 인간들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해버렸다.
그사건으로 인해 인간과 엘프. 그리고 드워프족과 나가족의 2:2 파벌이 형성되고 만 것이다.
더욱이 드래곤들의 남아있는 수면기간은 이제 길어봤자 5일이었다.
5일안에 모든 드래곤들이 수면기에서 빠져나오게 된다.
그렇게 되면 한바탕 전쟁이 치뤄질터였다.
드래곤으로 인해 많은 사상자가 나올수도 있다.
그 때문에 개발담당팀과 밸런스 담당팀은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강진영 또한 마찬가지였다.
벌써 잠을 못잔지 24시간이나 지났다.
사무실에 틀어박혀 하루종일 일만 한 까닭이었다.
사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눈밑에는 거의 3센치에 달하는 다크써클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1시간이라도 꿀잠을 잘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했다.
하지만 일은 많았고, 쉴틈은 없었다.
* * *
[통장에 있는 금액 3,00,000,000(3억)을 넘버원 내부로 전송시켰습니다!]
레오를 하면서 벌어 두었던 돈과, 헨리를 하면서 벌어두었던 돈 일부를 넘버원으로 송금시켰다. 이유는 바로 무기와 방어구들을 대대적으로 갈아치우기 위해서였다.
조금전 PC를 통해 넘버원 홈페이지에 공지사항이 올라왔다.
5일뒤. 정확히 30일부터 드래곤의 수면기가 풀리면서 각종 전쟁이벤트가 발발한다는 포고문이 올라와서였다.
그렇게 되면 드래곤과의 전쟁이 초읽기에 들어가게 된다.
전쟁에 대비하려면 아이템을 새로히 맞춰야만 했다.
(아이템을 맞춘다고 해서 모든게 해결되는게 아냐일단 아이템을 강화해서 능력치를 끌어올려야해.)강화주문서의 가격은 개당 50만원.
더욱이 아이템 한개당 최소한 3강은 맞춰야만 한다.
계산해보면 부분별로 150만원이라는 거금이 필요했다.
다행히 그간 모아두었던 돈이 꽤 많아서 아이템을 맞추는데 애로사항은 전혀없었다. 이제 넘버원에 들어가서 레벨 200을 찍은뒤 새롭게 시작하면 된다.
마음을 다잡고 곧장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일단은 5일안에 레벨 200을 찍는것이 최우선 과제였다.
그래야지만 200제 템을 맞출수 있다.
[띵! 플레이어 헨리님의 레벨이 200이 되었습니다!]
[스탯 3개가 생성 됩니다! 3개의 스탯을 분배하도록 하세요]
[띵! 소환수 화이트드래곤의 레벨이 45가 되었습니다!]
[화이트 드래곤의 스탯이 50개 생성됩니다!
50개의 스탯을 분배하도록 하세요!]
소환수의 레벨이 45가 되면서 새로운 기술을 배웠습니다!
1))FLY UPGRADE= 기존에는 소환수 화이트드래곤만이 하늘을 날수 있었지만
이제부터는 소환수의 등에 플레이어가 탑승할수 있게 됩니다.
지속시간:30분/ 쿨타임 6시간입니다.
30분만 하늘을 날수 있게 됩니다.
소환수의 레벨이 높아질수록 지속시간이 늘어나고
소모되는 마나량이 적어집니다.
<드래곤이 각성체로 변신해야 사용가능합니다>
2))아이스 마법의 데미지가 기존보다 15퍼센트 상승됩니다.
단/ 같은 아이스 계열 몬스터에게는 데미지 상승폭이 없습니다.
이점 유의해 주세요.
헨리는 3개의 스탯을 전부 STR에 투자하고 ㅤㅂㅞㄺ구의 스탯 50개도 전부 마나량(WIS)에 올인시켰다.
드래곤의 특성상 마나량이 높아야 많은 마법들을 발현시킬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레벨 45를 찍으면서 플라이가 업그레이드 된상태.
사람을 태우고 하늘을 날려면 엄청난 양의 마나가 필요할터였다.
"주인 드디어 레벨 200을 찍었군"
4일동안 무려 20업을 했다.
전적으로 ㅤㅂㅞㄺ구의 보조가 컸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슬슬 마을로 가봐야겠다.)200레벨을 찍었으니 이제 아이템을 맞춰야만 한다.
사실 헨리는 레벨 300까지 아이템을 맞출 생각이 전혀 없었다.
지금 착용하고 있는 아이템만 해도 능력치가 워낙 좋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레벨 300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었다.
내일 당장 드래곤이 수면기에서 깨어나는 판국인데 언제 300까지 기다린단말인가?
드래곤이 나타나면 넘버원 전역에 버서커 모드화가 발생될 공산이 매우크다.
재수없으면 여행하다가 드래곤을 만나 죽을수도 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아이템을 최상품으로 맞춰놔야만 하는것이다.
(귀속시스템이 나왔으니까 아이템 드랍율은 제로야.
일단 마을을 찾아서 레벨에 맞는 최고급 아이템을 착용해야해!)마음을 정한 헨리는 ㅤㅂㅞㄺ구의 플라이를 이용하려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ㅤㅂㅞㄺ구가 플라이를 시전하려면 무조건 각성체로 변신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말인즉 사람들의 이목을 더이상 속일수 없다는 말이 된다.
헨리는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ㅤㅂㅞㄺ구가 드래곤이라는것을 들키지 않고 마을에 쉽게 당도할수 있을까?
[어쩔건가 주인?]
[마을을 발견하면 근처에서 변신을 풀고 마을로 천천히 걸어가자.
아무래도 지금은 그게 제일 좋은 방법인것 같다.]
[그러다가 사람들에게 들키면 어쩔건가 주인?]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다고 했다.
이제 슬슬 너의 정체를 까발려도 괜찮겠지]
[흐음. 주인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나는 거기에 따를수밖에.
그럼 지금 당장 갈텐가?]
내일 당장 업데이트가 이루어지는 마당이다.
더욱이 레벨을 200까지 찍었기 때문에 더이상 이곳에 머물 필요가 없었다.
헨리는 고개를 끄덕인후 ㅤㅂㅞㄺ구더러 각성체로 변신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찬란한 빛무리들이 백구의 몸을 감싸더니 하늘위로 둥실 떠올랐다.
ㅤㅂㅞㄺ구의 몸체가 하얀 빛무리들 사이에서 점점더 커지더니 거의 8미터에 달하는 모습으로 화했다.
변신이 끝나자 파아앗! 하며
빛무리들이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화이트드래곤으로 변모한 ㅤㅂㅞㄺ구가 대지에 쾅 하고 착지했다.
ㅤㅂㅞㄺ구는 한쪽 날개를 바닥에 내려 헨리가 쉽게 올라탈수 있게끔 배려해주었다.
헨리는 조심스레 백구의 등뒤에 올라탔다.
생전 처음 접해보는 플라이라서 그런지 왠지 모르게 긴장감이 솟구쳐 올라왔다.
[자 그럼 날겠다 주인]
신지와 헨리가 올라타자 ㅤㅂㅞㄺ구가 하늘위로 둥실 떠올랐다.
나무가 마치 점으로 보였다.
뿐만아니라 산과 들판이 모두 작게 보였고, 이어지는 강줄기들 또한 지렁이로 보일 정도였다.
그만큼 높이 떠올라서 그렇게 보이는 거였다.
[주인 스피드를 조금 높히겠다.]
이렇게 할수 있는것도 30분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마을을 찾아야만 한다.
ㅤㅂㅞㄺ구가 스피드를 내자 헨리가 눈을 질끔 감더니 갑자기 소리를 꽥꽥 질러대기 시작했다.
"으아악!!! 야 임마 천천히 날아!! 나 떨어지면 죽는다고!!"
고소공포증이 있었던 탓에 헨리는 거의 발악을 하면서 ㅤㅂㅞㄺ구의 등살(?)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
ㅤㅂㅞㄺ구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아픈것이다.
막말로 자신의 살을 꼬집는데 고통을 느끼지 않는 생물체는 없다.
ㅤㅂㅞㄺ구가 역정을 내며 말했다.
[신지는 가만히 있는데 어째서 주인은 그렇게 겁이 많나!?
그리고 그만좀 꼬집어라 주인!!]
[젠장! 일단 마을에 가면 소환수 전용 안장을 좀 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