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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121화 (121/378)

< -- 121 회: 넘버원 -- >

헨리는 재빠른 몸놀림을 십분 활용해 놈에게 접근했다.

상대가 마법사인만큼 거리를 좁혀서 싸운다면 어느정도 승산이 있을 것이다.

일단 붙어서 공격하는것! 현재로서는 그게 최선책이었다.

하지만 네크로맨서 또한 매우 영리한 존재였다.

상대가 전사라는것을 간파하자마자 맷집이 강한 듀라한 세마리를 전방에 배치하면서 방어막 대용으로 사용한 것이다.

그렇게 되자 헨리의 공격이 무용지물로 돌아가고 말았다.

까앙!

헨리의 일격 데미지가 듀라한의 장검에 막히고 말았다.

힘의 차이가 서로 비등하다보니 공격이 손쉽게 막히는 모양이다.

헨리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이렇게 되면 접근전이 용이해 지질 않는다.

헨리의 시선이 쟈딘을 보호하고 있는 듀라한과 스켈레톤 쪽으로 닿았다.

숫자는 정확히 열셋이었다.

마음같아선 ㅤㅂㅞㄺ구더러 각성체로 변신하라고 명령을 내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동굴이 무너지게 된다.

최악의 경우 바위에 깔려 죽을수도 있었다.

(젠장. 이렇게 된이상 각성의비약을 사용해야 하나?)결국 남아 있는 최후의 수단은 각성의비약 하나밖에 없었다.

비약을 복용하게 되면 레벨이 순간적으로 354에 달해진다.

문제는 10초안에 네크로맨서를 죽일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한창 헨리가 생각에 잠겨있을 때였다.

갑자기 무언가가 헨리에게 잠식해 들어왔다.

바로 네크로맨서가 발현한 마법이었다.

띵! 네크로맨서 쟈딘이 플레이어 헨리님에게 악마의 저주를 가합니다!

모든능력치가 30퍼센트 감소합니다!

지속시간은 20초입니다!

쟈딘의 저주에 당한 헨리는 몸이 무거워지는걸 느꼈다.

저주가 발현한 탓에 모든 능력치가 감소했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었다.

(젠장 그냥 각성의 비약 먹고 돌진할걸 그랬나?)생각을 너무 오래 한것이 화근이 되고 말았다.

헨리가 저주에 빠지자, 네크로맨서는 자신이 손수 나서지도 않고 스켈레톤과 듀라한에게 공격명령을 내렸다.

사실 쟈딘은 공격마법을 펼칠수 없는 입장이었다.

일단 동굴이 워낙 비좁기 때문에 자칫 마법을 사용했다간동굴이 무너질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저주 계열 마법만 펼치면서 스켈레톤과 듀라한에게 헨리를 맡긴 것이다.

(크윽!)

헨리가 뒤로 슬금슬금 물러났다.

덱스가 급격히 줄어든 탓에 듀라한과 스켈레톤 전사의 공격이 매섭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순 없는 노릇!

헨리는 듀라한 한마리가 다가오자 냅다 스킬을 시전했다.

"모든적을 말살한다! 무형검!!"

검푸른 빛무리들이 듀라한의 몸에 침입하더니 푸슈슉 하는 음향과 함께 듀라한을 갈기갈기 찢어놓았다.

스킬 한방에 듀라한이 그대로 증발해 버린 것이다.

싸움을 지켜보고 있던 쟈딘의 눈이 급격히 커졌다.

(저,저,저 기술은 분명히 마왕님들이 사용하시는 기술이다.

그,그,그런데 한낱 인간따위가 어찌?

허억!!? 서,서,설마!?)

드래곤들과 마찬가지로 간혹 마왕들도 인간계에 강림하면서 유희를 즐기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네크로맨서는 설마 눈앞에 있는 인간이 마왕님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하고 말았다.

(이 동굴은 나의 결계가 처져 있어서 인간이 들어오지 못한다.

하지만 저놈은 어찌된 영문인지 이곳에 들어왔다.

게다가 저놈은 나의 패밀리어가 파리인것도 손쉽게 간파했다.

그리고 마왕님의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허억!? 서,설마 저,정말로 마왕님이 인간계에 강림한 것인가!?!)쟈딘은 혹시나 싶어 다시한번 인간에게 스캔을 펼쳐보았다.

의당 마왕이라면 드래곤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양의 마나를 지니고 있을터였다.

그래서 마나량을 가늠해 보기 위해 스캔을 펼친것이었다.

(크억!? 이럴수가!?)

쟈딘의 얼굴이 급격하게 일그러졌다.

어찌된 영문인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배낭속에서 엄청난 양의 마나가 느껴진 까닭이었다.

필시 마력이 깃들어 있는 봉인구가 틀림없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쟈딘은 재빨리 전투를 중지시켜 버렸다.

"스타압!! 그분은 마왕님이시다 공격을 멈추어라!!"

또오옥. 또오옥.

동굴내부에 맺혀있던 물방울들이 헨리의 얼굴에 떨어졌다.

헨리는 그제서야 퍼뜩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으악!!!"

헨리는 뒤로 벌렁 나자빠졌다.

눈앞에 네크로맨서 쟈딘을 비롯해 많은 언데드 병사들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던 까닭이었다. 놈들은 어찌된 영문인지 자신에게 공격은 커녕오히려 무릎을 털썩 꿇으며 앉아 있었다.

무척이나 낯선 광경이었다. 헨리는 문득 궁금증이 일었다.

레벨 300 짜리 네크로맨서가 왜 자신에게 무릎을 털썩 꿇고 있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헨리는 혹시나 싶어 ㅤㅂㅞㄺ구에게 물어보았다.

[ㅤㅂㅞㄺ구야. 저놈들이 왜저러는거냐?]

정확히 5분전에 있었던 일이었다.

헨리는 스켈레톤 전사와 듀라한에 맞서 싸웠지만 공격을 수차례 허용한 나머지 빈사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제아무리 템빨이 좋다곤 하나 언데드의 막강한 공격력을 버티기엔 역부족이었다. 더욱이 쟈딘의 저주로 인해 30퍼센트의 디버프까지 받은 상태였다.

애시당초 헨리의 승산은 제로에 가까웠다.

막 몬스터들이 마무리를 가하려던 찰나였다.

그때 네크로맨서가 나타났다.

네크로맨서는 어찌된 영문인지 자신이 부리는 소환수들을 후퇴시킨뒤기절한 헨리를 데리고 돌침대 위에 눕혀놓았다.

그리고는 활력 스킬을 퍼부으며 헨리가 정신을 차리기만을 기다려왔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헨리는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질수가 있었다.

헨리가 ㅤㅂㅞㄺ구를 쳐다보았다.

표정을 보아하니 뭔가 불만이 쌓여있는듯한 표정이었다.

눈치 빠른 ㅤㅂㅞㄺ구가 헨리에게 더듬더듬 말을 건넸다.

[미,미안하다 주인. 주인을 살리려고 1서클 마법들을 퍼부었지만, 언데드라서 그런지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그렇다고 각성체로 변신할수도 없지 않나?]

[흐음. 하긴 그렇기도 하겠군.그런데 저녀석이 왜 나를 살려준걸까?]

[글쎄. 설마 다른 목적이 있는게 아닐까?]

[목적이라… 서,설마!?]

뭔가를 깨달은듯 헨리가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놈이 내뱉은 말과 마을 촌장 켈론이 지껄인 말들이 귓가에 맴돈 까닭이었다.

<<놈은 인간을 상대로 생체실험을 가한다오.>>

<<내 너를 잡아 생체실험물로 써야겠다. 그러니 쓸데없는 저항은 집어치우고 순순히 잡히도록 해라! 그렇다면 고통없이 보내주도록 하마!>>

살려둔걸 보니 필시 생체실험물로 쓸 요량인듯 싶었다.

헨리는 재빨리 백상아리 장검을 꼬나쥐었다.

이렇게 된이상 이판사판이었다.

생체 실험물로 쓰일바엔 차라리 죽는게 백번 나았다.

[주인 네크로맨서가 다가오고 있다. 아무래도 뭔가 할말이 있는 모양이다.]

ㅤㅂㅞㄺ구의 말대로였다.

쟈딘은 헨리가 정신을 차리자 헨리에게 서서히 다가갔다.

헨리는 바싹 긴장한채 놈의 말을 기다렸다.

"인간계에 강림하신 마왕님을 뵙사옵니다!"

헨리는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자신말곤 아무도 없었다.

[에엥? 마왕? 나더라 마왕이라고?]

말뿐만이 아니었다.

네크로맨서 쟈딘과 더불어 모든 언데드 몬스터들이 중원의 무사들처럼 오체투지를 하며 대가리를 바닥에 대고 있는 것이다.

헨리는 조금 황당하면서도 어이가 없었다.

[야 ㅤㅂㅞㄺ구야. 이건 또 무슨 개풀 뜯어먹는 소리냐?]

[낸들 알겠나 주인?]

평범한 인간더러 마왕이라고 하면서 머리를 숙이고 있으니 ㅤㅂㅞㄺ구도 어이없긴 마찬가지였다.

(도대체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거지?)어찌되었건 이게 나쁜상황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상황이 좋게 흘러가고 있었다.

헨리는 재빨리 머리를 굴렸다.

그는 가증스럽게도 연기를 하기 시작했다.

"험험. 내 정체를 끝까지 숨기려 했는데 결국 들키고 말았군.

이름이 쟈딘이라고 했나? 제법 눈치가 빠른 네크로맨서야."

영화배우 뺨을 후려칠 정도의 연기 실력이었다.

그 때문에 쟈딘은 헨리의 연기에 깜빡 속아 넘어가고 말았다.

"미,미천한 저에게 칭찬을 해주시다니…가,감사합니다 마왕님."

눈앞에 있는 마왕(?)의 칭찬에 쟈딘이 어찌할바를 몰라했다.

그만큼 황공한 것이다.

마왕(?)이 쟈딘에게 다시금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내가 마왕이라는것을 어떻게 눈치챈거지?

난 철저히 숨겼다고 생각했거늘…"

헨리는 문득 그게 궁금해졌다.

눈앞에 있는 네크로맨서가 어떤 연유로 자신을 마왕이라고 생각했는지 말이다.

마왕(?)의 질문에 쟈딘이 스스럼없이 대꾸했다.

"처음에는 알아보지 못했습니다만, 마왕님께서 사용하시는 무형검이라는 기술을 보고 확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패밀리어인 파리를 알아보시지 않았습니까?

게다가 지니고 있는 봉인구의 마력의 순도가 무척 진하셔서 마왕님이라고 확신을 하게 된것입니다."

"그렇군. 그래서 나를 알아본 거였어."

"그런데 생각보다 마력의 양이 조금 적으신것 같으신데…"

쟈딘은 마법배낭에 숨겨져 있는것이 마왕의 봉인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봉인구의 마력량이 얼마되지 않는 것이다.

반면 순도는 무척이나 높은 상태였다.

쟈딘은 혼란에 빠졌다.

의당 마왕이라면 순도도 높고 봉인구의 마나량도 무척 높아야 한다.

최소 5만은 되어야 마왕이라고 인정해 주는것이다.

그런데 눈앞에 있는 마왕(?)은 마력의 순도는 무척 높은반면 마나량은 고작해야 15000 에 불과했다.

쟈딘이 불신의 빛을 가지자 헨리는 순간 다급해졌다.

여기서 정체가 탄로나면 절대 살아나갈수 없게 된다.

"네이놈! 감히 마왕을 무시하는것이냐??"

"커억! 서,설마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감히 나를 무시하다니!"

"그,그것이 아니오라, 너무 인간 전사의 모습을 하고 계셔서…"

헨리는 문득 좋은생각이 떠올랐다.

"그럼 너에게 하나만 묻겠다. 인간 전사가 마법사의 도움없이 하늘을 날수있다고 생각하느냐?"

"그,그야 당연히 날수 없지요."

전사는 격수계열에 속한 클래스다.

그렇기 때문에 마법사와는 달리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플라이를 배우지 못하는것이 정설이었다. 하지만 헨리는 플라이를 배웠다.

전적으로 용궁퀘스트를 수행하면서 운좋게 배운것이다.

헨리는 플라이를 시전하더니 쟈딘을 보면서 으스댔다.

"자 두눈 똑바로 뜨고 보아라! 내가 인간 전사라면 어찌 하늘을 날수 있단 말이냐!?"

놀랍게도 눈앞에 있는 인간전사는 정말로 하늘을 날고 있었다.

그것도 마법사의 도움없이 혼자서 날고 있는 것이다.

쟈딘의 얼굴에서 불신의 빛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동굴이 좁아 1미터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점은 이해하거라!"

ㅤㅂㅞㄺ구가 콧방귀를 꼈다.

[거짓말 쟁이 주인이로군. 원래 1미터밖에 떠오르지 못하면서!]

[시끄러 임마!]

"크억. 제,제가 실수를 한것 같습니다."

헨리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마법배낭에서 용궁의 보물상자에서 나온 랜덤스킬북을 꺼내들었다.

거기에서 나온 스킬을 배우고 쟈딘에게 보여주려는 심산에서였다.

그렇게 되면 놈은 100퍼센트 자신을 마왕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찌익!

띵! 새로운 스킬 저주(curse)를 배우셨습니다.

저주(커스): 흑마법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마법이며,

일정시간동안 상대에게 디버프 효과를 겁니다.

레벨이 높으면 높을수록 디버프 효과가 오래토록 지속되며

상대에게 능력치 감소 패널티를 부여하실수 있게 됩니다.

새로 배우신 스킬인만큼 숙련도 효과가 적용됩니다.

저주(curse) 숙련도: 0.00% <레벨1>

숙련도가 높아질수록 저주 시전시 마나량이 조금씩 감소 합니다.

레벨이 1인만큼 디버프 효과는 1퍼센트 적용됩니다.

레벨이 높아짐에 따라 시전 시간과 디버프 효과가 늘어납니다.

마나 소모: 100 쿨타임: 2분

스킬북을 찢자 정말 운좋게도 흑마법 스킬북이 나왔다 그것도 흑마법의 대명사인 저주가 아니던가!?

헨리는 저주를 배우자마자 그것을 옆에 있던 스켈레톤에게 시전했다.

검붉은 구름 이펙트가 나타나면서 스켈레톤에게 저주가 발산되었다.

저주를 시현하였습니다!

저주의 숙련도가 0.18퍼센트 올랐습니다!

스켈레톤 전사가 저주에 빠졌습니다!

모든 능력치 1퍼센트 디버프 효과가 발동합니다!

지속시간은 1분입니다!

"잘 보았느냐!?"

"크억! 저,정말로 마왕님이셨군요!"

"네가 의심을 하는것도 어느정도 이해는 된다.

나의 마나량이 적은건 사실이니까.

하지만 한가지만 확실하게 말해주겠다."

쟈딘은 두 귀를 활짝 열어젖히고 마왕(?)의 말을 경청했다.

"나는 인간계에 강림한지 얼마되지 않은 상태다.

그때문에 어둠의 마나를 많이 흡수하지 못했지.

사실 이곳에 온 이유도 매우 간단하다.

어둡고 음침한 이곳이야 말로 어둠의 마나를 쉽게 모을수 있기 때문이지."

그제서야 쟈딘이 수긍하는 빛을 띄었다.

"오오! 송구하옵니다 마왕님! 저는 그것도 모르고 마왕님을 의심하고 말았습니다! 부디 저의 큰 잘못을 용서해 주십시오!"

네크로맨서가 두손을 싹싹 빌며 사정했다.

"흐흐 비로소 나의 진가를 알아보는듯 싶구나. 그런데 말이다."

마왕(?)의 시선이 다시금 쟈딘에게 닿았다.

"왜 인간들을 잡아다가 생체실험을 하는것이냐? 너 정도의 고수라면 굳이 생체실험을 하지 않고 마계에서 생활을 해도 될텐데 말이다."

약육강식의 법칙이 존재하는 마계에서도 300레벨을 달성하면 명함을 내밀수 있다. 그런데 놈은 마계에서 생활하지 않고 마을에서 생체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헨리는 그점이 무척이나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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