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넘버원-119화 (119/378)

< -- 119 회: 넘버원 -- >

"어때? 뭐좀 있어?"

ㅤㅂㅞㄺ구가 스캔을 펼쳐보았지만 네크로맨서로 보이는 고렙 보스몬스터는 어디에도 보이질 않았다. 헨리는 좀더 깊숙히 걸음을 내디뎠다.

포탈을 열번이나 타고 이동했지만 보이는 거라곤 어둠뿐이었다.

용궁에 있을 당시 오징어 장군을 격퇴했을때와 마찬가지였다.

밑으로 내려가면 갈수록 어둠이 조금씩 더 짙어졌다.

결국 헨리는 ㅤㅂㅞㄺ구를 시켜 라이트를 키도록 명령했다.

다행히 1서클 초급 마법이라서 각성을 하지 않아도 라이트가 발현되었다.

티익!

랜턴켜는 소리와 함께 라이트가 시전되자 전방 10여미터가 훤히 밝아졌다.

마침 눈앞에 포탈 하나가 들어왔다.

헨리와 ㅤㅂㅞㄺ구가 포탈에 올라서자 하이얀 빛무리가 둘을 감싸더니 아래층으로 이동시켰다.

ㅤㅂㅞㄺ구는 자동적으로 스캔마법을 펼쳤다.

"뭐좀 있냐?"

[레벨 200대의 몬스터가 깔려있다. 이제는 슬슬 조심해야 할듯 싶다.]

"한마리가 아니라 여러마리가 깔려있다고?"

[그렇다 주인]

PC게임과 마찬가지로 넘버원 또한 보스가 한마리씩 존재한다.

200레벨 몬스터가 깔려있다는말은 놈들이 보스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헨리는 뭔가가 심상치 않다는걸 느꼈다.

그제서야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것이다.

(설마 켈론이 나한테 거짓말을 한건가?)퀘스트를 수행함에 있어서 만약 몬스터의 레벨이 높고, 플레이어의 레벨이 낮으면 NPC가 퀘스트를 수행하기 전에 항상 주의를 주기 마련이었다.

용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에 용궁 퀘스트를 수행했을 당시거북장군은 헨리에게 [범고래 장군을 잡기엔 자네의 레벨이 무척 낮군]

이라고 말했다. 그런만큼 레벨차이가 많이 나게되면 거북장군이 그랬던것처럼 주의를 줘야 정상이다. 그런데 켈론 NPC는 주의를 주지 않았다.

오히려 쉽게 퀘스트를 허락하면서 지도까지 헨리에게 선뜻 건네주었다.

그 때문에 헨리는 네크로맨서의 레벨을 무척 낮게 잡았다.

헨리의 시선이 눈앞에 있는 몬스터에게 닿았다.

검을 빼어들고 있는 스켈레톤 좀비 전사였다.

레벨을 보니 200대 초반에서 중반을 형성하고 있다.

그말인즉 네크로맨서의 레벨이 최대 300이 될수도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젠장 간혹 거짓말을 하는 NPC가 있다던데 그말이 사실이었나?)넘버원 홈페이지를 둘러보면서 자료조사를 하던중, NPC가 거짓말을 할수 있다는 글을 얼핏 본적이 있었다. 하지만 헨리는 그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

설마하니 회사측에서 거짓말을 하는 NPC를 만들어 유저들을 곤경에 빠뜨리겠나 싶어서였다. 하지만 그말은 사실로 증명되고 말았다.

(이런 개같은 새끼를 봤나!? 감히 나한테 구라를 쳐!?)헨리는 이를갈았다.

무엇보다 NPC에게 속았다는게 무척이나 열이 받았다.

<이히히히히~~ 이히히히히~~>

한창 헨리가 켈론NPC에게 욕설을 내뱉고 있을때였다.

어디선가 괴소가 흘러나왔다.

자세히 바라보니 스켈레톤 해골 전사 옆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헨리의 시선이 괴물에게 닿았다.

놈의 몰골은 무척이나 끔찍했다.

오른손에는 자신의 머리통을 들고 있었고, 왼손에는 큼지막한 장검을 꼬나쥐고 있었는데, 잘려나간 머리통에서 연신 괴소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었다.

놈의 정체는 레벨 230의 고위급 언데드 몬스터인 듀라한 이었다 만약 여성 플레이어가 저 모습을 봤다면 대번에 전의를 상실하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는 현재 분노게이지가 차오를대로 차오른 헨리였다.

"이렇게 된이상 반드시 퀘스트를 깨주고 말겠다!"

문득 오기가 생겼다.

반드시 퀘스트를 깨서 네크로맨서의 증표를 놈에게 보여줄 생각이었다.

그러면 놈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문득 그 표정이 보고 싶어진 헨리였다.

헨리는 듀라한에게 돌진해 들어갔다.

레벨 차이는 무려 53이나 났지만, 헨리가 좋은 아이템으로 무장한 덕분에 힘의 차이는 그리 많이 나질 않았다.

콰아악!

헨리의 장검이 그대로 듀라한의 몸통을 꿰뚫었다.

몸놀림이 다소 둔한 탓에 쉽게 검을 꽂아넣을수 있었던 것이다.

"쿠와아아!!"

듀라한이 괴성을 내지르며 헨리에게 달려들었다.

힘은 비슷했지만 덱스에서 많은 차이가 났기 때문에 듀라한의 공격은 헨리에게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었다.

헨리는 기세좋게 듀라한을 몰아붙히면서 다시한번 몸통에 검을 꽂아 넣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듀라한은 쉽게 쓰러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헨리가 들고 있는 백상아리 장검에서 출혈효과가 발생하지 않았고, 언데드 몬스터들의 특성상 HP가 워낙 많다보니 쉽게 쓰러지지 않은 것이다.

(젠장 이래서 언데드는 싫다니까?)악의 근원으로 만들어진 만큼 놈들에게 혈액이 존재할리 없었다.

때문에 백상아리 장검의 특수효과는 전혀 발동되질 않았다.

더욱이 듀라한의 몸통에 흠집을 내면 낼수록 백상아리 장검의 내구력이 급격하게 감소되었다.

몸체가 워낙 단단하다보니 검의 날이 손상되는 것이다.

"크에에엑!"

[주인 뒤에서 스켈레톤들이 돌진해 온다!조심해라!]

ㅤㅂㅞㄺ구의 경고성에 헨리를 화들짝 놀라 몸을 뒤로 빼냈다.

하지만 스켈레톤 전사가 내지른 검격에 옆구리 부분을 베이고 말았다.

띵! 스켈레톤 전사에게 공격을 허용하셨습니다!

HP가 348 감소합니다!

"크윽. 젠장!"

전적으로 동굴이 워낙 좁은 탓이었다.

몸놀림이 빠르면 빠를수록 넓은 공간에서 싸우고, 그 공간을 충분히 활용할수 있어야만 한다.

이렇게 좁은 공간에서 다수를 상대로 싸우면 제 아무리 민첩량이 높다고 한들 데미지를 허용할수 밖에 없는것이다.

더욱이 상대는 자신보다 레벨이 월등히 높은 몬스터들이 아닌가?

ㅤㅂㅞㄺ구가 각성을 해서 도와준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그럴수도 없는 상태였다.

이대로 가다간 틀림없이 죽고 말것이다.

결국 헨리는 일보 후퇴하는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그것도 매우 어렵게 되어 버렸다.

언제 왔는지 수십마리의 해골들이 헨리의 퇴로를 단단히 틀어막고 있었다.

헨리가 ㅤㅂㅞㄺ구를 보며 역정을 냈다.

"야 임마! 놈들이 퇴로를 막으면 미리미리 말해줘야지!"

[크윽. 미안하다 주인. 설마 해골들에게 인공지능이 있을줄은 꿈에도 몰랐다.]

"젠장! 그러고보니 이 망할 해골들이 어떻게 퇴로를 막아선거지?"

듀라한과 더불어 해골들은 자아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눈앞에 있는 적을 향해 죽을때까지 공격을 하는게 전부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해골들이 질서 정연하게 대오를 유지하면서 헨리의 퇴로를 차단하고 있는것이다.

헨리는 문득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설마 네크로맨서 새끼가 해골들을 조종하고 있는건가?)소환사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만큼 그럴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였다.

헨리는 혹시나 싶어 주위를 두리번 거려보았다. 네크로맨서가 있나 살펴보는 것이다. 하지만 칼을 치켜들고 있는 듀라한과 스켈레톤 병사들의 모습만 보일뿐 네크로맨서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질 않았다.

헨리의 시선이 ㅤㅂㅞㄺ구에게 닿았다.

이럴땐 스캔을 활용하는게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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