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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114화 (114/378)

< -- 114 회: 넘버원 -- >

여성 유저가 사라지자 다음 손님이 모습을 드러냈다.

장사꾼의 눈가에 이채가 서렸다.

놀랍게도 단체 사냥을 나왔는지 30여명의 길드원이 한자리에 서있었다길드 마스터로 보이는 사내가 팥빙수 30개를 요구해왔다.

장사치는 30여개의 팥빙수를 내밀며 30만 골드를 곁에 있던 하얀 도마뱀에게 건넸다. 장사치의 소환수로 보이는 하얀 도마뱀이 손수 골드를 정산하면서 배낭에 돈을 쑤셔넣고 있었다.

길드 마스터는 방금전 여성유저가 그랬던것처럼 팥빙수를 한입 배어 물었다.

"오오오!! 이맛은!?"

길드 마스터가 탄성을 내질렀다.

보기와는 다르게 가해지는 능력치도 일품이었고, 팥빙수의 맛까지 뛰어났다.

무엇보다 입안에서 냉기가 사르르 녹는것이 온몸에서 전율을 느낄정도의 짜릿함을 더해주고 있었다.

"도,도대체 이 얼음을 어디서 만든것입니까?"

"흐흐 저 먼곳 히말라야 산맥에서 캐온 얼음덩어리입니다.

다행히 냉기 보존 마법을 걸어두어 녹지 않게 잘 간직하고 있지요!

여러분들은 히말라야 산맥에서 나온 태초의 얼음덩어리를 먹고 계신 겁니다!"

눈앞에 있는 장사꾼은 가증스럽게도 거짓말을 늘어놓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드마스터와 길드원들은 그의 말을 믿는 눈치였다.

길드마스터가 눈앞에 있는 장사꾼을 보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정도라면 1만골드도 싼가격이지!

아무튼 덕분에 허약상태 잘 해제하고 갑니다!"

"흐흐흐. 안녕히 가시길."

장사꾼의 장사는 거의 2시간에 가깝도록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줄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장사꾼이 판매하고 있는 팥빙수의 맛과, 능력치가 가히 일품이라는 입소문때문에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모여들고 있는 것이었다.

"이봐요 팥빙수 맛이나 좀 봅시다!"

"저 허약상태가 지속되고 있어요. 그러니까 팥빙수좀 꼭 팔아주세요."

장사꾼은 마법배낭을 둘러보았다. 마법 배낭 안에는 장사꾼의 소환수로 보이는 하얀 도마뱀이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었는데, 다소 지친기색이 역력하게 배어 나왔다. 척보기에도 무척이나 힘들어 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장사꾼은 남아있는 두개의 덩어리를 플레이어들에게 팔고 장사를 접기로했다. 장사꾼이 자리를 뜨려하자 몇몇 플레이어들이 장사꾼에게 따지고 들었다

"아니 이보슈! 20분을 기다렸는데 왜 안팔고 그냥 가는거요!?"

"이봐요 장사꾼 오빠! 전 25분을 기다렸다구요!"

하나같이 왜 아이템을 안팔고 자리를 뜨냐는 아우성이었다.

장사꾼이 해맑게 웃으며 대꾸했다.

"재료가 다 떨어졌어요."

그러자 모여있던 플레이어들의 얼굴이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개중에는 40분이 넘게 기다렸던 플레이어도 무척이나 많았다.

그런데 결국 팥빙수를 사지 못하고 만것이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재료가 다 떨어진 마당에 더이상 이곳에 있을 까닭이 없었다.

장사꾼은 미련없이 자리를 떠나버렸다. 그가 향한곳은 냉기의 던전이 있는 펠루시아 산맥 동쪽 지점이었다. 소환수가 간직하고 있던 냉기가 거의 다 떨어진 상황이라서 냉기를 보충하기 위해선 어쩔수 없이 그곳으로 이동해야만 했다장사꾼은 냉기의 던전으로 이동하면서 자신의 소환수를 슬쩍 쳐다보았다.

많이 힘들었는지 소환수가 헥헥 거리고 있었다.

[ㅤㅂㅞㄺ구야. 너 괜찮냐? 흐흐흐흐]

[매번 느끼는거지만 주인은 정말 사악한 존재인것 같다.

감히 위대한 드래곤을 한낱 팥빙수 장사로 이용해 먹다니…]

장사꾼의 정체는 바로 헨리였다.

그의 곁에서 돈을 정산하며 얼음을 만들어낸것도 다름아닌 드래곤 ㅤㅂㅞㄺ구였던 것이다.

사실 둘은 원래 화염의 던전에서 사냥을 하며 레벨업을 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엄청난 변수가 생겨나고 말았으니…

"아니 뭔 사람이 이렇게 많아!?"

생각보다 화염의 던전에서 사냥하고 있던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았다.

몹 한마리에 사람들 2-3명이 달라붙을 정도였다.

이렇게 된이상 사냥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한다.

그럴바엔 차라리 다른 사냥터에서 사냥을 하는게 백번 나았다.

그렇게 생각한 헨리는 미련없이 자리를 뜨려고 했다.

그때였다.

왠 여성 플레이어 하나가 허탈에 빠져 죽을 위기에 처하고 만것이다.

여성의 파티원은 간신히 몬스터를 처리한뒤 그녀를 전장에서 이탈시켰다.

그리고는 허약상태를 해제 시키기 위해 수통을 꺼내들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가지고 온 물이 동이 나 버렸다.

그녀의 파티원은 사냥을 하고 있는 플레이어들에게 물을 사겠다고 외쳐댔지만 사람들은 매정하게도 그녀에게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았다.

"물 10만골드에 삽니다! 제발좀 팔아주세요!"

파티원이 죽으면 자리를 잡고 사냥하던 터전마저 잃게 된다.

자리를 잃으면 사냥터에서 빠져나갈수 밖에 없게 되고 그렇게 되면 다른 사냥터를 찾아야만 했다.

결국 그녀는 10만골드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내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물을 팔지 않았다.

그때 헨리가 슬그머니 그녀들에게 걸음을 옮겼다.

ㅤㅂㅞㄺ구의 아이스 미사일 한방이면 허약상태가 말끔히 치료되기 때문에 10만 골드를 벌고자 그녀들에게 다가간 것이다.

ㅤㅂㅞㄺ구의 아이스 미사일을 먹자 그녀는 허약상태에서 말끔히 회복되었고, 그녀들은 헨리에게 감사를 표하며 고개를 꾸벅 숙여왔다.

10만 골드를 챙긴 헨리는 잠시 주춤거렸다.

(그렇군!)

헨리의 머리에서 전구 하나가 반짝 켜졌다.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오른것이다.

헨리는 귀환스크롤을 찢었다.

도착한곳은 아까 있었던 펠루시아 마을이었다.

[주인. 펠루시아 마을에는 왜 또 온거지?]

사냥을 하려고 펠루시아 던전까지 이동한 마당이다.

그런데 다시 마을로 돌아온 것이다.

헨리는 ㅤㅂㅞㄺ구의 말에 대꾸도 하지않고 펠루시아 마을의 잡화상점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는 팥과,우유,그리고 각종 젤리들을 대량으로 사들은뒤 배낭속에 꾹꾹 눌러담고 ㅤㅂㅞㄺ구에게 시켜 냉기 마법을 펼쳐놓았다.

[주인 뭐하려고 그러나?]

[흐흐 좋은 생각이 떠올라서 말야.]

[좋은생각?]

[너무 많은것을 알려고 하지마. 이틀뒤 패치가 되면 그때 알수 있을테니까.]

헨리는 재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팥빙수 장사를 하기 위해선 ㅤㅂㅞㄺ구가 지니고 있는 냉기의 마나가 필요하다. 화염의 던전에는 냉기속성 원소들이 거의 없기 때문에 지금당장 냉기 마나를 축적시킬 시간과 장소가 필요했다.

헨리는 냉기를 가장 잘 흡수할수 있는 곳을 떠올렸다.

문득 극지방이 떠올랐다.

아직 패치전 상황이라 포탈을 탈수 있기 때문에 극지방으로 가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도착했군."

헨리가 도착한 곳은 최북단 지점인 루드비어다. 루드비어에서 반나절을 걸어가야지만 극지방이 나오는 것이다. 굳이 극지방까진 갈필요가 없었다.

극지방 못지 않게 추운곳이 바로 루드비어였으니까.

헨리는 먼저 루드비어 상점에서 판매하는 여우모피 가죽을 10만원에 산뒤루드비어 마을 외곽지역으로 걸음을 옮겼다.

사냥을 하기 보다는 ㅤㅂㅞㄺ구의 아이스 원소를 모으기 위해서였다.

냉기의 던전도 춥다고 장평이 나있긴 하지만 루드비어보다는 덜하다.

그래서 헨리는 일부러 루드비어까지 왔다.

뿐만 아니라 루드비어에 출현하는 몬스터들의 레벨은 200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 헨리의 레벨이 172인만큼 ㅤㅂㅞㄺ구의 도움을 받으면 충분히 상대할수 있다.

헨리의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둘이 연합을 하니 200 레벨의 몬스터들도 상대가 되지 않았다.

더욱이 ㅤㅂㅞㄺ구는 마치 물만난 물고기 마냥 엄청난 양의 냉기 원소들을 쉴새 없이 빨아들이며 마법을 시현했다.

용궁에서와는 달리 마나를 쉽게 흡수할수 있다보니, 마법 발현 속도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헨리와 ㅤㅂㅞㄺ구는 패치가 되기전까지 루드비어에서 사냥하며 각각 177렙과 42렙을 찍었다.

헨리는 ㅤㅂㅞㄺ구의 스탯 50개를 전부 WIS에 투자한뒤 마나량을 가늠해 보았다.

ㅤㅂㅞㄺ구의 총 마나량은 무려 15000 에 달하고 있었다.

게다가 맥시멈 상태였다.

더이상 극지방에서 마나를 모으는건 의미가 없어보였다.

이젠 1시간만 있으면 패치가 이루어지는 시점이었다.

(이제 슬슬 장사를 시작해봐야겠군! 흐흐ㅤㅎㅡㅎ!)헨리는 패치가 이루어지기 전에 펠루시아 산맥으로 포탈을 타고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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