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13 회: 넘버원 -- >
경고 메세지가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헨리는 씨익 웃었다.
ㅤㅂㅞㄺ구가 문득 걱정스러운 어조로 헨리에게 말했다.
[주인 마법배낭에 물이 없다. 그런데 계속 들어갈 생각인가?]
[흐흐 내가 아무런 대책없이 이곳에 온줄 아냐?]
[그,그말은 무슨 수가 있다는건가?]
헨리는 ㅤㅂㅞㄺ구의 말에 대꾸도 하지 않고 ㅤㅂㅞㄺ구를 흘겨보았다.
ㅤㅂㅞㄺ구가 알수없다는 눈길로 물었다.
[뭐지?]
[지금 당장 아이스 미사일 하나 생성해봐]
[아이스 미사일을 말인가?]
아이스 미사일은 1서클 초보마법사가 시현할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마법에 해당한다. 그탓에 ㅤㅂㅞㄺ구는 각성체로 변신하지 않아도 무리없이 마법을 발현시킬수 있었다. ㅤㅂㅞㄺ구가 아이스 미사일을 생성해내자 헨리가 미사일을 낚아챘다ㅤㅂㅞㄺ구가 설마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그걸 먹으려고 하는건가?]
[정답이다 ㅤㅂㅞㄺ구]
[미,미사일을 먹는다고?]
헨리가 아직 철 모르는(?) ㅤㅂㅞㄺ구를 일깨워 주었다.
[니가 냉기의 원소를 사용해서 만든 만큼 이것또한 얼음과 다름없어.
먹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
헨리는 그렇게 말한뒤 아이스 미사일을 입속으로 가져갔다.
시원한 물줄기가 헨리의 목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와 동시에 넘버원 내부에서 또다시 알림말이 흘러나왔다.
띵!
플레이어 헨리님의 체력이 복구 되었습니다!
냉기로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셨습니다!
[어때?]
ㅤㅂㅞㄺ구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설마하니 마법을 수분 보충제로 사용할줄은 꿈에도 몰랐다.
저런식으로 마법을 사용할수 있다니…
ㅤㅂㅞㄺ구의 눈에 존경의 빛이 감돌았다.
[대, 대다나다 주인!]
[내가좀 대다나긴 하지. 아무튼 이걸로 수분걱정은 말끔히 해결됐어.
그러니 본격적으로 사용을 해보자고!]
[아,알겠다 주인!]
1서클 초급마법인 만큼 아이스미사일은 금방금방 사용할수 있다.
수분이 없어지면 그때마다 아이스 미사일을 먹으면 된다.
이틀이 지났다.
넘버원에서 공지한대로 대대적인 패치가 이루어졌다.
카오 플레이어들에 대한 패널티 부여와 귀환스크롤이 전부 없어진 패치였다.
귀환 스크롤이 전부 사라지자, 서민층 전사들을 비롯해, 격수계열들이 한사코 불만을 터뜨리며 넘버원을 욕하기에 이르렀다.
"넘버원 개새끼들은 왜 갑자기 귀환스크롤을 없애고 지랄이냐?"
"사실성을 강조한다는건 어느정도 이해되니까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왜 텔레포트 스크롤을 500만원에 파는거냐? "
"돈있으면 귀환스크롤 써서 이동하라 이거지 뭐.
아무튼 이것 때문에 또 빈부격차만 발생하겠네"
처음 공지했을땐 분명 150에 판다고 했었다.
하지만 막상 패치가 이루어지고 나니 500만원에 팔고 있는것이 아닌가!?
돈이 많은 놈들이야 기껏 500만원이니 텔레포트 주문서를 사면 그만이었다.
특히 오딘을 비롯해 여러 랭커들은 한달에도 수십억씩 벌어들이기 때문에 500만원은 그야말로 껌값 수준이다.
하지만 게임을 처음 접하거나, 돈이 별로 없는 중렙 플레이어들은 한달 정액비 50만원도 무척이나 비싸다고 생각한다.
그런 상황에서 500만원에 달하는 텔레포트 주문서가 나와 버린것이다.
사실 넘버원측에서도 나름대로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넘버원이 나온지 1년 6개월이나 지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미개척던전이 무척이나 많았던 까닭이었다.
플레이어들은 한정된 사냥터에서만 사냥을 했고, 거기에 따른 레벨업 가이드를 넘버원 게시판에 올리며 정보들을 공유해왔다.
특히 넘버원 기자단들이 그런 역할을 수행하면서 원고료를 챙기곤 했는데 이 때문에 사람들은 여행을 하기는 커녕, 사이트를 둘러보면서 레벨업 가이드대로 사냥만 주구장창 해버렸다.
넘버원의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여행을 하려면 일단 많은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그럴바엔 안정적으로 사냥을 하면서 돈을 버는 방법이 훨씬 낫다.
무엇보다 정액비가 한달에 50만원이라는 것이 서민들에게는 매우 부담스러운 측면이었다.
"여행을 하는것 보단 기존 사냥터에서 사냥을 하며 레벨업을 하는것이 훨씬 낫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다보니, 활성화된 사냥터에는 사람들이 미어터질 지경이었고 1년 6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발견하지 못한 신개척 도시가 무려 5할에 달하고 있었다. 전적으로 귀환스크롤이 생겨나면서 사람들이 가는곳만 가고, 넘버원 여행을 전혀 하지 않은 까닭이었다.
물론 개중에는 모험을 즐기고자 귀환스크롤을 사용하지 않고, 마을을 돌아다니는 플레이어들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그들에게 들려온 이야기는 전부 불만어린 투정들 뿐이었다. 몇몇은 넘버원 게시판에 이렇게 적어넣기도 했다.
"마을간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여행하는건 손해인듯."
"여행하기도 전에 몬스터들의 공습이 이루어져요. 물약 관리가 전혀 안됨.
차라리 귀환을 이용하면서 마을 근처에 있는 사냥터를 도는게 백번 나을듯함"
모험가들의 말이었다.
이로인해 모험가들은 거의 자취를 감추어 버렸고, 사람들은 여행을 떠나기는 커녕, 활성화된 사냥터에서만 사냥하며, 레벨만 올리는 반복된 일상을 겪고 있었다.
이건 전적으로 넘버원측에서 귀환스크롤을 남용한 까닭이었다.
그때문에 넘버원은 플레이어들이 자유적으로 이동하면서 여행을 할수 있게끔대대적으로 귀환스크롤을 없앤 것이다.
여기에는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한 5할의 던전을 찾아서 넘버원을 즐기라는 회사의 속셈이 심어져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마을간의 거리가 워낙 넓은 까닭에, 다른 마을에 도착하기도 전에 몬스터들의 공격을 받아 물약을 다 써버리는 사태가 발생하고 만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귀환도 하지못하고 몬스터들에게 맞아 죽는 사태가 생겨나고 만다넘버원은 고심끝에 요리스킬을 보다 쉽게 사용할수 있게끔 요리에 관련된 패치내용을 전폭적으로 추가시켰다.
요리 스킬의 숙련도와 더불어, 스킬 레벨에 따라, 만들어지는 요리들의 능력치와 생명력 회복량을 대폭 늘려버린 것이다.
"오오! 과일화채 회복량이 무려 1천이나 해! 와 대박인걸?"
"냉기의 고드름 먹으니까 허약상태가 단박에 해결되는데?"
"늑대고기를 먹었더니 생명력이 500이나 차올랐어요. 와 이거 회복량이 어마어마한걸요?"
다행히 반응은 좋았다.
상점에서 팔고 있는 물약들보다 회복량이 무척이나 높은 까닭이었다.
이로 인해 여행을 하면서 물약 부족 현상을 겪게 되는 일은 없을 터였다.
방어구와 무기들도 마을에서 파는 수리공구를 사들고 여행한다면 손수 고칠수 있기 때문에 이점도 단박에 해결되었다.
* * *
제법 예쁘장하게 생긴 여성이었다. 호리호리하고 갸냘픈 몸매를 지니고 있는여성! 그의 곁에는 체격이 건장해 보이는 20대 후반의 남성도 같이 있었다.
연인인듯 싶었다.
그들의 시선이 눈앞에 있는 장사꾼(?)에게로 향했다.
제법 곱상한 외모에 호리호리한 체격을 가지고 있는 미남자였는데, 앞치마를 척! 걸친채 한창 장사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가 파는 아이템은 팥빙수였다.
재료는 별거 없었다.
그저 얼음 덩어리에다가 팥과,우유, 각종 젤리가 얹혀진게 전부였다.
척보기에도 저게 맛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전혀 볼품없는 요리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팥빙수를 사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줄을 지어늘어서 있었다.
"팥빙수 얼마라고요?"
"개당 1만골드! 단돈 1만골드에 맛있는 팥빙수를 드립니다!
허약상태는 물론이거니와 포만감도 무척이나 많이 채워주죠!"
"어머? 정말 허약상태를 회복시켜 주나요?"
눈앞에 있는 장사치는 자신의 가슴을 팡팡치며 호언장담했다.
그뿐만 아니라 옆에서 팥빙수를 먹고 있는 플레이어를 가리키며 언성을 드높혔다.
"저분에게 물어보십쇼. 그럼 궁금증이 말끔히 해결될 겁니다"
"그토록 자신있게 말씀하시니 한번 사볼게요. 두개 주세요."
허약 상태에 걸렸는지 여성 플레이어는 다소 지친 모습이었다.
지금은 빨리 냉기가 깃든 음식이 먹고 싶었다.
장사꾼은 그녀가 내민 2만골드를 받아챙기곤 팥빙수 두개를 내밀었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팥빙수를 입안에 털어넣었다.
띵!
[플레이어 연이 님의 허약상태가 완전히 해결되었습니다!]
[포만감이 100 차올랐습니다!]
[냉기 지속시간이 1시간 증가됩니다!]
[1시간 동안 화염속성 영향을 받지 않게 되며
허약 상태에 빠지지 않습니다!]
그녀가 두눈을 번쩍 치켜뜨며 놀라움을 표시했다무엇보다 팥빙수의 능력치가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1시간 동안 허약상태에 빠지지 않는건 둘째치고 포만감까지 전부 채워주는것이다! 1만골드가 전혀 아깝지 않은 능력치였다. 아니 오히려 1만골드가 싸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눈앞에 있는 장사꾼이 호기어린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흐흐 어떠십니까?"
"대,대,대박이에요! 정말 대단한 요리에요!"
"저의 요리기술은 단연 톱급이지요. 이곳에 조금더 머물 생각이니종종 들려서 팥빙수를 사 주십시오. 흐흐흐"
"그야 여부가 있겠어요? 당연히 사들여야죠!
아무튼 한시간 뒤에 다시 와서 살테니까 꼭 여기 계세요 아시겠죠!?"
"흐흐 알겠습니다 레이디"
여성유저는 다시금 사냥을 하기위해 화염 던전으로 뛰어들었다.
1시간 동안 냉기 버프를 받은만큼 그녀가 두려워할 화염속성 몬스터는 이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