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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106화 (106/378)

< -- 106 회: 넘버원 -- >

(젠장 어쩐지 일이 너무 쉽게 진행되더라니!)헨리는 자라장군을 쏘아보며 언성을 높혔다.

"이게 무슨짓입니까!?"

"명령이라서 어쩔수가 없었다네"

헨리는 깜짝 놀랐다. 명령이라니? 도대체 누구의 명령을 받들었단 말인가!?

"용왕님이 이런 명령을 내렸다고요!?"

"명령은 내가 내렸네."

헨리의 시선이 뒤쪽으로 돌아갔다.

거기에는 범고래 장군이 황제들만 입는다는 곤룡포(袞龍袍)을 입고 떡하니 서 있었다. 인간으로 변신했는지 사람과 다를바 없는 모습이었다.

자라장군은 말없이 범고래 장군이 있는곳으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자네의 명대로 인간 용사를 데려왔네."

"고맙네 자라장군."

헨리는 기가 막혔다.

척보기에도 이중간첩에 속은게 틀림없었다.

헨리는 괜시리 화가났다. 자신을 속인건 둘째치고, 친구인 거북장군을 두번이나 속인게 무척이나 열이 받았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친구를 비롯해서 자신이 섬겨왔던 용왕을 두번이나 배신하다니?

"이 나쁜놈! 네가 그러고도 거북장군의 친우란 말이냐!!"

헨리는 검을 꼬나쥐고 자라장군에게 달려들었다.

자라장군은 미동도 하지않고 견고 스킬을 발동시켰다.

까앙!!

힘껏 내지른 일격이 거북장군의 견고로 인해 무용지물로 돌아가버렸다.

헨리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금 백상아리 장검을 치켜들었다.

[주인 진정해라. 지금은 범고래 장군을 처리하는게 급선무다.

자라장군은 나중일이다.]

듣고보니 ㅤㅂㅞㄺ구의 말이 백번 옳았다.

퀘스트 내용자체가 범고래 장군을 퇴치하는거지 자라장군을 퇴치하는게 아니었다.

헨리의 시선이 범고래 장군에게 닿았다.

"싸우기에 앞서 자네와 이야기를 먼저 나누고 싶네. 그러니"

"닥쳐 이 악날한 고래 새끼야!!"

헨리의 장검이 범고래장군의 목줄기를 노리고 들어왔다.

순식간에 이뤄진 기습공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범고래 장군은 어렵지 않게 헨리의 공격을 막아냈다.

아니 헨리가 내지른 백상아리 장검을 손으로 가볍게 움켜쥐고 있다는것이 정확한 표현이었다.

"이,이럴수가!?"

범고래 장군의 시선이 백상아리 장검쪽으로 향했다.

"이건 백상아리 장군의 증표로 만든 백상아리 장검이로군.

설마 했지만 정말로 자네가 백상아리 장군을 쓰러뜨릴줄은 몰랐네.

역시 이곳에 데려오길 잘한거 같아."

"뭐,뭐라고!?

범고래 장군은 헨리의 말에 대꾸도 하지않고 오른쪽 손을 스윽 들어올렸다.

소라장군과 오징어장군이 사용한 물대포가 생성되자 헨리는 기겁하고 말았다.

물대포의 크기가 자그마치 2미터에 달했다.

범고래장군은 헨리에게 물대포를 발사했다.

워낙 가까운 거리라서 헨리는 물대포를 정통으로 얻어맞고 말았다.

"크어억!!

우당탕탕탕!

헨리는 볼썽 사납게 바닥에 처박히고 말았다.

출혈효과가 발생했는지 피가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범고래 장군의 공격으로 HP 3400을 잃으셨습니다!

출혈효과가 발생됩니다. 지속시간 5초입니다!

헨리의 HP는 5천에 육박한다. 그런데 단 한방의 공격으로 3400의 HP가 빠진것이다. 더욱이 벽에 처박히면서 출혈효과까지 발생하고 말았다.

HP가 500 이하가 되자 헨리는 급기야 빈사상태에 빠져버렸다.

"이제야 대화를 할수 있겠군."

범고래 장군이 자라장군을 슬쩍 쳐다보며 명령을 내렸다.

"자라장군. 저 인간에게 속박을 펼치고, 책상머리에 좀 앉혀놓게나."

자라장군은 빈사상태에 빠져 있는 헨리에게 다가가 스킬[속박]을 시전했다.

속박이 펼쳐지자 넘버원 내부에서 알림말이 흘러나왔다.

[거북장군으로부터 속박을 당하셨습니다.

이후부터 1시간 동안 모든 아이템을 사용할수 없게 됩니다]

거북장군이 속박스킬을 해제할시, 속박이 곧바로 풀립니다.

[사망시 속박이 해제됩니다.]

[속박 스킬은 오로지 자라장군과 범고래 장군만 사용할수 있습니다.

이점 유의하십시오.]

[속박 스킬은 넘버원 내에 접속한 상태에서 시간이 지나야 해제됩니다.

만약 다른 캐릭터를 하시거나 넘버원에 접속을 하지 않으셨을 경우

시간은 그대로 멈춰지며, 넘버원에 다시 접속하셨을때 속박 시간이

줄어듭니다. 이점 유의 하십시오.]

속박에 걸려있는 시간동안 레오를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속박 시간이 전혀 줄어들질 않는다.

이렇게 된이상 어쩔수 없이 속박이 풀릴때까지 넘버원에 죽치고 있어야 했다.

"자 이제 슬슬 대화를 나눠볼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헨리는 제대로 빈정이 상했다.

아무리 게임이라도 그렇지, 고작 몬스터들에게 생포를 당할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로인한 굴욕감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매우 크게 작용했다.

마음 같아선 혀를 깨물어 자살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죽게 되면 아이템을 드랍할 공산이 매우 컸기에 그럴순 없는 노릇이었다.

"왜 날 안죽이는거지?"

헨리는 그점이 무척 궁금했다.

사실 범고래 장군은 헨리를 일격에 끝장낼수도 있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었다. 더욱이 각성체로 변신하면 그 파괴력은 곱절로 늘어나 버린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헨리를 살려둔 이유는 그를 포섭하기 위해서였다.

범고래 장군의 특성상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자는 무조건자신 밑에 두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눈앞에 있는 플레이어는 말미잘 장군을 비롯해 힘꽤나 쓴다는 오징어장군, 그리고 악날하다고 장평이 나있는 백상아리 장군까지 모두 무찌른 역전의 용사였다. 그런 자가 자신의 수하가 된다면 용궁 정벌은 그야말로 식은죽 먹기와도 다름이 없었다.

"간단하네. 자네를 내 수하에 두기 위해서지.

나는 용왕과는 달리 개개인의 능력을 높히 산다네.

자네의 용맹함과 정신력, 뛰어난 기개. 나는 그게 마음에 들어."

"그러니까 나더러 네밑에 들어오라는 소리인가?"

"그렇네. 어떤가? 나와 함께 용궁을 정벌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보지 않겠는가!?"

범고래 장군의 말을 끝으로 넘버원 내에서 알림말이 흘러나왔다.

띵! 범고래 장군의 제안!

범고래 장군이 반란군에 같이 뜻을 두자고 제안을 해왔습니다.

범고래 장군의 요구를 들어 주시겠습니까?

범고래 장군의 요구를 들어주면 범고래 장군 진영에서 많은

혜택을 누림과 동시에 범고래 장군과의 친밀도가 올라갑니다.

범고래 장군의 요구를 거부할시 범고래 장군이 플레이어 헨리님을

격살 하실수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죽기는 싫었다. 그렇다고 배신을 때리면서 범고래 장군 밑으로 들어갈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헨리는 갈팡질팡했다.

만약 이게 헨리가 아니라 레오였다면 당연히 배신을 때렸을 것이다.

하지만 헨리로 플레이 하고 있다는게 지랄이었다.

넘버원 특성상 퀘스트를 스토리대로 진행하지 않고 역효과를 내거나 배신을 때리게 되면 사람들을 죽인것 보다 더 많은 악명을 떨치게 된다.

그말인즉 카오틱 유저와 다를바가 없다는 소리였다.

레오도 카오 유저인데 헨리마저 카오를 시킬순 없었다.

(일단 시간이라도 좀 끌어야겠군.)자라장군의 속박 스킬에 당해 1시간동안 아무런 아이템도 끼지 못한다.

헨리는 1시간 정도 시간을 벌 생각이었다.

"일단 나를 높게 봐준점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중대사항을 바로 결정할순 없다. 그러니 나에게 시간을 다오."

어느정도 예상한 답변이었다.

범고래 장군은 헨리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다.

"좋다. 정확히 2시간을 너에게 주겠다.

그동안 지하감옥에서 심사숙고 해보도록 해라."

범고래 장군은 자라장군에게 다시금 속박을 시연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자라장군은 범고래 장군의 명령대로 헨리에게 다가와 스킬[24시간 속박]을 시전했다.

[자라장군으로부터 속박을 당하셨습니다.

이후부터 24시간 동안 모든 아이템을 사용할수 없게 됩니다]

자라장군이 속박스킬을 해제할시, 속박이 곧바로 풀립니다.

[사망시 속박이 해제됩니다.]

[속박 스킬은 오로지 자라장군과 범고래 장군만 사용할수 있습니다.

이점 유의하십시오.]

무려 24시간 동안 속박에 빠지고 말았다.

헨리의 얼굴이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자비없는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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