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00 회: 넘버원 -- >
라바나 던전은 생각보다 매우 간단한 구조로 형성되어 있었다.
먼저 NPC를 통해 던전을 탐사하겠다고 말을 걸면 파티원들이 합의하에 몇 레벨 몬스터를 소환할지를 결정한다.
150짜리 몬스터를 선택하면 150 몬스터가 랜덤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던전은 총 6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단순히 사냥에 최적화된 던전이다 보니 애시당초 보스 따위가 없었다.
말그대로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 오는 던전이라고 생각하면 매우 편했다.
아이템 드랍율 또한 평균이라서 사람들은 하루에 100분을 투자해 이곳 라바나던전을 찾곤 했다.
(일단 150까지만 찍고 용궁에 좀 들려야겠군.)현재 레벨은 148이었다. 한시간 동안 사냥을 하면서 제법 레벨이 올랐다.
헨리는 스탯을 전부 덱스에 투자한뒤 다시금 사냥에 열중했다.
(쳇 전격속성 얻기가 하늘에 별따기로군.)라바나 던전에서 1시간 동안 인트마법사와 사냥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결국 전격속성을 익히지 못했다. 헨리는 그게 너무 아쉬웠다.
사실 헨리는 체인라이트닝의 스플래쉬 데미지를 피할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맞았다. 단지 전격 내성을 익히기 위해서였다.
어차피 몬스터들의 덱스가 그리 높지 않은까닭에 한타임에 물약 100개만 사용하면 몸빵을 충분히 할수 있었다. 그래서 스플래쉬 데미지를 맞은거다.
그런데 결국 익히질 못했다.
괜시리 짜증이 밀려왔다.
불속성은 쉽게 익혔는데, 왜 다른 속성은 쉽게 익혀지지 않는지가 궁금해서 미칠 노릇이었다.
헨리는 마지막 층에 젠이된 몬스터들을 빨리 처리할 심산으로 몬스터들에게 뛰어들었다. 그러자 선공형 몬스터들이 죄다 헨리쪽으로 달려들었다.
"인간이다! 인간을 죽이자 제군들!!"
"그러자!!"
모인 몬스터는 총 20여마리!
헨리는 가장 중심부에서 데스블레이드를 시전했다.
그러자 몇몇 몬스터들이 출혈 효과를 입어 털썩 주저앉기 시작했다.
데스블레이드를 시발점으로, 인트마법사의 체인라이트닝이 몬스터들을 헤집고 들어왔다.
파지지직! 파지직!
라바나 몬스터들은 체인라이트닝 네방을 연발아 맞더니 하나둘 소멸하기 시작했다. 몇몇 끈질긴 트윈헤드 오크가 버티고 버텼지만, 그들또한 헨리의 검을 배겨내지 못하고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제 남아 있는 몬스터들은 총 50여마리! 방금전 몬스터와는 다르게 몬스터들은 하나같이 시뻘겋게 충혈된 눈을 까뒤집고 있었다. 척보기에도 버서커 모드가 깃들여 있는 모양이었다.
여지껏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던 ㅤㅂㅞㄺ구가 헨리에게 주의를 주었다.
[버서커 모드가 틀림없다 주인. 몬스터들의 능력치가 30퍼센트 올랐으니 조심하길 바란다.]
헨리는 오히려 버서커 모드가 상대하기 더 편했다.
일단 한번 피를 보여주면 무조건 어그로가 꽂히기 때문이다.
그때문에 어그로가 튈일이 전혀 없었다.
헨리가 몬스터들을 모아 데스 블레이드를 시전하자 몇몇 몬스터들이 피를 줄기차게 내뿜으며 헨리에게 달려들었다.
수박만한 주먹을 휘두르며 달려오는 오우거의 모습도 보였고, 창을 휘두르며 헨리를 찌르려고 하는 라바나 좀비병사의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몬스터들이 모두 모이자 헨리는 재빨리 손을들어 체인라이트닝을 쏘라고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인트마법사가 캐스팅 해두었던 체인라이트닝과 에너지 볼트를 마구 쏴댔다. 연달아 이어지는 연환공격에 헨리도 스플래쉬 데미지를 조금 입고 말았다. 헨리가 휘청거리자 서포터가 재빨리 헨리에게 힐을 제공해 주었다. 프리스트, 클레릭과는 달리 WIS량만 높다보니 들어오는 힐의 량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버티는데에는 모자람이 없을 정도였다.
그러기를 어언 수차례.
마법방어력이 좀 되는 오우거를 제외하곤 모든 몬스터들이 배를 까뒤집고 누웠다. 이제 남아있는건 버서커 모드가 발현된 트윈헤드 오우거 여섯마리 뿐이다.
인트마법사는 최후의 일격을 가하기 위해 오우거들에게 체인라이트닝을 선사했다. 헨리 또한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다보니 스플래쉬 데미지를 조금 입고 말았다. 그순간 헨리에게 반가운 소식이 전해져왔다.
[띵!]
[당신에게 전격에 대한 내성이 생겨났습니다. ]
[전격 <전기 에너지>에 대한 데미지가 1퍼센트 감소합니다. ]
[고유특성 <전격 속성 저항>을 습득하셨습니다.]
[INT가 1 증가합니다!]
(어라?)
헨리는 깜짝 놀랐다. 생각치도 못하게 전격속성 저항을 익힌탓이다.
솔직히 말하면 별다른 기대없이, 레벨이나 올리자 라고 생각했다마지막층이니 만큼,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마지막층에서 전격속성 저항을 익히고 말았다
스플래쉬 데미지를 통해 옆에 있던 몬스터들까지 데미지가 전파되었다.
헨리또한 스플래쉬 데미지를 입고 말았다.
따끔 따끔 거리는 통증을 비롯해서 온몸에 있는 털들이 바싹 곤두섰다.
뭐랄까? 짜릿하다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그런느낌이었다.
(남아있는 몬스터는 트윈 헤드 오우거 세마리 뿐!)HP가 낮은 몬스터들은 진즉에 소멸되었다.
이제는 HP가 많은 트윈헤드 오우거를 처리하는 일만 남았다트윈헤드 오우거는 여타의 몬스터들과는 달리 마법저항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마법사들이 기피하는 몬스터이기도 했다.
헨리는 인트마법사를 대신해 핏빛의 장검을 휘두르며 오우거에게 달려들었다.
남아 있는 생명력은 고작해야 20퍼센트! 한방만 툭치면 빈사상태에 빠질게 틀림 없었다.
헨리의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장검에 격중당한 오우거 세마리가 곧바로 빈사상태에 빠진것이다. 헨리는 범위스킬인 데스 블레이드를 시전했다.
그러자 오우거 세마리가 한꺼번에 쓰러져 버렸다.
오우거들이 쓰러지자 넘버원 내부에서 알림말이 흘러나왔다
띵!
[축하합니다! 소환수 화이트드래곤의 레벨이 30 이 되었습니다.]
[소환수의 레벨이 30이 되면서 2차 각성을 완료했습니다!]
[레벨 30 이 되면서 소환수의 스탯이 50개 생성되었습니다.]
이제부터 화이트 드래곤은 레벨업당 스탯 50개씩 생성 됩니다.
[소환수의 레벨이 30이 되면서 각종 스킬들을 배웠습니다.]
-화이트 드래곤 고유의 <아이스 브레스>를 사용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이스 브레스의 공격력은 소환수의 레벨에 따라 큰 차이를 보입니다.
레벨이 높아지면 아이스 브레스의 공격력이 상승합니다.
레벨 30 기준 <공격력:500/ 마나 소모량 300/ 쿨타임: 5분>
-화이트 드래곤 고유의 <아이스 실드>를 사용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이스 실드의 지속시간은 1분입니다.
1분동안 최대 1000의 데미지를 흡수하며, 1000의 데미지를 입으면
저절로 해제됩니다./ (지속시간 1분이 지나도 자동적으로 해제됩니다.)
소환수의 레벨에 따라 지속시간과 데미지 흡수량이 늘어납니다.
레벨 30 기준 <쿨타임- 10분 마나 소모량 = 100>
-<현존하고 있는 얼음 속성 계열 마법들을 전부 습득합니다>
얼음마법을 모조리 사용할수 있게 됩니다.
레벨에 따라 데미지 차이가 나며, 숙련도에 따라서 데미지가 증가하기도
합니다.
-화이트 드래곤이 시전한 얼음속성 마법에 격중될 경우
10퍼센트의 확률로 <빙결>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빙결은 스플래쉬 효과가 발생하므로 근처에 있는 적까지 모조리 타격을
입습니다. 플레이어가 근처에 있어도 데미지를 입으니 조심해서
사용하십시오)
빙결상태에 빠지게 되면 이동속도와 공격속도가 30퍼센트씩 감소합니다.
[소환수의 몸집이 최대 5미터 까지 자라납니다.]
마나를 이용해 변신이 가능해집니다.
변신을 통해 몸집을 줄일수도 있습니다.
[화이트 드래곤의 HP와 마나량이 영구적으로 2천씩 증가합니다!]
헨리의 시선이 ㅤㅂㅞㄺ구에게 닿을때였다.
찬란한 빛무리들이 갑자기 ㅤㅂㅞㄺ구의 몸을 감싸더니 하늘위로 둥실 떠올랐다.
ㅤㅂㅞㄺ구의 몸체가 하얀 빛무리들 사이에서 점점더 커지더니 거의 5미터에 달하는 모습으로 화했다.
변신이 끝나자 파아앗! 소리와 함께 빛무리들이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화이트드래곤으로 변모한 ㅤㅂㅞㄺ구가 대지에 쾅! 하고 착지했다.
육중한 동체 때문에 먼지자락들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먼지자락이 세명의 플레이어들을 한순간에 덮쳐버렸다.
헨리를 비롯해 인트마법사와 서포터는 감히 얼굴을 들지 못하고 연신 기침만 해댈 뿐이었다.
그순간 ㅤㅂㅞㄺ구가 거대한 아가리를 좌악 벌리며 포효성을 내질렀다.
"콰우우우!!!!"
세명의 플레이어는 넋이 나간듯 포효성을 내지르고 있는 화이트드래곤을 멍하니 쳐다보기만 할뿐이었다.
ㅤㅂㅞㄺ구의 출현으로 말미암아 플레이어들은 넋을 놓고 있었다.
헨리 또한 마찬가지였다.
갑자기 놈이 저렇게 거대해질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레벨 30을 찍더니 완전히 괴물이 되어버린 ㅤㅂㅞㄺ구였다.
더욱이 ㅤㅂㅞㄺ구가 익힌 스킬은 자그마치 수십가지에 달했다.
덩치또한 거의 5미터에 육박할 정도로 엄청난 크기로 자라나 버렸다.
처음 ㅤㅂㅞㄺ구가 태어났을때만 해도 지입으로 레벨 30이 되면 강해진다고 호언을 했었다. 그래서 헨리는 자신의 레벨업도 중요하지만, ㅤㅂㅞㄺ구의 레벨을 30까지 먼저 올릴 생각에 레오캔디를 먹여 29까지 만들었다. 그리고 경험치 분포율을
7:3으로 조정한뒤 ㅤㅂㅞㄺ구에게 경험치를 몰아주었다. 그 덕분에 ㅤㅂㅞㄺ구의 레벨은 30이 되었고, 이처럼 거대화 스킬과 더불어 여러가지 공격마법을 배울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기뻐하는것도 잠시, 헨리의 표정이 별안간 어두워졌다.
놈이 레벨 30 이 되면서 변신을 한 까닭이었다.
(젠장 지랄났군! ㅤㅂㅞㄺ구가 소환수라는걸 알게되면 날파리들이 또 엄청 꼬일텐데 이를 어쩐담?)제국의 용사가 될때도 그랬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어떻게 퀘스트를 깰수있었는지 계속해서 물어오질 않았던가? 넘버원 길드원들도 학교에서 볼때마다 자신을 따라다니며 칭호를 어떻게 받았냐고 물어오기 일쑤였다.
만약 화이트드래곤의 정체가 소환수라는게 들통이 난다면 그 여파는 실로 엄청날 터! 문득 눈앞이 깜깜해졌다.
헨리의 시선이 파티원들에게 닿았다.
그녀들은 잔뜩 겁을 집어 먹고 뒤로 슬금슬금 물러나고 있었다.
5미터에 달하는 화이트드래곤이 째려보고 있으니 위압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드,드,드래곤이야! 화이트 드래곤이 나타났어!!"
"어,언니. 라바나 던전에는 보스가 안뜬다고 했잖아요?"
(설마 라바나 던전의 보스라고 착각하고 있는건가?)
"어,언니 어쩌죠? "
"이,일단 이곳을 빠져나가자!"
던전에 있는 몬스터들을 모두 섬멸했기 때문에 NPC를 클릭하면 빠져나갈수 있을 것이다. 인트마법사는 재빨리 NPC를 통해 던전밖으로 뛰쳐나가 버렸다.
메디컬 서포터 또한 마찬가지였다.
혹여 화이트 드래곤이 공격이라도 하면 자신들의 목숨은 거기서 끝이었다.
죽지 않으려면 도망을 쳐야만 했다. 다행히 화이트드래곤은 관심 없다는듯두 여인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었다. 두 여인이 사라지자 화이트 드래곤의 시선이 헨리에게 닿았다.
[크르르르. 드디어 두번째 각성을 했다 주인.]
모습은 변했지만 목소리는 각성전과 매우 흡사했다.
헨리가 긴가민가한 표정으로 ㅤㅂㅞㄺ구를 쳐다보았다.
[너 정말 ㅤㅂㅞㄺ구 맞냐?]
각성전엔 2미터 크기의 하얀 도마뱀이었다면 지금은 정말로 화이트 드래곤의 그것과 매우 흡사한 모습이었다. 너무 많이 변해서 헨리는 눈앞에 있는 ㅤㅂㅞㄺ구가 자신이 기른 ㅤㅂㅞㄺ구인지 제대로 알아보지도 못하고 있었다.
[각성전의 모습과 매치가 잘 안되는 모양이로군. 그렇다면…]
ㅤㅂㅞㄺ구는 마법을 이용해서 자신의 모습을 축소시켰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ㅤㅂㅞㄺ구의 모습이 각성전의 모습으로 조금씩 조금씩 되돌아갔다. 헨리는 깜짝 놀랐다. 설마하니 모습까지 자유자재로 바꿀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나저나 이놈새꺄. 왜 각성체로 변신을 하고 지랄이야 지랄이!! 나까지 놀랬잖아!!"
"레벨 30이 되면 2차 각성이 시작되기 때문에 저절로 변신이 되게끔 인공지능이 부여되어있다. 괜히 내탓하지 마라 주인."
"아무튼 우리도 빨리 이곳을 뜨자!"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