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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97화 (97/378)

< -- 97 회: 넘버원 -- >

"그,그러니까 백상아리 장군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패퇴했단 말인가?"

거북장군의 추궁에 헨리는 할말이 없었다.

그저 고개만 푹 숙이고 있을뿐이었다.

거북장군은 살아 돌아온 수하들을 가늠해 보았다.

살아돌아온 거북이는 고작해야 70여마리에 불과했다.

"응? 자네 다친겐가?"

뭔가를 발견한듯 거북장군의 시선이 헨리의 옆구리쪽에 닿았다.

상어에게 물어 뜯겼는지 음푹 파여있었다.

뿐만 아니라 옆구리에서 아직까지 피가 철철 흘러나오고 있었다.

헨리또한 크게 다친상태라서 치료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허허. 큰 부상을 입은 모양이로군…"

심해에 살고 있는 고블린상어라는 새끼한테 물어뜯긴게 화근이었다.

[고블린상어에게 치명타를 입었습니다!]

[출혈효과가 지속됩니다!]

[허리부분의 살이 조금 잘려나갔습니다. 상처가 생겼습니다.]

[상처는 1시간 후에 사라집니다.]

[1시간 동안 모든 능력치가 15퍼센트 감소됩니다!]

고블린 상어는 여타의 상어들과는 달리 영화 에히리헌에서 나오는 괴물과 마찬가지로 이중턱(?)을 이용해 공격을 감행해오는 특징이 있었다.

그사실을 모른채 헨리는 무턱대고 고블린 상어에게 덤벼들다가 이중턱에 당해버리고 만것이다. 한번 물리자 어찌된 영문인지 피가 멈추지 않고 계속 흘러나왔다. 출혈 데미지가 계속 지속되고 있는 까닭에 헨리는 계속 물약을 입에 물고 있었다.

(이 망할 고블린상어 새끼!!)

헨리는 이를 갈았다.

다음번에는 반드시 백상아리 장군, 아니 고블린상어를 때려 눕히리라 마음을 다졌다. 하지만 지금 상태로는 백상아리 장군은 커녕 고블린상어 한마리도 이기지 못한다. 결국 헨리는 레벨을 먼저 올리고 나서 다음기회에 백상아리장군을 처단하기로 했다.

거북장군도 헨리의 의견이 옳다고 생각했는지 잠시 시간을 주기로 했다.

헨리는 그틈에 마을 상점에 들려 붕대와 치료에 쓰이는 도구들을 사고 허리에 칭칭 둘러 감았다.

고블린 상어에게 물어뜯긴 상처는 1시간이 지나야 아물기 때문에 되는대로 응급조치를 취한것이다.

[주인 많이 아프지 않나?]

ㅤㅂㅞㄺ구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매번 치고박고 싸우긴 했지만 막상 주인이 다치니 마음한편이 아려온게 사실이었다.

"이까짓거 조금 지나면 괜찮아 "

ㅤㅂㅞㄺ구가 더 걱정할까봐 헨리는 웃으며 대꾸했다.

헨리는 ㅤㅂㅞㄺ구를 데리고 상점을 벗어났다.

그리고는 오징어장군굴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ㅤㅂㅞㄺ구가 물었다.

[오징어 장군굴에 가려고?]

현재 헨리의 레벨은 142였다.

20분간 상어를 잡은탓에 금방 레벨을 올린것이다.

뭐…그 때문에 거북이 130여 마리를 죽이긴 했지만…

"아무래도 제일 만만한 곳이 오징어 장군굴인거 같아서 말야."

말미잘장군굴과 소라장군굴은 몬스터 레벨이 너무 낮아서 경험치가 별로 안오른다. 그나마 오징어장군굴에서 출몰하는 몬스터들이 헨리와 레벨이 비슷하기 때문에 경험치를 많이 준다.

그래서 헨리는 오징어 장군굴 쪽으로 걸음을 옮기려 했다.

그때였다.

[어? 주인 편지가 날아왔다.]

"어 정말이네? 거북장군이 보낸건가?"

편지를 펼쳐보니 거북장군이 보낸 편지가 아니라 윤지에게서 온 편지였다.

라이올라에서 보낸 윤지의 편지.

헨리는 편지에 적힌 내용을 하나하나 읽어내려갔다.

다른 이들과는 달리 윤지는 엠티에 가질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감기에 걸려서 MT에 가지 못했다는게 정확했다. 그 때문에 윤지는 지강혁이 해준미역국을 밥반찬으로 해먹은뒤 약을 먹고 하루를 푹 쉬었다.

다행히 그날부턴 감기 기운이 싹 사라져버렸고, 넘버원에 접속할수 있었던 것이다.

그녀가 먼저 한일은 마을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정보조사를 하는 거였다.

아무래도 언니인 리나와, 어그로꾼 페이가 없다보니, 혼자 사냥하는것 보단정보조사를 하면서 견문을 넓히는게 나을것 같았다한창 마을을 둘러보던 찰나였다. 윤지의 눈이 정보게시판으로 향했다.

오딘이라는 유저가 헨리를 찾고 있다는 문구였다.

헨리의 위치를 알려주는자에겐 300만원의 거금을 보상한다고 씌어있기도 했다.

그래서 윤지는 재빨리 헨리에게 편지를 보낸 것이다.

[뭐라고 씌여있나 주인?]

"오딘이라는 사람이 날 찾고 있으니 지금 한번 만나보라는 내용이야"

[오딘? 오딘이 누구지?]

아무래도 헨리에게 볼일이 있는 모양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오딘이 찾을 이유가 없었다.

(오딘이 또 길드가입을 권유할려나? 레오때도 그러더니 변한게 하나도 없구만)헨리는 그 볼일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고 있었다틀림없이 자신의 길드로 들어오라는 소리일거다.

게다가 오딘의 성정상 한번 눈독을 들이면 꼭 만나야 직성이 풀리는 남자다.

그말인즉 언젠가는 한번 오딘을 만나봐야 한다는 말이 된다.

(차라리 지금 만나보는게 나을것 같군)어차피 상처가 아물려면 1시간이 지나야했다.

고블린 상어에게 치명타를 허용한뒤로 1시간 동안 능력치 15퍼센트 감소 패널티를 받은 헨리가 아니던가? 오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려면 지금이 최적기였다. 마음을 정한 헨리는 신지와 ㅤㅂㅞㄺ구를 데리고 마을로 올라간뒤 라이올라로 통하는 길목을 거쳐 해안가로 다시금 걸음을 옮겼다.

저 멀리 라이올라 섬이 눈에 들어왔다.

거기에서 윤지를 만난 헨리는 그녀가 이끄는대로 마을 중심부 쪽으로 걸어갔다. 윤지가 얼른 헨리를 데리고 여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오딘이 왜 나를 찾고 있어 윤지야?"

"자세한건 잘 모르지만, 아무래도 헨리오빠에게 용무가 있는듯 싶어요."

"용무라…그나저나 너 감기는 괜찮은거야?"

헨리는 진심으로 걱정이 되어 그렇게 물어보았다.윤지가 배시시 웃으며 대꾸했다.

"네 걱정말아요 오빠. 그런데.."

윤지가 살짝 놀라며 말을이었다.

"레벨이 엄청 올랐네요?"

헨리의 레벨은 142였고 윤지는 고작 130이었다.

전적으로 용궁에 처박혀 사냥만 한탓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 레벨이 급격히 오른 것이었다.

"그러고보니 ㅤㅂㅞㄺ구도 이제 정말 많이 컸네요.

예전에는 새끼 강아지만 했었는데"

"뭐 한창 성장하고 있지. 신지도 레벨이 벌써 15가 되었어.

"신지야 오빠가 잘해주지??"

"네 언니! 엄청 잘해줘요. 밥도 잘해주구요!"

분위기는 실로 화기애애했다. 둘은 마음껏 수다를 떨면서 오딘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창 분위기 좋게 이야기를 하고 있을때였다. 갑자기 ㅤㅂㅞㄺ구의 시선이 문쪽으로 닿았다.

[주인.]

[왜?]

[레벨 595에 달하는 플레이어가 접근해 오고 있다.

485 짜리도 감지 되었다.]

넘버원세계에서 595레벨은 단 한명뿐. 바로 오딘이다.

485짜리는 누군지 잘 모르겠지만 엄청난 고수가 틀림없었다.

아무래도 수행원인듯 싶었다. 헨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님 맞을 준비를 했다.

윤지가 물었다

"갑자기 왜 일어나세요?"

"오고 있어 오딘이.."

헨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수행원 하나가 방문을 왈칵 열어젖혔다.

플레이트 메일을 두른 평범한 기사 하나와 로브를 걸치고 있는 마법사 한명이었다. 육안으로만 봐서는 매우 평범한 모습이었다.

그들은 방안으로 들어섰다. 헨리의 시선이 노마법사에게 닿았다.

척보기에도 오딘이 틀림없었다.

헨리는 예의상 오딘에게 꾸벅 인사를 건넸다.

무엇보다 나이가 더 많았고, 넘버원에서 엄청난 권력과 부를 쌓은 인물인만큼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준것이다.

오딘 또한 마주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차렸다.

"자리에 앉으시죠."

헨리가 자리를 권하자 오딘과 오스카가 의자에 앉았다.

먼저 말문을 연건 오딘이었다.

"이렇게 만나게 되서 영광입니다. 헨리님"

"아닙니다. 저야말로 오딘님을 만날수 있게 되어 영광이죠."

오딘의 시선이 헨리의 닉네임 쪽으로 향했다.

위에는 길드명이 적혀 있었다.

"역시 예상했던대로 길드에 들어선 상태셨군요"

"원래는 길드를 들어갈 생각이 없었는데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헨리가 웃으며 대꾸했다.

"이야기를 듣자니 저를 찾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이유가 뭔가요?

넘버원은 돈을 내고 하는 게임인만큼 시간이 돈과 직결된다.

게다가 오딘은 랭커 1위를 달리고 있는 초고수 플레이어가 아니던가?

랭킹을 유지하려면 계속 사냥을 해야만 하기에 시간을 끌어봤자 좋을게 없었다오딘이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그럼 단도직입으로 말하지요. 저는 헨리씨가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그러니 우리 오딘길드에 들어오시지 않겠습니까?"

바로 헨리가 예상한 그대로였다.

"저희 길드에 들어오신다면 득이 될게 많을겁니다. 게다가 헨리씨의 레벨이 높지 않으신만큼 넘버원 내에서의 사냥도 한결 수월해 질테지요.

여러모로 많은 도움이 될겁니다. 그러니 나와 함께 하십시다."

오딘길드에 들어가면 일단 돈걱정이 사라진다.

모두가 억대 연봉을 받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냥을 하는데 있어서 엄청난 혜택이 주어진다.

카오틱 유저들의 습격이 거의 없어진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막말로 랭커 1위가 있는 집단을 그 어떤 플레이어가 건드릴수 있단 말인가?

이처럼 오딘길드에 들어가면 많은 혜택과 안전을 보장 받을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헨리가 꺼려하는 점도 분명 존재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넘버원에 관련된 모든 사항들을 오딘길드가 통제한다는거였다. 예를들어 사자인간의 보스 라이온킹이 있다고 하자.

라이온킹은 넘버원에서 제법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사자인간의 장검을 드랍한다. 문제는 이 라이온킹 이라는 몬스터를 오딘길드가 통제를 하고 있다는점이었다. 즉, 오딘길드원을 제외하곤 다른길드가 잡을수 없다.

그로인해 많은 플레이어들이 반발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늬들이 뭔데 보스를 통제하냐고 따지고 든것이다.

개중에는 연합을 형성하면서 오딘길드에게 전쟁을 선포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오딘길드에 속한 정예병들을 오합지졸들이 당해낼순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승자는 오딘길드가 되었고, 오딘길드는 그로부터 장장 8개월동안 보스몬스터들을 독식하며 넘버원에 뿌리를 내려버렸다.

무엇보다 오딘은 자신에게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되는 인물은 가차없이 내쳤고, 자신에게 티끌만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인물들은 꼭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어 왔다. 그래서 지금의 오딘길드가 탄생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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