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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94화 (94/378)

< -- 94 회: 넘버원 -- >

푸하아악! 쏴아아아아!!

거대한 물줄기들이 헨리와 ㅤㅂㅞㄺ구를 덮쳐왔다.

깜짝 놀란 헨리는 재빨리 ㅤㅂㅞㄺ구를 데리고 십각형 밑으로 뛰어내렸다.

물줄기는 계속해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마치 폭포수의 그것과도 같았다.

"뭐,뭐야 이거?"

ㅤㅂㅞㄺ구가 다급한 음성으로 경고성을 내뱉었다.

[주,주인! 180짜리다! 레벨 180짜리 거대 생물체가 석상 밑에서 빠른 속도로 접근하고 있다!]

"뭐,뭐라고!?"

180 레벨이라면 오징어장군이다.

헨리는 재빨리 모든 거북이들을 한곳으로 끌어모았다.

그사이 오징어장군으로 유추되는 거대한 몬스터가 십각형 도형을 비집고 모습을 드러냈다.

-보스 몬스터 심해의 오징어 장군이 출현했습니다!

콰아앙!!

오징어 장군이 큰 동체를 대지에 착지시키며 크나큰 먼지구름을 일으켰다.

헨리는 오징어 장군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긴 세모꼴의 몸통 아래에 커다란 두개의 눈이 자리를 하고 있었는데 눈 하나하나가 농구공의 그것과 흡사할 정도로 매우 컸다.

헨리의 시선이 하반신쪽으로 향했다.

다른오징어와 마찬가지로 10개의 다리가 있었다.

그중 다른것에 비해 유난히 긴 두개의 촉완은 거의 15미터의 길이를 자랑하고 있을정도로 매우 길었는데, 오징어 장군은 이 촉완을 사용해 사냥감을 잡아먹고, 교미를 하기도 했다.

"더럽게 크네 진짜!"

거북장군이 말하길 대략 15미터 정도라고 했다. 그런데 그것보다 훨씬더 컸다.

거의 20미터 정도였다. 덩치가 커서인지 가만히 서 있는데도 위압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오징어 장군은 거북이들과 헨리를 한번 둘러보더니 갑자기 몸을 살며시 일으켰다.

"저녀석 뭘 하려는 거지?"

그때였다. 오징어 장군이 내뻗은 촉완두개가 거북이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넋놓고 있던 거북이 두마리가 촉완에 잡혀버리고 말았다.

오징어 장군은 거북이 두마리를 그대로 입안에 털어넣었다.

꿀꺽!

<<크크큭. 결국 거북장군이 병사들을 파견한 모양이로군. 마침 배가 고파미칠 지경이었는데 잘되었어. 너희들을 모조리 잡아먹어 주마!>>

오징어가 거북이를 잡아먹는게 조금 의아하긴 했지만 넘버원 설정이니그러려니 해야했다.

헨리가 기세좋게 소리쳤다.

"자 돌격해라 거북이들아! 저놈을 죽여서 용왕님의 근심을 떨쳐드리자!!"

[이번멘트는 좋았다 주인.]

"닥쳐 임마!"

헨리의 명령아래 남아있던 모든 거북이들이 오징어장군에게 달려들었다.

레벨로 따지자면 180대 115였지만, 그간 레벨업을 한탓에 헨리의 레벨은 125가 되어 있었고, 숫자적인 측면에서 엄청난 우위를 점하고 있어서 쉽게 공략이 가능할것 같았다. 오징어 장군이 가소롭다듯 씨익 웃었다<<크크큭! 개미떼가 공룡을 이길수는 없는법이다!>>

오징어 장군이 촉완을 내뻗을때마다 두마리의 거북이들이 그의 입속으로 사라져갔다. 거북이들도 순순히 당할수 없다는듯 각종 무기들을 이용해오징어장군을 공격했다. 헨리도 그들과 힘을 합치며 오징어장군에게 뛰어들었다. 헨리가 노리는곳은 단하나.

다리였다.

큼지막한 몸을 지탱하고 있기 때문에 다리만 잘라내면 낙승이었다.

헨리가 기세좋게 핏빛의 장검을 휘둘러 다리 하나를 베어냈다.

성인 허벅지만한 두께의 다리가 댕강! 하고 잘려나갔다.

오징어장군의 시선에 헨리에게 닿았다.

<<감히 나의 다리를 잘라내다니? 인간 주제에 제법이로군!>>

"흥! 오징어 따위에 굴복할 내가 아니다! 죽어라 오징어 장군!!"

<<다리 하나를 베어내서 기고만장한 모양인데 가소롭기 짝이 없군.>>

"다 잘려나가고도 평정심을 유지할수 있는지 보겠다!"

오징어장군은 헨리의 말에 대꾸도 하지않고 잘려진 다리쪽에 힘을 한번주었다.

그러자 푸슉! 하는 소리와 함께 잘려진 다리가 다시금 모습을 드러냈다.

재생이 된것이다.

"미,미친!"

입에서 절로 욕지기가 치밀어 올라왔다.

저토록 쉽게 재생스킬을 사용할줄은 꿈에도 몰랐다.

헨리가 뒤로 슬금슬금 물러나자 기가 오른 오징어장군이 헨리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어그로가 꽂히자 헨리는 차라리 잘되었다는 표정이었다.

자신의 공격력이 아무리 강하다고 한들, 거북이들 50마리가 가하는 공격이 더 많은 데미지를 줄수 있다.

"멍청한 오징어 장군아. 네까짓게 날 잡을수 있을것 같으냐?"

<<건방진 인간이로군! 죽어라 인간!!>>

오징어 장군의 촉완이 헨리에게 쏘아졌다.

잡히면 거의 즉사와도 다름없기 때문에 헨리는 몸을 날려 간신히 오징어장군의 공격을 피해냈다.

<<제법 빠른 인간이로군! 하지만 언제까지 버틸수 있을까?>>

거북이보다 몸놀림이 빨라서 촉완 공격은 어찌어찌 피해낼수 있었지만, 이어지는 물대포 공격까지 전부 피하진 못했다.

"크윽!"

오징어 장군이 발사한 물대포가 헨리의 어깨를 스쳐 지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려 900의 데미지가 가해졌다.

소라장군의 물대포 공격을 정면으로 받은것과 거의 비슷한 데미지였다.

오징어 장군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다리에 나있는 빨판들을 미사일마냥 헨리에게 쏘아붙혔다. 헨리는 사력을 다해 몸을 뒹굴며 미사일을 피해나갔다. 하지만 족히 30여발에 달하는 미사일을 전부 피할순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헨리는 미사일 두방을 정통으로 얻어 맞고 말았다.

가해진 데미지는 무려 2천이었다.

피가 5분의1로 떨어지자 곧 빈사상태에 빠져들었다.

"젠장 또 죽는건가!?"

<<잘 버텼지만 더이상은 무리인듯 싶구나. 흐흐흐흐 이제 편안하게 해주마!>>

오징어장군이 다시한번 빨판 미사일을 장착시켰다.

빈사상태에 빠지면 3초간 상태불능에 빠져 버려서 공격을 피할수 없다.

헨리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더이상은 버틸래야 버틸수가 없었다.

그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크아아악!!>>

기다리던 미사일 공격대신 오징어 장군의 비명소리가 헨리의 귀를 강타했다.

헨리는 눈을 치켜뜨며 상황을 주시했다.

용맹한 거북이 한마리가 오징어장군의 눈깔을 공략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치명타를 입었는지 오징어장군은 그야말로 미쳐 날뛰고 있었다.

오징어 장군의 어그로가 거북이에게 꽂혔다.

오징어장군은 자신을 공격한 망할놈의 거북이새끼를 빨판으로 흡착시킨뒤인정사정없이 돌무더기 쪽으로 던져버렸다.

용맹한 거북이는 돌무더기에 파묻혀 즉사하고 말았다.

[주인 지금이다. 빨리 물약을 복용하고 hp를 회복시켜라]

대략 1분정도 회복시간을 가지니 어느덧 풀피가 되었다.

헨리는 전장을 살폈다.

1분의 시간동안 무려 35마리의 거북이들이 즉사한 상태였다.

남아있는 거북의 숫자는 기껏해야 25마리에 불과했다.

이대로 가다간 퀘스트를 클리어하기는 커녕 거북이와 함께 이곳에서 묘비를 새겨야할 판국이었다. 헨리가 다급히 ㅤㅂㅞㄺ구를 쳐다보았다.

[ㅤㅂㅞㄺ구야! 각성체로 변신해서 합공을 하자!]

라이올라섬에서 신드라를 상대할때처럼 각성체로 변신하면 조금더 승산이 있다 그래서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ㅤㅂㅞㄺ구는 각성체로 변신을 하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어째서 못한다는 거야 임마!?"

"이동하면서 스캔과 감지능력, 그리고 라이트를 주구장창 켜온탓에 마나가 미비하다. 이 상태론 각성체로 변신하지 못한다."

각성체로 변신하려면 마나의 3분의 1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ㅤㅂㅞㄺ구의 마나는 기껏해야 20퍼센트에 불과했다.

"미안하다 주인. 흑흑.."

"젠장 이판 사판 합이 육판이다!"

핏빛의 장검을 치켜들고 오징어장군에게 달려들었다.

어그로가 거북이들에게 꽂혀 있었던 탓에 오징어장군은 헨리를 전혀신경쓰지 못하고 있었다.

촤아아악!

헨리가 휘두른 장검이 오징어 장군의 오른쪽 촉완을 잘라냈다.

<<크에에엑!!>>

"흥! 이번엔 효과가 좀 있나본데?"

<<으으. 이 망할 인간이? 어,어떻게 벌써 회복된거지!?>>

"내 회복력 수치가 좀 높거든!"

<크윽. 그래봤자 생명을 조금 연장한것 뿐이다. 네놈이 쓰러진다는것은 이미 정해진일! 쓸데없는 저항은 집어치우고 얌전히 목을 늘어뜨려라!!>

"그건 내가 할말이다 이 멍청한 오징어 자식아!!"

놈의 유일한 단점은 이동속도가 무척 느리다는 것이다.

헨리는 그점을 노리기로 하고 놈의 주위를 맴돌면서 빈틈을 찾으려 했다.

헨리의 예상대로 오징어 장군의 이동속도는 거의 나무늘보 수준이었다.

하지만 오징어장군이 발사하는 미사일과 물대포, 그리고 촉완의 속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었다. 이동속도는 느리지만, 공격속도가 무척 빨랐던 것이다.

몸놀림이 빨랐던 헨리는 어찌어찌 피하면서 반격을 가하는 정도였지만 거북이들은 오징어장군이 공격만 하면 그대로 즉사해 버렸다.

이동속도가 느렸던 탓에 공격을 100퍼센트 허용하고 만것이다.

이제 남아있는 거북이 수는 열다섯에 불과ㅤㅎㅒㅆ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오징어장군쪽으로 승기가 기울어졌다.

이대로는 답이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타계책을 찾아야만 했다.

헨리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열심히 머리통을 굴렸다.

ㅤㅂㅞㄺ구 또한 마찬가지였다.

[주인. 혹시 오징어장군의 약점을 알고 있나?]

약점을 알고 공격했더라면 전투는 진작에 끝났을 거다.

생각을 하는사이 두마리의 거북이들이 또다시 죽어버리고 말았다.

오징어장군은 그야말로 거북이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크크큭! 거북장군의 수하들도 별거 아니군.>>

"끄으윽!끄으윽!"

빨판에 매달려 있던 거북이 한마리가 발버둥을 쳤지만, 빨판을 빠져나올순없었다. 오징어장군은 거북이를 돌무더기가 있는쪽으로 냅다 던져버렸다.

거북이는 그대로 즉사하고 말았다.

헨리의 시선이 거북이가 있는쪽으로 돌아갔다.

거기에는 방금전 자신이 석상에 꽂아두었던 랜턴 하나가 자리를 하고 있었다.

"설마?"

[주인 뭔가 생각난게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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