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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83화 (83/378)

< -- 83 회: 넘버원 -- >

과연 ㅤㅂㅞㄺ구의 말대로 레벨 130짜리 거대몬스터가 동굴을 꿰차고 있었다.

놈의 정체는 바로 말미잘 장군 이었다.

몸체는 중간보스 화이트 버블 말미잘 보다 조금 큰 3미터에 육박하고 있었다.

헨리와 ㅤㅂㅞㄺ구의 시선이 말미잘 장군에게 향했다.

말미잘 장군은 거대한 몸집을 부풀리며 헨리와 ㅤㅂㅞㄺ구를 위협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심해에 사는 해파리가 고유의 빛깔을 뽐내며 춤을 추는것과 비슷했다.

"엄청 아름답다."

[여성 유저가 왔으면 입을 쩍 벌렸을거 같군]

어둠속에서 은은하게 퍼져나오는 자줏빛 광체를 보며 헨리와 ㅤㅂㅞㄺ구가 감탄성을 토해냈다.

남자인 헨리와 ㅤㅂㅞㄺ구의 감성을 자극할 정도로 말미잘 장군의 모습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만약 여성 플레이어가 이 광경을 봤다면 말미잘 장군을 보고 까무러쳤을 것이리라.

"오빠 저게 뭐에요?"

헨리를 쫄래쫄래 따라다니던 신지가 반응을 보였다. 아름다운 말미잘의 자태에 넋을 놓은 것이다. 역시 아무리 마족의 피가 섞여다곤 하지만 여자는 여자였다

"오빠 저거 저한테 선물해주면 안돼요?"

"뭐라고!?"

잡을수 있을지도 모르는 판국인데 저 예쁜녀석을 선물해 달란다.

헨리는 기가 막혔다.

"노력은 해볼게 그러니까 뒤로 물러서있어. 싸움에 방해되니까."

"알겠어요 오빠."

그순간 말미잘 장군이 다시한번 독침을 쏘아붙혔다.

헨리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핏빛의 장검을 꼬나쥐었다.

방금전에도 화이트 버블 말미잘의 아름다움을 구경하다가 기습 공격을 당하지 않았던가? 말미잘 장군이 슬금슬금 기어오자 헨리는 공격을 감행하기 위해 말미잘 장군에게 겁없이 달려들었다.

자신보다 레벨이 30이나 높았지만, 그래봤자 말미잘이다.

몸이 굼뜨고, 행동이 느린건 말미잘 수하나 말미잘 장군이나 무척 흡사했기에 상대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헨리가 기세좋게 달려들자 ㅤㅂㅞㄺ구가 주의를 주었다.

[주인 퀘스트 내용은 생포다. 그러니 죽이면 안된다.]

"알아 임마."

느릴거라는 헨리의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아무리 레벨이 높다고 한들 스피드에서 엄청난 차이가 났다.

말미잘 장군의 덱스는 기껏해야 100에 불과했다.

그에 반해 헨리의 덱스수치는 300을 훨씬 상회하고 있었다.

제 아무리 높은 공격력을 지니고 있어도 상대를 맞추지 못하면 의미가 없는법이다. 말미잘 장군이 30여개의 촉수를 이용해 헨리를 붙잡으려고 노력했지만 번번히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헨리는 그틈을 이용하여 말미잘 장군의 촉수를 하나하나 잘라냈다.

촉수를 이용해서 공격하는 만큼, 먼저 촉수제거가 가장 시급했다.

그래야지만 나중에 놈을 안전하게 생포할수 있다.

전투는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렀다. 헨리는 무려 5분간의 사투끝에 말미잘 장군의 촉수 30여개를 모조리 잘라낼수 있었다.

"흐흐흐 이제 슬슬 생포해볼까?"

주위에 있던 말미잘 수하들이 말미잘 장군을 지켜내기 위해 헨리에게 덤벼들었지만 애시당초 헨리와의 힘,덱스 차이가 무지막지한탓에 단 한번의 칼질로 바닥에 눕고 말았다. 졸개들을 모조리 처리한 헨리는 말미잘 장군에게 슬금슬금 다가갔다.

"응?"

그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갑자기 말미잘 장군이 자줏빛 광체를 촤아악! 토해내더니 갑자기 몸집을 불리기 시작한 것이다.

3미터에 달하던 동체가 거의 6미터까지 자라나버렸다.

"흥! 몸집을 불려봤자 둔한건 매한가지다!"

헨리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제아무리 몸집이 크고, 공격력이 강하다고 한들 자신의 덱스가 월등히 높기 때문에 잡히지만 않으면 충분히 공략할수 있었다.

그래서 헨리는 말미잘 장군의 변화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자아 마무리다!"

스캔을 통해 확인해본 결과 남아 있는 말미잘 장군의 HP는 거의 30퍼센트에 가까웠다. 넘버원의 특성상 HP가 10퍼센트 미만이 되면 빈사상태에 빠진다.

생포를 하려면 빈사상태에서 해야하기 때문에 20퍼센트의 데미지를 더 깍아야만 했다.

헨리는 데미지를 주기 위해 핏빛의 장검을 치켜들고 있는힘껏 점프를 했다.

일도양단(一刀兩斷)의 수법으로 놈에게 치명타를 먹일 요량이었다.

"하아앗!"

우렁찬 기합소리와 함께 헨리의 검이 말미잘 장군의 머리쪽으로 날아갔다.

헨리는 치명타가 터지리라는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물컹!

"아니?"

말미잘 장군은 핏빛의 장검을 그대로 튕겨내 버렸다.

온힘을 다해 내지른 일도양단의 수법이 무용지물로 돌아가 버리고 만 것이다.

장검 자체의 데미지는 순식간에 무력화 되어버렸고, 그사이 말미잘 장군의 역습이 이어졌다.

촤아아악!!

30 여개의 촉수들이 순식간에 재생되면서 헨리의 목줄기를 노리고 들어왔다.

기겁한 헨리는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다행히 덱스가 높았던 탓에 단 세발의 공격만 허용하고 사정거리에서 벗어날수 있었다.

HP는 무려 550이 빠져나갔다. 헨리가 신음을 토해냈다.

"크,크윽. 뭐,뭐야 이거?"

[주인 아무래도 놈이 스킬을 사용하는것 같다.]

"스킬이라고?"

[그렇다 주인. 말미잘 장군을 보니 재생 스킬을 사용하는 모양이다.

이제부터 조심해라.]

"아놔 샹! 그럼 촉수를 잘라내도 다시 생성된다는 거잖아!?"

[물론이다.]

"젠장!"

이렇게 된이상 놈의 HP를 10퍼센트 가량으로 줄이는 방법밖에 없었다.

헨리는 검을 꼬나쥐고 다시금 놈에게 돌진했다.

말미잘 장군이 순순히 당할수 없다는듯 촉수를 내뻗으며 헨리를 공격했다.

츄아악! 촤아악!

제 아무리 덱스가 높다고 한들 30여개에 달하는 촉수를 모조리 피할순 없는 노릇이었다. 헨리는 물약을 복용하면서 필사적으로 싸우고 또 싸웠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본체에 공격을 가하면 핏빛의 장검은 계속해서 튕겨져 나올뿐이었다.

"헉헉! 젠장할! 도대체 저놈을 어떻게 잡으라는 거냐!!"

시간이 지날수록 헨리의 몸엔 상처만 생겨날뿐이었다.

헨리는 분통이 터졌다.

본체를 공격하면 검이 튕겨나오고, 그렇다고 촉수를 공격하면 다시금 재생을 하니 실로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그런상황에서 말미잘 장군은 쉬지않고 헨리에게 공격을 감행했다.

헨리는 공격을 회피한뒤 멀찌감치 뒤로 물러났다.

그리곤 배낭에서 남은 물약 갯수를 체크해보았다.

가지고 있는 물약의 갯수는 고작 30여개 뿐이었다.

"이상태로는 힘들다 잠시 전열을 정비하자"

결국 헨리는 후퇴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무리하다간 말미잘 장군에게 죽을수도 있는 노릇이라 일보 후퇴한 것이다.

헨리는 말미잘 장군의 시야에서 벗어난뒤 동굴 내부에 자리를 잡고 걸터앉았다.

"ㅤㅂㅞㄺ구야 도대체 어떻게 하면 저자식을 생포할수 있을까?"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다만 지금 상황에서 한가지는 확실하게 말해줄수 있지.]

"오오 뭔데!?"

헨리가 한껏 기대하는 눈초리로 물었다.

[지금의 주인은 절대로 저놈을 못잡는다]

ㅤㅂㅞㄺ구는 무척이나 냉정한 새끼였다.

안그래도 자신감을 잃어 풀이죽어 있는데 대놓고 못잡는다고 못을 박아버리니… 헨리는 기분이 팍상한 나머지 ㅤㅂㅞㄺ구의 뒤통수를 한대 후려갈겨 버렸다.

"냉정한 새끼!"

[크윽. 아무튼 더이상 여기에 있는건 시간낭비다. 내가 보기에는 거북장군에게 가서 조언을 듣는게 좋을것 같다.]

괜한 고집을 부려봤자 말미잘 장군을 잡을수 있을것 같지도 않고 해서 헨리는 ㅤㅂㅞㄺ구의 말대로 거북장군을 만나보기 위해 귀환스크롤을 찢었다.

마을에 도착한 헨리는 잡화상점에 위치하고 있는 NPC 등어에게 가서 말미잘의 독 30여개를 건네주었다. NPC 등어는 퀘스트 보상품으로 체력상승의 물약 10개를 헨리에게 내밀었다. 생각보다 보상이 매우 짰지만 그만큼 퀘스트 난이도가 낮았기 때문에 어쩔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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