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82 회: 넘버원 -- >
헨리는 ㅤㅂㅞㄺ구와 신지를 데리고 물약을 단단히 챙겨든뒤 NPC등어가 알려준대로 용궁의 북서쪽 지점으로 걸음을 옮겼다. 조금 걸어가자 말미잘 형상을 한 관문이 모습을 드러냈다.
"저쪽에 올라가라는건가?"
[그런것 같다 주인]
관문 주위에는 포탈 한개가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아무래도 필드 사냥이 아닌 던전형 사냥터인것 같았다.
헨리는 ㅤㅂㅞㄺ구와 함께 포탈에 올라탔다.
그러자 찬란한 빛무리가 헨리와 따르는 일행들의 몸을 감싸더니 셋을 안고 공중으로 치솟았다.
잠시후,
새하얀 빛무리들과 함께 일행들이 말미잘 던전 1층에 모습을 드러냈다.
넘버원 내에서 알림말이 흘러나왔다.
용궁 북서부에 위치한 수상한 보금자리를 발견하였습니다.
각종 말미잘들이 살아가는 <말미잘들의 보금자리>>던전 입니다.
온갖 말미잘들이 모두 모여있습니다.
깊고 어두운 동굴속에서 말미잘들이 기습공격을 가해올수 있으니
특히 조심하십시오.
[띵! 미개척 던전 <<말미잘들의 보금자리>>를 발견하셨습니다!]
아직까지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미개척 던전을 발견하셨습니다.
경험치 5천과 더불어 명성치 500 이 상승합니다!
[추가 혜택으로 용궁던전에서의 드랍율 1.2배 상승효과와 함께
경험치 또한 1.2배 상승합니다. 지속시간은 30분입니다.]
명예의 전당에 등록을 하시겠습니까?
헨리는 아까와 마찬가지로 생각할것도 없이 아니오라고 외친뒤던전을 탐방하면서 몬스터들을 박멸하기 시작했다.
말미잘들의 레벨은 기껏해야 100에 불과했다.
그에 반해 헨리의 레벨은 무려 106 인상태!
더욱이 유니크 아이템인 핏빛의장검과 각종 레어급 방어구를 끼고 있었던 터라 말미잘들의 공격은 그야말로 간지러운 수준이었다.
헨리는 핏빛의 장검 내구도가 아깝다고 생각했는지, 장검을 해제하고 장난스레 주먹을 휘두르기도 하고 발로 걷어차기도 했다.
띵!
[민첩한 몸놀림으로 말미잘을 쓰러뜨리셨습니다!
영구적으로 덱스가 1 오릅니다]
새로운 스킬을 익혔습니다!
권법(패시브): 주먹을 이용해 싸우는 기술입니다
레벨이 높아질수록 주먹의 힘이 강해지며 영구적으로
힘이 상승될수 있습니다.
발차기(패시브):발을 이용해 싸우는 기술입니다.
레벨이 높아질수록 발의 힘이 강해지며 영구적으로
덱스가 상승될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매우 드넓군."
잠시간의 휴식끝에 헨리는 다시금 핏빛의 장검을 치켜들고 던전탐방에 나섰다.
이미 NPC등어가 요구한 독을 30개 채운상태라서 전반적으로 몬스터 사냥을하기 보다는 보스 몬스터인 [말미잘 장군]을 찾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던 헨리였다.
1시간동안 사방팔방을 둘러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말미잘 장군은 눈에 보이질 않았다. 버프시간도 이미 끝이난 상황이었다.
1.2배 버프 효과를 받으면서 헨리는 세개의 아이템을 먹었다.
처음에는 신규 아이템인가 싶어 기대어린 눈초리로 훑어봤지만 신규아이템은 커녕 상점에서 싼값에 판매하고 있는 아이템들 뿐이었다.
상점에 되팔아도 만원이라도 받을까 말까였다.
헨리의 얼굴에 실망감이 어렸다.
드랍율이 낮아도 이렇게 낮을줄은 꿈에도 몰랐다.
더욱이 말미잘들의 레벨이 워낙 낮아서, 잡아도 경험치를 얼마 주지도 않았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빨리 말미잘 장군을 찾고 다음퀘스트를 수행해야겠다"
[어떻게 찾으려고 하나 주인?]
"이렇게 된이상 던전 자체를 다 둘러보는 수밖에…"
PC게임처럼 <말미잘의 보금자리 1층>, <말미잘의 보금자리 10층>.
이렇게 표기가 되어있다면 맨 위층으로 올라가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만 하면 보스를 잡기 훨씬 편하다.
하지만 넘버원은 PC게임과는 다르게 그런 개념이 없었다.
그저 <<말미잘의 보금자리……… >>
이런식으로 표기되어 있을 뿐이었다.
어디가 1층이고, 어디가 마지막층인지 분간조차 쉽질 않았다.
결국 이렇게 된이상 어쩔수 없었다. 그냥 닥치고 막 돌아다녀야만 했다.
지금 상태에서는 이게 가장 최선의 방법인것 같아 보였다.
어언 30분이라는 시간이 또 지나갔다.
여전히 말미잘 장군의 행방은 묘연했다.
참다 못한 헨리가 버럭 소리를 지르자, 동굴 내부에서 헨리가 내지른 목소리가 그대로 메아리쳐서 돌아왔다.
결국 헨리는 한곳에 자리를 잡고 어떻게 하면 보스를 만날수 있을까를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잠시후 헨리가 무언가를 깨달은듯 눈을 번쩍였다.
"아!?"
[뭔가 떠올랐나 주인?]
"아이 멍청한놈!! 왜 그걸 진작에 생각하지 못했지!?"
헨리는 자신의 머리통을 쥐어박으며 자학했다. ㅤㅂㅞㄺ구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어왔다.
[무슨 좋은 방도라도 있는건가?]
"당연히 있다마다! 아 진작에 이 방법을 ㅤㅆㅓㅅ으면 매우 간단했을텐데!"
헨리가 ㅤㅂㅞㄺ구를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ㅤㅂㅞㄺ구야. 너 지금 당장 스캔마법 펼쳐봐라."
ㅤㅂㅞㄺ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용궁에는 주인 혼자 뿐이다. 독공유저가 없는데 굳이 스캔을 펼칠 필요가 있을까?]
라이올라에서 대마왕 루시퍼의 반지를 손에넣고 난뒤 헨리는 사람 기피증이 생겨버리고 말았다. 혹여 자신을 죽여서 드랍된 루시퍼의 반지를 채가면 어쩌나 싶어 ㅤㅂㅞㄺ구에게 무조건 스캔을 펼쳐 사람들을 감지하라고 명령을 내린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용궁이라서 전혀 그럴필요가 없었다.막말로 용궁에 헨리혼자 떡하니 있는데 뭣하러 스캔을 펼쳐 마나를 소비한단 말인가?
사실 ㅤㅂㅞㄺ구는 용궁에 진입하면서 스캔을 단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사람이 없다보니 헨리를 위협할 요소가 하나도 없었던 까닭에 스캔을 사용하지 않고 헨리만 졸졸 따라다녔던 것이다.
라이올라 사원에서 처럼 스캔을 펼치면 보스몹을 쉽게 찾을수 있다.
잠시 그 사실을 깜빡한 ㅤㅂㅞㄺ구였다.
[알았다 주인. 스캔을 최대한 광범위하게 펼치겠다.
하루종일 쉰탓에 마나는 남아돌 지경이다.]
ㅤㅂㅞㄺ구가 펼친 스캔 범위는 포탈범위에 속한 동굴을 전부 뒤덮고도 오히려 남음이 있었다. 헨리가 한껏 기대하는 눈초리로 ㅤㅂㅞㄺ구에게 물어왔다.
"어때? 고렙 몬스터 있어?"
[여기 있는 몬스터들은 죄다 105의 말미잘들 뿐이다.]
헨리는 ㅤㅂㅞㄺ구에게 잠시 스캔을 해제 하라고 시킨뒤, 포탈쪽으로 이동했다.
좌우에 각각 하나씩. 총 두개의 포탈이 있었다. 헨리는 그중에서 오른쪽 포탈로 이동한뒤, 다시금 ㅤㅂㅞㄺ구에게 스캔을 펼치라고 명령을 내렸다.
"어때?"
[115짜리가 하나 있긴 한데 나머지는 죄다 105짜리다. 아무래도 115짜리는 중간보스급 같다. 어쩔건가 주인?]
"몇미터 근처에 있냐?"
[대략 20미터다. 여기서 서쪽 방향으로 걸어가면 만날수 있다.
마침 포탈도 거기 근처에 있으니 한번 가보는게 어떻겠나?]
"좋아. 그럼 중간보스급 면상이나 한번 봐두자"
[호락호락 하진 않을거다. 방심하지 마라 주인]
"염려 붙들어 매라"
헨리는 신지와 ㅤㅂㅞㄺ구를 이끌고 서쪽방향으로 걸어갔다.
과연 ㅤㅂㅞㄺ구의 말대로 생전 처음보는 몬스터가 자리를 하고 있었다.
레벨은 ㅤㅂㅞㄺ구가 말한대로 115를 형성하고 있었으며, 다른 말미잘들과는 달리 몸집이 무척이나 거대했다.
대략 2미터에 달하는 몸체와 더불어 전체적으로 형광색 빛을 띄고 있는 매우 아름다운 말미잘이었다.
놈의 이름은 바로 화이트 버블 말미잘!
말미잘 던전의 중간보스가 바로 이녀석이었다.
화이트 버블 말미잘은 몸체에 나있는 20여개의 가닥들을 이용해헨리에게 독을 발사했다. 선공형 몬스터라는것을 망각하고 놈의 아름다움에 홀려 있던 헨리는 기습공격을 다 피하지 못하고 세발의 공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헨리의 얼굴이 벌레씹은것 마냥 팍하고 일그러졌다.
"크윽?! 이새끼가?"
발당 데미지는 무려 55. 헨리는 방심하다가 총 165의 데미지를 입고 말았다.
생각보다 조금 아픈 수준이었지만, 그렇다고 위협이 될만한 녀석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재차 공격이 매우 느리고 몸놀림이 엄청 굼뜬 녀석이라시간을 주지않고 속전속결로 공격을 퍼붓는다면 충분히 공략할수 있을것 같았다.
"복수다 이자식아!! 파워 슬래쉬!!"
결국 화이트 버블 말미잘은 헨리의 파상공세를 당해내지 못하고 대지에 몸을 뉘이고 말았다.
"어? 이건 뭐지?"
화이트 버블 말미잘의 시체가 사라지고 거기에 새하얀 종이 주문서 한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백지 주문서였다.
백지 주문서는 이번에 새롭게 나온 아이템으로, 각 성당의 신관들에게 가져다주면 랜덤으로 능력치를 부여받을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운이 좋으면 비싼 주문서가 걸릴수도 있고 운이 나쁘면 쓰레기 주문서가 걸릴수도 있는 것이다.
"일단은 퀘스트가 시급하니 지금은 퀘스트를 하고 나중에 신관들에게 가져다 줘봐야겠다"
헨리는 마음을 다잡고 신지, ㅤㅂㅞㄺ구와 함께 다시금 포탈앞에 자리를 잡았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한개의 포탈이 자리를 하고 있었다.
헨리는 아까와는 달리 왼쪽 포탈을 탄뒤 ㅤㅂㅞㄺ구에게 스캔을 펼치라고 명령을 내렸다.
ㅤㅂㅞㄺ구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아까와 마찬가지다 주인. 105짜리 뿐이다.]
"그래? 그럼 다음 포탈을 타보자"
[정말 보스는 있는거겠지?]
"퀘스트 내용인데 설마 없겠냐? 아무튼 계속 찾다보면 나오겠지 뭐."
[알겠다 주인. 계속한번 찾아보자]
헨리와 ㅤㅂㅞㄺ구는 포탈을 타고, 스캔을 펼치고를 반복하며 보스를 찾는데 온정신을 집중했다. 하지만 보스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질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은 포기하지 않고 스캔을 펼쳐가며 던전을 분석했다.
그렇게 또다시 20여분이 훌쩍 지나갔다. 어지간한 헨리도 서서히 지쳐갈무렵이었다. 무언가를 발견했는지 ㅤㅂㅞㄺ구의 얼굴이 급격히 밝아졌다.
[주,주인! 찾았다. 130짜리 몬스터가 있다!]
"뭐라고!? 어디야? 어디에 있어?"
[전방 25미터 지점이다!]
130짜리 몬스터라면 100퍼센트 보스일 공산이컸다.
헨리는 신지와 ㅤㅂㅞㄺ구를 데리고 서둘러 몬스터가 있는쪽으로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