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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80화 (80/378)

< -- 80 회: 넘버원 -- >

"헨리님 용궁은 발견하셨나요?"

레일리는 헨리를 보자마자 그것부터 물었다.

헨리는 완성된 레일리의 지도를 그녀에게 내밀었다.

지도를 보자 그녀의 얼굴이 대번에 밝아졌다.

"우와 정말 감사해요. 이렇게 빠른 시간안에 완성된 지도를 가지고 오시다니!

정말 헨리님은 대단하세요!"

(빠른시간이라고?)

장장 이틀에 걸쳐서, 아니 정확히 따지면 5일에 걸쳐서 퀘스트를 완료했다.

레일리가 왜이렇게 늦었냐면서 버럭할줄 알았는데, 오히려 빨리 클리어 했다고 아이처럼 좋아라 하는게 아닌가?

헨리로써는 실로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자 이건 제가 드리는 선물이에요. 그리 비싼 물건은 아니지만, 헨리님에게 충분히 도움 되는 물건일테니 받아주세요."

띵! [레일리 NPC의 부탁!] 퀘스트를 2일 1시간만에 완료하셨습니다.

[레일리 NPC와의 친밀도가 30 상승합니다!]

[레일리 NPC로부터 각성의 비약 10개를 받으셨습니다]

<각성의 비약은 이번 패치로 나온 신규 아이템입니다.>

<텔레포터를 통해 마을 <<용궁>>으로 이동이 가능해집니다.>

처음보는 새로운 아이템에 호기심을 느낀 헨리는 각성의 비약 아이템을 자세히 훑어보았다.

각성의 비약:

복용시 플레이어의 모든 능력치가 200퍼센트 상승합니다.

지속시간은 단 <<10초>>입니다.

하루에 한번만 복용할수 있으며 능력치를 200퍼센트

상승시켜 주는 만큼 짧은 시간안에 엄청난 괴력을 발휘할수 있게 해주는

특급 아이템입니다.

비약의 성능은 그야말로 캡이었다.

지속시간 10초라는게 조금 걸리긴 했지만 공성전 같은 경우 10초의 시간도 매우 길게 작용하기 때문에 고렙들에게 팔면 엄청난 이득을 볼수 있을것 같았다. 헨리는 시험삼아 각성의 비약 1개를 경매장에 올려놓았다.

가격은 무려 300만원!

팔리면 좋은거고, 안팔려도 그만이었다.

그래서 300만원이라는 거금에 그냥 올려놔 본것이다.

"휴. 다됐다. 그럼 이제 용궁으로 가볼까?"

헨리는 서둘러 신지와 소환수 ㅤㅂㅞㄺ구를 이끌고 용궁 마을로 향했다.

운좋게도 퀘스트를 클리어 하면서 용궁의 위치를 파악한 덕분에 용궁까지 포털을 타고 이동할수 있게 되었다.

헨리는 마을 중심부에 떡하니 모습을 드러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용궁을 분석해보자"

헨리는 두근거리는 심장을 가라 앉히며 용궁 마을로 한걸음 한걸음내디뎠다. 다른 마을과 마찬가지로 용궁내에도 상점이 존재하고 있었다.

헨리는 먼저 용궁 방어구 상점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이템을 수리도 할겸 NPC와 대화도 한번 나눠볼 심산에서였다.

"오오 육지에 사는 인간이 어떻게 이곳 용궁에 발을 디딘것인가!?"

새우라고 해아하나? 가재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둘을 반반 섞어놓은듯한 새우가재 NPC가 입을 쩍 벌리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말로만 들었지, 새우가재 NPC도 생전 처음으로 인간을 본 까닭에 눈앞에 있는 인간이 무척이나 신기했다.

"하하 운좋게 해저도시를 탐험하다가 용궁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이곳에 오게 된것이죠. 그나저나 용궁은 무척 신기한 곳이로군요."

"인간들이 보기에 무척 신기할수 있겠지. 그런데 무슨 용무로 이곳에 들린건가?"

"아. 다름이 아니라 방어구를 수선좀 하려고 왔습니다"

"그런가?"

헨리가 방어구를 내밀자 새우가재 NPC가 방어구들을 수선하기 시작했다.

1분이 지나자 넝마가 되어 있던 방어구들이 언제그랬냐는듯 무척 깔끔해졌다.

"2만 골드만 내게.

원래는 3만골드지만, 자네가 인간인게 신기해서 조금 싸게 준것일세."

"감사합니다."

"이것도 인연인데 우리 악수나 한번 해보세"

새우가재NPC는 집게발을 내밀며 악수를 청해왔다.

헨리는 간단하게 악수(?)를 나눈뒤 방어구들을 모조리 고치고 상점을 빠져나오려 했다.

"아! 자네 혹시 시간이 좀 되는가?"

"예?"

"시간이 좀 되면 궁전으로 한번 가보게. 간간히 거북장군님이 인간을 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자네를 보면 틀림없이 반갑게 맞이해 줄것일세."

"궁전이라고요?"

"그렇네. 마을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니 찾기 쉬울걸세"

원래대로라면 용궁 던전을 찾아 사냥에 임할 생각이었지만 문득 거북장군이 왜 인간을 찾고 있는지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헨리는 잠시 던전 탐험을 미루고 새우가재 NPC가 말한 궁전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저곳인가?"

[아무래도 그런것 같다 주인. 한번 가보자]

문지기로 보이는 해마병사 두명이 눈을 빛내며 철통경계에 임하고 있었다.

헨리는 성큼 성큼 그들에게 다가갔다.

생전 처음 보는 인간이 둘이나 나타나자 경계근무를 서고 있던 해마병사 두명이 그들에게 창을 겨누며 으르렁 거렸다.

제법 덩치가 당당한 해마병사가 헨리에게 물었다.

"인간이 어떻게 여길 온것이냐!?"

"우연찮게 해저도시를 탐험하다가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새우가재 NPC님에게 거북장군님을 만나보라고 해서 왔는데요.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만나뵐수 있겠습니까?"

"그래?"

거북장군이 인간을 찾고 있다는건 용궁내에서도 파다하게 알려진 사실이었다.

그 때문에 해마병사들은 순순히 헨리를 궁전안으로 들여보내 주었다.

궁전 안에 들어가자 수십명에 달하는 시녀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상체는 인간의 그것이었고, 하체는 물고기의 그것으로 이루어진 인어들이었다.

잘 엮어서 만든 조개띠 사이로 그녀들은 풍만한 젖가슴들을 일체 가리고 있었다.

"우와아!!"

[헤헤 주인. 용궁 계집들의 미모가 무척 대단한것 같다. 몸매도 헤헤헤]

헨리와 ㅤㅂㅞㄺ구는 입을 쩍 벌리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시중을 들고 있는 인어들의 미모가 엘프못지 않게 아름다웠기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몸매또한 그야말로 환상적으로 잘빠졌다.

신지는 그저 새로운 세상이 신기해 연신 우와~ 하며 감탄성을 뱉어낼 뿐이었다헨리와 ㅤㅂㅞㄺ구가 본분을 잠시 망각한 사이 제법 직책이 높아 보이는 인어 하나가 헨리에게 아장아장 다가왔다.

"무슨 용무로 이곳을 찾아오신건가요?"

헨리가 입가에 맺힌 침을 스윽 닦으며 대꾸했다.

"새우가재 NPC의 소개로 왔는데요. 혹시 거북장군님을 좀 뵐수 있을까요?"

인어가 싱긋 웃었다.

"거북장군님께서 마침 인간을 찾고 계셨는데 잘 되었군요.

그럼 저를 따라오시겠어요?"

인어는 순순히 헨리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헨리와 ㅤㅂㅞㄺ구는 인어를 따라 거북장군이 있는 저택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저택에 들어서자 자라를 비롯해 남생이들이 앞길을 가로막았다.

바로 거북장군을 호위하는 친위대들이었다.

인어가 나서서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그들은 그제서야 길을 터주었다.

[남생이랑 자라가 친위대장이라… 좀 우스운걸?]

[그래도 얕보지 마라 주인. 저래뵈도 레벨은 100이 넘는다.]

ㅤㅂㅞㄺ구의 말대로 남생이와 자라는 레벨 105에 달하는 고레벨 몬스터들이었다.

절대로 얕봐서는 안된다.

"이곳입니다. 이곳에 거북장군님이 계시니, 들어가셔서 이야기를 나눠보십시오."

인어는 그말을 끝으로 홀연히 사라져버렸다.

(좋았어 그럼 거북장군을 불러볼까?)막 헨리가 거북장군을 부르려던 찰나였다.

대략 3미터 크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거북이 하나가 문을 비집고 바깥으로 빠져나오고 있었다. 그가 바로 거북장군 킹트탄스였다.

"아니!?"

킹트탄스의 얼굴에 놀라움이 번졌다.

오매불망 기다리고 기다리던 인간종족원이 눈앞에 척!하고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거북장군이 헨리의 손을 덥석 잡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자,자네는 육지에 살고 있는 인간종족원이 아닌가!?

"그,그렇습니다."

당황한 헨리가 더듬더듬 대꾸했다.

거북장군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났다.

거북장군은 헨리를 자신의 저택안으로 공손히 모신뒤, 차를 내어 눈앞에 있는 인간을 대접했다. 곁에 있던 친위대장 자라가 킹트탄스에게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저기 장군님. 지금 젠시간이라서 육지로 올라가셔야 하는데요…"

"지금 그보다 더 중대한 사항이 있다. 이번 젠시간에는 내가 못올라가니 네가 대신 올라가도록 하라."

"제,제가요?"

말인즉 니가 대신 백사장으로 올라가서 인간들에게 한번 죽으라는 소리였다.

사실 킹트탄스는 백사장의 보스 몬스터다.

간간히 바다거북의 알과 각종 고급아이템을 드랍하는 통에 몇몇 플레이어들이 그를 잡기 위해 백사장에서 진을 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에 맞춰 킹트탄스는 젠시간이 되면 백사장에 올라가 몸을 대주는(?)역할을 수행해야만 했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용궁을 찾아온 인간] 때문에 백사장으로 갈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다.

이럴땐 중간보스인 자라와 남생이를 대신 보내야만 했다.

자라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막말로 죽으러 가라는데 좋아한 몬스터가 어디있겠나?

자라의 의중을 짐작했는지 거북장군이 좋은말로 그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너는 다시 되살아날수 있다. 그러니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아라!"

"흑흑!"

결국 친위대장 자라는 거북장군을 대신해 백사장 위로 올라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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