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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77화 (77/378)

< -- 77 회: 넘버원 -- >

"아무튼 답변 감사해요. 저는 그럼 가볼게요."

용무를 마쳤기에 더이상의 대화는 무의미해서 헨리는 발걸음을 옮기려했다.

그순간, 레일리가 뭔가를 단단히 결심한듯 헨리의 손목을 잡아채며 부탁을 해왔다.

"저기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저를 한번 도와주실수 있으신가요?"

느닷없는 레일리의 부탁에 헨리는 순간 얼떨떨했다. 이처럼 갑자기 퀘스트를 부탁해오는 NPC를 단 한번도 보지 못한 까닭이었다.

저렇게 급하게 부탁 하는걸 보니 뭔가 고민거리 라도 있는 모양이었다.

마땅히 할게 없었던 헨리는 그녀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기로 했다.

그러자 레일리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헨리에게 전부 말해주었다.

"5년만에 찾은 이곳 라이올라 섬은 너무나도 많이 변했어요.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고, 새로운 동식물을 비롯해, 새로운 몬스터들도 많이 생겨났지요.

헨리님도 아시다시피 저는 모험을 정말 좋아해요. 그래서 라이올라 섬에 생겨난 새로운 것들을 너무 보고 싶어 아버지에게 허락을 구했죠.

단 열흘만이라도 이곳 라이올라섬을 둘러볼수 있게 말이에요."

"그걸 허락하셨어요?"

"처음에는 친인척들을 비롯해 반대가 심했어요. 휴이라트 사건 때처럼 행방불명 될까 걱정을 하신 이유였죠. 하지만 설득에 설득을 거듭한 끝에 열흘간 라이올라 섬을 탐방할수 있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아직 탐방을 해보지 못한 곳이 있어요. 저는 그곳에 뭐가 있는지 꼭 알아보고 싶어요."

"그렇다면 혹시..?"

"짐작하는 바가 맞으실거에요. 제가 탐방하지 못한 그곳을 헨리님께서 탐방하신후, 거기에 대한 정보를 저에게 가르쳐 주세요."

"레일리 당신이 찾지 못한 지역?"

"열흘동안 라이올라를 조사해오면서 많은 정보를 알아냈고 모두 둘러볼수 있었답니다. 하지만 단 한곳만큼은 아직까지 가보질 못했죠.

원래대로라면 지금 당장 모험을 떠나야 정상이지만, 친인척들의 만류로 인해마을 밖으로 돌아다닐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저를 대신해서 제가 찾지 못한 "그곳"을 좀 찾아주셨으면 합니다."

레일리 때문에 괜한 호기심이 든 헨리가 그녀를 보며 진지하게 물어왔다.

"레일리가 말하는 그곳이 어디인가요?"

"바로 용궁입니다."

용궁퀘스트.

라이올라가 생겨나면서 새로 나온 신규퀘스트였다. 아직까지 용궁 퀘스트를 받은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로 희귀한 퀘스트이기도 했다.

헨리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레일리는 자신의 품안에서 지도를 꺼내 헨리에게 건네주었다.

띵! [레일리 NPC에게 라이올라의 새로운 지도를 받으셨습니다.]

헨리는 지도를 펼쳐보았다. 촌장 레스피노가 건네준 지도와는 달리 엄청나게 많은 던전들이 요목조목 표시되어 있었다. 말그대로 최신정보가 담겨 있는 정밀한 지도인 셈이었다. 레스피노의 옛날 지도와는 비교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세밀하고, 한눈에 보기에도 알아보기가 쉬웠다.

"다른곳은 다 둘러보았고, 남서쪽만 둘러보지 않았답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남서쪽 지점에 용궁이 있을것 같은데요.

헨리님께서는 남서쪽 근방을 조사하시면서 용궁을 좀 찾아주세요."

띵! [레일리 NPC의 부탁!]

레일리의 친인척들을 비롯해, 아버지 레스피노의 만류 때문에

레일리가 탐험을 하지 못하고 라이올라 섬마을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레일리가 발견하지 못한 용궁을 발견하고,

레일리의 지도를 완성시켜 주십시오.

퀘스트 난이도:E+급

용궁을 빨리 발견할수록 보상내역이 달라집니다.

제한시간 X

헨리는 여행준비를 서둘렀다. 용궁을 빨리 찾으면 빨리 찾을수록 보상내역이 달라지기 때문에 1분 1초라도 시간을 허비할수 없었다.

*  * *

[주인 후방에 해변말미잘 두놈이 달려들고 있다!]

ㅤㅂㅞㄺ구의 말대로 1미터에 달하는 해변 말미잘 두마리가 헨리의 등뒤를 노리고 돌진해오고 있었다. 헨리는 재빨리 전방에 있는 크랩 한마리를 때려눕히고 뒤돌아서 해변 말미잘 두마리를 상대했다.

"쉬익쉬익!"

"쉬이익!"

말미잘들은 몸안에서 축적해둔 독을 헨리에게 뱉어냈다.

헨리는 가볍게 독을 피한뒤 데스블레이드를 놈들에게 시전했다.

데스 블레이드 한방에 두녀석이 빈사상태에 빠지자 헨리는 핏빛의 장검을 이용해 마무리를 가했다.

풀썩!

"휴우. 이거 상당히 힘든걸?"

땀이 비오듯 흘러내리고 있었다. 장장 한시간동안 몬스터들에게 둘러쌓여본의아니게 사냥을 한 까닭이었다.

정찰은 커녕 몬스터를 상대하는것 만으로도 매우 벅찼다.

기껏해야 남서쪽 지역의 3분의 1만 정찰한 상태였다.

3분의 2가 남았다고 생각하니 한숨만 절로 나왔다.

역시 괜히 E+급 퀘스트가 아니었다.

[주인 퀘스트에 +가 붙으면 심사숙고해서 퀘스트를 진행하길 바란다.

+급은 알파 보상이 붙기 때문에 어지간히 힘들다.]

"야 그것보다 몬스터들이 죄다 선공형이라서 조금만 다가가도 공격해온다.

이거 지랄났네."

퀘스트 내용은 정찰을 하면서 용궁을 찾는것이지 몬스터 퇴치가 아니었다.

더욱이 퀘스트를 빨리 수행하면 좋은 아이템을 준다고 레일리가 말했다.

그래서 헨리는 몬스터들을 철저히 무시하고 수색만 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일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놈들이 전부 선공형 몬스터라는게 가장 큰 문제였다.

무시를 하려고 해도 몬스터들이 앞을 가로막으며 공격을 가해오니 어쩔수 없이 몬스터를 잡아야만 했고, 그러다보니 본래의 의도와는 다르게 사냥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물약까지 다 떨어진 상태.

[ㅤㅂㅞㄺ구야 너 텔레포트 쓸수 있냐?]

[레벨 30때 배우기 때문에 지금은 무리다 주인.

현재 사용할수 있는 마법은 스캔과 감지가 전부다.

물론 각성체로 변신하면 더 쓸수 있지만..]

[드래곤도 힐링같은거 배운다고 들었는데 도대체 힐링은 언제배우냐?]

[그건 아마도 사오십 정도 되야할것 같다 주인]

ㅤㅂㅞㄺ구가 40찍는것 보단 헨리가 200찍는게 더 빨라 보였다.

헨리의 시선이 신지에게 향했다. 신지는 헨리를 보자마자 배가 고프다면 징징거렸다. 뿐만 아니라 빨리 밥을 달라면서 눈물을 그렁그렁 흘리기까지했다.

(이런 녀석이 힐을 시전할수 있을리가 없지..아이고오..)결국 헨리는 어쩔수 없이 마을로 귀환하고 말았다.

물약이 다 떨어진 상태라서 더이상 수색을 하는건 위험했다.

(아까 300개 가지고 있었으니 한 1천개 가지고 가면 되겠지?)300개로 3분의 1지점 까지 갔었으니 900개면 끝까지 갈수 있을터.

(아니다. 그냥 마음편하게 2천개 들고 가자) 그래도 불안했는지 헨리는 자그마치 2천개에 달하는 물약을 사들고 배낭에 꾹꾹 쑤셔넣었다. 가지고 있는 물약제한이 딱 2천개라서 그 이상은 더 들래야 들수조차 없었다.

"배고파요 오빠. 밥해줘요."

징징대는 신지 때문에 현기증이 날 지경이라서 더는 버티기가 어려웠다.

결국 헨리는 요리기술을 십분 발휘해, 라이올라 식용주스 10개를 만들어 신지에게 내밀었다. 포만감이 찾는지 신지가 활력을 되찾았다. 그리고는 언제 그랬냐는듯 해맑게 미소짓더니 헨리 곁에 자석마냥 찰싹 달라붙었다.

헨리는 괜시리 걱정이 되었다. 소환수와는 달리 이녀석은 배낭속에 집어 넣지도 못한다. 사냥할때면 멀리 떨어져 구경만 하고 있으니, 안전상에는 문제가 없지만, 그래도 신경이 쓰이는건 어쩔수 없었다. 헨리는 신지에게 잠시 마을에 있으면서 돌아올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다. 하지만 신지는 당최 말을 들어먹질 않았다.

"나도 강해요. 나도 싸울수 있어요. 오빠를 도와줄게요."

레벨이 기껏해야 9다. 아직 어린애라는 소리였다. 헨리는 다시한번 녀석을 설득 했지만, 신지는 계속해서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며 헨리와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결국 헨리는 어쩔수 없다는듯 ㅤㅂㅞㄺ구에게 신지를 철저히 보호하라고 명령을 내리곤 다시 라이올라 남서지점으로 걸음을 옮겼다.

(젠장 마법사가 부러워지는건 왜일까?)마법사들은 위치를 지정해놓고 마을에 다녀올수 있다.

즉 격수계열과는 달리 이동이 무척이나 유동적이다.

그에반해 격수계열들은 한번 귀환을 타면 다시금 그지역으로 이동해야만 했다.

헨리는 항상 그게 불만이었다

PC게임처럼 순간이동 주문서라도 좀 만들어주지..

넘버원은 현실을 기반으로 만든 게임이라 그건 불가능 하다고 공지를 박아버렸다. 이제 믿을건 ㅤㅂㅞㄺ구밖에 없었다. ㅤㅂㅞㄺ구가 30이 되면 텔레포트를 사용할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서든 30만 찍으면 된다. 그럼 이동이 훨씬 편해진다.

헨리는 처음부터 다시 걸어가기로 하고 용궁을 찾기 위해 ㅤㅂㅞㄺ구와 신지를 데리고 다시금 원정길에 올랐다.

"이야압!! 파워 슬래쉬!!"

검속에 힘을 불어넣어 상대에게 일격을 가하는 기술!

바로 파워 슬래쉬였다. 헨리의 공격을 받고 거대 말미잘 하나가 축 늘어졌다.

헨리는 최후의 일격을 가하기 위해 핏빛의 장검을 휘둘렀다거대 말미잘이 죽으면서 무언가를 툭 하고 떨어뜨렸다.

자세히 보니 여신의 공깃방울이었다.

5만원짜리 아이템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헨리의 표정은 전혀 밝지가 않았다.

오히려 더 그늘진 모습이었다.

"젠장할. 도대체 용궁은 어디 있는거지?"

헨리는 의뢰를 받고 나서부터 2시간 내내 수색을 거듭하고 있었다.

처음 수색한 시간을 합치면 장장 3시간에 걸쳐서 남서쪽 지역을 수색한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용궁을 발견할순 없었다. 그래서 그는 다시한번 재수색을하기 위해 왔던길을 되돌아 왔다.

벌써 4시간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궁은 도무지 눈에 띄질 않았다.

마음같아선 퀘스트고 뭐고 다 포기해버리고 한숨 푹 자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경우 레일리와의 친밀도가 마이너스가 되어버린다.

그렇게 되면 용궁 퀘스트 자체를 수행할수 없게 되어서 퀘스트 포기는 절대로 할수 없었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일단 정보사이트를 좀 둘러봐야겠어"

[그게 좋을것 같다 주인. 나도 그동안 좀 쉬고 있겠다.]

벌써 새벽 1시였다. 신드라 퀘스트를 할때부터 7시간 동안 사냥하고, 생전 처음으로 본체로 화한탓에 ㅤㅂㅞㄺ구는 지칠대로 지쳐있었다. 휴식이 절실했기에 ㅤㅂㅞㄺ구는 주인더러 빨리 나가달라고 사정까지 해왔다.

"신지야 오빠 조금있다가 올게. ㅤㅂㅞㄺ구랑 놀고 있어. 알겠지?"

"응 오빠."

캡슐을 빠져나간뒤 넘버원 사이트에 접속했다. 다행히 신규던전에 관련된 정보들이 속속들이 올라와 있었다. 검색란에 용궁을 치고 정보들을 확인해보았다.

정확히 3개의 정보들이 올라와 있었다. 하지만 강혁을 만족시킬만한 정보는 단하나도 없었다. 기껏해야 용궁몬스터들이 드랍하는 아이템 분포표와 경험치 분포표만 올라와져 있었을 뿐이었다. 그것도 넘버원 홈페이지 메인 상단에 적힌것을 그대로 베껴온 것이었다. 강혁의 얼굴이 실망감으로 가득찼다.

결국 강혁은 세시간동안 정보를 조사하다가 잠이들고 말았다.

장장 7시간동안 사냥만 한탓에 피로감이 몰려들어서 더이상 버틸래야 버틸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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