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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73화 (73/378)

< -- 73 회: 타락한 신관 신드라 -- >

7번방까지 혼자서 이동할땐 2시간이나 걸렸다. 정면대결을 하기보단 외곽으로 물러나 살금살금 이동한 탓에 제법 시간이 지체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라 무려 네명이서 이동하고 있다. 게다가 일행들의 레벨은 일반 몬스터와 마찬가지로 110을 형성하고 있었다. 하지만 변수가 있었다. 몬스터들이 밤의버프 효과 때문에 30퍼센트 증가된 레벨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행들은 별다른 무리없이 전진을 계속했다. 아이템이 워낙 빵빵해서 몬스터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져간 까닭이었다.

"형 여기에 신드라가 있어요?"

7번방에 들어서자 페이가 물어왔다. 헨리는 고개를 끄덕인뒤, 신드라가 있는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다행히 아까와 마찬가지로 신드라는 정 중앙에 있는 석상옆에서 몬스터들 수십마리와 함께 자리를 하고 있었다. 신드라를 발견한 일행들은 곧장 공격에 들어가려 했다. 헨리는 재빨리 일행들을 막아섰다.

"너희들이 아무리 쌔다고 해도 상대는 보스야. 그러니까 안전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자."

일단 몬스터들이 너무 많다.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 많은 몬스터들이 몰려들면 자칫 잘못했다간 죽을수도 있기에 헨리는 안전을 최우선시 한뒤 먼저몬스터들을 신드라의 곁에서 떼어놓았다.

덱스가 높은 헨리와 페이가 몬스터들에게 치명타를 한방씩 먹인 연후 입구쪽으로 어그로를 끌자, 인공지능이 낮은 언데드 몬스터답게 쉬이 유인책에 걸려들었다.

"언데드는 머리가 나빠서 사냥하기 엄청 좋은거 같아요 형"

몬스터는 일반적으로 속성을 가지고 있다. 바람속성을 비롯해 물과 불, 대지, 악, 그리고 정령 등등, 그 속성만 해도 수십가지에 달한다.

속성을 가지고 있는 몬스터들은 설정에 맞게끔 인공지능을 비롯한 갖가지 능력들을 가지게 되는데, 언데드 몬스터들의 장점은 많은 HP의 양과, 방어력이었다하지만 인공지능이 워낙 떨어진다는것이 아주 큰 치명적 단점이었다.

물론 데스나이트를 비롯해, 리치같은 고급언데드는 얘기가 다르지만 듀라한과 좀비, 박쥐, 해골등은 거의 무뇌 수준이라고 보면 정확할듯 싶다.

"휴우 일단 1단계는 끝난건가?"

인공지능이 낮은 언데드 몬스터들을 모조리 입구쪽으로 몰아둔후, 페이와 헨리는 일행들과 합세했다. 신드라는 석상이 위치한 곳에 혼자 있는 상태.

쪽수로 따지면 4:1의 상황이라 일행들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헨리는 달랐다. 레오로 보스레이드를 많이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며 절대 방심을 하지 않았다.

(필살기 하나정돈 가지고 있을거다. 그걸 조심해야 한다)라이올라 섬에 관련된 정보들은 속속들이 파헤쳐지고 있었다. 일반 필드몹을 비롯해, 던전형 몬스터들까지 이미 게시판에 게재된 상태. 그간 열흘동안 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보스에 관련된 정보는 하나도 없었다. 헨리 또한 보스에 관련된 정보를 하나도 모르는 상태였다. 게다가 지난 1년간 레오를 플레이 하면서 많은 보스를 잡아봤지만 순순히 죽는 보스가 단 한마리도 없었다.

감춰둔 비장의 무기를 보인다거나, 일격데미지를 사용한다거나, 꼭 히든카드하나를 내보이곤 했다.

"오빠 슬슬 공격하도록 할게요."

멍하니 생각하고 있는 헨리의 귓전에 리나의 음성이 전해져왔다. 헨리는 퍼뜩정신을 차렸다.

"그래."

"윤지야 공격하자."

"알았어 언니."

그말을 끝으로 자매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검붉은 화염구 두덩어리가 신드라의 머리통으로 향했다.

콰쾅! 퍼어엉!

거센 폭발과 함께 주위에 자욱한 먼지자락들이 피어올랐다. 리나와 윤지는 내심 기대했다. 생각보다 폭발음이 거센 까닭에 혹시 신드라가 스턴상태에 빠지지 않았나 싶은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헛된 기대에 불과했다.

놀랍게도 신드라에게는 아무런 상처가 없었다. 오히려 그녀는 가소롭다는듯미소를 지어 보이더니 일행들을 스윽 훑어보기 시작했다.

<<맛있는 먹잇감들이 사원에 들어 왔으니 만찬을 즐기도록 하겠습니다>>

알수없는 말을 지껄여 대며 신드라가 서서히 걸어왔다. 헨리를 비롯한 일행들은 바싹 긴장한채 서로 흩어졌다. 신드라의 특성상 마법을 구사하는 보스 몬스터이기 때문에 붙어 있으면 졸지에 스플래쉬 데미지를 맞고 만다. 그래서 떨어져서 공격을 퍼붓는 편이 훨씬 나았다.

"이야압!"

페이의 우렁찬 기합소리와 함께 헨리가 같이 달려들었다. 어그로가 윤지에게 꽂혀 있었기 때문에 어그로를 자신들 쪽으로 당겨야 했다.

신드라가 가소롭다는듯 매직 쉴드를 펼쳤다.

그러자 신드라의 몸에 새하얀 기류들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더니 이내 큰 방패가 되어 헨리와 페이의 공격을 무력화 시켜버렸다. 이어진것은 신드라의 공격이었다. 그녀는 페이의 복부에 자신의 손을 밀어넣었다. 너무 가까이 다가간 터라덱스가 높은 페이라 할지라도 그 공격을 완전히 회피할순 없는 노릇이었다.

"다크 에로우!"

시동어와 함께 검붉은 화살 하나가 생성되더니 그대로 페이의 복부를 향해 쏘아졌다. 지척에서 쏘아진 터라 페이는 그대로 다크에로우에 격중당해 뒤로 주르륵 밀려나 버리고 말았다.

받은 데미지는 무려 1500 이었다. 게다가 다크에로우에 강타당한터라 슬로우효과와 더불어 공포 효과가 발생되고 말았다. 슬로우는 어찌어찌 감당할수 있다고 하더라도, 공포효과가 지속되면 공격불능 상태가 되어버리고 만다.

그렇기 때문에 페이는 20초동안 아무런 공격도 하지 못하는 상태에 놓여지고 말았다

"이런 미친!!"

인상을 팍 구기며 페이가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헨리는 그런 페이를 진정 시킨뒤, 자신이 직접 신드라를 상대하기로 하고, 미리 사두었던 표창을 집어들었다(너무 다가가면 페이처럼 공격불능 상태가 될수 있어. 차라리 원거리 투척무기를 사용해 어그로를 끌어보자.)

헨리가 표창을 꺼내들자 페이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것이 표창은 언데드 몬스터에겐 아무런 데미지도 주지 못하는 쓰레기에 불과했다.

무릇 언데드란 죽어있는 몬스터를 비롯해 악의 몬스터를 대명사 하는 존재들이다. 좀비전사나 스켈레톤, 그리고 듀라한등, 언데드 몬스터들은 고통에도 매우잘 견디고, 익숙하다. 표창 같은 원거리 투척 공격무기는 치명타를 발생시켜야 제 역할을 해주는 무기라서 언데드 상대로는 적합한 무기가 아니었다.

그래서 넘버원 어그로 플레이어들은 정령계 몬스터를 비롯해 인간형 몬스터들에게 표창을 자주 사용하지, 언데드 몬스터들에겐 절대로 표창을 사용하지 않았다. 치명타가 터지지 않을뿐더러, 어그로를 끌기 매우 어려워서였다.

페이는 지난 열흘간 현질을 하면서 어그로 역할을 담당하며 사냥했다.

처음과는 달리 어그로가 갖춰야 할 기본소양이 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사냥이 편한지, 공략법을 줄줄이 외고 있었다. 머리도 좋은 까닭에 쉽게 쉽게 게임에 적응해 레벨업도 무척 많이 했다. 그리곤 한편으론 강혁이형을 룰모델로 삼아 게임을 즐겁게 해나가려고도 했었다. 그런데 존경해 마지 않는 강혁이 형이 언데드 몬스터를 상대로 표창을 꺼내드니 기가막힐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형 언데드에게 무슨 표창을 사용해요!?"

결국 참다못한 페이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헨리는 페이의 말에 신경도 쓰지 않고 신드라에게 냅다 표창을 던졌다. 어그로가 윤지에게 꽂혀 있기 때문에 그녀를 살리려면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

퍼억!

놀랍게도 표창은 헨리의 손을 떠나 신드라의 목을 살짝 훑고 지나갔다.

페이는 모르겠지만,신드라는 원래 하늘에서 내려온 신녀이자 선녀였다.

케루빔의 농간이 있어 졸지에 타락한 신녀로 변모하고 말았지만 원래가 신녀라는 소리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언데드 몬스터라기 보단 인간형 몬스터라해도 무방했다. 그래서 헨리가 표창을 사용한 것이었다.

"마,말도 안돼! 놈은 언데드인데 어떻게 치명타가 터진거지?"

페이가 놀라워 하는것도 잠시.

목을 강타당한 신드라는 대노하며 뒤를 쳐다보았다.헨리가 눈에 보이자 그녀는 재빨리 마법을 캐스팅하고 그것을 헨리에게 뿌렸다.아까와 마찬가지로 다크 에로우였다. 저것에 맞으면 페이처럼 공포에 걸릴수 있기 때문에 헨리는 필사적으로 몸을 날려 다크에로우를 간신히 피해냈다. 공격이 실패로 돌아가자 신드라는 성이 났다.

"감히 나의 몸에 흉터를 만들다니! 네놈을 반드시 갈기갈기 찢어죽이겠다!"

말뿐만이 아니었다. 신드라는 검붉은 화염구 두개를 생성해냈다. 성인 머리통만한 엄청난 크기라서 헨리는 아연실색했다. 하나도 아니고 두개다. 저것을 피해낼수 있을지가 걱정이었다.

"죽어라 인…꺄악!!"

신드라의 말은 채 이어지질 못했다. 자신이 소환한것과 비슷한 크기의 화염구두개가 신드라의 몸을 강타했기 때문이었다. 처음과는 달리 신드라는 크게 휘청거리며 풀썩 주저 앉았다. 치명타 데미지를 받은 탓이었다.

헨리의 시선이 화염구가 날아온 쪽으로 돌아갔다. 거기에는 윤지와 리나가 있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있을때 헨리를 구한것이다.

"오빠 얼른 정신차려요!"

"으으..이녀석들이!!"

초보자(?)들에게 공격을 당한게 분해서 신드라는 분노어린 시선으로 리나와 윤지를 쏘아보고 있었다. 그녀는 다시한번 다크에로우를 시전했다.

"너의 상대는 나다!"

헨리는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핏빛의 장검을 치켜들고 신드라에게 돌진했다.

어그로가 윤지와 리나에게 꽂혀있기 때문에 장검은 신드라의 목덜미를 훑고 지나갈 것이라 생각해서 무작정 개처럼 돌진하는 거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것은 신드라가 파놓은 함정이었다.

"걸려 들었구나 인간!"

"아,아니!?"

"다크 에로우!!"

검붉은 화살이 헨리의 복부쪽을 향해 그대로 쏘아졌다. 헨리는 사력을 다해 검을 복부쪽으로 내밀었다. 덱스가 높았던 탓에 검으로 다크에로우를 어찌어찌막아낼순 있었지만, 밀어대는 힘이 엄청나게 막강해서 결국 다크에로우를 전부 막지 못하고 흘려보낼수 밖에 없었다.

"크아악!!"

헨리가 비명을 내질렀다. 다크 에로우를 흘려보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다시 돌아와 어깨를 완전히 관통시켜 버린 까닭이었다. 아무대로 다크에로우가 소멸되지 않는이상 조종을 할수 있는듯 싶었다.

띵!< 미지의 사원 보스 몬스터 신드라에게 다크 에로우를 허용하셨습니다.

슬로우 효과가 20초동안 지속됩니다!

공 포 효과가 20초동안 지속됩니다!

<20초동안 선공을 신드라에게 빼앗깁니다. 20초가 지나면 다시 선공을 취할수있습니다>

받은 데미지는 무려 2500. 피의 3분의2가 빠져나가 버렸다. 그와 동시에 선공도 취할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다. 신드라는 헨리를 먼저 처리할 요량으로 재빨리 놈에게 다가갔다.

"젠장 끝인가?"

페이는 공포상태가 풀리지 않아 선공을 취할수도 없는 상태.

더욱이 윤지와 리나는 마법을 발사하기 위해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이이상 신드라의 공격을 회피하기 어려워 보여서, 헨리는 그만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그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배낭속에서 잠자코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정의의 용사(?)가 대뜸 배낭을 풀어헤치고 신드라의 앞을 떡하니 가로막는 것이었다.

[주인은 내가 지킨다!]

"붸,ㅤㅂㅞㄺ구야!?"

여태까지 ㅤㅂㅞㄺ구는 헨리의 곁에서 스캔과, 감지, 그리고 조언등을 해주면서 보조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 그런데 주인이 막상 위기에 빠지자 전투를 치른답 시고 배낭속을 빠져나와 신드라를 마주하는 것이다.

말뿐만이 아니었다. ㅤㅂㅞㄺ구는 정말로 신드라와 결전을 치르려는지 봉인해 두었던 마나를 개방시키기에 이르렀다. 신드라도 조그마한 도마뱀이 나타나자 호기심이 돌았는지 ㅤㅂㅞㄺ구의 모습을 지켜보기만 할뿐 공격을 하진 않고 있었다.

찬란한 빛무리가 조그마한 ㅤㅂㅞㄺ구의 몸을 감싸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ㅤㅂㅞㄺ구의 몸을 조금씩 조금씩 부풀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2미터에 달하는 거대한(?)용이 모습을 드러냈다.

신드라를 비롯해, 전장에 있던 플레이어들은 깜짝 놀랐다.

한창 전투를 치르는 과정에서 난데없이 드래곤 헤츨링 한마리가 나타난 까닭이었다.

"저,저건 도대체 뭐지!?"

그중에서도 페이의 놀라움은 한층 더 했다. 윤지와 리나는 헨리가 가지고 있는 소환수에 대해 잘 알고 있었지만, 페이는 소환수가 있다는 말만 들었을뿐ㅤㅂㅞㄺ구를 직접 보는건 처음이었다.

"붸,ㅤㅂㅞㄺ구가 각성한건가?"

"어,엄청 커졌어 언니."

한달전까지만 해도 강아지 비슷한 녀석이, 이제는 2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괴물로 자라나있자 윤지와 리나도 적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설마하니 한달간저토록 커질줄은 꿈에도 몰랐다.

============================ 작품 후기 ============================

ㅤㅂㅞㄺ구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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