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넘버원-68화 (68/378)

< -- 68 회: 타락한 신관 신드라 -- >

하늘을 봐야 별을 따듯, 신지를 데려다 주려면 우선 신지를 만나서 친밀도를 올려야만 했다. 헨리는 끼니때에 맞춰 라이올라 마을에 대기하면서 그녀가 나타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 당장 신지를 만날순 없었다. 이미 저녁 8시가 훌쩍 넘어간 상황이라서 끼니때가 오래전에 지나가 버렸기 때문이다. 결국 헨리는 내일을 기약하기로 했다. 아침과 점심때는 학교에 서의 강의문제 때문에 애시당초 신지를 만나지 못한다. 헨리는 저녁을 기약하고 6시 30분에 맞춰 캡슐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곤 신지를 찾아 헤매이기 시작했다.

"저기있군!"

금발 머리에 적안의 소녀. 어머니를 빼 닮은듯 소녀는 하얀피부와 더불어 귀여운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진흙탕에 구른듯, 얼굴에 검은 때가 많이 끼어있긴 했지만 말이다.

"이년이 저리 꺼지지 못해애!!?"

신지는 옹알거리면서 아낙네를 조르기만 하고 있었다. 아낙은 어쩔수 없다는듯다른 아낙들이 그랬던것처럼 신지에게 호떡 하나를 던져주었다. 그러자 신지는 재빨리 호떡을 집어들고 그것을 입안으로 밀어넣었다. 배가 차지 않았는지 녀석은 다시 아낙을 조르며 밥을 더 달라고 떼를 쓰기 시작했다.

"이 망할년! 참을 만큼 참았다! 오늘 너죽고 나죽자 이년아!"

말뿐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정말로 신지를 죽이려는듯 들고 있던 농기구를 번쩍 치켜들었다. 무르익은 달빛에 빛이 반사되어 그녀가 든 농기구를 밝게 비추었다.

제 아무리 마왕의 피를 이어받았다곤 하나 아직 성인이 되지 못한 꼬마녀석이다. 저 농기구에 맞는다면 틀림없이 목숨을 잃을 것이다.

"아이를 상대로 뭘하는 겁니까 지금?"

아낙의 손을 거침없이 잡아챈 이는 바로 헨리였다. 적안의 소녀가 죽는다면 퀘스트 진행이 되지 않아서 어쩔수 없이 개입하고 만 것이다.

"제국의 용사님!?"

다행히 안면이 있는 아낙NPC라서 헨리를 알아보는듯 싶었다. 그녀가 재빨리농기구를 거둬들였다.

"아이의 밥은 제가 주겠습니다. 그러니 너무 화내지 마십시오."

"꼬마야 뭐 먹고 싶니?"

"……"

마을 아낙을 대했던것과 달리 신지는 경계하는 눈빛으로 헨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두 눈을 부라리며 헨리를 쏘아보기에 이르렀다. 눈부신 적안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헨리는 순간적으로 신지에게 공포감을 느끼고 말았다.

[친밀도가 제로라서 저러는 것이다 주인. 더욱이 녀석의 몸속엔 마왕의 피가섞여 있다. 무슨짓을 저지를지 모르니 주인도 방심하지 마라]

"그나저나 이상한데?"

[뭐가 말인가?]

"칭호가 있어서 친밀도 50이 생성되야 정상인데 친밀도 생성 메세지가 뜨질 않아"

제국의 용사 칭호 덕분에 라이올라 마을 사람들과는 친밀도 50이 저절로 생성되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눈앞에 있는 신지와는 친밀도가 0 이었다.

ㅤㅂㅞㄺ구가 헨리를 깨우쳐주듯 말을 이었다.

"그야 당연하다 주인. 녀석은 마왕의 피가 흐르고 있는 마족이다. 물론 신녀의 피도 흐르고 있지만 그것은 별개지. 그리고 주인이 뭔가 착각하고 있는 모양인데 제국의 용사 칭호는 인간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다. 눈앞에 있는 적안의 소녀 [신지]는 인간이 아니니 당연히 적용이 안될수밖에."

"아 그런거냐?"

"그렇다 주인"

이제서야 이해가 된듯 헨리가 수긍하는 빛을 띄었다. 어쩐지 왜 친밀도가 안오르나 했다.

'어쩔수 없군'

신지와 친밀도를 올려야지만 퀘스트가 진행되기 때문에 헨리는 웃는낯으로 신지에게 다가갔다. 적개심을 없애려는 의도에서였다.

"배 안고프니?"

"……"

물음에 대답도 하지 않고 눈알만 데룩데룩 굴리는 녀석. 아직도 경계를 하는듯헨리와 ㅤㅂㅞㄺ구를 멀뚱히 쳐다만 보고 있는 신지였다.

그순간.

꼬르르륵..

"…"

소리와 함께 신지의 뱃속에서 천둥소리가 울려퍼졌다. 먹은거라곤 아낙이 개처럼 던져준 호떡 한조각 뿐이니 배가 고픈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이걸 넣고, 또 이걸 넣으면 되려나?"

헨리는 채취스킬을 이용해 근처에서 자라나고 있는 과일들과 열매들, 그리고 풀때기들을 닥치는대로 뜯어냈다.

띵!< 플레이어 헨리님의 채집 레벨이 1 상승하였습니다! >

< 축하합니다!! >

얼마나 많이 뜯어냈는지 채집을 하면서 채집레벨이 올랐다. 헨리는 기분좋게 스탯창을 한번 열어보았다.

"스탯창!"

닉네임: 헨리 종족:인간 칭호:구세주

레벨:86 직업:제국의용사 <전사> 명성:1650

생명력:2870+750 마나:450+195

STR(힘)= 187+30 INT(지능)=54

DEX(민첩)= 228 WIS(마나)=45

CON(생명)= 88 LUK(운) =50

공격력=340+127 방어력=190+15 장비아이템 효과: 방어력 10퍼센트 상승. 덱스 10퍼센트 상승.

불속성저항력 레벨4 : 불속성 데미지를 4퍼센트 줄여줍니다.

치유력 레벨4 체력회복을 할수 있게 됩니다.

INT량에 따라 회복력이 달라집니다.

활력 레벨5 생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INT량에 따라 회복력이 달라집니다.

빛의눈 레벨4 어둠속에서 시야확보를 쉽게 할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스킬입니다.

요 리 레벨3 요리를 만들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킬입니다.

환수의 먹이도 만들수 있습니다.

채 집 레벨3 삽이 있으면 채집을 할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킬입니다.

곡괭이가 있으면 광석 채집도 가능합니다.

채집 레벨이 2에서 3으로 상승되어 있었다. 헨리는 만족스런 빛을 띄며 스탯창을 닫은후 다시 채집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하얀 복숭아를 비롯해, 노란 수박과 초록색 개구리 참외까지 그가 딴 과일의 종류만도 무려 일곱가지에 달했다. 헨리는 7가지의 과일을 전부 냄비속에 쑤셔넣은뒤 설탕과 꿀, 그리고 우유를 첨가시켰다. 잠시후 냄비속에서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헨리가 만든 요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띵!

[초급 요리를 만드는데 성공하셨습니다!]

[초급요리 스킬<패시브>: 숙련도가 0.15퍼센트 올랐습니다.]

[각종과일로 만든 달달한 과일 화채가 완성되었습니다!

라이올라 섬 마을에서 딴 싱싱한 과일들로 만든 달달한 과일 화채입니다.

복용시 포만감의 30퍼센트를 상승시켜 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거래가 가능하며 플레이어와 소환수 모두 맛있게 먹을수 있습니다.

이름하여 [달달한 과일 화채 요리]가 바로 그것이었다.

ㅤㅂㅞㄺ구가 코를 벌렁거리며 반응을 보였다.

"킁킁."

[오! 매우 단 냄새가 난다 주인!]

나이가 몇살인지는 모르지만 척보기에도 초등학생 정도로 보였다. 그래서 헨리는 일부러 달달한 요리를 만들어 신지의 환심을 사려고 했다. 다행히 신지가 아까와는 달리 반응을 보였다. 코끝을 찌르는 달콤함을 이기지 못하고 냄비가 있는 곳으로 슬그머니 다가온 것이다. 헨리는 빙그레 미소 지으며 앞접시에다가 과일화채를 듬뿍 얹어 신지에게 건네주었다. 신지는 과일화채를 받자마자 재빨리 입속으로 털어 넣었다. 배가 많이 고팠는지 녀석은 과일화채를 무려 네그릇이나 비워 버렸다.

띵!< 적안의 소녀 [신지]와의 친밀도가 1 상승하였습니다!>

플레이어 <헨리>님의 몸에서 [라이올라 섬의 향기]가 스며듭니다. < 1 / 10 >

적안의 소녀 [신지]는 라이올라 섬 사람들에게만 친밀감을 느끼는 신비한 NPC 입니다. 신지와 이야기를 하려면 [라이올라 섬의 향기] 수치가 10 이 되어야만 합니다. 적안의 소녀와 친밀도를 형성하여 라이올라 섬의 향기를 몸속에 간직하도록 하세요.

<라이올라 섬의 향기는 라이올라 섬을 돌아다니면 저절로 쌓입니다.

섬을 돌아다녀 보세요>

(이런 절차과정도 있었군..)

만약 헨리가 라이올라 사람이었다면 신지는 경계를 전혀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헨리는 라이올라 태생이 아닌 로하스 마을 태생이었다. 그래서 라이올라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아 신지가 경계를 하는 것이었다.

신지는 과일화채를 몽땅 비우고는 제 갈길을 가버렸다. 눈앞에 있는 정체불명의 남자가 무슨짓을 할지 몰랐기에 얼른 자리를 비워버린 것이다.

"저녀석 엄청 매정한걸? 잘먹었습니다 라고 인사한마디 안하고 그냥 가버리네"

"아직 향기 수치가 1밖에 쌓이지 않았다. 10 이 되면 말이 통하니 그때 이야기 하는게 좋을것 같다 주인"

"제길. 그럼 오랜만에 밤샘작업이나 한번 해볼까?"

밤샘작업이라는 말에 ㅤㅂㅞㄺ구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순간. 무언가가 생각난듯 ㅤㅂㅞㄺ구가 한껏 기대하는 눈초리로 헨리에게 물어왔다.

"내일은 학교 안가나 주인?"

"내일은 주말이라 쉬거든. 그러니까 밤새도되."

그말에 ㅤㅂㅞㄺ구는 고개를 푹 숙이고 말았다. 이렇게 된이상 주인과의 밤샘작업은 불가피해보였다.

"자 그럼 라이올라 전역을 돌아볼까나!?"

경계를 풀고 녀석과 이야기 하려면 안내창에서 언급한대로 라이올라 섬의 향기 수치를 10까지 쌓아야만 했기에, 헨리는 밤샘작업도 불사하고 라이올라 전역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지도도 있으니 거칠게 없는 헨리였다. 물론 아주 오래된 지도라 완전히 믿을수있는건 아니지만 말이다.

============================ 작품 후기 ============================

2014년 새해가 찾아왔네요.하시는일 다 잘되시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빕니다.

새해 福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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