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넘버원-63화 (63/378)

< -- 63 회: 타락한 신관 신드라 -- >

"우와아!! 라이올라 섬이다!!!"

"여기가 새로 오픈한 라이올라 섬이란 말이지!?"

"경치가 엄청나게 좋은걸?"

물좋고, 공기 좋고, 경치 좋고. 그야말로 지상낙원이라고 표현해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였다. 원정대원들은 하나같이 헨리에게 다가가 고마움을 표시했다 만약 그가 아니었다면 이토록 빨리 라이올라 섬에 당도할순 없었을 것이다.

레일리가 불쑥 헨리 앞으로 다가와 허리를 직각으로 꺽였다. 예의였다. 5년만에 고향으로 데려다 준 은인에게 건네는 예의 말이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헨리가 빙그레 미소 지으며 대꾸했다.

"제가 찾는곳이 바로 라이올라 였습니다. 그러니 서로 상부상조 한 셈이지요"

"저를 이곳까지 데려다주셨으니 빈손으로 헨리씨를 보낼순 없어요. "

레일리는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품속에서 책 한권을 꺼내들었다.

"드릴거라곤 이것밖에 없네요. 부디 받아주세요."

띵!

조선 건축서를 받게 되면 배를 만드는 비법을 배울수 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배를 보다 싸게 건조할수 있게 되며, 배에 관련된 내용들을 전부 숙지할수 있게 됩니다!

"이걸 저에게 주신다는 말입니까?"

"배를 만드느라 돈을 몽땅 써버려서 지금 가지고 있는건 이것 하나뿐입니다.

헨리님이 배를 만드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드리는 것이니 뿌리치지 말아주세요"

사실 헨리는 배를 만들 생각이 전혀 없었다. 막말로 텔레포터 NPC가 있는 마당에 굳이 배를 만들면서 대륙을 횡단할 필요가 전혀 없었던 까닭이었다.

헨리는 레일리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얼굴을 보니 꼭 받아야 한다는 무언의 다짐이 굳게 서려 있었다. 이럴땐 어쩔수 없이 NPC가 주는 선물을 받아야 한다. 자칫 잘못했다간 되례 친밀도가 깎일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결국 헨리는 레일리의 눈치를 살피다가 <조선 건축서>를 배낭속에 밀어넣었다그러자 레일리가 빙그레 미소 지으며 다시한번 헨리에게 고개를 꾸벅 숙였다.

"이제야 제 마음이 편안하네요. 그럼 부디 여행 잘하시길 빌겠습니다."

레일리는 원정대원들에게도 하나하나 고마움을 표시하더니 이내 마을 내부로 모습을 감춰 버렸다.

*  * *

레일리를 보내고 난 직후, 헨리를 비롯한 원정대원들은 라이올라 섬에 뿔뿔히 흩어져 정보조사를 시작했다. 학교에서 내준 과제를 수행함과 동시에 새로운신규던전을 찾아 사냥을 하려는 목적에서였다. 신규던전인 만큼 아이템이 드랍된다면 신규아이템일 공산이 매우 크다. 그 때문에 희소성면에서 엄청난고가를 자랑할 터였다. 그래서 원정대원들은 끼리끼리 모여 섬 내부를 이리저리 훑어보고 있는 중이었다. 헨리는 레벨이 비슷한 윤지와 윤정이를 끼고 정보조사에 임했다. 하지만 거기에 불청객 하나가 끼어들고 말았으니.

"형 저도 거기 낄래요!"

바로 페이였다. 녀석의 레벨은 기껏해야 48에 불과했다. 아무래도 학생 신분이면서 연예인 일을 동시에 하고 있어서, 플레이 시간이 다른 아이들보다 많지 않아 레벨이 낮을수밖에 없었다. 그에 반해 윤지와 윤정이, 그리고 헨리는 범고래 장군을 퇴치하면서 레벨업을 한탓에 어느덧 80에 육박해 있었다. 그런데 고작 48짜리가 80레벨들과 동행을 하겠다며 졸라대고 있는 것이었다. 보다못한 헨리가 리나와 윤지의 의견을 물어보았다. 윤정이는 당연히 허락을 했다오티때부터 페이에게 단단히 빠져 있었던 터라 오히려 페이가 같이 있으면 그녀로써는 땡큐였다. 하지만 윤정이와는 달리 윤지는 고개를 살며시 내저었다.

레벨이 맞지 않기 때문에 같이 가기가 애매하다는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자 페이녀석이 헨리에게 다가가더니 무어라 속삭이기 시작했다.

"형 저좀 도와줘요"

"응? 뭘?"

"제가 파티에 끼려는 이유는 다 윤지 때문인거 잘 아시잖아요? 그러니까 한번만 끼워줘요. 이 은혜 꼭 잊지 않을게요."

지금 중요한것은 윤지와 함께 일하고, 함께 사냥하면서 함께 어울리는 거였다.

그래서 어려운 부탁인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헨리를 조르는 것이었다.

"어휴."

헨리는 나지막히 한숨을 내쉬었다. 이토록 간곡하게 부탁하니 차마 거절하기가 뭐했다. 그는 윤정이와 윤지에게 다가가 페이를 파티에 합류시키자고 말을 건넸다. 물론 윤지에게 미안함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아까와는 달리 윤지는 생긋 웃으며 헨리의 말을 받았다.

"다수결의 원칙이니까 상관없어요.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오빠."

그렇게 말하더니 페이를 보면서도 잘해보자라고 짤막하게 말한뒤 해변을 향해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겼다. 페이는 헨리와 윤정이에게 다시한번 고마움을 전한 뒤 얼른 그녀의 뒤를 따랐다.

*  * *

"카멜리언. 레벨 78의 몬스터다 주인."

한창 해변가를 수색하고 있을때였다. 소환수 ㅤㅂㅞㄺ구가 전방에 있는 몬스터의 정보를 헨리에게 가르쳐 주었다.

레벨 78이라면 충분히 상대할만한 녀석이었다. 헨리는 기세좋게 핏빛의 장검을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녀석의 공격력은 실로 무지막지했다. 단 한번 맞았을 뿐 인데 HP가 무려 100이나 빠져나가 버렸다. 하지만 그에 반해 방어력은 무척이나 약해서 전투가 생각보다 쉽게 끝나 버렸다.

"이녀석은 공격력이 높은 대신 방어력이 낮구나. 아무래도 포위공격을 당하면 위험하겠어."

헨리는 모든것을 기록하면서 해변 몬스터들을 조사해 나갔다. 윤지와 윤정이 페이도 마찬가지였다.

"오빠 우리 슬슬 다른곳으로 이동해봐요."

라이올라에 도착하자마자 해변 몬스터들을 조사한지 어언 4시간째였다. 해변 전역을 둘러본 터라 더이상의 조사거리가 없었다. 헨리는 윤지의 말을 적극수용하면서 이번에는 숲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숲속인만큼 몬스터들의 기습공격에 대비해야한다. 언제 어디서 몬스터들이 튀어나와 공격을 감행해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헨리는 최대한 진형을 갖추며 천천히 이동했다. 선두에는 헨리가 나섰다. 그뒤를 페이가, 그리고 또 그 뒤를 윤정이와 윤지가 이동하는 식이었다.

한창 이동할때쯤 저 멀리 사원 같은게 눈에 들어왔다. 헨리 일행은 재빨리 그곳으로 이동했다. 그러자 넘버원 내부에서 반가운 메시지가 전해져 왔다.

띵! 라이올라 섬에 위치하고 있는 미지의 사원을 발견하셨습니다!

타락한 신관 <신드라>가 거처로 삼고 있는 위험한 사원입니다.

각종 언데드 몬스터와 박쥐들이 출몰하고 있으며 사원의 내부가 지극히

어두우니 기습공격에 조심하십시오.

[띵! 미개척 던전 <<미지의 사원>>을 발견하셨습니다!]

아직까지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미개척 던전을 발견하셨습니다.

경험치 5천과 더불어 명성치 500 이 상승합니다!

[추가 혜택으로 미지의 사원에서의 드랍율 1.2배 상승효과와 함께

경험치 또한 1.2배 상승합니다. 지속시간은 60분입니다.]

명예의 전당에 등록을 하시겠습니까?

헨리는 생각할것도 없이 아니오라고 외친뒤 파티원들을 두루 쳐다보았다.

실로 뜻밖의 수확이었다. 역시 오픈한지 얼마되지 않은 라이올라 섬이라 그런지 미개척 던전이 매우 많았다.

"오빠 이렇게 된이상 여기서 1시간만 사냥해봐요."

윤정이의 말에 헨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경험치와 드랍율 버프효과 1.2배를 1시간동안 받은상태라서 헨리는 당연하다는듯 위험한 사원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들과는 달리 윤지의 얼굴에는 걱정의 빛이 서려 있었다. 안내멘트에도 나왔다시피 이곳에는 언데드 몬스터인 타락한 신관 신드라가 살고 있는 위험한 지역이다. 몬스터들의 레벨도 모르는 상황이며, 더군다나 사원의 내부가 지극히 어둡다는 경고성 메세지도 발발했다. 윤지가 걱정스러운 어조로 행동대장 헨리에게 말을 건네왔다.

"오빠랑 언니, 그리고 저같은 경우는 레벨이 되니까 쉽게 죽지 않겠지만, 페이 같은 경우는 레벨이 낮아서, 어둠속에서 몬스터들이 기습공격을 하면 간단하게 죽을거예요. 차라리 어두운데서 싸우지 말고 밝은 던전을 찾아보는게 어때요?"

"윤지야 나를 걱정해주는거야?"

페이가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좋아하는 여자가 자신을 걱정해주니 감격에 겨운 것이다. 윤지가 당연하다는 어투로 대꾸했다.

"파티원이 죽는걸 두고볼순 없잖아?"

윤지의 시선이 다시 헨리에게 향했다.

"밝은데서 싸우는게 페이를 위해 좋을것 같아요 그러니까 다른 던전을 찾아보는게 어때요?"

파티원을 걱정해주는 마음씀씀이가 너무도 고운 윤지였다. 하지만 헨리와 윤정이는 던전을 옮길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이유인즉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였다. 헨리는 별 걱정이 없는듯 씨익 웃으며 윤지의 말을 받았다.

"그정도는 다 생각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마."

"사원에 들어가시겠다는 말씀인가요?"

"환하기만 하면 상관없는거잖아 그치?"

"네 오빠"

헨리는 자신의 소환수인 귀여운 ㅤㅂㅞㄺ구를 배낭에서 꺼내들었다. 윤지는 그제서야 뭔가를 깨달은듯 자신의 머리를 살며시 쥐어박았다.

"아..ㅤㅂㅞㄺ구가 드래곤이라는걸 깜빡 잊었네요."

레벨이 낮다곤 하지만 이녀석도 엄연히 드래곤 종족원이다. 그 말인즉 모든 마법을 사용할수 있다는 말이었다. 물론 플라이나 폴리모프같은 고위 마법은 지금당장 사용할순 없었지만, 라이트나, 탐색같은 기초마법은 거의 무한정으로 사용이 가능했다. 헨리가 ㅤㅂㅞㄺ구에게 물었다.

[너 전방 몇미터까지 환하게 비출수 있냐?]

[20미터까지는 가능할것이다 주인]

헨리는 ㅤㅂㅞㄺ구가 말한대로 파티원들에게 20미터 까지 비출수 있다고 말해주었다.

그러자 윤지의 얼굴이 환해졌다. 20미터라고 한다면 생각보다 훨씬 긴 사정거리였다. 이정도라면 아무리 어둡다고 한들 기습공격에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 그럼 들어가보자. 페이 너는 내 곁에서 떨어지지 마라"

"네 형"

소환수 ㅤㅂㅞㄺ구를 랜턴으로 삼아 그들은 천천히 사원 내부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ㅤㅂㅞㄺ구가 헨리를 보며 투덜거렸다.

[위대한 드래곤 종족원을 라이트로 삼다니.. 역시 주인은 사악한 존재다]

[시끄럽고 얼른 가라? 응?]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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