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58 회: 환상의섬 라이올라 -- >
마을은 너무도 비좁았다. 새로운 세상을 보고 싶어서 그녀는 여행을 하기로 결심하고 배를 만들어 배에 올라탔다. 말리는 할아버지와 가족들은 이미안중에도 없었다. 그저 여행이 하고 싶었고, 보다 큰 대륙에 발을 디디고 싶었다. 그녀의 확고의 의지를 가족들은 꺾을 수가 없었다. 레일리의 여행은 한 동안 순조롭게 잘 풀렸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못했다. 바다 중심부에서 난폭한 해양몬스터들을 만난 까닭에 레일리는 죽을 고비를 수도 없이 넘겨야만 했다. 더욱이 폭풍우까지 몰아치는 험난한 여정속에서, 결국 레일리는 자신이 만든 배가 침몰하는 극악한 상황에까지 처해지고 만다.
"배가 침몰하고, 바다에 빠졌어요. 눈을 떠보니 이곳 휴이라트 해변까지 쓸려오고 말았죠. 집에 가지 못한지 벌써 5년이 다 되어가네요...흑흑."
고향에 대한 향수 때문에 급기야 레일리는 닭똥만한 눈물을 쏟아내고 말았다.
헨리는 그런 레일리를 위로하며 달래주었다.
"하아..미안해요. 그만 향수에 젖어 눈물을 보였네요."
"5년동안 집에 돌아가지 못했다면서요? 저라도 펑펑 울었을 거예요."
"헨리님에게 부탁이 하나 있어요. 휴이라트의 퀘스트를 전부 클리어 하신 헨리님이라면 충분히 제 부탁을 들어주실수 있으실 거예요."
"말씀해보세요"
"저는 휴이라트 너머에 존재하고 있는 섬마을 "라이올라" 에 가고 싶답니다.
거기가 바로 제 고향이자, 제 가족들이 있는 곳이니까요. 그러니까 저를 라이 올라 섬에 데려다 주세요."
<<띵! 이방인 레일리의 라이올라 섬 퀘스트가 발동합니다!>>
수락하면 퀘스트가 진행 됩니다!
라이올라 섬이라면 헨리가 찾고 있는 필드이자, 던전이었다. 또한 학교에서 내준 과제가 바로 라이올라섬에 대한 정보조사가 아니었던가? 설마 휴이라트에서 라이올라 섬에 대한 퀘스트를 받을줄은 꿈에도 몰랐다. 헨리는 얼씨구나좋다 하며 고개를 끄덕이기에 바빴다. 헨리가 수락하자 레일리는 자신이 놓인상황을 좀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주었다.
"저는 다른 NPC와는 달리 특기 "조선술"을 익히고 있답니다. 조선술을 익히고 있으면 배를 만드는데 아무런 하자가 없죠. 5년동안 배를 만들고, 라이올라 섬으로 향해를 한지 수차례. 하지만 라이올라 섬에 당도할순 없었답니다."
"길을 알고 있는데도 섬에 가질 못했다구요? 이유가 뭐죠?"
"헨리님도 아시다시피 라이올라 섬에는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이 살고 있습니다. 인간들의 간악함과, 욕심 때문에 드래곤 종족원들은 인간들을 곱게 보지 않는 경향이 있죠. 그래서 그는 인간들의 출입을 막고자, 라이올라 섬 주위에 강력한 보스 몬스터들을 배치해 놓았습니다. 첫번째 향해때는 오징어장군을 만나 다시 돌아올수 밖에 없었고, 두번째는 범고래 장군. 세번째는 말미잘장군. 마지막으로 네번째에는 소라장군의 방해 때문에 섬에 발을 들여놓을수없게 되었답니다."
"그렇다면, 그 보스몬스터들을 퇴치해야지만 라이올라 섬에 갈수 있다는 말이 로군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헨리님 혼자서는 무리이니 동료를 구해서 같이 환상의섬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띵!!<<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환상의섬 라이올라에 가기위해 뱃전에서 랜덤으로 나타나는 보스몬스터를 상대 해야 합니다. 향해중 나타나는 보스몬스터는 범고래,소라,게,오징어,상어, 말미잘장군중 랜덤하게 한마리가 나타나니 그를 무찌르고 레일리를 환상의섬라이올라로 데려다주세요!
퀘스트 난이도: D+급
"뿐만 아니라, 배를 만드는데 필요한 목재와, 갖가지 재료들도 손수 구해야 합니다. 저는 이길로 조선소로 가서 재료들을 알아볼테니, 헨리님은 마을에 가셔서 라이올라 원정대를 꾸려주세요. 최대인원은 30명이니 그렇게 아시구요"
"알겠습니다. 그럼 30명을 전부 모아오겠습니다."
"배를 만들어야 하니까 이곳 잡화상점이 아닌 휴이라트 조선소로 원정대원들을 데리고 와주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 * *
"윤지야 조사좀 해봤어?"
"응. 그런데 라이올라에 관련된 정보는 아무것도 얻질 못했어."
"하아 큰일이네."
"언니도 꽝이야?"
끄덕끄덕..
말할 기운조차 없어서 리나는 고개만 살짝 끄덕일 뿐이었다. 섬마을을 비롯해각종 해양도시를 다 둘러봤지만, 라이올라 섬에 대한 정보는 결국 하나도 찾아내질 못했다. 결국 리나는 캡슐을 빠져나간뒤 넘버원 사이트를 검색해보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라이올라에 관련된 정보가 고급정보란에 있었던 탓에 공짜로 열람하기에는 애시당초 불가능했다. 가격 또한 매우 비쌌다. 자그마치 천만원이었다. 천만원을 지불해야지만 라이올라에 관련된 정보를 열람할수있는 것이다. 결국 리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동생과 같이 둘이서 끙끙대는것 보단 넘버원 학과생들에게 도움이라도 청하는것이 속편했기에 그런 결정을 내린것이다. 리나의 머릿속에 한사람이 떠올랐다. 그는 바로 헨리였다.
"우리 강혁이 오빠한테 한번 물어볼까?"
"강혁이 오빠??"
"응."
"왜 하필 강혁이 오빠야? 그 오빠 레벨도 낮잖아?? 차라리 레벨 높은 창수나창식이에게 물어보는게 낫지 않아?"
"강혁이 오빠는 제국의 용사라는 칭호가 있어서 NPC들과의 친밀도가 매우 높아. 그래서 정보조사 하기가 쉽지. 아마도 우리와는 달리 지금쯤 라이올라에 관련된 정보를 알고 있을지도 몰라"
"제국의 용사 칭호랑 정보조사랑 무슨 상관인데?"
넘버원 경력이 오래된 리나가 동생 윤지에게 친밀도의 중요성을 말해주었다.
친밀도.
쉽게 말하자면 그 사람과의 관계를 말해주는 수치이다. 이것이 높으면 높을수록 NPC들은 때론 고급정보를, 또 때로는 놀라운 정보를 플레이어에게 가르쳐준다. 헨리같은 경우는 제국의 용사라는 칭호 덕분에 모든 NPC들과의 친밀도 수치가 플러스 50 이 된상태였다. 이것은 새로 나온 NPC들에게도 해당되는 사항이었다. 그에 반해 리나와 윤지는 새로 생성된 NPC들과의 친밀도 수치가 제로에 가깝다. 그 때문에 NPC들이 이야기 해주는 정보의 질이 다를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욱이 플러스 50이라는 수치는 엄청나게 크게 작용한다. NPC를 수십아니, 수백번 찾아가 이야기를 해야지만 달성하는 수치인만큼, 그만큼의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 그 때문에 리나와 윤지가 NPC들에게 정보를 캐내는 것과 헨리가 NPC들에게 정보를 캐내는 시간적 차이가 알게 모르게 많이 발생하고 만것이다. 단적인 예로, 헨리같은 경우는 친밀도가 플러스 50인 상태에서 4일만에 라이올라에 관련된 정보를 알아낼수 있었다. 하지만 리나와 윤지는 새로 생성된 해양 NPC들과의 친밀도가 고작 1에서 2를 왔다갔다 한다. 그러니 라이 올라에 관련된 이야기를 듣기가 매우 힘이든 것이었다. 리나는 바로 이점을 강조하면서 여동생에게 친밀도의 중요성을 깨우쳐주었다. 이야기를 듣고난 윤지도 뭔가를 깨달은듯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한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리나는 일말의 기대감을 품고 헨리에게 편지를 보냈다. 4일내내 정보조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라이올라에 관한 단서를 하나도 찾지 못했으니 조그마한 정보라도 나눠 달라는 심산이었다. 맘같아선 길드창에다가 [오빠 라이올라 정보좀 알려줘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학과생들이 전부 접속한 상태. 대놓고 부탁하면 뭔가 좀 건방지고, 너무 이익만 추구하는 된장녀로 보일까봐 일부러 편지기능을 사용한 것이었다.
"어?"
"왜그래 언니?"
놀랍게도 답장은 곧바로 왔다. 답장의 내용은 매우 간단했다.
[라이올라에 가야하니까 지금당장 휴이라트 마을로 와줘. 너의 도움이 필요해]
리나는 생각할것도 없다는듯 윤지의 손을 붙잡고 텔레포터 NPC가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 * *
레일리를 조선소로 보내고, 헨리는 곧바로 휴이라트 마을 중심부로 걸음을 옮긴뒤, 미리 생각해둔 원정대원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들은 다름아닌 임폴턴트 정보학을 듣고 있는 넘버원 학과의 학생들이었다. 그들은 헨리의 편지를 보자마자 부리나케 휴이라트 마을로 달려왔다. 다행히도 같이 수업을 듣고 있었던 까닭에 학생들은 전부 헨리의 요청에 응해주었다. 헨리는 부쩍 힘이 났다. 녀석들과 함께라면 무슨 퀘스트를 해도 클리어할 자신이 있었다. 헨리는 그들을 이끌고 레일리가 있는 조선소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오 오셨군요 헨리님."
레일리가 반갑게 헨리를 맞이했다. 그녀의 시선이 헨리의 등 뒤편으로 향했다듬직하게도 레벨 300에 달하는 고레벨 유저를 비롯해, 제법 강해보이는 마법사들도 종종 시야에 들어왔다. 이 정도 전력이라면 충분히 해볼만한 전투였다
"저를 도와주기 위해서 이곳까지 와주실줄은 몰랐네요. 원정대원 여러분들정말 감사합니다."
레일리는 진심으로 원정대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헨리가 당치도 않다는 듯 그녀에게 손사래를 치며 물었다.
"그런데 레일리님. 배 건조는 어떻게 되었나요?"
헨리의 물음에 레일리가 조금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가지고 있던 돈이 얼마 남지 않아서 철제 전투선을 만들수 없었던 까닭이었다. 지금의 자본이라면 옛날 조선시대에 사용했던 판옥선같은 선박 건조용 나무를 사서 배를 만들어야만 했다. 말 그대로 철제로 만드는 선박은 제작이 불가능 했다.
(원정대원들의 돈을 걷어 철제선박을 만들순 없어. 그냥 남아있는 돈으로 나무 선박을 만들어 운행하는 수밖에…)돈을 달라고 한다면 원정대원들이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다. 그때문에 레일리는 차마 돈에 관련된 말을 내뱉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결국 선박 건조용나무인 삼나무를 대량으로 사고, 나무못과 용골에 필요한 소나무와 참나무를 사들인뒤 그것을 조선소 외곽지역으로 옮긴후 제작에 들어갔다. 뻘쭘히 앉아있기가 뭐했던지 원정대원들은 레일리가 하는 일을 도와주며 시간을 할애했다
"평저선을 만들 생각인가요?"
헨리의 물음에 레일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첨저선을 만들까 생각해봤는데, 그렇게 되면 선박의 내구력이 워낙 떨어져서 말이에요. 특히나 철제 선박이 아닌 나무선박이다 보니 내구력에 신경쓸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평저선을 선택한 거랍니다."
"하긴… 보스몬스터들과 싸워야 하는데 나무선박을 첨저선으로 만든다면 내구성이 약해서 금방 파손될테니까요."
"1차시도때 첨저선으로 강행돌파를 시도해봤지만, 보스몬스터가 소환해내는 소환수들이 너무 많아서 정면돌파는 무리더라구요. 그래서 이참에 튼튼한 배를 만들어 볼까 해요."
"그랬군요."
평저선은 배 밑바닥이 평평해서 붙혀진 이름으로, 내구성이 좋고 몬스터들의 공격에도 잘 버틴다는 장점이 있지만, 속도가 매우 느리다는 단점이 존재한다그에 비해 첨저선은 철제 선박들이 주로 사용하는 구조로, 배앞이 뾰족해 물의 저항을 덜받아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나무선박이 첨저선으로 만들어 진다면 내구성이 부실하다는 단점이 있다. 만약 철제선박으로 제작이 가능했다면 레일리는 첨저선 기반으로 배를 만들었을 것이다. 재료가 철제이다 보니 내구력도 좋고. 속도도 뛰어날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녀의 호주머니는 텅텅 비어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그녀가 만들고 있는 것은 싸구려 나무선박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몬스터들의 공격을 버티고 갑판 위에서 싸우려면 속도를 포기하고 내구성을 키워야만 했다.
그런 측면에서 생각해봤을땐 첨저선 보단 평저선이 훨씬 탁월한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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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도는 중요하다ㅤㅈㅛ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