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넘버원-53화 (53/378)

< -- 53 회: S대 입학식 -- >

"아무리 생각해도 말야. 난 진짜 존나게 잘생긴듯.."

샤워를 마치고 거울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날 이렇게 낳아주신 아버지와 어머니를 보며 감사의 인사라도 해야할듯싶어, 샤워장을 빠져나가자마자 엄마에게 허릴 직각으로 꺾으며 엄마 고맙습니다!! 라고 소리쳤다.

한창 밥을 먹고 있던 엄마와

여동생 여진이는 마치 저 병신이 왜저러지? 라는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본다.

"정신줄 놨니?"

"오빠 어제 뭐먹었냐?"

우리 가족은 상당히 직설적인 가족들이다.

지금도 봐라.

아주 직설적으로 저런말들을 거리낌없이 내뱉고 있다.

성큼성큼 걸음을 옮긴후 식탁으로 걸어갔다.

그리곤 여동생 여진이의 옆자리에 앉자마자

"니가 생각해도 나 존나 잘생기지 않았냐??"

라고 물어보니...

"...지랄하네 병신."

이라고 받아치는 녀석...

엄마는 여진이에게 여자가 그렇게 욕을 하면 못써! 라고 꾸짖지만 여진이는 저 병신이 역겨운짓 하잖어! 라고 받아치는중..

"그런데 아들."

"응?"

"오늘 기분이 좋은가보다?? 아침부터 방긋 웃어대고."

"흐흐 오늘이 S대 입학식이잖아. 그래서 기분이 좋은거지!"

"하긴 그렇기도 하겠네. 그럼 엄마도 아들 입학식 하는곳에 따라가볼까??"

"뭐 좋을대로!!"

재빨리 밥그릇을 비우고 이빨을 닦은뒤여진이가 있는 방안으로 걸음을 옮기는중..

철컥.

문이 열리자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는 여동생.

"왜?"

"너도 와라"

"응? 뭐를?"

"입학식에 오라고. 어차피 개교기념일이라서 너 할것도 딱히 없잖아?"

오늘은 3월4일이다.

여진이네 학교는 마침 개교기념일이라서 학교를 쉬는날이었다.

더욱이 녀석이 입학식에 온다면 사랑하는 강혁이형을 볼수도 있을것이다.

그래서 나는 여진이가 100퍼센트 따라나설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안갈래"

"엥? 왜 안가는데!?"

"그,그냥 집에서 공부나 할래."

"얌마 오늘 가면 강혁이형 볼수 있다니까 그러네!?"

처음 강혁이형 이야기를 했을때 그 오빠가 어딨냐면서 성질을 바락바락 부리던 녀석..

이제는 어디있는지 알려줘도 강혁이형을 피하기만 할뿐이었다.

"질질짜면서 찾을땐 언제고, 알려주니까 피하는건 뭐냐?"

"지,지금은 마음의 준비가 안ㅤㄷㅚㅆ어. 다,다음에 가서 만나볼게"

"야이 멍청아. 너 그렇게 질질 끌어대다가 다른 여자한테 강혁이형뺏길수도 있다니까? 정말 후회안해!?"

그말에 조금 걱정이 되는듯 나를 멀뚱히 바라보기만 하는 여진이.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마음을 정한듯 고개를 도리질친다.

"안갈래.."

"어휴 이 답답한 녀석아!! 좋으면 좋다고 말로하면 되지 그게 그렇게 어렵냐!!"

"1년뒤에..

1년뒤에 S대 입학하면 정식으로 고백할거야...

그때까지.."

"1년뒤에 여친 생기면 어쩔려고 그러는데!? 그 여자한테서 뺏을려고!?"

"……"

"하! 내 여동생이지만 존나게 답답하다! 아 몰라! 니가 알아서해!

엮어주려고 발악을 하는데도 지가 거절하고 있으니!! 어휴!!"

쾅!!

아까와는 달리..

화가 잔뜩 난듯

오빠는 내 방문을 사정없이 걷어차고 밖을 빠져나가 버렸다..

하.. 어쩌지..갈까..? 말까..?

마침 보충수업도 없는날인데...

고민이 된다...

찰칵! 찰칵 찰칵! 찰칵!!

"꺄아악!! 페이야 사랑해!!"

"꺄악 페이 오빠!!"

카메라 셔터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괴성소리..

그룹 패스트에 열광하는 빠순이들의 목소리였다.

거기에는 우리 넘버원 학과생들의 목소리도 섞여 있었다.

윤정이를 비롯해 승희와 예린이까지...

이미 눈동자는 하트로 변한지 오래였고..

그런 페이 덕분에 입학식에 크나큰 마찰이 빚어졌으니..

몰려든 취재진들과 극성 빠순이들 때문에 진행절차에 차질을 빚게 되고 만 것이다.

그때문에 입학식은 예정보다 2시간이나 더 진행되고 말았다.

공대 제 2호 건물 303호실 안.

처음에는 프로게이머 학부라서 예체능 분야쪽으로 생각했지만..

우리들은 컴퓨터 IT관련 문제로 인해 공대에 배속되었고, 이처럼 공대 제 2호 건물 303호실안에 모여있게 되었다.

303호실에서 처음 진행된 일은 수강신청을 하는 것이었다.

학점은 18 - 21학점까지 자유롭게 수강할수 있었고.

뭐든지 최대 21학점 까지 자유롭게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에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그 때문에 아이들은 자신이 듣고자 하는 과목에 수강신청을 하면서 시간표를 등록했다.

내가 선택한 과목은 3학점 짜리 필수 과목 4개와 2학점 짜리 교양과목 4개로 총 20학점.

필수 과목은 마법 개론과, 임폴턴트 정보학. 종족의특성, 마지막으로 임폴턴트 스킬학 이었다.

격수인 내가 마법개론을 선택한 이유는 소환수 ㅤㅂㅞㄺ구가 드래곤이다 보니 이후에 배울 마법에 대해서 조금더 알아볼 요량으로 선택한 과목이었다.

그밖에 종족의 특성과 임폴턴트 정보학, 임폴턴트 스킬학은 알아둬서 나쁠건 없기에 선택한 수강항목들이었다.

"형 뭐뭐 신청했어요?"

언제왔는지 내 곁에 찰싹 달라붙는 페이녀석..

시간표를 보여주니, 조금 의외라는 표정을 짓는다.

"형 독학론은 안들어요?"

필수 과목은 총 8개로 나뉘어져 있어서 1학기때 4개. 2학기때 4개를 들으면 된다.

아이들의 90퍼센트는 1학기때 독학론을 신청했다.

페이도 마찬가지였다.

이유인즉 레오라는 랭커 플레이어 때문에 독을 사용하는 카오 유저가 늘어나버린 까닭이었다.

그래서 아이들은 제 한몸 보전하고자 독에 대한 이론을 쌓기 위해서

독학론을 신청하게 되었다

그에 반해 나같은 경우는 독에 대해서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만큼의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굳이 1학기때 독학론을 배우지 않아도 별 지장이 없었다.

오히려 그시간에 다른 과목을 선택하는게 더 효율적이라서 다른 과목을 선택했다.

"딱히 중요하다고 생각되지 않아서 말야."

대충 둘러댔다. 저녀석에게 굳이 설명을 해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였다.

"흠..하긴..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니까요. 어디보자아~~"

내 시간표를 이리저리 훑어대는 페이.

이윽고 놀란 토끼새끼 마냥 두 눈을 크게 치켜뜨며 다시금 나를 바라보기 시작한다.

눈 튀어나오겠다 새꺄..

"엥? 형 전사계열의 격수클래스 아니었어요!?"

"어 근데 왜?"

"키우는게 격수계열인데 마법개론은 들어서 뭐하려고요!?

그건 2학기때 듣고 저랑 같이 물리학 개론 들읍시다!!"

시어미니마냥 꼬치꼬치 캐묻는통에 정신이 사나워 미칠것만 같았다..

가만히 놈의 머리통을 한대 쥐어박은후, 그냥 했어 임마! 라고 앙칼지게 쏘아붙히니 울상을 짓는 페이녀석..

"그래도 스킬학이랑 정보학은 같이 듣게 되었네요.

우리 서로 A+ 받아봐요 형"

수강신청을 마치고, 시계를 바라보니 어느덧 시침이 1을 가리키고 있었다.

배에선 마침 천둥소리가 울려퍼지고 있는 상황..

교내식당으로 걸음을 옮기니 페이녀석이 쫄래쫄래 따라온다.

그뒤를 따라 윤정이와 윤지..그리고 페이를 사모하는 예쁘장한 여자아이들도 전부 따라나서는중..

그나저나 이자식은 친구도 없나.

왜 나만 졸졸졸 따라오는지 모르겠다.

*  * *

입학식을 무사히 끝내고 수강신청도 완료했다.

이제는 학과를 대표할 과대를 뽑을 차례였다.

많은 추천이 이어지고, 나의 이름도 명단에 올라 갔지만 결국 과대는 윤정이로 결정났다.

사교성이 좋고 성격이 쾌활해서 과대로는 안성맞춤이었던 까닭에 거진 몰표를 받고 과대가 된것이다.

윤정이에게 축하한다는 형식적인 인사를 해주고 나서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집에 도착하고, 저녁시간이 되어 간단하게 밥을 차려먹고 샤워를 하고 난뒤에 넘버원에 들어갔다.

전적으로 윤정이의 명령 때문이었다.

과대를 맡게된 윤정이는 교수님들의 명령아래 길드를 창설했다.

학과생들의 단합을 이뤄내기 위해선 같은 길드에 속해 있는것이 낫다는 판단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린듯 싶었다.

그런만큼 윤정이는 자신이 만든 길드안에 학과생 전부를 등록시켜야 했다.

지금 내가 넘버원에 접속하는 이유는 윤정이가 만든 길드에 가입하기 위해서였다.

"넘버원??"

"잘지었죠 오빠?"

"오 생각보다 괜찮은걸?"

"길드애들이 넘버원 세상에서 1인자가 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만든거죠. 다행히 넘버원 길드명은 없더라구요.

운이 엄청 좋았어요."

"그렇구나."

윤정이의 길드가입 제안을 수락한후길드창을 둘러보았다.

현재 가입한 학과생의 숫자는 딱 절반인 30명이었다.

"오빠 이제 뭐하실거에요?"

"오늘은 조금 피곤해서 일찍 자려고 생각중이야.

또 내일은 1,2,3교시가 잡혀 있거든."

첫날이니만큼 수업은 하지 않을테지만 어찌되었건 1교시이기 때문에 얼굴은 비춰야만 했다.

그래서 오늘만큼은 피로를 싹풀고 마음 편하게 쉬고 싶어서 캡슐을 빠져나왔다.

다음날이 되었다.

아침 9시에 1교시가 시작돼서 아침 8시에 지하철에 올라탔다.

학교에 도착하니 어느덧 8시 50분.

부랴부랴 강의실로 들어가니 반가운 얼굴들이 보였다.

윤정이와 윤지. 그리고 페이까지..

어라??

"어 뭐야? 너 마법개론 2학기때 듣는다며?"

어제만 해도 왜 마법개론을 듣냐면서 나에게 지랄을 해댔던 페이였다.

그런데 그런녀석이 마법개론 강의실에 떡하니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사실 페이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매우 간단했다.

바로 윤지 때문이었다.

수강신청 등록 당일날 페이는 윤지에게 다가가 시간표를 한번 보여달라고 부탁했고 윤지는 별생각없이 자신의 시간표를 페이에게 보여주었다.

윤지의 시간표에 맞춰 페이는 시간표를 대대적으로 수정해버렸다자신이 사모하고 있는 윤지와 함께 수업을 듣기 위해서였다.

페이는 살며시 손을들어 윤지와 자기 자신을 가리켰다.

윤지 때문에 그냥 이거 들었어요! 라고 말하는것 같아보였다.

눈치가 제법 빨랐던 탓에 단번에 페이의 생각을 꿰뚤을수 있었다.

철컥!

막 페이의 옆자리에 엉덩이를 내려놓으려던 찰나.

문이 열리는 소리와 동시에 제법 낯이 익은 교수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교수의 이름은 황찬영...

넘버원 학과의 최고 우두머리이자, 카리스마로 중무장한 빛나리 1호가 바로 그였다.

"오티때와 어제 있었던 입학식때 나를 봤으니 더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다."

말하는 뉘앙스에서부터 포스가 좔좔좔 흘러 넘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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