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넘버원-42화 (42/378)

< -- 42 회: 엘프의 숲으로 -- >

"자매들이여… 인간은 아직 돌아가지 않았나요?"

3계급 센티널 푸르린이 여러 엘프들을 둘러보며 물었다.

엘프들이 하나같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입을 모아 말했다.

"인간이 아직 돌아가지 않고 있습니다."

"어쩔까요? 수호성자님에게 보고를 올릴까요?"

"고작 33의 인간입니다. 보고할 가치가 있을까요?"

"저는 무엇보다 레벨 33인 인간이 무슨 용무가 있어 이곳 엘프의 숲을 찾은지 이해할수가 없답니다."

인간의 레벨이 최소 300 이 넘었다면 수호성자에게 보고를 올렸을 것이었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인간의 레벨은 고작해야 33이었다.

매직 에로우를 날리면 한방에 처리가 가능했다.

그래서 그녀들은 이 사실을 수호성자에게 보고해야할지 말아야할지 한창 고민하고 있었다.

잠자코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푸르린이 나무등걸에서 내려왔다.

몇몇 엘프들이 그녀를 보며 물었다.

"어쩌실려고 그러시나요?"

"대화를 조금 해보려고 합니다."

"푸,푸르린님이 직접 말인가요?"

푸르린은 3계급 센티널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해있는 실력있는 엘프였다.

한달뒤에 있을 고위급 엘프시험에 통과하면 2계급 고위엘프가 되는것이다.

공부 때문에 그녀는 인간들의 언어를 공부했고, 그래서 인간들이 구사하는 언어를 조금이나마 소화할수 있었다.

"저희가 호위하도록 하겠습니다."

"괜찮습니다 자매 여러분. 그러니…"

"인간들이 얼마나 간악한지는 푸르린님도 잘아시지 않습니까?

그러니 저희가 호위할수 있도록 해주세요."

푸르린은 그제서야 수긍하는 빛을 띄었다.

그녀는 무리를 이끌고 인간이 있는 초입지역으로 걸음을 옮겼다.

[엘프들이 몰려나왔다 주인!]

퀘스트를 어떻게 수행할까 한창 고민하던 찰나 ㅤㅂㅞㄺ구의 음성이 들려왔다.

헨리는 재빨리 전방을 바라보았다. ㅤㅂㅞㄺ구의 말대로 십여명에 달하는 엘프들이 걸어 나오고 있었다.

"오우 죽인다!"

[헤헤헤 엘프들은 역시 지상 최강의 미모를 자랑하고 있다 헤헤]

헨리와 ㅤㅂㅞㄺ구는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그도그럴것이 눈앞에 있는 엘프들의 미모가 워낙 빼어났기 때문이다.

십여명의 달하는 엘프들은 거의 모델 뺨치게 생겼다.

몸매 또한 왠만한 남자들이라면 빨딱 설 정도로 굴곡진 몸매를 자랑했다.

들어갈곳과 나올곳이 절묘하게 조합된 매치!

가히 천상의 선녀들이 따로 없었다.

먼저 말문을 연건은 푸르린이었다.

그녀는 각종 수화를 겸해가면서 헨리에게 대화를 시도했다.

간간히 외계어 발음이 들려왔지만 대화를 나누는데 별다른 애로사항은 없었다.

"수호성자님을 뵙고싶다는 것입니까?"

헨리는 배낭에서 편지를 주섬주섬 꺼내들었다.

바로 스루나에게 받은 편지였다.

"할란드 마을에 살고 있는 엘프중 스루나 NPC에게 퀘스트를 부여봤고 왔습니다. 그러니 수호성자님을…"

"뭔가 단단히 착각하신 모양이신데, 저희 엘프들은 고대의 인간들과 전쟁을 치르고 나서 인간들과 조우한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할란드 마을의 엘프라고요? 거짓말 하지 마십시오."

"저,정말인데요? 할란드 마을에 스루나…"

푸르린이 느닷없이 검을 빼들었다.

그리고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헨리의 목젖에 대고 앙칼지게 말했다.

"인간들은 매우 사악하고 간사한 존재이지요.

저에게 거짓말은 통하지 않습니다!"

"하,하지만!"

"더이상 말을 했다간 이 검이 당신의 목젖을 꿰뚫을 것입니다.

목숨이 두개라면 어디 한번더 말을 해 보시지요."

눈빛을 보아하니 정말로 찌를기세라서 헨리는 말문이 턱 막히는걸 느꼈다.

그는 재빨리 영의 대화로 ㅤㅂㅞㄺ구를 불렀다.

"야 임마 니 주인 죽게 생겼는데 넌 가만히 보고만 있냐!?"

[조금 이상하다 주인.]

"뭐가 임마?"

[원래대로라면 드래곤과 엘프는 서로 공명하면서 대화를 나눌수 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대화가 불가능하다.]

ㅤㅂㅞㄺ구의 말대로 넘버원 초창기때는 드래곤과 엘프들이 대화를 할수 있었다.

하지만 패치로 인해 2계급 고위급 엘프이상이 되야지만 드래곤과 대화를 할수 있게끔 변경되었다.

나이가 어려서인지 ㅤㅂㅞㄺ구는 아직까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진짜야? 진짜 대화가 안돼?"

[아무래도 고위급 엘프랑만 대화가 될수 있도록 설정한듯 싶다.

큰일이다 주인]

"하여튼 정말 도움이 안되는 녀 …"

[응?]

ㅤㅂㅞㄺ구가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

"왜,왜그래?"

[주인! 후방 20미터 지점에서 거대한 기가 느껴진다.

자그마치 레벨이 400 에 육박하고 있다! 이,이기운은?]

"뭐,뭔데그래!?"

[고위급 엘프다. 틀림없다. 이 기운은 엘프의 그것이다 주인!]

"저,정말이야? 정말 고위급 엘프가 맞아!?"

[확실하다 주인! 만약 저 엘프가 오면 내가 말을 한번 걸어보겠다!]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마침 그순간 ㅤㅂㅞㄺ구의 말대로 레벨이 400에 달하는 고위급 엘프가 모습을 나타냈다. 그녀는 바로 오스카와 격전을 치뤘던 일렌시아였다.

"아앗! 일렌시아님!"

엘프들이 우루루 일렌시아에게 다가갔다. 그녀의 허리에 묶여있는 붕대를 발견하고 나서였다.

"괜찮으신가요?"

"자매들 걱정하지 말아요. 조금 스쳤을 뿐이랍니다."

생각외로 검상이 심하지 않아서 거동하는데 지장은 없었다.

물론 오스카가 치료를 해준 덕분이었다.

그 덕분에 상처가 번지는것도 막을수 있었다.

일렌시아의 시선이 헨리에게 닿았다.

"그런데 저 인간은 누구죠?"

"그게…"

푸르린은 여지껏 일어났던 일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일렌시아에게 전해주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일렌시아의 얼굴이 대번에 사나워졌다.

눈앞에 있는 플레이어가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하고 있어서였다.

그가 헨리를 보며 소리를 빽 질렀다.

2계급 고위엘프라 그런지 푸르린보다는 인간의 말을 월등히 잘했다.

"할란드 마을에 엘프가 있다고요? 말도 안되는 소리에요!

엘프가 인간들과 공존하고 있을리가 없어요!"

"저 간악한 인간에게 벌을 내려야 합니다!

감히 우리들에게 거짓말을 했으니까요!"

"좋아요 자매들! 우리 한마음 한뜻으로 녀석을 죽여버리도록 해요!"

말뿐만이 아니었다.

열명에 달하는 엘프들이 제각기 매직 에로우를 시전하면서 마법의 화살을 헨리에게 겨누었다.

헨리는 다급한 마음으로 연신 ㅤㅂㅞㄺ구의 이름을 불러댔다.

"야 임마 빨리 말좀 걸어보라고! 이러다가 너나 나나 둘다 죽겠다!!"

[재촉하지 않아도 그럴생각이었다. 주인]

ㅤㅂㅞㄺ구는 재빨리 일렌시아에게 말을 걸었다.

[지금 당장 공격을 멈추어라 엘프여]

헨리를 대하는것과 다르게 ㅤㅂㅞㄺ구가 제법 근엄있게 말했다.

"응?"

일렌시아는 궁을 들다말고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하늘을 한번 보고 뒤를 한번 보고, 전방을 둘러봤지만 목소리의 주인을 찾을수가 없었다. 일렌시아는 잘못 들은건가 싶어 다시 궁을 치켜들었다.

그러자 아까보다 더욱 또렷하게 목소리가 들려왔다.

[눈앞에 있는 인간은 나의 주인이니 공격을 멈추라.]

"왜 그러시나요 일렌시아님?"

일렌시아는 자매들의 말에 대꾸 하지않고 눈앞에 있는 인간을 유심히 쳐다보았다. 그의 곁에는 하얀 도마뱀이 두둥실 떠있었다.

아무래도 그 도마뱀이 자신에게 말을 건넨것 같았다.

[혹시?]

[내 소개가 늦었군. 나는 화이트드래곤 에레니아의 사촌뻘인 ㅤㅂㅞㄺ…]

이름이 쪽팔려서 차마 내뱉기가 어려워진 ㅤㅂㅞㄺ구...

ㅤㅂㅞㄺ구가 재빨리 말을 이었다.

[나는 평범한 화이트드래곤이다. 잠시 궁을 거두어줄수 없겠나?]

눈앞에 있는 소환수가 평범한 도마뱀이었다면 하늘을 날지 못한다.

더욱이 영의 대화를 이뤄내지도 못하는 법이다.

일렌시아는 인간의 곁에 있는 화이트드래곤을 유심히 쳐다보며 드래곤의 그것들과 비교해 보기 시작했다.

비록 헤츨링이긴 했지만 틀림없는 화이트드래곤이었다.

[오오. 위대하신 화이트드래곤이시여!]

다행히 고위급 엘프가 자신의 정체를 알아본 모양이었다.

ㅤㅂㅞㄺ구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금 말했다.

[잠시 궁을 물려줬으면 좋겠다. 이야기는 그 다음이다.]

[아,알겠습니다 위대한 존재여…]

일렌시아는 눈앞에 있는 하얀 생물체가 드래곤이라는것을 자매들에게 알려주었다. 드래곤의 정체를 파악한 엘프들은 서둘러 공격을 멈추고 고개를 숙이며 경의를 표해왔다. 위대한 존재에게 건네는 예의였다.

"어,어떻게 된거냐 ㅤㅂㅞㄺ구야?"

[간단하다. 내 정체를 밝힘과 동시에 잠시 공격을 멈춰달라고 했다.]

"단지 그뿐이야?"

[그렇다 주인.]

정체를 드러내자마자 엘프가 허리를 굽혀오는걸 보니 역시 드래곤은 드래곤인듯 싶었다.

"개똥도 쓸곳이 있다고 했는데, 정말이었어."

[지금 나더러 개똥이라고 했나 주인!?]

"시끄럽고 이후에는 이제 어떻게 해야하는거야?"

[쳇. 일단 주인과 대화를 한번 나눠보라고 했다.]

"녀석들에게 대화가 통하겠냐? 무슨 말만해도 안믿는데?"

장장 20여분을 대화하면서 할란드 마을에 엘프가 있다고 설명해줬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엘프들은 전혀 믿는 눈초리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들은 자신을 죽이려 하고 있었다.

똑같은 말을 반복한다고 한들 뻔했다. 그래서 헨리는 머리를 굴렸다.

"야 내가 몬스터도감에서 봤는데, 드래곤은 절대로 거짓말 하지 않는다고 들었거든? 그러니까 니가 가서 저녀석들을 설득해봐. 내가 말하는것 보단니가 말하는게 더 나을거 같아"

[주인의 말도 안믿는데 내 말을 믿어줄까?]

"야이 멍청한 도마뱀새끼야. 넌 드래곤이잖아?

드래곤이 사실 그대로를 말하면 엘프들이 설마 안믿겠냐!?"

[하긴 그것도 그렇겠군. 좋다 주인! 내가 가서 녀석들을 설득해 보겠다!]

퀘스트 자체가 드래곤에 관련된 퀘스트이기 때문에 직접 나서서 말하는것보다는 ㅤㅂㅞㄺ구에게 시키는 것이 훨씬 나아보였다.

헨리의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처음에는 믿지 않던 엘프들이, ㅤㅂㅞㄺ구가 말을 건네자 조금씩 믿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인간들이 살고 있는 할란드 마을에는 엘프 NPC가 분명히 있었다.

드래곤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 이점 유의해서 상황을 판단하도록 하라.]

엘프들은 드래곤들의 특징을 매우 잘알고 있어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눈앞에 있는 소환수는 틀림없는 드래곤 일족.

2계급 고위급 엘프인 일렌시아가 그걸 모를리 없었다.

"아무래도 인간의 말이 사실인듯 합니다 자매들이여."

"드래곤께서 저렇게 호언장담하시는걸 보니 거짓말은 아닌듯 싶군요."

"그럼 수호성자님에게 데려가야 하는건가요?"

"인간들과 공존하고 있는 엘프가 편지를 보내왔어요.

결코 사사로운 일로 인간을 이곳으로 보내진 않았겠죠."

"그럼 수호성자님에게 데려가야겠군요?"

모인 엘프들중에서 일렌시아의 계급이 제일 높다.

그래서 모든 결정권은 일렌시아가 손에 쥐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녀는 잠시 망설이더니 이내 마음을 정한듯 헨리에게 성큼 다가갔다.

"당신의 말을 믿기로 했어요."

"오오 감사합니다!"

"하지만 완전히 믿을수는 없어요.

그래서 말인데 서찰을 저에게 건네주실수 있나요?"

"서찰?"

"할란드 마을에 있는 엘프 NPC에게 서찰을 받으셨다면서요?"

띵!

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2계급에 속해 있는 고위급 엘프를 만나는데 성공하셨습니다.

현재 엘프들과 친밀도가 높지 않은 상태라서 엘프들이 인간을

불신하고 있습니다. 수호성자는 엘프들의 정신적 지주이니만큼

손쉽게 만나볼수 없는 존재.

먼저 고위급 엘프 일렌시아에게 스루나의 서신을 건네주세요.

난이도:Z

보상없음.

아직까지 헨리를 완전히 믿을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들은 끝까지 조심스럽게 행동했다.

(음. 곧바로 만나보게 해주진 않는구만?)퀘스트가 갱신된것만 해도 어디인가?

헨리는 그쯤에서 만족하기로 하고 배낭에서 스루나의 서신을 꺼내들었다.

"여기 있습니다. 이걸 꼭 수호성자님에게 전해주셔야 합니다."

잠시동안 여기에서 기다리라는 말 한마디만 남겨둔채, 일렌시아는 무리를 이끌고 엘프의 숲 너머로 사라져갔다.

============================ 작품 후기 ============================

이윤지.

강여진.

순수하게 이름만 놓고 봤을때 어떤이름이 더 이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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